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168
제168화. 지혜의 위엄(2)
사실 노란 빛을 보고는 그다지 큰 기대는 하지 않게 된다.
노란색은 레어 아이템이라는 뜻이었다. 나는 모든 장비들이 유물 혹은 신화, 최하가 유니크였으니까.
그러나 스킬 북이라면 어떨까?
“어라?”
“왜 그러세요?”
“아니. 레어가 떠서.”
“오! 축하드립니다. 죄다 죽을 쒔는데 레어라니. 클리어 보상도 아닌데 이 정도면 중박은 친 것 아닙니까?”
“그럼 셈이지?”
바로 확인을 해본다.
지혜의 파동
3분 동안 지혜가 0.5% 증가한다.
쿨타임: 15분
MP 소모 30
“그냥저냥 괜찮은데?”
“무슨 스킬인데요?”
“지혜 0.5 증가.”
“거 참, 애매한데.”
조금 부러워하고 있던 헌터들은 고개를 내저었다.
이건 스킬 포인트를 손쉽게 구매할 수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일반 헌터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상점의 스킬 포인트는 어마어마한 가격을 자랑한다.
그마저도 구입에 제한이 있어 한 달에 올릴 수 있는 스킬 포인트는 5개 남짓.
보통은 메인 스킬에 투자를 한다.
세상에 알려져 있기로는 내가 신화 스킬을 하나 정도 보유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그러니 메인 스킬에 투자하는 것이 정석.
하지만 내게는 신들의 상점이 있다.
바로 포인트 100개를 구매하여 스킬을 올렸다.
지혜의 파동 LV. 100
3분 동안 지혜가 5% 증가한다.
쿨타임: 15분
MP 소모 300
‘나쁘지 않아.’
무려 5%의 증가 폭이다.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지만 모든 버프를 받고 난 이후 내 지혜는 8,000에 육박하였다.
실로 어마어마한 수치.
여기에 5%의 증가라면 무려 400이나 증가를 한다는 뜻이었다.
스탯이 400개나 증가를 한다는 것.
이만하면 중요한 때에는 승패를 뒤집을 수 있을 정도의 증가였다.
다들 아이템을 갈무리하였고 나는 상황을 정리한다.
“자, 그럼 81층으로 갑시다.”
“네!”
81층으로 들어가자 분위기가 급변하였다.
여기부터는 화기와 마기가 함께 공존하였다.
마치 데우스의 대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지속적으로 화상 대미지가 들어갔으며 일반인은 이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사망에 다다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봤자(?) 온도는 100도 정도.
어마어마한 고온이었으나 한 3~4분 정도는 일반인도 버틸 수는 있다.
사우나 온도가 딱 그 정도 아니던가.
문제는 여기서 움직이며 전투를 벌인다는 것이겠지만.
얼음여왕의 축복 LV.180(패시브)
화염저항 18%
적으로 규정된 대상에게 빙결계 공격력 90% 추가
주변 3km 반경 내에 적으로 규정된 대상에게 지속적 빙결 대미지
패시브 덕분인지 사방에 오오라가 발현되었으며 아군을 어느 정도 보호하는 효과를 주었다.
내게는 화염저항 18%를 증가하는 역할을 하였는데 이것이 아군 전체에도 적용이 되는 모양이다.
뿐만 아니라 각종 저항력을 올려주는 버프들이 들어가 있었고 치유 천사들이 보호막을 씌워 움직이는데 전혀 지장이 없도록 만들었다.
“와, 오라버니는 없는 스킬이 없네요?”
“그냥 운이 좀 좋았지.”
“그냥 운이 좋은 수준이 아닌데요?”
얼음여왕의 축복은 화 속성 몬스터들에게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그냥 서 있는 것만으로도 적들에게 지속적인 빙결 대미지를 주었고 움직임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였다.
적들의 움직임이 둔화된다면?
그건 그저 서 있는 표적에 불과하였다.
콰과과광!
사방에서 공격이 시작된다.
소환수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여전히 원샷원킬.
“도대체 언제까지 원샷이 가능한 건가요?”
“한 85층까지?”
그 말은 85층까지는 굳이 헌터들이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갑자기 레일라가 내 손을 잡았다.
