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182
제182화. 한국 멸망의 탑(2)
멸망의 탑 3층.
대한민국의 관심이 모두 탑에 쏠려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클리어를 하지 못하면 한국은 쫄딱 망할 것이 분명하였으니까.
실패를 할 기미가 보이면 바로 라이젠에게 연락을 취해야 한다. 그때에는 또 다시 추경을 하여 막대한 돈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만큼이나 방위에는 차질이 생길 것이니 이래저래 특종으로 다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아직은 3층에 불과하다고 해도.
뭔가 사건이 있다면 바로 보도를 해야 할 책임이 있었다.
강소라는 ‘소사모’의 부회장이었지만 동시에 KBC의 헌터부 기자이기도 했다.
국민들에게 탑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선배. 지존이 뭘 하려는 걸까요?”
“궁술을 시험하려는 것이 아닐까?”
“시험……?”
“궁술을 익힌 지 얼마 되지 않았을 테니까.”
“궁술을 익힌 지 얼마 안 됐는데 궁신과 대결에서 승리한 거군요?”
“대단한 거지.”
사실, 탑을 주시하고 있는 사람들은 한국인들뿐만이 아니었다.
이미 세계 랭킹 4위에 올랐고 이곳을 클리어 하면 바로 세계 지존의 자리에 도전하게 된다.
그만큼이나 소환사에게 전 세계의 관심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뭐가 어쨌든 활이 멋지네요.”
유려하게 휘어 있는 활.
마치 그리스 여신 아테나가 전장에서 들고 싸웠다는 활과 비슷해 보이기까지 했다.
활시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말하면 활줄은 있었지만, 빛이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았고, 강한성은 화살조차 먹이지 않았다.
“헉! 지, 지금 저건?”
강한성은 가볍게 대궁을 휘었다.
그러자 빛의 화살이 다발로 생겨났다.
퉁!
곡선을 그리며 화살이 쏘아졌다.
그것이 지상에 닿자.
쿠아아앙!
꽈드드득!
“……!”
어마어마한 불기둥이 솟구친다.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불기둥이다.
모든 것을 빨아들여 태워버린다는 마법 헬 파이어처럼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여 태우고 있었다.
“와아!”
탄성이 절로 흘러나왔다.
강소라도 뭔가에 홀린 것처럼 그 광경을 바라봤다.
저게 궁술인가?
“저건 마법 아닌가요?”
“아, 아닌 것 같은데?”
“저런 궁술이 존재한다니!”
순식간에 주변을 깡그리 태워버린 불길.
치이익!
동시에 강한성의 펫이 불길을 꺼뜨렸다.
정확하게 말하면 물의 최상급 정령 엘라임이 지옥의 불을 진압한 것이다.
“사, 상상을 초월하네요.”
“나도 여기까지는 미처 예상을 못했는데…….”
분명히 소환사는 소환을 하는 직업이다.
숫자의 폭력으로 PVE에 특화가 되어 있었으며 몬스터를 잡는데 큰 힘을 발휘하였다.
하지만 강한성은 소환사라는 메인 직업 이외에도 수많은 직업들을 가지고 있었다.
검술부터 정령술까지.
일일이 나열하는 것조차 힘들 지경이었다.
문제는 그 많은 직업들이 거의 절정에 달해 있다는 것.
모든 사람들이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그러나 정작 강한성은 자신이 벌인 일에 대해 별다른 감흥이 없는 것 같았다.
“빨리 올라가도록 하죠.”
“예!”
어떤지 모르게 헌터들의 행동이 더 빨라졌다.
심지어 랭커들까지 몸을 떨 지경이었다.
저런 기술에 맞았다고 생각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멸망의 탑 8층.
사람들은 강한성을 쫓아가기에 바빴다.
처음 3층에서 그가 길을 뚫었을 때, 모든 사람들이 경악했다.
보조적인 수단이라고 생각을 했던 궁술이 상상을 초월하는 면모를 보였기 때문이다.
“역시 오라버니!”
