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245
제245화. 지옥의 재림(4)
쿠아아앙!
화르르륵!
망자와 간수들이 방패를 후려칠 때마다 강렬한 화염이 번져 나간다.
그러나 내 몸은 뒤로 조금 밀릴 뿐이지 엄청난 대미지가 들어오거나 하는 건 아니었다.
화염의 채찍들은 소환수를 휘감았고, 부상은 입은 자들은 바로 후방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사망자가 없는 건 아니었다.
정확하게는 역소환.
위험한 상황이 되면 소환수들은 망설임 없이 희생을 했다.
3천 명의 개체 중에서 천 명 정도는 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었으므로 정확한 진형을 이루어 치고 빠지기를 반복한다.
아군의 숫자가 줄어가고 있었으나 신경 쓰지는 않는다.
어차피 모두 역소환이 될 자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그리 될 것이었기에 희생을 시키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2차, 3차 전직에 이르는 동안 소환수를 희생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내가 깨닫고 있기도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공격들.
나는 신급 아이템의 위력을 톡톡하게 보고 있었다.
스탯이 두 배로 뻥튀기가 되었기에 방패를 휘두르거나 검을 사용할 때마다 적들이 우수수 튕겨져 나갔다.
이들은 모두 악마 계열이었고 사제들의 막대한 힐링에 소멸되기도 하였다.
그야말로 전쟁 수준.
적들의 숫자도 수천에 이르렀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꽈직!
망자의 머리통을 방패로 찍어 함몰시킨다.
그 이후는 다시 전진.
모든 소환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자 적들도 주춤했다.
“여길 무슨 수로 혼자 깨나.”
소환사 전용 던전이라도 봐도 무방했다.
아무리 혼자 강하다고 해도 여길 클리어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숫자에 장사 없는 법.
자신보다 약한 몬스터들이라고 해도 수천이나 몰려들면 언젠가는 마나가 고갈되기 마련이었고 안전구역이 열리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이 던전은 신들의 게임 클리어를 어렵게 만드는 ‘함정 던전’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현재 헌터들의 스펙으로는 결코 클리어를 할 수가 없는 함정.
보상은 막대할 것이지만 클리어를 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아군과 적군의 숫자가 동시에 줄어간다.
이쯤 되자 흙벽을 세우고 농성에 들어가 약간은 여유롭게 전투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나 역시도 뒤로 빠진다.
그 이후에는 화살을 날리며 지원했다.
쿠아아앙!
쩌저정!
화염과 얼음의 대결.
흙벽을 세우자 바로 단단해졌는데, 불에 바로 구워졌기 때문이다.
하급 스킬들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고급 스킬이 되기도 한다.
-산 자들은 돌아가라!
-끼에에엑!
비명소리와 폭음이 어우러진다.
흙벽이 있기는 했지만 망자들은 단숨에 뛰어 넘었다.
물론 우리들은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었으므로 조금씩 유리해졌으며 내게도 그만큼 여유가 생겼다.
이따금씩 고대 신의 분신이 신성탄을 사용하여 사방을 휩쓸어버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유리해진다.
전투를 시작한 지 한 시간이 흘렀을 때에는 주변에 그 어떤 몬스터도 남아 있지 않았다.
“자, 수거하자!”
여유가 생기자 칼츠와 아이템, 마석 등을 수거한다.
칼츠는 수억씩 쌓이기 시작했다.
레어 이상의 아이템도 수십 점은 나왔고 별의별 스킬들이 다 떨어지기도 하였다.
나는 스킬들을 선별하여 배우지 않은 것들을 배웠다.
어떤 스킬이라고 해도 쓸모없는 건 없다.
어차피 나는 모든 직업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하급 마법이나 하급 궁술도 두루 익혔다.
[아이스 스피어를 익혔습니다.] [백 크리티컬 히트를 익혔습니다.] [날카로운 화살을 익혔습니다.]……
스킬들을 익힌 후에는 바로 스킬 포인트를 구매하여 사용한다.
내가 그토록 금과 보석에 목을 매는 이유도 이런 잡 스킬들을 익히기 위해서다.
쓸모없어 보이는 스킬도 만렙을 찍으면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클레이 월.
