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226
제226화. 신급 던전(2)
남은 10명의 소환수들도 상태가 좋지 못했다.
여기저기 뜯겨 나간 것은 물론이고 불에 타서 화상자국이 가득하다.
그들은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역소환 되었다.
그야말로 사상 초유의 사태다.
전투가 시작되고 불과 30분이 지나지 않아 이렇게 모두 죽어 나갔다.
만약 헌터들과 함께 왔다면 어찌 되었을까.
전부 죽어서 흔적도 없이 뜯겨 나가지 않았을까 싶었다.
“하……. 이걸 어찌 해야 하나.”
지구에서나 내가 최강의 존재로 군림을 하는 것이었지, 역시나 하늘 위에는 하늘이 있었다.
문제는 앞으로 지구에도 이러한 존재들이 강림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3차 시련 정도에 한국도 무너지기 시작할 것 같다.
이런 괴물들이 설치는 세상이 온다면.
“더 강해지는 수밖에 없는데.”
몇 분 정도 숨을 고르자 좀 나아졌다.
쿵! 쿠궁!
안전구역 밖에서는 몬스터들이 실드에 들이박으며 상처를 내고 있었다.
얼마나 강하게 공격을 해대는지 팔과 다리가 부서지고 머리통이 깨져 나가는 광기마저 보인다.
이만하면 진정한 지옥에 들어온 것이 아닐까 싶다.
싸우는 것은 둘째고 버티는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그렇다면 전략을 짜야 한다.
사방에서 적들이 공격하기에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것이다.
레벨 120대의 몬스터들이라면 어떤 지형을 등지고 있다고 해도 모조리 무너뜨릴 것이 분명했다.
도저히 답이 없는 문제.
나는 반드시 앞으로 전진을 해 나갈 의무가 있었고 그러니 적절한 지형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주인님?”
“아, 이루나. 무슨 일이야?”
“오다가 번쩍거리는 뭔가가 있어서 주워오기는 했는데.”
“음?”
화염저항의 부적
소지 시, 화염 저항력이 0.5% 추가로 상승한다.
“오오!”
나는 거의 반사적으로 이루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지 않아도 화염저항력이 약간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97%에 이르는 화염저항력을 갖추게 되었다지만 여전히 움직이는 것이 불편하였다.
저항력을 100%까지 맞추지는 못하더라도 그 부근까지는 맞춰져야 완전히 디버프를 무시할 수 있다는 생각은 했다.
단 0.5%에 불과할지 모르겠지만 상당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저 잘했어요?”
“잘했다! 정말 잘했어!”
이루나 역시 상처투성이였는데 간신히 회복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다행히 동료 시스템에서 그들이 죽는 일은 없었으니 막 굴린다고 해도 안심은 된다.
바바 역시 비척비척 내게 다가왔다.
“나도 오다가 주웠다!”
“너는 별 기대를 하지 않는다만.”
빙결 수류탄
핀을 뽑고 3초 후 빙결폭발을 일으킨다.
범위: 300m
대미지: 30,000
[해당 던전 전용]“야, 이건!”
“어떤가?”
“너도 잘했다! 이만하면 위험한 상황에서 적들을 쓸어버릴 수 있겠는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일회용이라는 점이었으며 화염의 지옥 던전에서만 적용이 된다는 것이었는데.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위험한 순간이 오면 잠깐이라도 시간을 벌어줄 수 있을 것이다.
그 잠깐의 시간이란, 생사의 고비가 오갈 정도로 중대한 순간일 것이 분명했다.
“으하하! 내가 귀쟁이보다 낫다는 것을 증명했군!”
“흥! 뭐래. 일회용이나 주워 온 주제에.”
“내 것이 우세하다!”
“아니거든?”
슬슬 동료들이 감정싸움을 하려 한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그들을 말렸다.
“그만해라. 공략법을 생각해 봐야지.”
그 때, 바바가 한마디를 내뱉었다.
“안전구역을 등지고 싸우는 것이 어떠냐? 아주 단단해 보이는데.”
“응?”
“어? 네가 어찌 그런 생각을?”
그토록 고민했던 지형의 문제가 해결된 것 같다.
“그럼 HP, MP만 다 회복하고 다시 가보자고.”
“네!”
