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225
제225화. 신급 던전(1)
쿠푸왕의 무덤.
일명 대피라미드라고 불렸으며 이집트 고왕국 4왕조 2대 파라오의 기간 동안 세워졌다.
이집트 전역에는 70여 개의 피라미드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그중 가장 규모가 컸다.
실로 어마어마한 크기였으며 내부도 꽤나 복잡하였다.
흔히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피라미드를 말할 때에는 이 쿠푸왕의 피라미드를 떠올리면 되었다.
황량한 대지 위에 세워진 이 거대한 피라미드는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으로 온전한 상태를 유지한다.
물론 오랜 시간 풍화와 도굴꾼들에게 시달려 외장 마감제가 벗겨지기는 하였지만 그 위용은 여전했다.
피라미드 근처에는 상당한 숫자의 언데드 몬스터들이 존재하고 있었는데, 이는 신급 던전이 내부에서 형성되면서 자동으로 그 마기에 이끌려온 것으로 보인다.
그래봤자 하급 언데드이기는 했지만.
콰과과광!
“꾸에에엑!”
헬 파이어 에로우로 시원하게 피라미드 주변의 언데드를 쓸어버린다.
마법을 중첩하자 화염이 회오리 치고 올라가며 몬스터들을 빨아 들였고 순식간에 쓸어버렸다.
매캐한 연기가 사방으로 퍼진다.
언데드는 소리에 반응을 하는 몬스터.
피라미드 부근에 폭발음이 들리자 고맙게도 꾸역꾸역 내부에서 언데드가 쏟아져 나왔다.
“잘못하면 코가 썩을 뻔했네.”
언데드는 역한 냄새를 풍긴다.
각종 아이템으로 무장하고 평균 스탯이 14,000을 넘긴 이상 하급 전염병에 전염되지는 않겠지만 냄새를 어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화를 하면서 지나갈 수도 있었지만, 얼마나 썩은내가 날 것인가.
그렇다고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대피라미드를 붕괴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 잘된 일이다.
천사 소환수들이 달려가 언데드들을 상대한다.
순식간에 놈들을 쓸어버린 후에 피라미드 내부로 발을 들였다.
긴 터널에는 현대문명의 힘을 빌린 등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모두 꺼져 있었고 마법으로 불을 밝혀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긴 통로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매우 정교했다.
돌과 돌 사이의 오차는 10mm 이하.
이런 피라미드가 고대에 지어졌으니 많은 학자들이 피라미드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품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심지어 피라미드의 숨겨진 역할이 전기의 발생이었다는 말까지 돌았으니 굉장히 신비한 느낌을 주는 것은 틀림없었다.
꾸엑!
서걱!
달려드는 좀비의 머리가 날아간다.
당연히 내 검이나 장비에 피가 묻으면 냄새가 지독하였으니 소환수들이 앞장서서 좀비들을 쓸어냈다.
동시에 썩은 냄새가 풍긴다.
환기가 잘 되어 있어서 망정이지 완전히 밀폐가 된 공간이었다면 그 냄새에 질식을 하고 말았을 것이다.
여러 통로들과 환기구까지 존재했다.
왕의 묘실.
높이는 5.8미터, 길이 10.5미터, 폭이 5.25미터인 직육면체 방이다.
바닥에는 화강암 판이 깔려 있고 벽은 100개의 거대한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방 한구석에 사람 한 명아 들어갈 수 있는 석관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쿠푸왕의 미라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대피라미드가 지어진 목적이 왕의 무덤이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설이었다.
이를 테면 전기를 생산하는 곳이었다든가.
어쨌든.
석관에서는 어마어마한 마기가 흘러 나왔는데, 한눈에 보아도 이번에 형성된 던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던전에 들어가려 석관 위에 서자 살벌한 문구들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화염의 지옥에 입장합니다.] [추천 레벨: 120] [공략 실패 시 사망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입장하시겠습니까?] [Y/N] [경고!] [캐릭터의 레벨이 낮습니다!] [경고!] [다시 한 번 고려를 권장합니다.] [1인 던전입니다……]레벨 120 던전.