단순한 흙벽이었지만, 이로 인하여 나는 유리한 싸움을 이어갈 수 있었다.
스카이 프롭도 마찬가지다.
공기를 밟아 날아다니는 효과를 내기도 했다.
“그래도 좀 좋은 스킬이 있었으면 하는데.”
“계약자시여.”
군단병 하나가 달려와 스킬 북을 내밀었다.
“오호.”
“마음에 드십니까?”
“지금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스킬이다. 고생했다.”
“감사합니다.”
소환수들은 내게 매우 깍듯했다.
소환수들의 말에 의한다면 이미 천계에 나에 대한 소문이 자자하다고 한다.
곧 데미갓에 이를 것이며, 게임에서 우승을 할 것이라고.
우승자는 자연적으로 신위를 받게 될 것이었으므로 바로 나는 천계로 올라가게 될 것이다.
그리 되는 순간, 내가 그들의 상관이 되는 것이었으니 깍듯할 수밖에.
나는 소환수가 가져온 스킬을 살폈다.
블랭크
1m 거리를 단숨에 도약한다.
MP 소모: 10
“드디어 나왔나.”
레어 스킬의 일종인 블랭크다.
전 세계에는 수많은 마법사들이 있었지만, 블랭크를 익힌 마법사는 별로 없었다.
레어 스킬이기는 하지만 사용을 하기에 따라서는 유물 급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동거리는 1m로 짧은 편이었으나 이걸 검술에 섞어서 사용하면 가성비가 어마어마했다.
블랭크의 레벨을 올리는 것은?
오히려 가성비를 깎아 먹는 행위다.
만렙을 찍으면 무려 50미터 이상을 도약하였는데, 검술과 섞어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위급 상황이 왔을 때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레벨 1의 스킬로 두는 것이 좋아 보인다.
그밖에 아이템은 썩 좋은 것들이 나오지는 않았다.
물론 레어나 유니크 중에서는 좋은 아이템도 있었지만, 내가 사용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들.
이런 아이템들은 모아서 길드 창고에 가져다 줄 것이다.
얼추 정리가 끝나간다.
모든 수거가 끝나자 우리는 안전구역에 도착했다.
소환수의 유지 시간도 거의 끝나간다.
“그럼 다음에 또 봅시다.”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또 불러주시기를.”
모든 소환수들이 역소환 되었다.
안전구역에 도착하여 벌러덩 누워 체력을 회복한다.
동료들은 어차피 불러봐야 곧 기절을 할 것이 뻔하였으므로 이곳에는 나와 해츨링, 천사 펫, 그리고 엘라임만 있었다.
“좀 쉬었다가 가자.”
***
1차 안전구역을 벗어나 전투를 시작했다.
소환수의 구성은 아까와 같았고 그럭저럭 지금까지는 할 만하다고 생각이 될 만큼이나 원활한 전투가 이어졌다.
이 가운데에서 나는 새로운 스킬을 시험했다.
아까 획득한 스킬들은 대부분 보조 스킬이라 할 수 있었으나 단 하나, 블랭크만큼은 달랐다.
자연의 법칙을 무시하고 순간이동을 하는 것이었으며 적 주변의 공간을 뛰어 넘으며 공격을 가했다.
쿨렁!
퍼어억!
-꾸에에엑!
허공에서 나타나 방패로 내려찍자 망자의 머리통이 터져 나간다.
동시에 블랭크로 공간을 도약하여 다음 적에게 다가갔는데, 가끔은 블랭크가 시전 되는 자리에 적들이 존재하기도 하였다.
그때에는 강렬한 충격과 함께 나와 적이 한꺼번에 튕겨져 나간다.
퍼어억!
촤르륵!
바닥에 방패를 찍어 자세를 잡는다.
그리고는 다시 도약.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위급한 상황에서는 바로 블랭크를 사용하였으며 조금씩 새로운 스킬에 적응을 해가고 있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자.
번쩍!
퍼어억!
“꾸엑!”
번쩍!
서걱!
이동을 하며 공격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이거 완전히 노다지 스킬인데.”