“알겠다!”
***
휴식 후 시작된 2차전.
안전구역은 한 번 나오면 한 시간 동안은 출입이 통제되었으니 최소한 밖에서 한 시간은 버텨야 한다.
소환수는 주로 마법 계열과 치유사제로 뽑았고 각종 버프와 신성한 권역을 설치한 후에 내가 메인 탱커로 나선다.
보조탱커는 동료들이다.
바바와 이루나도 각각 반사의 방패와 거울 방패를 소지하고 있었으므로 보조탱커로는 훌륭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 뒤에는 소환수들이 포진하고 있었는데 가능하면 뒤쪽으로는 적들이 흘러가지 못하도록 했다.
클레이 월을 이용하여 지대를 높게 만들었고 전방으로 화려한 마법들이 연속으로 날아간다.
화르르륵!
콰광!
나는 모든 진영의 선두에서 중심을 잡는다.
아까에 비하면 고작해야 0.5% 정도 화염저항 상승효과가 있었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되었다.
화염공격이 들어와도 상당히 버티는 것을 보면 이는 고작 0.5%의 효과가 아니었다.
완벽하게 방진이 완성된다.
물론 고작 탱커 셋으로는 모든 공격을 막아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본진 안으로 적들이 쇄도하기라도 하면 학살이 일어났다.
“끄아아악!”
“계약자시여! 용서를!”
“젠장!”
“아무래도 탱커를 좀 뽑아야 할 것 같아요!”
“별수 없군.”
소환수 비율을 조정했다.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짓습니다.] [얼음여신의 친위대 군단병 x100이 소환됐습니다.] [얼음여신의 친위대 마법병단 x100이 소환됐습니다.] [얼음여신의 친위대 치유사제 x120이 소환됐습니다.]군단병은 보조 탱커임과 동시에 근거리 보조 딜러로 활약한다.
치유사제의 비율을 압도적으로 높이자 힐이 계속해서 들어왔으며 중상을 입은 자들도 곧바로 회복이 되는 기염을 통했다.
나는 경험을 통하여 어느 정도의 비율이 최상의 효과를 발휘하는지 알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버티는 시간이 길어졌다.
어차피 물러날 곳이 없기도 했다.
우리들의 뒤에는 투명한 막이 버티고 있었고 이미 한 번 나온 것으로 판정이 되었기에 한 시간은 들어갈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바닥에는 마석들로 밭을 이루었고 수많은 아이템들이 깔렸다.
그중에는 레어도 있었고 유니크도 보였는데 도저히 주워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랬다가는 바로 사망하고 말 테니까.
아이템 수집은 엘라임과 천사 펫에게 맡겼다.
일반, 매직 아이템은 모두 버리고 레어 이상의 아이템만 가져오라고 지시하였으며 소모품이 나오면 그것도 바로 수거하였다.
각종 버프가 활성화 되어 있었지만 성수와 포션은 실시간으로 계속 복용을 해주어야 했다. 그리 하지 않는다면 대미지가 크게 들어와 사망할 테니까.
죽음의 경계에 선 전장.
소환수들의 최적비율과 지금까지 얻어 온 말도 안 되는 스킬들, 그리고 버프와 아이템까지.
이 모든 것이 조합되어 간신히 버티는 것은 가능해졌다.
비록 지속적으로 소환을 신경 쓰고 여러 가지 소모품도 사용을 해주어야 했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만약 이런 전략으로도 클리어가 불가능할 것 같다면 어떻게든 버티다가 도주를 할 생각이었다.
도저히 답이 없던 전투에 해답이 보였다.
버티는 시간이 10분이 넘어가기 시작하자 요령이 점점 붙어서 죽어 나가는 소환수들의 횟수도 줄었고 동료들의 기절 횟수도 줄었다.
내 HP와 MP도 비교적 잘 관리된다.
“레이드를 하는 기분인데.”
콰과광!
“큭!”
물론 방심은 금물이다.
조금 여유롭다고 방심을 하는 순간, 바로 어마어마한 대미지가 폭사되었으니까.
우리 중 하나라도 정신 줄을 놓는다면 바로 사망 각이다.
대미지 반사 방패가 3개나 동원이 되자 조금씩 적들의 숫자가 줄어들어갔다.
