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169
제169화. 지옥의 파수꾼
안전구역을 벗어나기 전.
안데라오가 조금 걱정스럽게 물었다.
“형님. 정말 혼자서 탱킹을 하시게요?”
“왜? 불안하냐?”
“저는 형님을 믿지만, 그래도 사람 사는 것이 만약의 경우라는 것이 있지 않겠습니까?”
“너무 걱정 마라. 이래봬도 지금까지 탱커는 내가 혼자 했거든.”
“그럼 믿습니다?”
“빨리 빨리 죽이고 내려가자. 육포가 벌써 질린다.”
“옙!”
소환수를 뽑고 모든 버프를 넣는다.
안전구역을 벗어나자 바로 디버프가 따로 들어온다.
[파수꾼의 저주가 깃듭니다.] [공격속도가 10% 감소합니다.] [이동속도가 15% 감소합니다.] [모든 스탯이 15% 감소합니다.]……
‘이 정도야.’
가벼운 수준이다.
데우스나 사령왕을 상대할 때를 돌이켜 보면 디버프가 말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여기에 또 하나.
[파수꾼이 당신에게 낙인을 찍었습니다.] [30초당 HP가 0.1% 감소합니다.] [파수꾼의 공격력이 20% 상승합니다.]……
이 역시 별것 아니다.
이보다 더한 녀석을 솔플로 잡다보니 지옥의 파수꾼은 애교로 보일 지경이었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멸망의 때가 다가온다면 온갖 심각한 일로 점철이 될 테지만.
‘어쩌면 각국이 준비를 마칠 때까지 탑이 터지는 불상사는 없을지도 모르겠는데.’
비록 그때마다 불려 다니기는 할지도 모르겠지만 보상을 받으면 된다.
어마어마한 보상이 준비되어 있다면 바쁘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사회 시스템이 붕괴되기 전에 최대한 현질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최고의 효율이다.
팟!
바로 암살숙련을 몸에 두르고 튕겨져 나간다.
[속박 LV.150을 시전합니다.] [속박에 성공하였습니다!] [쿨타임 10초.]갑자기 몸을 경직시키는 파수꾼.
그와 동시에 검을 찔러 넣는다.
무식하기 그지없는 일격.
만약 놈이 멀쩡한 상태였다면 낫으로 막든지 어떤 조치라도 취했을 것이지만 그대로 급소를 내어주고 말았다.
꽈직!
[크리티컬!] [파수꾼의 HP가 10% 감소합니다.]“와아!”
후방에서 터져 나오는 환호성.
세계의 헌터들은 꽤나 놀라고 있었다.
“형님! 대체 이건!?”
“잔말 말고 공격해라.”
“옙!”
쾅! 콰르르르릉!
사방에서 공격이 쏟아진다.
내가 탱킹을 하였고 근접 딜러로 안데라오와 레일라가 움직이며 검으로 여기저기를 찔러댔다.
그리고 원거리에서는 대마법사 레베카가 온갖 마법을 넣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틈이 날 때마다 슬로우와 아군에게 유리한 버프를 걸어 주었는데, 확실히 내가 사용하는 마법과는 격이 달랐다.
내 마법이 보조적인 수단이라면 그녀의 마법은 주력기였으니까.
파수꾼이 경직에서 깨어나더니 쩌렁쩌렁하게 소리를 지르며 낫으로 내려찍는다.
콰광!
-끄아아악!
찢어지는 듯한 비명.
방패에서 대미지가 반사되어 그대로 놈에게 되돌아가버린 것이다.
그뿐이 아니었다.
[앱솔루트 베리어가 시전됩니다.]여신의 갑옷 옵션인 ‘확률적 스킬 발동’ 덕분에 간간히 앱솔루트 베리어가 펼쳐졌다.
그때에는 잠시 쉴 수 있었다.
아무리 놈이 낫을 내려찍는다고 해도 전혀 피해를 줄 수 없었다.
극한의 안정성.
놈이 아무리 발버둥을 쳐봤자 이 정도 드림팀에는 힘을 쓸 도리가 없었다.
레벨 92라면 나 혼자서도 잡는다.
