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240
제240화. 궁극의 소환술(3)
파리 중부 제 4지구 마레지구.
파리 전역이 무너지고 곳곳에 거대한 싱크홀이 발생하고 있었다.
건물은 무너지고 사람들은 죽어 나갔으며 비명소리가 메아리친다.
이 와중에도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하여 마레지구로 몰려들고 있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곳곳에서 이어지는 폭발.
가스관이 터지면서 대규모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었다.
프랑스 최후의 생존지 마레지구 성벽 위에서 그 광경을 확인한 마리아는 혀를 내둘렀다.
“끝장이야.”
도저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프랑스의 지존으로서 씁쓸했다.
한국의 경우는 어떤가.
강한성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정부를 설득하였고 한강 이남에 거대한 장벽이 세워졌다.
3중으로 성벽을 보강하고 철골 구조물이 설치되었으며 마공포로 버텨냈다.
그 덕분에 강한성이 4일 동안 자리를 비운 사이에도 잘 버텨냈다.
프랑스는?국론은 분열되고 시민들조차 모든 자금을 동원하여 성벽을 건설하고 전쟁에 대비하는 것을 미루었다.
아직은 괜찮다고 이야기를 하였으며 성벽을 더욱 웅장하고 튼튼하게 보강해야 한다는 정치인들을 공격하였다.
그 결과가 이런 꼴이다.
“헌터 약소국이 문제가 아니야. 한국만큼 내부에서 단합이 되지 않았던 거지.”
콰광!
또 다시 폭발이 일어났다.
이번에는 가까운 곳이다.
주유소가 통째로 날아가면서 어마어마한 화염이 치솟았다.
여전히 낙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염이 솟구치고 철골구조물들이 엿가락처럼 휘어버리니 지옥이 따로 없다.
“꾸에에엑!”
“꾸어어억!”
“어, 언데드가 발생했습니다!”
“언데드라니!”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가뜩이나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여기서 언데드 사태가 벌어지면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도저히 희망이 없어 보였다.
강한성이 멸망을 외쳐댈 때 누구보다 일찍 준비를 했어야 한다.
프랑스가 헌터 약소국이었기에 더더욱 과학의 도움을 받아 준비를 해 나갔어야 했다.
한국처럼 대도시로 인구를 이동시키고 거점방어에 주력을 해야 한다.
물론 그렇게 해도 도심의 지각이 뒤틀리면 별 수가 없는 일이었지만, 확률적으로 그렇게 해야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았다.
실시간으로 프랑스가 무너지고 있는 광경에 마리아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마레지구에 살아남은 자들은 기껏해야 20만도 되지 않았다.
헌터들도 버티고는 있었지만 힘들어 보인다.
“지존! 소환사께서는 오지 않으십니까?”
“통화를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건.”
분명히 오세춘과 통화를 하기는 했다.
여전히 오세춘은 자신의 길드 본부에서 버티고 있었다.
소환소가 온다면 레몽 길드부터 구원을 하지 않을까.
최근 들어 레몽 길드의 세력은 크게 확장되었다. 헌터들도 사방에서 끌어 들이면서 무섭도록 커진 것이다.
차라리 강한성이 온다면 레몽 길드를 구원하기 위해 올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생각은 틀렸다.
콰과과과광!
오색의 찬연한 빛이 도심에 모여들더니 거대한 포탈이 생겨났다.
사방 200미터 지역이 한꺼번에 날아간다.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삭제’되었다.
TV로 포탈이 열리는 광경을 본 적이 있기는 했다.
포탈이 생기면 단순히 이동통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공격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직접 그 광경을 보니 신세계가 따로 없었다.
“지, 지존께서 나오십니다!”
“와아아아!”
극적인 구원.
강한성은 프랑스를 구할 이유가 없었다.
상식적으로는 헌터 강국을 먼저 구해야 한다. 그 전에는 한국의 내부 처리가 우선이었다.
