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185
제185화. 목표는 50층
강렬하게 터지는 황금빛.
우리 길드에서는 황금빛이 터져 나온 것에 많이 아쉬워했다.
“아깝네요. 레어라니.”
“별수 있나? 30층이 그렇지.”
앞으로 70층이나 남아 있었다. 여기서 레어가 나왔다고 해서 아쉬울 것은 아니었다.
레어 정도면 그래도 준수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그것이 스킬 북이라면.
“와! 아이템이 아니라 스킬이네요? 그래도 상당한 이익입니다. 길드장님은 이제 모든 스킬을 사용하시니 최대한 많이 익히는 것이 장땡 아닌가요?”
“그게 이점이라면 이점인데.”
문제는 제대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스킬을 익혀야 한다는 점이었다.
대충 스킬 북을 구겨 넣는다.
“자, 여기서 야영을 합니다.”
“네!”
오늘 목표한 층에 도달했다.
애초에 30층까지 올라와 야영을 하기로 했었고, 다행이 우리들은 늦지 않게 30층을 돌파할 수 있었다.
이틀 만에 30층에 올라왔으니 이는 사상 유래가 없는 기록이었다.
타닥. 타닥.
모닥불이 타들어간다.
오늘, 전투적으로 탑을 올라왔기에 사람들은 완전히 녹초가 되어 있었다.
식사 후에 벌써 취침에 들어가 있는 자들이 부지기수.
그래도 오늘은 12시가 되기 전에 목표 지점에 도착했기에 어느 정도는 취침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형님.”
“안데라오. 안 자고 뭐해?”
“형님의 왼팔로서 많은 활약을 하지 못하여 송구스럽습니다.”
“기다려라. 지금은 내 뒤를 쫓아올 뿐이지만 곧 있으면 칼질을 할 수 있을 테니까.”
“네! 안 그래도 몸이 근질거립니다.”
“우리 목표는 라이젠 그 여자를 누르는 거야. 아주 코를 납작하게 해주어야지.”
“역시! 세계 지존을 격파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냥 속도까지 결코 쫓아오지 못한다고 교육을 시키는 것이군요!”
“당연히 그래야지.”
“그 여자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모습을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언제 독일로 가시렵니까?”
“…….”
사람들의 시선이 모였다.
라이젠에게 도전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은 아주 뜨거운 이슈였다.
TV를 잘 보지 않는 나는 그다지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지만, 이번에 내가 라이젠을 꺾어버리게 되면 헌터계 전체에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그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엄청난 관심을 집중하고 있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하루 이틀 쉬고 가면 되지. 이미 라이젠도 도전을 받아들였거든.”
“이햐, 기대됩니다! 세계 지존의 왼팔이라니!”
나는 이미 그렇게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
“그나저나 소환사님.”
레베카가 나를 불렀다.
“말씀하시죠.”
“그래도 아까 나름대로는 레어 스킬을 얻으셨던데, 자세히 확인을 하지 않으셔도 되나요? 스킬이 나오는 건 굉장히 희귀하잖아요?”
사실 우리 길드 내에서는 희한하게 스킬 북이 잘 나왔다.
매직 스킬 북은 아예 카탈로그에서 판매가 되는 수준이었기에 우리 길드 사람들은 웬만한 매직 등급의 스킬은 죄다 익혔다고 봐도 무방했다.
하지만 애초에 스킬 북이라는 것은 그리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매직 스킬 하나도 천문학적인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그러니 레어 스킬이라면 이슈가 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아, 그랬지요.”
“와. 그걸 잊고 계셨어요? 레어 스킬이잖아요? 제대로 된 스킬 하나가 밥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무관심하시다니. 신경이 굉장히 굵으시네요.”
“지금이라도 확인을 해 보면 되죠.”
스킬 북을 꺼내 감정해 보았다.
명중(패시브)
명중률이 0.1% 상승한다.
“명중률 0.1% 상승이라.”
