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238
제238화. 궁극의 소환술(1)
서울 한강 이북 지역 상공.
3천 명에 달하는 특급천사들이 하늘을 누비고 있었다.
1급을 뛰어 넘은 ‘특급’의 천사들.
사실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었다.
막연하게 스탯이 늘어났고 궁극의 소환술을 익혔으니 1급 천사들이 3천 명 정도만 나와도 대단한 발전이라 여겼었다.
그러나 고대 신의 분신이 소환됐고, 그로 인하여 소환술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특급 천사들은 한마디로 만능이다.
전투와 보조, 사제의 역할이 합쳐져 있었고 하늘을 날아다니기까지 하였다.
지금처럼 하늘을 어지럽게 날아다니며 적들을 척살하고 있었으니 3차 전직으로 데미갓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은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
콰과과광!
여기저기 떨어지는 마법.
하늘은 백색의 섬광으로 물들어 있었고 섬광의 사이를 특급천사들이 누비며 몬스터들을 상대로 창이나 검을 찔러 넣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알아서 진형진법을 이루며 모였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하였는데, 막상 그들을 소환한 당사자인 나조차도 기가 질릴 지경이었다.
물론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소환술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고대 신의 분신.
모습은 백색의 광채를 흘리고 있는 인간이었으나 얼굴은 확인되지 않는다.
그저 인간의 형체만 가졌다는 것뿐이지, 언뜻 보면 백색 유령 같이 보이기도 했다.
고대 신의 분신은 광역마법을 사용했다.
특급천사들이 상공을 휩쓴다면 고대 신의 분신은 백색 섬광탄을 떨어뜨려 광범위한 지역을 휩쓸었다.
콰과과과과!
“…….”
섬광에 휩쓸리면 사방 수백 미터 범위가 완전히 삭제되었다.
물론 이런 백색 섬광은 5분 정도 쿨타임이 있기는 하다.
쿨타임이 차는 동안에는 자잘한 마법을 난사하였다.
여차하면 내러가 직접 빛의 검을 휘둘렀는데, 어떤 몬스터에게도 밀리지 않았다.
“저쪽에 보스!”
고대 신의 분신과는 정신으로 연결되어 있었고, 보스로 보이는 악마를 지정하자 그곳으로 쇄도하였다.
콰광!
그런 후 서슴없이 전투를 벌인다.
보스는 일방적으로 밀렸으며, 3분이 채 되지 않아 목이 잘려 나갔다.
“분명히 강력한 보스였는데.”
보통이라면 레이드가 필요할 만큼 강력한 보스가 아닐까 싶었다.
그런 보스를 아무런 위화감 없이 잡아냈으니 실로 기가 찰 지경이다.
고대 신의 분신이 있으니 내가 직접 나서서 탱커 역할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그러다 역소환이 되면?
막대한 마나가 소모되기는 했지만, 다시 소환하면 그뿐이었다.
이로써 내 메인 직업이 소환사로 확실하게 굳어졌다.
지금까지는 내 스스로도 소환사인지 뭔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모든 것이 쓸려나가는 광경.
나는 정말 오랜만에 지휘에 집중할 수 있었다.
***
서울 한강 성벽 위.
지금껏 격렬하게 전투를 이어 나갔던 헌터들은 전부 넋을 놓고 강한성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건 강소라도 마찬가지.
4일 전 화산이 폭발한 순간부터 한국 정부에서는 몬스터의 움직임을 주시하였고, 강소라 역시 헬기를 타고 그들의 모습을 관찰했었다.
하루가 지나자 공중 몬스터들이 나타난 덕분에 헬기에서 내려야 했지만 끝까지 적들을 추적했다.
그리고 이틀 전에 놈들이 한강에 당도하였다.
그때부터다.
강소라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카메라에 담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적들은 엄청난 기세로 남하를 하였으며 공중 몬스터들이 성벽에 달라붙어 공격을 이어갔다.