적들의 공격을 피해내며 이동하였고, 필요에 따라서는 이걸 공격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정확하게 1m를 이동하며 적들의 시선을 교란시키는데 매우 유용했다.
이것만으로도 내 전투 능력이 30%는 향상된 것 같이 느껴진다.
탱커의 역할을 하면서 공격을 먹일 수 있었다.
조금씩 익숙해지자 다른 방법으로 치고 빠지기 전술을 구사해 보았다.
검으로 찔러 넣고 뒤로 빠진 후에 신검 이디스의 변환기술을 이용하여 활로 전환하였고, 화살을 먹인 후에 다시 블랭크, 검이나 망치로 전환하여 머리를 찍는다.
그 이후에는 다시 후방으로 빠져 화살을 쏘고 전진하여 근거리 무기로 전환한다.
이렇게 하자 정신없는 전투가 이어졌으며 손쉽게 적들을 교란할 수 있었다.
메인 탱커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조금씩 밀리고 있는 아군의 영역에 끼어들어 전황을 뒤집을 수도 있었다.
MP라고는 고작 10밖에 소모가 되지 않았기에 거의 무한에 가깝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렇게 사용하는 MP보다 마나의 회복속도가 더 빨랐기에 가능한 일이다.
나는 MP를 50% 정도로 유지하며 싸웠고 마나를 거의 다 소모했다 싶으면 후방으로 물러나 마나포션을 마셨다.
그리고는 다시 돌진.
이 던전은 지금껏 단 한 명도 클리어를 한 적이 없다고 하였는데 소환수들과 함께하니 그리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퍼억!
푸하학!
놈들을 죽이면서 사방으로 화염을 뿌렸다.
이 화염에는 어마어마한 속성 대미지가 들어 있어 아군이 죽어 나가기도 하였는데, 내게는 무용지물이다.
속성저항이 100%라는 것은 그만큼이나 위대한 것이었다.
만약 저항력이 99%로 맞춰져 있었다면 나 역시 막대한 화기에 화상을 입었을 수밖에 없었다.
소환된 소환수들이 지속적으로 화상 대미지를 입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최소한 화 속성 던전에서라면 최강으로 군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곳이 다른 속성이었다면 애초에 도전을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나는 여기서 강함이 무엇인지를 체감하게 되었다.
마침내 도착한 2차 안전구역.
여기까지는 오는 동안 적들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오히려 점점 적들의 기가 꺾여 힘을 쓰지 못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소환은 해제된다.
정신없이 전투를 하다 보니 레벨도 꽤 올랐다.
어느덧 110.
레벨이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현실이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레벨이 올라가면 얻는 혜택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120을 달성하게 되면 보너스로 가장 높은 스탯의 10%가 가산된다.
내게 스탯 10%의 보너스는 무시를 하지 못한다.
지혜 스탯의 숫자만큼 소환수의 숫자가 조정되었기에 레벨 120을 찍는 순간 소환수는 3천 명이 아닌 3300명이 되는 것이다.
만약 이 던전에서 스탯이 올라가는 아이템을 줍기라도 한다면.
“최후의 순간에는 5천 명 정도의 군단을 이끌었으면 좋겠는데.”
그런 행복한 상상에 잠겨본다.
식사를 마치고 마지막 전투를 이어갔다.
지금까지 했던 대로 전투를 해 나갔으며 보스의 방까지 거침없이 진격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 오자 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약화된 마왕의 방에 입장합니다.] [추천 레벨: 150] [공략 실패 시 사망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입장하시겠습니까?] [경고!] [캐릭터의 레벨이 낮습니다!] [경고!] [다시 한 번 고려를 권장합니다.] [경고!]……
“마……왕?”
약화가 되어 있다지만 마왕이란다.
게다가 추천 레벨이 150이다.
지금껏 추천 레벨이 뜨지 않았던 것은 전부 내 레벨이 낮았기 때문이다.
거대한 화염의 포탈에서는 강렬한 마기가 일렁거리고 있었다.
푸른 불꽃은 보기에도 살벌하였으며 들어가면 나오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한 번 들어오면 나갈 수가 없다는 문구가 떠올랐다.
“죽이 되던 밥이 되던 공략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