현존하는 최상급 던전이었으며 내가 아니라면 누구도 클리어를 하지 못할 난이도를 가지고 있었다.
전생에서 백승후조차 클리어를 하지 못했었다고 하며 수많은 헌터들이 도전을 했다가 고혼이 되었다.
백승후가 죽은 이후에는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다.
누군가가 클리어를 하였는지, 아니면 끝까지 클리어를 하지 못하였는지는.
하지만 높은 확률로 이 던전이 클리어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백승후의 추측이 있기는 했다.
“후우!”
아마 들어가는 순간 목숨을 걸어야 할 것이다.
어떤 형태의 던전인지 듣기도 했고 백승후로부터 어느 정도의 팁도 들었지만, 기본적으로 이 던전은 대단히 위험했다.
하긴, 신급의 던전인데 오죽할까 싶었다.
백승후가 죽기 직전까지 유일한 신급의 던전이었으며 그 이후에도 신급의 던전은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클리어 할 수 있을까?
“해야만 하는 일이지.”
곧 있으면 멸망의 시련 2차가 시작된다.
1차에서 수많은 국가들이 무너진 만큼이나 2차에서는 대한민국도 무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니 클리어를 하고 신급 아이템을 얻어야 한다.
[화염의 지옥에 입장하였습니다.] [경험치 보너스 +100%] [드롭 보너스 +100%]뜨거운 기운이 훅 밀려들어 온다.
아직 이곳은 안전구역임에도 그렇다.
전방에는 붉은 바람이 불고 있었다.
지구의 모습인가?
예전에 클리어를 했었던 망자의 지옥과 비슷해 보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완전히 달랐다.
반파된 건물이나 여러 탑들, 다리들, 녹이 슬어 방치되어 있는 차들은 그렇다고 치고 그 모든 물건들이 불타고 있었다.
일부는 용암이 되어 흘러내렸으며 바람의 붉은 기운에 불꽃이 튀었다.
실로 무지막지한 광경.
막대한 태양풍이라도 맞으면 이런 광경일까.
무엇보다 이곳의 몬스터들은 굉장히 살벌한 모습이었다.
불타는 망자 LV. 120
좀비 형태였으나 불에 활활 타고 있었으며 움직일 때마다 붉은 기운이 일렁거린다.
그리고 압권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붉은 유령들이다.
화염 고스트 LV. 120
보통 고스트 계열의 몬스터들은 마법 계열이었지만, 화염까지 두르고 있어 타격 계열 대미지까지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그야말로 난이도가 무지막지하다는 뜻이었다.
그야말로 화염지옥.
잘못하면 하루나 이틀 사이에 클리어 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들어갈 준비부터 한다.
이렇게까지 무지막지한 화염 계열이라면 당연히 얼음여왕 시리즈가 좋아 보인다.
몇 번의 시도 끝에.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짓습니다.] [얼음여신의 친위대 창기병 x100이 소환됐습니다.] [얼음여신의 친위대 군단병 x100이 소환됐습니다.] [얼음여신의 친위대 마법병단 x80이 소환됐습니다.] [얼음여신의 친위대 치유사제 x40이 소환됐습니다.]예전에는 얼음여왕 시리즈가 나왔다면 이제는 여신의 친위대가 소환되었다.
얼음여왕 시리즈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몸을 가지고 있었으며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 공기가 얼어붙는다.
얼음여왕의 축복 패시브와 찰떡궁합으로 보인다.
각종 버프들을 시전하고 안전구역을 벗어났으며 바로 검을 꽂고 신성한 권역을 선포한다.
화염의 망자들은 나름 언데드 몬스터였기에 약화되는 효과가 있었다.
지상과 공중에서 동시에 공격들이 쏟아진다.
가만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열기가 느껴진다.
만약 내 화염저항이 97%에 이르지 않았다면, 그리고 각종 아이템과 버프, 패시브 스킬로 무장하지 않았다면 바로 몸이 녹아버렸을 것이다.