여기에 세계 랭커들이 더해지니 순식간에 HP가 깎여 나갔다.
내심 세계 랭커들을 무시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그들도 나름대로는 헌터계의 정점으로 불리고 있었다.
나와 함께하고 있었기에 활약을 할 기회가 없었던 것이지, 판을 깔아주니 알아서 경쟁을 하며 공격을 퍼부었다.
특히나 레일라와 안데라오가 한 번이라도 칼질을 더 하기 위하여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묘한 경쟁심리가 자극되는 것이라면.
‘나쁘지 않은데.’
좀 더 빠르게 클리어를 할 수 있다는 점.
이들과 함께라면 멸망의 때가 와서도 끝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콰광! 콰르르르릉!
천지가 격동한다.
땅거죽이 뒤집히며 암석들이 튀어 오른다.
충격파가 사방으로 번져 나가고 있었으며 대기는 찢어지며 공명하였다.
만약 이곳에 일반 길드원들이 왔다면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것이다.
강한성의 판단은 정확했다.
그는 온갖 아이템으로 무장을 한 채로 파수꾼의 공격을 모두 받아내고 있었는데, 놈이 공격을 하면 할수록 대미지를 입었다.
대미지를 반사할 수 있는 아이템이 소환사에게 있는 것이다.
이런 공격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있는 소환사를 보며 레일라는 큰 충격을 받았다.
탱커의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근접딜러와 원거리 딜러를 함께 하고 있었다. 여기에 더하여 신성마법을 사용하였으며, 최상급 정령인 엘라임이 지속적으로 힐링을 넣어주어 HP는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뿐일까.
무려 300명에 달하는 소환수들이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넣고 있었다.
파수꾼은 멸망의 탑 보스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빠르게 무너지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스탯과 실력. 거기에 성장까지. 미래는 소환사를 중심으로 뭉치는 것이 옳아!’
강한성이라는 남자 자체도 매력적이었지만, 그런 것을 제외하더라도 그를 오라버니로 모시는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앞으로 한국과 영국의 동맹은 굳건할 것이다.
혹시 영국이 완전히 무너진다고 해도 한국으로 날아가면 살 수 있다.
멸망의 때에 소환사만 한 대안이 없었던 것이다.
지금도 이 정도의 발전 속도를 보이고 있었는데 여기서 1년만 더 흐르면 어떻게 될까.
‘이 줄은 무조건 잡아야 해.’
힘들 수도 있다고 생각했던 레이드가 매우 안정적이다.
순식간에 줄어드는 보스의 HP.
이제 곧 광폭화였다.
[지옥의 파수꾼이 광폭화에 접어듭니다.]“벌써 광폭화에 접어든다고!?”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졌다.
레이드를 시작한 지 고작해야 10분 정도 흘렀을까.
보통 몇 시간을 잡을 텐데 소환사와 함께하니 어마어마한 속도로 대미지가 들어갔고 순식간에 클리어를 앞두고 있었다.
잠시 후.
놈의 HP가 1% 이하로 떨어졌다.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나 싶었다.
-너희들에게 죽음을 선사한다!
쿠아아앙!
“꺄아악!”
“끄아아악!”
갑작스럽게 전체공격이 들어간다.
강렬한 충격파가 놈을 중심으로 퍼져 나갔고 대비를 하지 못한 자들이 튕겨져 나갔다.
그나마 멀리서 마법을 쏟아 붓고 있던 레베카는 나은 편이었지만, 레일라와 안데라오는 큰 부상을 입었다.
“헉! 헉!”
“바, 방심했다.”
그런 가운데 소환사는?
전혀 흔들림 없이 서 있었다.
300명에 달하는 소환수들도 어느 정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은 맞지만.
강한성은 그들을 보며 혀를 찼다.
“쯧쯧.”
“죄, 죄송합니다. 왼팔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했…….”
“죄송해요, 오라버니.”
“일어나라. 천사의 축복!”
스아아아!
강한성의 몸에서 강렬한 신성이 터졌다.
동시에 모든 부상이 완치됐다.
HP가 바닥이었다면 100% 회복을 마친 것이다.