“엥? 그 정도면 그냥 없는 수준 아닙니까?”
“레어 스킬인데 명중률 0.1%라니. 너무한데?”
‘당신들에게는 그렇지.’
사람들은 내가 스킬 포인트를 구매하여 쓰는지 알지 못한다.
스킬 포인트를 얻는다면 메인 스킬에 투자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고, 서브 스킬들은 그냥 1레벨에 머물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나에게는?
화르르륵!
스킬 북을 태우고 스킬을 습득한다.
그 이후에는 바로 스킬 포인트 작업을 했다.
최근 레몽 길드는 물론이고 한국 정부와 전 세계를 통틀어 힘이 닿는 대로 최대한 금과 보석들을 모으면서 점점 코인이 쌓이고 있었다.
다시 한 번 대량으로 현질을 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명중(패시브) LV. 100
명중률이 10% 상승한다.
명중 10% 상승.
나쁘지 않다.
가끔 전투를 하다 보면 헛방이 날 때가 있었다.
명중률이 10% 상승한다는 것은 헛방이 날 확률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뜻이었으니 있으면 나쁘지 않은 스킬이다.
엄청나게 좋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전투에서 소소한 이익을 볼 수 있었다.
“없는 것보다는 낫군요.”
“나중에 포인트를 얻으시면 투자를 하실 수 있을 법도 한 스킬이에요.”
나는 레베카의 말에 그냥 어깨를 으쓱했다.
‘미안하지만 이미 만렙 찍었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31층에 들어가기 전에 각오를 다졌다.
탑을 오를 준비는 끝낸 상태.
사람들의 표정에는 비장함이 가득하다.
어떻게 해서든 독일의 소드 엠페러 길드를 꺾어 보자고 의기투합을 하였기 때문이다.
독일 소드 엠페러 길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독일 1위 길드였으며 동시에 세계 1위다.
일명 지존 길드.
독일의 대부분 길드는 소드 엠페러에 통합되어 있었고, 라이젠은 독일의 모든 랭커들을 거느렸다.
이러니 최강의 길드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라고 그들을 꺾지 못할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는 일.
“오늘의 목표는 50층입니다!”
“오오!”
병장기를 치켜드는 을들의 반란 길드원들.
하지만 레베카와 레일라의 표정은 미적지근했다.
내게 굉장히 호의적이다 못해 어떻게든 해 보려 안달인 레일라마저 저런 반응이라는 것은 이 정도 전력으로 소드 엠페러 길드를 상대로 승리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오라버니! 아무리 그래도 오늘 하루 만에 50층까지 가는 건 무리 아닐까요? 거의 구보를 하는 수준으로 가야 하는데.”
“누님! 누님도 아시잖아요? 형님의 실력이 어떤지.”
안데라오가 레일라를 타박했다.
순간적으로 레일라는 살기를 방출하였고, 안데라오도 반사적으로 단검을 뽑아들려 하였다.
“그만.”
“쳇. 누님, 운 좋은 줄 아쇼.”
“어떻게 오늘 안에 50층까지 올라가는지는 잘 보라고.”
레일라와 레드 나이츠 길드, 레베카와 메이지 길드는 천천히 소환사의 뒤를 쫓아 움직였다.
레베카는 호들갑을 떠는 을들의 반란 길드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그래도 오늘 하루 만에 50층이라니. 무리 아니겠어요?”
“그래도 오라버니라면 방법이 있지 않을까?”
“아까는 무리라고 말했잖아요?”
“내가 잠시 미쳤었나 봐. 오라버니를 누구보다 믿고 따라야 했었는데.”
레일라는 스스로 자책하고 있었다.
잠시라도 소환사를 의심했었다는 것에 괴로워하는 것이다.
도저히 레베카의 생각으로는 이해를 할 수 없었지만.
“어? 길드장님! 소환사가 뜁니다!”
“뛰어? 그래도 30층이 넘었는데 뛰어 가기에는.”
“정말입니다!”