“이봐요. 정신 차려요!”
8층은 이미 클리어였다.
맵의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았기에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던 것이지만 입장 3시간 만에 8층을 넘었다는 것은 거의 기록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정도면 그냥 달려가는 수준이다.
뒤를 쫓아오는 일반인들은 지쳐서 녹초가 되어버릴 정도로 빠른 이동이었다.
그나마 전투가 벌어질 때에는 쉴 수 있었지만.
기자들은 자전거까지 타고 이동하고 있었으나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친 것으로 보였다.
물론 그건 그들의 사정일 뿐이다.
소환사의 등을 보며 달려가던 사람들은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레일라는 그를 향한 야욕(?)을 드러냈다.
“누가 채가기 전에 내가 채가야 되는데.”
“후우. 아직도 그 생각인가요?”
여전히 이하나와 레일라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허억! 허억!”
간신히 사람들이 쫓아왔지만 몇몇 일반인들은 낙오했다.
소환사는 그런 일반인들을 버려두고 전진하였다.
그들은 알아서 내려갈 것이다.
“아이고……. 도대체 언제 쉬나요?”
“글쎄요. 이제 저녁 먹어야 할 때이니 쉬겠죠?”
“저녁!”
모두 운동을 하고 있었기에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을 지경이었다.
그러나 소환사는 전진했다.
“뭣들 하고 있어요? 10층까지는 가야 밥을 먹을 테니 힘을 냅시다.”
“네!”
밥으로 유혹하는 소환사.
그는 생각보다 사람들을 잘 다루었다.
***
멸망의 탑 10층.
여기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생각보다 맵이 좁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궁술 스킬이 한 몫을 했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빠르게 이동하며 다른 사람들은 연습이라고 생각을 할 수 없을 만큼이나 강력한 파괴력을 내는 스킬을 사용했다.
궁신 아르미스의 궁술서.
궁술 숙련은 손쉽게 속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초집중 스킬로 인하여 전투를 하는데 흐트러짐이 없도록 만들어 주었다.
이렇게 빠르게 달려 올라왔음에도 불구하고 정신력이 모자라지 않았으며 정확하게 몬스터들을 처리했다.
슬라임이나 고블린 등의 최약체 몬스터들이 주를 이루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유래가 없을 속도지.’
속전속결이다.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었고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불안감이 사회 전체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차하면 독일에 연락을 취해야 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지경.
그래서는 안 된다.
정부에서 그렇게까지 협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 그들과 연계를 하여 멸망을 최대한 늦춰 볼 수도 있었다.
그러니 손해를 보면 안 된다.
라이젠과 연락이 되는 순간 국익에서 100조 이상을 손해 볼 수도 있었다.
‘물론 그 자리는 내가 차지해야 하고.’
“아이고, 죽겠네!”
“허억! 허억!”
종군기자들은 숨을 몰아쉬며 뻗었다.
헌터들이야 달리는 정도에 지치지는 않겠지만.
“자자, 일어나세요. 당신들이 낙오된다고 해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오늘 목표했던 15층까지는 쉬지 않고 갈 테니까요. 저희들도 촬영은 하고 있으니 방송에는 문제없을 겁니다. 전문가가 아니라 앵글에는 자신이 없지만.”
“아닙니다! 갈 수 있습니다!”
“식사 후 30분간 휴식합니다. 그리고 빠르게 층을 돌파하여 15층에서 자겠습니다.”
“예!”
식사는 간단하게 이루어진다.
지금 시간은 저녁 8시.
멸망의 탑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운이 좋다면 12시 안에 15층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제대로 된 식사는 그때 가서 하면 된다.
헌터들이라면 하루에 4~5시간 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고층으로 올라가면 최소한 8시간 정도는 휴식을 보장해야겠지만.
각자 준비한 도시락을 까먹었다.
샌드위치와 빵, 육포 등 간단한 음식들이었고 30분 동안 소화를 시키기로 했다.
그 이후에는?
또 다시 뛰어야 한다.