그 누구도 자국민을 우선으로 생각하였지 타국으로 지원을 가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 말의 뜻은.
“지원이 오기는 해도 지존 혼자일 뿐이라는 거지. 동시에 한국의 상황 역시 지존이 없다고 해도 처리할 수가 있다는 뜻이고.”
놀라운 일이었다.
한국의 상황도 썩 좋지는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소환사는 프랑스행을 택한 것이다.
포탈에서 소환수들이 쏟아져 나왔다.
강한성은 나오자마자 검을 꽂고 사방으로 버프를 터뜨렸다.
사방 5km 범위에 신성한 권역을 설치합니다.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의 몬스터 약화 20%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의 언데드 약화 100%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에서 시전자의 신성력 60%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에서 시전자의 신성 공격력 60%
“시, 신성한 권역이다!”
“우리는 살았어!”
신성한 권역 안에는 마레지구도 포함되어 있었다.
언데드가 번지기 시작하면서 도대체 어떻게 적들을 쓸어버려야 할지 난감해하던 참이었는데 적들을 약화시키고 신성공격력을 증폭시키는 효과가 일어난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버프 코인도 터졌다.
[최상급 버프 코인을 사용합니다.] [모든 스탯 +100%] [HP/MP 회복력 +100%] [방어력 +100] [모든 대미지 +100] [스펠파워 +30] [지속시간: 60분]온몸에서 힘이 솟아난다.
소환사는 팔방미인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이나 여러 가지 기술들을 사용하였는데, 그중에는 버프도 포함되어 있었다.
버프까지 사방으로 번지자 조금씩 프랑스 헌터들도 적들을 밀어내기 시작하였다.
전방에서는?
소환수들이 날아다니며 모든 적들을 학살했다.
꽈드드득!
눈앞에 떨어진 신성한 화염폭풍.
화염이 사방으로 번지는데 언데드는 불길에 닿자마자 녹아버렸다.
백색의 화염이 확장되었고 끊임없이 언데드를 빨아들여 없애버린다.
콰과과광!
그리고 화룡점정.
헬 파이어가 무색할 정도의 신성력이 떨어져 사방으로 번졌고, 순식간에 수백 미터를 태워 버렸다.
그 공격에만 수만에 이르는 적들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소환수……?”
아니다.
단순한 소환수라고 하기에는 격이 달랐다.
모든 적들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있는 가운데.
적들이 어느 정도 줄어들자 강한성이 빠르게 달려왔다.
“괜찮으십니까?”
“지존!”“와아아!”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최소한 마레지구에 도착한 사람들은 구원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 땅에서는 아니었다.
지금이야 잠시 적들이 휩쓸려 나가고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 다시 몬스터가 몰려들 것이다.
마리아는 도저히 그들을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저는.”
“마리아 님, 정신 차려야 합니다. 제가 임무를 내릴 텐데 수행을 할 수 없을 것 같으면 말씀하시죠.”
“하, 하겠습니다!”
마리아는 간신히 제정신을 차렸다.
여기서 넋을 잃고 있으면 남은 것은 죽음뿐이다.
“지금 살아남은 분들은 포탈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부……요?”
“전부요.”
마리아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분명히 헌터와 그 가족들만 데리고 갈 것이라고 약속되어 있었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일반인들은 짐이나 다름없었다.
헌터들만 데리고 가는 것이 맞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강한성과 그런 식으로 사전에 협의가 되어 있었다.
한국 땅은 가뜩이나 좁았고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은 결사적으로 반대를 하였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한성은 이들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괜찮으시겠어요?”
“가시면 알아야 할 것이, 당신들은 모두 헌터의 가족이자 지인인 겁니다.”
“정말인가요!?”
“헌터 1인 당 30명씩입니다. 그 정도면 이곳 마레지구에 살아남은 사람들을 전부 수용할 수 있을 겁니다.”
“가, 감사합니다!”
“빨리 이동하세요! 포탈이 닫히기 전에요.”