“언제나 함께해요!”
“그, 글쎄? 그럼 영국은 누가 지키냐?”
“알아서 하겠죠?”
“아서라, 아서. 조국을 지켜야지.”
“오라버니 쫓아다니면 빨리 강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죠.”
다들 적극적으로 긍정하였다.
이 정도로 빠르게 멸망의 탑을 클리어 할 수 있다면 그만큼 빨리 강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쫓아다니면서 경험치와 아이템만 주워 먹어도 강해지는 것은 순식간이었으니까.
사람들은 이제야 을들의 반란이 왜 그리 빠르게 강해졌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소환사님의 버프로 저렇게 빨리 성장한 거야.”
“나라도 저렇게 강해지겠다.”
그들의 말에 을들의 반란 길드원들은 코웃음을 쳤다.
“설마 그것만으로 강해졌을까.”
“그럼 뭔가 또 있다는 겁니까?”
“노오오오력.”
***
영국 멸망의 탑 85층.
정확하게 85층을 기점으로 주변 환경이 급변하였다.
기온은 200도로 치솟았으며 버프가 없다면 서 있는 것이 불가능할 수준에 이른 것이다.
지속적으로 화상 대미지가 들어와야 하지만 그걸 버프로 튕겨내고 있는 중이었다.
또한 몬스터들도 강해졌다.
부글거리는 용암 속에서 화염 골렘들이 일어났는데, 레벨이 86에 이르렀다.
이제 점점 레벨 90에 근접을 해감에 따라서 난이도가 대폭적으로 상향된 것이다.
지금부터는 길드원들도 움직였다.
“이햐, 이제야 좀 움직일 수 있겠는데?”
안데라오가 뛰쳐나가며 날뛰었다.
프랑스 지존인 마리아도 나름대로 검술을 펼쳤으며 대마법사 레베카도 공격을 시작했다.
메인 탱커로는 나와 레일라가 전방에서 적들을 베어 나가고 있었는데, 화 속성 몬스터들이었기에 칼로 휘두르는 족족 빙결 대미지가 추가로 들어가며 썰려 나갔다.
쿠아아앙!
여전히 스킬은 사용하지 않았다.
버프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스킬을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
멸망의 탑이라고는 해도 아직 내게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다.
한 100층짜리 탑이 솟아오르지 않는 이상은.
콰앙!
“와! 오라버니, 정말 대단해요.”
“뭐 이 정도로. 너도 잘하는데?”
“저야 오라버니의 등만 보고 쫓아갈 뿐이죠.”
이쯤에서 방금 얻었던 스킬을 한 번 사용해 봤다.
파아앙!
[3분 동안 지혜가 5% 증가합니다.]갑자기 소환수들이 더 빠르게 움직였다.
더 강하게 공격하였으며 움직임도 좋아졌다.
약 5% 정도 효율이 올라간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상당히 강해진 것이 느껴진다.
소환수들이 갑자기 빠르게 움직이자 레일라는 놀랍다는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뭘 하신 거예요?”
“아까 얻은 스킬을 썼는데?”
“겨우 0.5% 지혜가 올라갔는데 소환수들이 저렇게 움직여요?”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낸들 아나.”
“뭔가 비장의 수가 있으신 것 같네요.”
그녀는 바로 내 수를 꿰뚫어 보았다.
“착각이겠지.”
“아닌데…….”
그렇게 말을 하던 레일라는 고개를 이내 흔들었다.
나를 상식적으로 이해를 하려던 생각을 버린 것이다.
멸망의 탑 89층.
사람들은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탑을 돌파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전에는 1층에서부터 60층까지 돌파를 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을 잡아먹었는데, 소환사가 합류를 하자 거의 뛰어가는 수준으로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다.
61층에서부터 89층까지.
단 하루 만에 이루어낸 성과였다.
89층의 몬스터는 레벨이 89였으며 이만하면 웬만한 랭커들이 다 달려들어야 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여기까지도 소환수들이 활약하고 있었다.
전방에서 세계 랭커들이 활약을 하자 나머지 헌터들은 잔 몬스터들이나 처리하는 신세였다.
“역시 세계 랭커인가?”
이하나는 탄성을 내뱉었다.