잠시 쉬는 동안 궁술에 대해 고찰했다.
‘역시 헬 파이어 에로우는 대단했지. 그냥 헬 파이어를 난사하는 수준.’
연사도 마찬가지다.
수도 없이 많은 화살들이 쏟아지며 마치 기관총을 연상케 하였다.
그렇다고 해서 화살이 모자라는 것도 아니었다.
자체적으로 빛의 화살을 형성하였으므로 무한으로 장전이 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화살을 시위에 거는 동작도 생략할 수 있다. 그냥 당기기만 하면 되었으니까.
이만하면 헌터판 총기나 다름없었다.
그것도 실드를 찢는 총기.
‘스톰 에로우가 기대되는데.’
당연히 스톰 에로우도 만땅을 찍었다.
헬 파이어 에로우가 중규모 광역기 스킬이었다면 스톰 에로우는 더 넓은 광역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였다.
“지존!”
종군기자들이 다가왔다.
그들은 나름대로 체력을 회복했다.
포션을 마시며 체력을 보충하지 않으면 도저히 쫓아올 수 없었기에 식사 후에는 물을 마시듯 포션을 들이켰다.
창백했던 사람들의 얼굴이 상당히 돌아와 있었다.
“고생들 하셨습니다.”
“아닙니다. 저희들이야 그저 이동하기밖에 안 했으니까요.”
“무슨 일들이신지?”
“그게……, 질문이 있어서요.”
“어떤 질문이요?”
“궁술 말이에요. 정말 전에는 익힌 적이 없으셨나요?”
“그렇습니다만.”
“그럼 최근에 익혔다는 뜻이죠?”
“네.”
웅성웅성!
장내가 술렁거린다.
특히나 궁수들이 고개를 내저었다.
“말도 안 돼. 궁술을 배운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 말이 돼?”
“스킬의 영향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
“아무리 스킬이라도 재능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나.”
역시나 이번에 얻은 궁술은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혀를 내두르는 사람들.
어떻게 판단을 하는지는 자유다.
다들 말이 안 된다고 한마디씩 하고 있을 때, 강소라가 나섰다.
“말이 왜 안 되나요? 지금 지존이 익히고 있는 스킬들을 보세요. 모든 분야에 걸쳐 있는데 궁술만 사용하지 않았었어요. 그러다가 최근에 익혔다는데 말이 안 되기는요.”
더욱 사람들의 얼굴에 놀람이 일었다.
새삼 내가 모든 기술을 사용하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자리틀 털고 일어났다.
“자자, 먹었으면 이제 가야죠?”
창백한 얼굴의 사람들.
마치 나를 원망하는 듯하였으나.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
멸망의 탑 11층.
지금부터는 소형 몬스터들 중에서도 제법 강한 놈들도 출현했다.
예컨대 홉고블린이라든가, 변종 코볼트라든가.
그래봤자 하급 헌터들도 상대를 할 수 있는지라 밟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부락이다.
몇 킬로미터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에 거대한 부락이 가로막고 있었다.
돌아가기도 어렵다.
무조건 정면 돌파를 해야 했다.
이제 슬슬 소환을 사용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매우 훌륭한 실험체라고 여겨졌다.
“지존! 어떻게 할까요?”
“가서 밟을까요?”
헌터들은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멸망의 탑에 들어온 이상, 상명하복이 명확해야 한다. 그래야 부상의 위협도 줄고 사망자도 막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은 전쟁 중이었으니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잠시 실험해 볼 것이 있습니다.”
“아, 아직도 실험이 남았습니까?”
“나름 광역 궁술이 있었는데 사용하지 않고 있었으니까요.”
“와. 그럼 아까 그건 광역기가 아니었어요?”
“진정한 광역기는 아니었죠?”
꽈드드득!
모든 시선이 이쪽으로 집중됐다.
어마어마한 마나가 모여들었다.
이번에는 정말 심상치가 않다.
신화 스킬의 정점인 스킬이 나가기 직전이다.
‘스톰 에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