방금 전에는 부상 때문에 후방으로 물러나야 하나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모든 부상이 완치되었기에 몸이 가벼워졌다.
“도, 도대체 이건!?”
레일라는 멍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였다.
모든 HP를 100% 회복시켜 주는 신성마법이 존재하였던가?
***
‘너무 방심을 하더라니.’
나는 한 번 더 혀를 찼다.
천사의 축복이 아니었다면 그들은 큰 부상을 입었을 것이다. 어쩌면 죽을 수도 있었던 일.
한 번에 HP를 회복시켜 다행이었다.
이제 보스의 HP는 1%도 남지 않았다.
퍼억!
마지막으로 놈의 급소에 검을 찔러 넣는다.
단순무식한 공격이었지만, 파수꾼은 비명을 내지르며 사라진다.
[최초로 9급 멸망의 탑을 클리어 하였습니다.] [업적 달성으로 보너스 스탯 30개를 획득했습니다.]이미 멸망의 탑 90층은 여러 번 공략된 적이 있었다.
이 업적은 내 개인적인 업적이다.
보너스 스탯 30개라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안전구역에 있던 길드원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나름대로 그들은 전체공격이 끝난 즉시 입장했다.
미리 이야기가 되어 있던 대로, 함께 클리어 한 것으로 되어 작게라도 탑 클리어 보상에 가산이 된다.
비록 기여도에 따라서 보상도 달라지기에 크게 기대는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멸망의 탑 보상이 허접한 것일 리는 없었다.
나 역시 기대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압도적으로 기여도 1위를 달성하였으니까.
“길드장님!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어요!”
“도움이 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크윽! 오른팔로써 면목이 없어요.”
“앞으로 잘하면 되지.”
“바로 수련에 들어가겠습니다!”
“저는 가자마자 집을 내놓을 생각입니다!”
“아주 좋은 판단입니다.”
우리들이 보스를 상대하는 모습을 보며 사람들의 심경에는 크게 변화가 있었다.
먼저 다들 집을 내놓겠다고 한다.
예. 적금을 깨고 가지고 있는 재산을 처분하여 어떻게든 강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나는 진즉에 그렇게 권고를 했었다.
이제 멸망의 때가 오고 있으니 모든 화폐가치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그때가 되면 식량의 가치가 오히려 올라간다.
모든 화폐는 칼츠로 전환되며 아이템과 스킬 북 등의 가치가 수직으로 상승한다.
그러니 사회가 망하지 않았을 때 전부 전화하는 것이 낫다고 말이다.
실제로 내가 진행하는 사업들은 돈을 긁어모으는 즉시 금괴나 보석으로 치환하고 있었다. 슬슬 사업체들도 정리를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보상상자!”
보상이 뜨기 전에 스코어가 먼저 떴다.
총 기여도 순위
1위 강한성 기여도 81%
2위 레일라 기여도 6%
3위 레베카 기여도 5%
4위 안데라오 기여도 4%
……
“와, 기여도 보소. 장난 아닌데.”
“당연한 일 아니야? 우리 길드장님이 다하셨는데.”
“역시 형님! 대단하십니다!”
소환사란 원래 PVE에 특화가 되어 있는 직업이다.
내가 PVP에 소환을 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했다.
물론 소환이 되기만 하면 압도적인 숫자의 폭력으로 PVP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보상상자부터 선택합시다.”
“네!”
나는 언제나 가운데 상자를 선택한다.
사실, 이러한 선택은 운에 좌우된다.
“음?”의외의 아이템이었다.
부적은 그저 지니고만 있어도 능력치나 저항력 등을 올릴 수 있었다.
그 때문에 그저 그런 장비를 줄 것이라면 이런 부적류 아이템이 더 나을 수 있었다.
이번에 얻은 아이템은 행운의 부적.
바로 감정을 해본다.
행운의 부적
소지 시, 행운이 +10 증가한다.
“……!”
꽤 놀랐다.
오픈베타테스터 보상으로 받은 능력치가 바로 행운 수치 +10증가였다.
이것만으로도 다른 사람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운이 높아졌다.
아이템이고 뭐고 다 쓸어가라는 여신의 배려가 느껴진다.
나는 하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여신님,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