이 부근의 몬스터는 모조리 격파를 해갈 즈음.
“안전구역 쿨타임이에요!”
“바로 들어간다!”
쿨렁!
얇은 막을 통과하여 안전구역에 들어온다.
“허억! 허억!”
“으으. 힘들다!”
“하악. 하악.”
다들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그래도 아까보다는 상황이 나았다.
적들의 숫자가 드라마틱하게 줄어들었으니까.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 좋아할 일은 아니었다.
특히나 보스.
보스를 상대하는 것 자체도 문제가 되고 있었지만, 놈이 광폭화에 들어가면 버틸 수 있을지 문제였다.
지금까지의 전투가 얼마나 치혈했는지 우리 모두 피투성이였다.
살짝 빈혈이 오는 것 같기도 하다.
“엘라임. 좀 씻자.”
“네, 주인님!”
스아아아!
엘라임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샤워다.
바바와 이루나 역시 씻겨 나가자 말끔해졌는데, 달라붙어 있는 썩은 피들도 함께 닦였다.
이제야 조금 살 것 같다.
상처도 상처였지만 끈적끈적한 썩은 피들 때문에 미칠 지경이었으니까.
그나마 나는 남자라서 괜찮았지, 이루나와 같은 경우에는 찜찜해 죽을 지경이었을 것이다.
몰골이 나아지자 이제는 배를 채우기로 하였다.
생사를 넘나드는 한 시간 가량의 전투는 몸에 있는 모든 에너지를 소모시켜 버렸다.
이는 HP와는 조금 다른 문제였다.
꼬르르륵!
위장이 사정없이 울린다.
나와 동료들 모두 말이다.
“다들 괜찮냐?”
“그럭저럭 버틸 만은 하다!”
“숨은 쉬고 있어요.”
“그럼 됐다. 살아남은 것이 중요한 거지.”
물론 동료 시스템에 의하여 동료들이 죽어 나가는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운이 없으면 기절에서 깨어나는 즉시 다시 기절하기를 반복할 것이다. 그리 된다면 아예 해당 던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생겼다.
최소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밥 먹고 가자!”
“오오! 밥!”
“네. 안 그래도 배가 고팠거든요.”
“최대한 배부르게 먹고 전투를 준비하자고.”
치이익!
사방으로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한다.
방금 전까지 피부에 진물이 질질 흐르는 강화판 좀비들을 상대하였다.
예전 같았으면 도저히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았을 텐데 지금은 잘만 넘어갔다.
모든 것은 익숙함의 문제.
불판에 삼겹살을 올리고 1인당 세 근씩 먹어 치운 후에 밥까지 볶아서 알차게 먹었다.
후식으로는 케이크와 함께 커피를 마셨다.
미친 듯이 고칼로리를 섭취한다.
사실 이렇게 먹었다고 해도 2~3시간 정도만 지나면 배가 고파져서 안전구역으로 돌아와야 한다.
허기가 가시자 조금씩 제정신이 돌아온다.
미친 듯이 전투에 몰두하였던 바바와 이루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럼 아이템들을 확인해 보자고.”
“오오! 쇼핑 타임이다!”
“쓸 만한 것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루나의 말이 맞았다.
지금까지 수도 없이 많은 사선을 넘어오면서 내가 사용하던 아이템을 물려주기도, 꽤 좋아 보이는 아이템들은 강화를 하여 동료들에게 입혀주었다.
레벨도 높았고 스킬도 만렙을 향해 간다.
그 덕분에 웬만한 아이템들은 먹어봤자 아공간에 처박았다가 길드원들에게 판매하는 수순을 거치게 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산더미 같이 쌓여 있는 아이템들 속에서 옥석을 가린다고 레어 이상의 아이템만 골라왔는데 그다지 쓸 만한 것이 없어 보인다.
“어? 이건 쓸 만하겠어요.”
“빙결 수류탄이 4개나 더?”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네요.”
빙결 수류탄.
이번 던전 한정이었지만, 대미지가 3만에 이르는 괴물 같은 폭탄이었다.
이걸 5개나 모았으니 어쩌면.
“5개 정도만 더 모으면 보스도 상대할 수 있지 않을까?”
도저히 클리어가 불가능해 보이는 던전에서 답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