지상 일부 개체들은 수영을 하여 성벽 아래까지 도달하였는데 아직까지는 지상 몬스터들이 크게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화산폭발 4일 차.
오늘은 적들의 공격이 더욱 거세졌다.
어찌어찌 막을 수는 있겠지만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었고 성벽 일부도 파손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녀는 대한민국 전체가 위험에 빠지게 되었음을 직감했다.
모든 사람들이 지존의 부재를 아쉬워하였다.
지존이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밀릴 리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불과 10분 전에 하늘의 문이 열리며 수천에 달하는 천사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종횡무진하며 모든 적들을 쓸어 나갔는데, 그 가운데에는 강한성이 하늘에 떠 있었다.
은은하게 등 뒤를 비추는 후광, 강력한 존재감.
지존이 나타났고 적들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콰과과과광!
“와, 저건!?”
“못 보던 소환수입니다. 대체 뭘까요?”
기자들은 정신없이 백색 소환수를 촬영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백색의 소환수가 한 번 마법을 사용할 때마다 수백 미터 반경의 적들이 쓸려 나갔다.
그 이후에는 지상으로 내려와 닥치는 대로 적들을 쓸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하늘이 우리를 버리지 않은 거야!”
***
전투가 끝났다.
지상의 몬스터들이 문제이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성벽 위의 마공포와 헌터들이 처리할 수 있었다.
이만하면 2차 시련을 무사히 넘긴 것으로 보아야 했다.
물론 오늘부터 후속조치에 들어가긴 할 것이다.
화산이 폭발하고 몬스터들이 한강 이북 지역 전체에 퍼졌다.
예방전쟁을 위해서라도 나서서 처리를 해야 했으며, 한국 영토 내에도 몬스터가 급증하면서 그곳으로도 파견을 가야 했다.
하지만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다.
천천히 성벽으로 내려온다.
“와아아!”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들.
한눈에 봐도 고생을 한 티가 역력하였다.
내가 조금만 더 늦게 왔다면 더 많은 부상자들이 속출하였을 것이다.
만약 성벽이 무너지기라도 하였다면?
그때에는 진정한 재앙이 시작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존! 오셨군요!”
“하하하! 형님, 눈이 빠지게 기다렸습니다!”
헌터들의 상태는 너저분했다.
며칠 동안 잠도 못자고 전투를 하였으니 멀쩡한 상태일 리가 없었다.
이하나가 저 멀리서 달려와 인사했다.
“오셨어요?”
“하나 씨. 고생 많았습니다.”“아니에요. 마공포를 설치하고 가신 덕분에 살았죠.”
“맞습니다, 형님. 마공포의 위력이 장난 아니더라고요.”
나도 오자마자 보았다.
마공포는 무사히 작동이 되고 있었다.
무지막지한 비용만큼이나 성능도 뛰어났는데, 웬만한 몬스터는 한 방에 나가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지상 몬스터보다 공중 몬스터가 약했으니 마공포에 맞는 순간 몇 마리가 함께 추락하기도 했다.
서울은 마공포로 지켜냈다고 보아도 무방했다.
한 가지 걱정이 되는 것은 전 세계의 상황이다.
서울이야 워낙에 철저하게 대비가 되어 있었지만, 다른 국가들은 결코 이렇게까지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아마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생각됐다.
헌터들과 인사를 나누며 이하나와 대화를 나눈다.
“다른 나라들은 어찌 됐습니까?”
“말도 마세요. 벌써 30개국이 더 멸망했고 앞으로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니까요.”“4일 만에 30개국이라니.”
“일주일 후면 60개국 이상이 멸망할 것이라고 봐요. 물론 살아남은 국가들도 멀쩡한 상태는 아닐 것이고.”
이하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긴, 한국이 이 모양이라면 나른 나라들은 굳이 볼 필요도 없었다.