그들은 세계 랭커라는 타이틀을 도박으로 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여기저기서 증명하고 있었다.
비교적 지금까지 활약이 크지 않았던 대마법사 레베카도 마찬가지였다.
제대로 마법을 사용하기 시작하자 상당히 강력한 화력지원이 이루어졌다.
빙결계 마법과 함께 신성력이 더해지자 89층의 몬스터들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여기서는 구 천사 길드의 길드원들도 상당한 활약을 펼쳤다.
박수철이 머리를 긁적이며 이하나에게 다가왔다.
“누님. 이거 우리는 어쩐지 민폐인 것 같은데요.”
“우리도 잡몹 잡고 있잖아. 민폐라니?”
“보세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없는 것 같은데.”
“그러니까 더 노력해야지.”
“하아. 돌아가면 전 재산 처분해서 스펙 업을 해야겠습니다.”
“돈이 남아 있었어?”
“네. 너무 아이템하고 스킬에만 신경 쓰다 보면 생활이 되지 않으니까.”
“길드로 들어오면 되잖아? 밥도 주고 재워주는데 뭐가 문제야?”
“바로 아파트 처분해야겠습니다.”
“빨리 팔아버려. 곧 있으면 세상 망한다는 말 못 들었어?”
지금 이 순간, 을들의 반란 모든 길드원들이 재산 처분을 결정하였다.
어차피 망할 세상이라면 빠르게 처분한 후에 조금이라도 금괴를 끌어 모아 아이템과 스킬을 구매하는 것이 나았다.
국가 차원에서도 멸망을 대비하고 있었는데 일반 헌터들은 말할 것도 없다.
전 재산을 처분할 때가 오고 있었다.
89층 클리어.
이제 90층을 앞두고 있었다.
정신없이 싸우다 보니 저녁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
“오라버니. 이쯤에서 멈추고 내일 올라가야 하지 않나요?”
“어째서?”
“체력도 회복을 해야 하고 그래도 마음의 준비는 해야…….”
“굳이 그럴 필요 있나?”
이 정도 전력으로 90층을 돌파하지 못하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내가 포함되지 않았다면 조금 힘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바로 클리어 가능해요?”
“충분히 가능하지.”
나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레벨 98에 이르렀던 사령왕에 비하면 고작(?) 레벨 92 정도로 예상되는 멸망의 탑 보스는 그다지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됐다.
“운이 없으면 레벨 95짜리가 튀어 나올 수도 있어요.”
“그 정도는 해결할 수 있어.”
“정말 괜찮겠어요?”
“내가 누구냐?”
“최강의 오라버니죠?”
“그럼 걱정 마라.”
다만 90층에 들어가 모두 싸우는 것은 마음에 걸렸다.
전체 폭발과 같은 스킬에 맞으면 사망자가 나올 수도 있었으니까.
사실, 90층은 나 혼자 클리어를 해도 된다.
굳이 이렇게 죄다 사람들을 끌고 온 이유는, 내 무력을 과시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동맹관계를 단단하게 다지기 위해서였다.
짝! 짝!
나는 손뼉을 쳐서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다.
“보스 공략은 소수정예로 가겠습니다. 세계 랭커들만 함께하고 나머지는 안전지대에서 대기하시기 바랍니다.”
“어? 형님! 정말 우리만으로 가능하겠어요?”
안데라오가 불안한 얼굴로 물었다.
그래도 나름 멸망의 탑 90층이 아니던가.
세계 랭커들이라면 나와 안데라오, 레일라와 레베카로만 공략을 하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나는 문제없다고 봤다.
“소환수도 있으니 괜찮지. 설마……. 무섭냐?”
“하! 형님! 저 안데라오입니다. 감히 그 누가 저를 겁박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몬스터 따위는 더더욱 제 위엄에 고개를 숙이게 될 겁니다.”
“…….”
중2병스러운 발언이 또 튀어나왔으나 사람들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안데라오가 저러는 것이 하루 이틀도 아니었고.
그리고 천천히 진입.
여러 경고의 메시지가 떴으나 무시를 하고 올라와 웅크리고 있는 보스를 바라봤다.
지옥의 파수꾼 LV. 92
나는 놈을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별거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