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199
제199화. 국회연설(2)
아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파장이었다.
대통령이 협박을 하는 것과 내가 협박을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지금은 인류 공통의 적을 상대하는 시대.
전쟁을 논하는 시대가 아니었다.
당연히 군대는 무용지물이었고 헌터들만이 인류 공통의 적을 상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은 우리 길드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
즉, 내게 찍히면 추후 살아남을 가능성이 현저하게 준다는 뜻이었다.
‘블랙리스트’ 발언에 야당 측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뭔가 일이 틀어졌을 시에는 해당 의원에 대한 지원을 완전히 배제하겠다는 뜻.
이는 어마어마한 공포감을 조성했다.
“제가 한마디 해도 될까요?”
“그러시지요.”
대통령은 자리를 내어주었다.
“…….”
더욱 차갑게 식는 분위기.
수많은 사람들의 눈동자에 공포감이 자리 잡았다.
자신들은 몰라도 가족들까지도 찍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도 이런 연설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감히 국회의원들을 협박하다니요? 과거에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허어.”
“협박이라니…….”
이렇게 대놓고 협박이라고 이야기를 하니 더욱 할 말을 잃어버린 의원들이다.
다들 표정이 썩어 들어간다.
물론 거기에 굴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세계 멸망의 때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타국에서는 어떻게 전망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다소 빠르게 멸망의 때가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전부터 제가 인천 부속 섬에 요새를 건설한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전부터 예견했던 일입니까?”
“예.”
더욱 장내가 술렁인다.
전에 말을 했을 때보다 파장이 더 크다.
지금 내 지위는 공식적으로 세계 랭킹 4위다.
곧 있으면 지존의 자리에 오를지도 모른다.
이번에 지존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다고 해도 발전 속도로 본다면 곧 지존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내 스스로는?
이제 라이젠은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얻은 방패를 +4까지 강화하기만 한다면.
그때에는 라이젠을 방패로 쳐서 전투불능으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었다.
곧 지존 타이틀을 달 수도 있는 사람이 그렇게 말을 하니 더욱 가슴에 박히는 것이다.
“협박으로 들리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국가가 적절하게 지원을 해주어야만 미래를 대비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한강을 방어선으로 주장한 것도 접니다.”
“허어.”
“지금부터라도 한강을 기점으로 하여 영토를 축소하고 모든 국민들을 남쪽으로 이주시켜야 합니다. 그러자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것이 확실하지요.”그제야 의원들은 내가 무슨 이유로 이런 주장을 하였는지 알게 되었다.
애초에 대통령이 이런 식으로 움직이는 이유는 내가 멸망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몬스터 웨이브가 오게 된다면 한강을 기점으로 방어하는 것이 용이했다.
“만약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북쪽에서 상상을 초월한 규모의 웨이브가 발생하여 남하한다고 말입니다. 그리 되면 어떻게 하는 편이 이로울까요?”
“그런 가정이라면 당연히 한강 남쪽에 성을 쌓고 방어하는 편이 좋지요.”
“제 말이 그 말입니다.”
“허나 그건 너무…….”
“심한 가정이라고요?”
고개를 끄덕이는 의원들.
세상이 존속한다고 믿는 사람들 속에서 설득은 어려운 일이었다.
대통령이 지원사격에 나선다.
“통계를 보시죠. 멸망의 탑이 생기는 횟수, 그리고 급증하기 시작한 몬스터의 숫자까지. 심지어 던전이 터지는 사태도 빈번합니다. 이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우리들끼리 싸워봤자 답도 없는 문제이지요.”
“만약 세상이 이대로 안정이 된다면 어쩌시겠습니까?”
“그때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
나는 그렇게 터뜨렸다.
책임지겠다는 발언은 함부로 할 수 없는 종류다.
세상이 안정된다면 방위에 들어간 비용을 내가 감당하겠다는 뜻이었으니까.
하지만 사람들은 우리 길드가 어느 정도의 수익을 창출하는지 알고 있었다.
어림잡아서 하루에 5조 이상.
해외 사업도 확대하고 있었고 레몽 길드에서 나오는 비용까지 합산하면 10조 정도는 될 것이다.
이는 한 달에 300조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된다.
충분히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뜻.
여기에 더하여 나는 외통수를 쳤다.
“국가에서 천조 원을 추경한다면 제가 500조 원을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허어.”
만약 이렇게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부를 하면 어떨까.
그때에는 답이 없었다.
국회의사당 앞.
나는 국회를 나와 본부로 돌아가려 하였다.
차량을 기다리고 있는데, 대통령이 마중을 나왔다.
이미 국회에서는 표결이 진행되고 있었다.
몇 시간이면 결과가 나올 것이고 그 즉시 속보가 뜰 것이 뻔했다.
그러니 여기서 기다릴 시간에 차라리 본부로 돌아가 여러 가지 일을 하는 편이 좋았다.
심지어 오늘 얻은 방패조차 강화를 하지 않았다.
방패까지 강화를 한 이후에는 힘 조절을 위한 수련을 쌓아야 한다.
어마어마한 수준의 스탯 상승이 있었으니 이를 갈무리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이런 수련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나는 꾸준히 강해질 테니까.
국회 앞에는 수많은 기자들로 북적거렸다.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여기까지 나와서 배웅을 하나 하였는데 국민들에게 오늘 있었던 일이 알려지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연설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별말씀을.”
“특히 정부에서 천조를 부담하면 지존께서 500조를 부담하신다는 이야기에는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
가만히 우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기자들이 눈에 불을 켰다.
500조 원을 지원하는 것?
