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212
제212화. 포탈(2)
길드원들에게는 사우디로 떠날 준비를 하라고 이야기를 했다.
바로 전투에 들어갈 수 있으니 풀 무장을 하라고도 했다.
동시에 어젯밤에 헤어졌던 국내 헌터들에게도 연락을 취하였다.
사우디 공략을 돕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을 것이라고.
아직 화폐 가치가 살아 있었으니 화폐로 주어도 되었고 칼츠로 지불을 해도 된다.
내게 있어 일반 헌터들이 사용하는 상점에는 별로 가치 있는 물건이 없었으니 지금까지 쌓여 있는 막대한 칼츠들을 월급으로 주어도 되었다.
나 역시 장비들을 착용하면서 차원상점을 열었다.
이벤트 특가
할인된 가격에 스킬을 구매해 보세요!
이동 포탈
정상가격: 10억 코인
할인가격: 1억 코인
판매기한: 11시간 30분
“후.”
숨을 길게 쉬었다.
할인된 가격으로 1억 코인이다.
1억 코인이라면 금 1kg을 1억 정도라고 가정하였을 때 천조 원을 쏟아 부어야 가능한 금액이다.
지금의 금값은 예전에 비할 수가 없었다.
내가 하도 금과 보석을 매집하는 바람에 오래 전에 2배 이상으로 뛰어 올랐고 지금은 3배, 4배까지 오르면서 앞으로는 부르는 게 값이 될 전망이다.
사실상 현금으로 금과 보석을 구매할 수 있는 시대는 이번 웨이브를 끝으로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지금의 가치로 수천 조에 이르는 코인이었는데, 이걸 과연 이동 포탈을 사용하는데 소모를 해도 될지 잠시 의문이 들었다.
게다가 하루 한 번 제한이 있기까지 했고, 포탈이 열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백 미터 반경은 파괴가 되기에 사용할 때 주의를 요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는 어마어마한 메리트이기는 하다.
세계가 멸망을 하고 나면 기존의 이동수단을 이용하여 세계여행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포탈은 그걸 가능하게 해준다.
“구매.”
[이동 포탈 스킬 구매가 완료되었습니다.]내 손에 들어온 영롱한 책 한 권.
이것이 바로 이동 포탈 스킬이다.
화르륵!
바로 스킬을 배우고 정보를 확인한다.
이동 포탈
MP 소모 없음.
하루 1회 제한.
포탈이 형성되는 지역 사방 200m 파괴.
이동하고자 하는 지역을 방문했거나 좌표가 있어야 사용 가능.
포탈은 10분 간 유지.
역시나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좌표는 간편하게 구할 수 있다.
경도와 위도만 알고 있다면 세계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리고 또 하나.
포탈이 형성되는 지역이 파괴된다는 말은 이걸 공격 스킬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
KBC 방송국 본사.
어제와 오늘, 전 세계에서 어마어마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며 대규모 몬스터 웨이브를 일으킨 것.
지각변동이 의외의 사건이기는 하였으나 평소였다면 큰 문제라고 볼 수는 없었다.
어떻게든 주변국에 도움을 요청하여 해결할 수 있는 일이고, 그래도 안 되면 세계 랭커가 나서서 처리하면 됐다.
국가 간 협상이 필요한 일이기는 하였으나 이게 멸망의 증상이라고 여겼던 사람은 없다.
하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그 정도 수준이 아니었다.
멸망의 전조를 넘어 실질적인 ‘멸망’이라고 거론이 될 만하였으며 이미 아프리카 대륙의 많은 국가들이 웨이브를 막지 못하여 정부의 기능을 잃고 있었다.
무려 수십 개 국가들.
수단과 같은 경우에는 대참사를 맞이하여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었다.
“부장님. 이러다가 아프리카 대륙을 버려야 할지도 모르겠는데요?”
최근 강소라는 헌터부 부장으로 승진했다.
을들의 반란 공식 홍보부장이라는 직함 때문에 일국 장관급의 대우를 받았으나 방송국의 일에서도 손을 떼지 않고 있었다.