“바로 가겠습니다!”
마리아는 바로 움직였다.
이건 마지막 기회다.
하늘에서 내려온 동아줄.
이걸 놓치면 모두 죽는 것이다.
“포탈로 갑시다!”
“예!”
마리아는 사람들을 모아 포탈로 끊임없이 살아남은 자들을 밀어 넣었다.
***
콰과과과과!
멸망 직전의 프랑스.
사실 내부적으로도 이야기가 많았다.
친분이 있다는 이유로 프랑스만 일반인들을 받아들이면 타국에서 들어오는 난민을 막을 명분이 없다고.
한국의 영토에는 한계가 있었는데 전 세계 모든 국가의 난민을 받아들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인구밀도가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난민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그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나는 도시 하나를 통째로 프랑스령으로 편입할 생각이었다.
역사의 도시로 불리는 전주로 사람들을 몰아넣을 것이다.
지금 보니 프랑스의 난민이 10만 정도는 되어 보였는데, 원래 전주는 인구 수십만에 이르는 도시였다.
그러니 다른 국가의 난민들까지 받아들여 구역을 나누면 될 것 같았다.
기본적으로는 자급자족을 바탕으로 도시를 운영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얼마나 버틸지는 모르겠지만.
“다 죽는 것보다는 낫겠지.”
“지존!”
저 멀리서 오세춘과 레몽 길드 헌터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군용 차량이 줄줄이 왔는데, 그 안에는 금과 보석을 비롯한 원자재들이 가득 실려 있었다.
그들이 오는 길은 내가 치워 주었다.
소환수를 움직이면 간단했으니까.
오세춘은 끊임없이 포탈로 밀려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였다.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별수 없는 일입니다. 그들을 버릴 수도 없으니.”
“지금은 냉정해지셔야 할 때입니다. 저렇게 난민을 받아들이면 불평불만들이 많을 겁니다.”
“어쩔 수 없지요. 어떻게든 자급자족을 하게 해야지.”
“난민을 한 번 받아들이면 세계 각국의 난민들도 수용을 해야 하는데, 그걸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스마트 팜을 최대한 보급해야지요.”당장은 괜찮을 것이다.
한국은 자급자족이 가능하게 도시가 설계되어 있었다.
난민 10만 정도 발생한 것으로 휘청거리지는 않는다.
오세춘의 말대로 그 이후가 문제이기는 했지만.
“저들은 헌터의 가족들과 지인들이지요. 프랑스와 한국은 동맹이니 예외조항을 두어도 될 겁니다.”
“허허, 그렇군요.”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한국과 프랑스는 동맹이라는 것.
원래 동맹에게는 관대해야 하는 것 아닐까.
아무런 관계도 아니라면 모르겠지만.
“프랑스 정부에서는 지존께 감사를 해야겠습니다. 이렇게라도 살아남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정부는 사라졌습니다.”
“아, 그렇겠군요.”
오세춘은 바로 인정했다.
지금 시민들을 통제하는 자들은 프랑스의 헌터들이었다.
사실 헌터들의 상태도 썩 좋지는 않았다.
부상을 당하여 움직이지 못할 정도인 자들이 수두룩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움직였다.
초인적인 인내력이 아닐 수 없다.
“그나저나. 레몽 길드 내의 물자들은 다 가져온 겁니까?”
“최대한 정리를 하기는 했습니다. 금과 보석은 다 가져온 셈이고요.”
“고생하셨습니다.”
“그래도 안타깝습니다. 조금만 시간이 더 있었다면.”
이미 오세춘은 오래 전부터 사업들을 정리해 왔다.
이마저도 그의 혜안이 없었다면 불가능하였던 일.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하죠. 레몽 길드에서도 통제를 돕도록 하세요.”
“예, 지존.”
콰과과광!
여전히 전투가 이어지고 있는 파리 시내.
오랜 역사의 도시가 그렇게 몰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