불타는 망자들이 끔직한 몰골로 달려온다.
단순한 언데드에서 진물이 줄줄 흐르는 얼굴이었으며 강렬한 화마가 사방에서 덮쳐진다.
쿠아아앙!
“큭!”
단순한 후려치기에 방패가 부서질 것 같았다.
물론 내 방패는 대미지의 300%를 돌려주기에 놈들이 사방으로 튕겨져 나갔지만 내 몸에 타격이 있을 정도로 흔들림이 있었다.
내 평균 스탯을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파괴력.
과연 최상위 던전이라고 할만 했다.
지상은 창기병과 군단병이 맡았고 공중은 마법사들과 치유사제들이 공격했다.
모두 악마 계열이었기에 치유사제들의 힐도 무기가 된다.
밀고 당기기의 반복.
아니, 간신히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하였다.
이쯤 되니 지형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법을 사용하여 흙벽을 세운다.
단순한 흙벽이라고 해도 세우자마자 구워져 꽤 단단해졌는데, 약간이라도 적들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해주었다.
방어를 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런 벽 하나가 실로 훌륭한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산 자들에게 죽음을!
-모두 태워 죽여라!
-키키키킥!
흙벽을 단숨에 뛰어 넘어 화염의 망자들이 공격을 시작한다.
내게도 두셋씩 몰려들었으며 간신히 버텨내는 전투가 이어졌다.
카앙!
불타는 망자는 레벨이 120이다.
한 방에 목이 잘리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였고 놈들의 공격에 직격을 당하면 HP가 뭉텅 깎여나가기도 하였다.
사방으로 망자들이 몰려든다.
꽈직!
“제길!”
허벅지 일부가 뜯겨 나갔다.
여기저기서 공격이 들어와 몸 이곳저곳이 잘려나갔는데, 그때마다 망자들은 불에 탄 살점을 씹어 삼키며 전진하였다.
실로 무시무시한 광경들.
엘라임이나 치유사제들의 힐링이 아니었다면 온몸이 뜯겨나가 벌써 죽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대로라면 무너진다.
충분히 그런 생각이 들었다.
던전 밖으로 나가면 지존으로 군림을 하고 있는 나였지만, 이런 살벌한 던전 내에서는 간신히 버티는 수준에 불과하였다.
무엇보다.
내가 소환사가 아니었다면 이미 죽었을 것이다.
그 만큼 난이도가 괴랄했다.
불타는 망자들뿐만 아니라 화염 고스트 역시 마법 대미지와 물리 대미지를 함께 넣었다.
몸이 휘청거린다.
여기저기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고 찢기고 멍이 든다.
나름대로 강력한 아이템들로 무장을 했다고 여겼는데 이곳은 그야말로 신세계가 따로 없었다.
극상의 난이도를 보인다.
결국 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 안전구역으로 향한다! 소환수들은 엄호하라!”
“예!”
여기서부터 안전구역까지 흙벽을 세우고 그대로 돌진하는 전략을 썼다.
위험한 상황이 오면 소환수들을 던진다.
어차피 소환수들은 여기서 죽는다고 완전한 죽음을 맞이하는 건 아니었다.
조금 고통스럽기는 하겠지만 역소환이 되는 것뿐이다.
그에 비하여 나는?
죽으면 그대로 게임 오버를 당한다. 완전한 소멸을 당하는 것이었다.
이대로 물러나는 방법도 있었지만, 어떻게 해서든 클리어를 하고 싶었다. 그 때문에 이러한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었고.
우리가 안전구역에 도착하였을 때에는 대부분 소환수들이 물어 뜯겨 죽어 있었다.
“함께하지 못하여 죄송…….”
스아아.
여기까지 함께 온 소환수들은 고작해야 10명 정도.
그래도 안전구역에 도착을 하니 더 이상은 적들이 들어오지 못했다.
나는 그대로 바닥에 뻗었다.
“허억, 허억. 이번에는 진짜 어렵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