“……심각하네.”
그야말로 난리가 아닐 수 없었다.
한국인들은 별로 체감을 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전 세계 수많은 국가들이 멸망을 거론할 만큼이나 심각한 일이었다.
아프리카만 그럴까?
중동도 이대로 두면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 이후에 찾아오는 경제적인 여파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었으며 일시적으로는 세계경제가 냉각되고 얼어붙을 것이다.
원자재가 공급되지 못하니 물가가 치솟고 인플레이션은 더욱 심화된다.
돈이 휴지조각이 되는 날이 머지않았다.
지이잉.
계속해서 이어지는 특종들.
강소라는 무엇부터 취재를 해야 할지 고심 중에 있었는데 대통령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이제 강소라는 이 정도 직위에까지 오른 것이다.
“네, 대통령님!”
-강 부장님. 취재를 나가주셔야겠습니다.
“취재요?”
-지존께서 포탈을 여신다고 하는데.
“네!?”
강소라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포탈을 연다?
포탈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공간도약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순간이동보다 큰 범위였으며,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동할 수 있다는 뜻도 되었다.
일부 보스 몬스터 중에서는 공간을 도약하는 놈들이 있기는 했지만 마법사들 사이에서 순간이동은 꿈의 마법으로 분류되고 있었다.
기껏해야 몇 미터를 움직이는 블링크가 전부.
만약 포탈이라는 수단이 활성화 된다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인데?’
-가 주실 수 있는지요?
“네! 물론입니다! 장소가 어딘가요?”
-한강 이북의 공터입니다. 근방 수백 미터가 초토화 될 것이라고 하더군요.
“도대체 어느 정도의 파괴력이기에?”
-그 이상은 들은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 사우디를 돕는 대가로 100조원 규모의 금과 보석, 그리고 원자재를 받기로 하였으니 홍보를 부탁드립니다.
“물론이죠! 그게 제 일인 걸요.”
-그럼 강 부장만 믿습니다!
통화가 종료된다.
강소라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다들 장비 챙겨! 한강 이북으로 가야 해!”
한강 이북 지역 공터.
일명 강북이라 불리던 곳이고 지금은 유령도시나 다름없었다.
이곳으로 사람들이 속속 도착했다.
사우디로 지원되는 헌터의 규모는 대략 500명 정도였다.
내가 직접 가는 것이었기에 이 정도면 충분했다. 사우디에도 헌터는 있을 테니까.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몰린 것은 포탈이라고 불리는 사상초유의 스킬이 시전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신세계가 열리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각국의 외신들은 물론이고 원정을 나가지 않는 헌터들도 모여 있었다.
다들 포탈이 형성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세계 각국을 누빌 수 있다는 뜻이었고, 어떤 위험지역으로도 들어가 작전을 시행할 수 있다는 뜻이었으니 그 의미가 남달랐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
이번에 할인 이벤트를 하지 않았다면 포탈 스킬 북을 구매할 생각 따위는 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예전 시세로나 천조 원에 달하는 것이었지 지금은 그 많은 금과 보석을 구매할 수도 없었다.
즉, 지금이 아니라면 꿈조차 꾸지 못한다는 뜻이다.
‘멸망이 본격화 되면 해외원정은 힘들어진다. 즉, 해외에서 금을 수급할 수 있는 방법이 막힌다는 뜻인데 포탈을 가지고 있으면 다르지. 무엇보다 멸망의 순간이 오고 헌터들이 고립된다고 해도 구하러 갈 수 있지.’
자국이 멸망지경에 이르고 특정 도시에 고립되면 사람들은 분명히 구조 요청을 할 것이다.
곧 공중 몬스터도 활개를 칠 것이기에 비행기가 뜨는 것도 어렵고 수송선박은 더더욱 무리다. 바다로는 아무것도 다니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한 번 타국으로 가려면 목숨을 걸어야 했는데 포탈이 있다면 안전하게 이동이 가능해진다.
이것만 해도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미칠 것이 분명하였다.