멸망은 본격화 되었다.
앞으로는 더 심해질 것이다.
“가요. 집무실에 대통령께서 와 계세요.”
“그러죠.”
우리들은 바로 최전방 집무실로 향했다.
한강 인근에 설치된 최전방 집무실.
위급 시에는 이곳이 최전방 지휘부가 된다.
이번에 적들이 북에서 남하를 하는 바람에 이하나도 여기에 지휘부를 설치하고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집무실에는 이한진 대통령이 비서들과 함께 방문을 해 있었다.
헌터들도 마찬가지였지만 일반인들도 다들 초췌했다.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었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지존. 수련을 떠나셨다고 들었는데 역시 강해지셨군요.”
“제가 없는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별말씀을. 저는 그저 가슴을 졸이는 것밖에는 할 일이 없었지요.”이한진은 실제로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었다.
세계의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이 할 수 있는 일이란 한정되어 있었다.
보급을 하고 주변국과 협상을 하며 시민들을 다독거린다.
직접적인 무력은 헌터들이 행사하고 있었으니 당연히 그 권위는 떨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이미 각국에서는 헌터국을 중심으로 권력이 재편됐다.
한국이 조금 특이한 경우였다.
“각국에서 요청이 쇄도하겠군요.”
“말도 마십시오. 하루에도 수십 통이나 전화가 오는 지경입니다. 도움을 요청하지만 우리도 갈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국내 상황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당연한 일입니다. 그 어떤 경우에도 자국을 등지고 가는 일은 없습니다.”
이건 내가 세운 철칙이었다.
자국을 우선으로 챙기고 난 이후에 원정을 간다.
지금 상황에서는 각자도생을 하는 것이 맞았다.
“그리고 가능하면 이익이 되는 선에서 움직여야지요.”
“수많은 국가들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난민들을 받아 달라는 요청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과연 어찌 해야 할지.”
“당연히 불가합니다. 우리는 이익이 되는 쪽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지구 전체가 망할 테니까요.”
“……!”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세계 각지에서 죽어 나가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건 그들의 사정이다.
한국도 도울 사정이 되어야 돕는 것이었지 자국 국민을 등지고 갈 수는 없는 노릇.
“도움 요청은 거절할까요?”
“국내 상황 정리에만 최소한 일주일은 걸릴 겁니다. 화산이 폭발한 이후에 전방에서뿐만이 아니라 후방에도 적들이 급증했다고 들었는데요.”
“맞습니다. 예전에 비하여 3배는 많은 수치입니다. 전방에서의 전투도 치열하였지만, 내부에서도 전투가 치열하였지요. 전사자도 많습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역시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렇지만 내가 게임에서 승리하면 모두 끝나는 문제.
지구 전체가 과거로 돌아갈 것이고 아무도 지옥 같은 현재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나는 앞으로 나가기만 하면 된다.
“각국에서 마공포 요청이 쇄도했다고요.”
“만약 도움을 주지 못할 것 같으면 마공포라도 팔아 달라고 통사정을 하는 바람에 외교부 관료들도 곤욕입니다. 어찌해야 할지.”
“판매한다고 하세요.”
“정말입니까?”
“값만 맞으면 팔아야지요. 금과 보석, 칼츠로 대금을 받으면 됩니다.”
“그렇다면 바로 타진하겠습니다. 적절한 값에 판매를 하겠습니다.”
이한진이 말하는 ‘적절한 값’이란 굉장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하였다.
지금과 같은 시국에는 부르는 것이 값이다.
모든 국가들이 무너지기 전에 자국의 금과 보석들을 털어내야 한다.
“지금부터는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국 광역시들에는 자국민이 거주하게 될 것이고 최후에는 지방 소도시들에 외국인들이 거주하게 될 겁니다.”
“외국인들이요?”“세계 각국의 헌터들과 그 가족들을 한국에서 거두어들일 테니 준비를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