소환사가 뛰고 있었고 그 뒤를 따라 다른 사람들도 뛰었다.
자연스럽게 그녀들 역시 뛰기 시작했다.
도대체 전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싶었는데 놀랍게도 사방의 몬스터들이 얼어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쩌저저정!
파아앙!
그렇게 움직이지 못하는 몬스터들은 대부분 소환수들이 처리하였고, 남는 몬스터들은 헌터들이 깨부수면서 전진을 하다 보니 저층에서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속도로 이동할 수 있었던 것이다.
거의 달리는 수준.
체력을 어느 정도 비축하면서 가야 하기에 구보에 가까운 수준으로 이동하고 있었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한다면 빠르게 달려가는 것도 가능하였을 것이다.
몬스터들이 초 단위로 얼었다.
“아니, 이게 대체?”
“저는 아니에요.”
레일라는 레베카와 마법사들을 바라봤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마법이 아니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젓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소환사의 몸에서 하얀 냉기가 방출되고 있었다.
그렇게 방출된 냉기가 주변의 모든 것을 얼렸다.
“말도 안 돼!”
“저럴 수가 있나?”
혀를 내두르는 사람들.
소환사가 온갖 스킬로 무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진즉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
독일 멸망의 탑.
이틀 만에 24층에 도착한 라이젠은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며 더욱 빠르게 전진하고 있었다.
탑의 공간이 좁을 때에는 발도 한 방으로 모든 몬스터들이 쓸려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탑의 공간이 넓을 때에는 발도로 모든 적을 쓸어버릴 수 없었기에 다른 광범위 스킬을 사용하였다.
아니, 이건 스킬이라 할 수도 없었다.
궁극에 이르게 되면 결국에는 깨달음이 필요하다.
검술도 마찬가지.
그 깨달음에 올라서야만 마스터의 경지,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그녀는 검을 허공에 띄우고 광범위하게 적들을 썰어버렸다.
서걱. 서걱서걱.
검이 허공에서 알아서 움직이며 어마어마한 속도로 적들을 썰어낸다.
가로막는 적들은 스치면 모조리 죽어 나갔다.
그 때문에 그녀와 소드 엠페러 길드 사람들은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이는 분명히 소환사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마침내 25층.
안전구역에 도착한 사람들은 짐을 풀고 야영 준비를 했다.
“길드장님! 오늘 정말 대단했습니다! 이렇게 빠르게 탑을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어요.”
“맞습니다. 날고 기는 소환사라고 해도 쫓아올 수 없는 강력함을 선보이셨습니다.”
사람들은 연신 엄지를 치켜 올렸다.
이 대결은 보나마나 소환사가 패할 것이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다들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고생을 하였기에 고기에 와인을 곁들이며 승리를 자축했다.
“지존의 영원한 통치를 위하여!”
“위하여!”
이제부터 전 세계 헌터계는 소드 엠페러가 통제한다.
슬슬 멸망의 전조가 보이고 있었으므로 정부가 무너지고 나면 헌터들이 전혀 새로운 권력층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이라도 사람들은 소환사를 경계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라이젠의 모습을 보니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그렇게 다들 자아도취에 빠져 있을 때였다.
“지존! 지상에서 올라온 소식입니다!”
“보나마나 소환사가 뒤쳐졌다는 소식이겠지요.”
“그럴 겁니다.”
사람들은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빠르게 소식이 전해질 수 있었던 것은 각 층의 입구와 출구 부분에 사람들을 세우고 단파 무전기 하나씩을 쥐어 주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무려 50명의 헌터가 동원됐지만 길드 내에 넘쳐 나는 것이 사람이었다.
이 정도 사치는 사치라고 할 수도 없다.
“무슨 소식이지?”
“소, 소환사가 어제 30층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50층에 도달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아마 지금쯤이면 50층에 도착을 했던지 적어도 가까운 곳까지는 올라갔을 거라는 예상입니다.”
“뭐라고!”
사람들의 눈동자가 미친 듯이 흔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