멸망한 국가들의 금 저장고를 털어 보석이나 금을 가지고 올 수도 있을 테니 반드시 필요했던 스킬이다.
포탈을 열기 전에 홍보부장 강소라가 달려왔다.
“지존! 정말로 세계 어디라도 다닐 수 있게 되는 건가요?”
“포탈은 하루 한 번 사용이 가능합니다. 즉, 어딘가 오가는데 이틀이 걸린다는 뜻이죠.”
“그렇다고 해도 의미가 대단할 것 같은데요?”
“누군가 고립된다면 구출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정확한 좌표를 알아야 한다는 점과, 또 비교적 주변이 안전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기는 합니다. 사방 200미터가 초토화 될 테니까요.”
“도대체 이 스킬은 어떻게 구한 건가요!?”
“던전을 공략하고 보상으로 받았습니다.”
“와아!”
여기저기서 터지는 탄성.
단순히 던전을 공략하여 얻었다고 보기에는 실로 어마어마한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사우디를 공략하신다고 들었는데요. 그럼 사우디를 처리하고 다른 국가로도 지원을 가나요?”
“정부와 협력을 해야 하기도 하고 한 국가를 공략하고 나면 우리도 하루는 쉬어야 하기에 시간이 걸리기는 할 겁니다. 어쨌든 지원은 가야지요.”
나는 분명하게 조건을 밝혔다.
최소한 어디론가 이동을 하려면 이틀은 걸린다는 사실을 말이다.
하루에 한 번 포탈을 사용할 수 있었으니 굳이 쉬는 시간을 가지려는 게 아니더라도 강제로 하루는 기다려야 한다.
정 급하면 가까운 곳은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기는 하다.
“지금 사우디의 상황이 좋지 않으니 바로 포탈을 열겠습니다. 모두 물러나 주시기 바랍니다.”
사방 200미터가 아니라 최소한 300미터는 거리를 벌렸다.
포탈을 여는 것은 세계최초로 시도가 되는 일이었고, 그 과정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말은 200미터였지만 피해 범위는 그 이상일 수도 있었기에 가능하면 멀리 떨어져 참관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포탈을 여는 것은 간단하다.
“포탈 개방.”
[1분 후, 포탈을 개방합니다.] [해당 지역 내에 계신다면 대피를 권장합니다.] [포탈 개방지역 내에서는 생명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59초 남았습니다.]콰과과과!
꽤나 긴장감 있는 경고메시지와 함께 막대한 마나가 밀려들기 시작하였다.
오색의 영롱한 기운들이 모였는데, 단순한 마나와는 달랐다.
“도대체 저건 뭐지?”
“일반적인 마나는 아닌 것 같은데?”
그보다 원천적인 힘.
일반인들은 그 정체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 힘의 정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저 힘은 카르마다.
신들의 세계에서 사용하는 화폐였으며 업적을 쌓아 막대한 카르마를 쌓을 수 있다면 반신의 경지에 오르는 것도 가능했다.
데미갓에 오른 후에는 신으로 승급을 노려볼 수도 있었으며 이 게임에서 승리한다면 신의 경지에 오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한다.
그만큼이나 카르마는 강력한 힘이었다.
‘단순히 지구 내부만 오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행성으로도 갈 수 있지 않을까?’
확신은 할 수 없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우주에 이런 포탈을 형성한다면 그만한 재앙도 없을 테지만.
[10초 남았습니다.]포탈 형성지에는 카르마가 더욱 강렬하게 몰아친다.
곧 어느 한 점을 향하여 카르마가 빨려 들어가더니 막대한 충격파가 몰아쳤다.
콰과과광!
“큭!”
“크으윽!”
예고대로 사방 200미터가 초토화 되었다.
그야말로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파괴되었으며, 그렇게 거대한 포탈이 열린 것이다.
공간을 뚫어낸 포탈.
포탈 너머에는 바로 건조한 사막이 보였는데, 황량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리야드 외곽, 사막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바로 헌터들을 이끌었다.
“갑시다. 10분 후에는 포탈이 닫히니 그 전에 가야 합니다.”
“예!”
우리들은 포탈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