아무리 생각을 해도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건 일반인의 입장이었고, 내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돈을 빨리 소모시켜버리는 편이 나았다.
금과 보석을 구매하는 일도 더뎌지고 있었고 길드 보유금은 쌓여간다.
이렇게라도 소모를 시켜버리면 좋은 일이 아닐까.
“경제는 너무 신경 쓰지 마시죠. 생존이 우선 아니겠습니까?”
대통령은 내게 말하고 있었지만, 국민에게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만큼 돈이 풀리면 당연히 경제에는 엄청난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물가가 미친 듯이 상승하고 그걸 잡기 위하여 금리가 올라가며 환율은 높아지는 등 부작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존을 위한 거국적인 결단이라는 것.
‘가만 보면 머리가 참 좋다는 말이야.’
대통령은 내게 손을 내밀었다.
“좋은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이제 돌아갈 때였다.
***
길드 본부, 내 방에 도착했다.
어느덧 저녁이다.
간단하게 식사를 한 이후에 바로 방패 강화를 시작한다.
목표는 4강.
무리를 하면 5강까지도 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그건 무리가 아닐까 한다.
물론 강화를 하여 실패하면 아이템을 보존시켜 주는 아이템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쉽게 올라오는 건 아니었다.
올라오게 되면 바로 유물 급 아이템들을 5강까지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바로 강화를 시작했다.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강화에 성공하셨습니다!]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바로 다이렉트로 3강까지 강화에 성공했다.
아무래도 신화 급 아이템이기 때문일까.
어느 정도는 가슴이 졸아드는 감이 있었다.
마지막 4강.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마이우스의 방패 +4] [물리 방어력 1,400->2,000] [마법 공격력 1,400->2,000] [모든 방어력 1,000% 추가] [모든 스탯 800->1,200] [모든 저항력 +3%->5%] [대미지 반사+300%]“…….”
괴물 같은 방어구가 탄생하였다.
바로 혀가 내둘러질 지경이다.
방어력도 방어력이었지만, 방어력 추가 옵션에서 어마어마한 증가가 있었다.
퍼센트로 10배나 오르다니.
잠시 두 눈을 의심하게 될 지경이었다.
물론 자세하게 살펴보니 모든 아이템에 적용되는 건 아니었고 방패에 한하여 방어력이 증가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만하면 말도 안 되는 성능을 갖춘 것이나 다름없었다.
특히나 보스전에서 굉장한 효율을 자랑하게 될 것이다.
저항력도 올라갔기에 웬만한 원소 대미지도 들어오지 않는다.
화염 대미지는?
말할 것도 없다.
화염 저항력이 90%를 넘어가는 상황에서는 지옥불 구덩이에 들어가도 별 문제가 없을 거라는 뜻이기도 했다.
반사의 방패는 바바에게 물려주었고, 바바가 사용하던 거울의 방패는 누가 써야 할까?
“이루나.”
그녀는 다른 방에서 쉬고 있었지만, 나와는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호출을 받은 이루나는 바로 방으로 넘어왔다.
“찾으셨어요?”
“혹시 방패를 다룰 수 있겠어?”
“방패는……. 무식쟁이들이나 다루는 것 아닌가요?”
“네가 아니면 이걸 사용할 사람이 없는데 말이야.”
“길드원에게 주면 안 되고요?”
나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길드원에게 주는 것도 물론 하나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나와 함께 한 몸처럼 움직일 수 있는 소환수에게 주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었다.
“보조로 사용하는 거야. 보스전에서 방패로 마법을 튕겨내던 바바 봤잖아?”
“그래도 바바리안들이나 쓰는 방패를…….”
“그럼 나도 바바리안이냐?”
“주인님은 예외죠!”
“그러니까, 보스전에서 사용을 하도록 해. 부탁한다.”
“으으. 부탁이라고까지 말씀을 하시면.”
그녀는 마치 온몸에 두드러기라도 일어난 것 같은 반응이었다.
간신히 방패를 주워든다.
번쩍이는 은빛의 방패가 잘 어울린다.
그래도 거울의 방패는 바바가 사용하는 것처럼 커다란 사각 방패는 아니었다.
라운드 실드였으며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이보다 방패의 크기가 더 컸다면 당연히 그녀는 거부하였을 것이다.
“다른 동료를 얻을 때까지 만이야.”
“알겠어요. 그때까지 사용하도록 할게요.”
동료 시스템에 다른 동료가 언제 추가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는 그녀가 맡아주기로 했다.
방패까지 강화를 끝낸 나는 바로 연무장으로 내려왔다.
온몸에서 끓어오르는 강력한 힘.
이번에 스탯이 또 다시 1200이 추가되었다.
하지만 단순히 스탯만 추가된 것이 아니라 퍼센트 단위의 스탯 추가에도 적용이 되었기에 실질적으로는 대략 1500 정도의 증가 폭이 있었다.
당연히 모든 면에서 강력한 변화가 있었다.
팟!
총알처럼 튕겨져 나가는 몸.
콰앙!
그리고는 거침없이 벽에 몸을 들이받는다.
“좀 더 연습이 필요하겠는데.”
“길드장님!”
오늘은 밤새도록 연습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하나가 달려온다.
“무슨 일이에요?”
“드디어 국회에서 2차 추경안이 가결되었다고 해요.”
“잘됐군요.”
딱히 감흥은 없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
“이 모든 것이 길드장님 덕분이라고 칭찬이 자자해요.”
“협박이 잘 먹힌 덕분이겠죠.”
이로써 대한민국의 미래는 조금은 더 안전해질 전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