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249
제249화. 멸망의 눈(1)
내가 개인 공간에서 시간을 보낸 것은 반나절이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그리 오랜 시간이 흐르지 않았고 나름대로 힐링을 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도 세웠고 모든 것이 끝나고 난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그동안에 천사 몇 명이 태어났고 현실로 함께 나왔다.
내 곁에 천사들이 다니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이미 천사 펫이 존재하였고 수도 없이 천사들을 소환하여 싸우고는 하였으니까.
이렇게 함께 다닌다고 해도 또 어디서 소환을 했거니 할 것이다. 설마 창조를 했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데미갓에 올랐고 예전에 비하여 상당히 강해진 것이 느껴진다.
단순히 스탯이나 스킬이 강화되었다는 것보다는 영격이 상승하여 다방면에서 더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수치를 뛰어 넘는 힘이었으며 직접 사용을 해봐야 체감할 수 있을 것 같다.
데미갓이 되면서 생긴 능력 중 하나인 순간이동을 사용하여 서울에 도착하였을 때, 심상치 않은 일이 발생했음을 보았다.
모를 수가 없었다.
하늘에 거대한 눈이 떠 있었는데 그 지름만 해도 1km는 되어 보였다.
그런 거대한 눈이 핏발이 선 채로 서울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다.
내가 길드본부에 도착하자 이하나를 비롯한 헌터들이 달려왔다.
“지존!”
“형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낭패한 기색의 사람들.
나조차 놀랄 지경이었는데 헌터들이라고 해도 다르지 않았다.
과연 헌터들만 놀랐을까?
서울 시민들은 불안감에 잠도 이루지 못할 것이다.
다른 국가들의 반응은 굳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지경.
이하나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었고 떨리는 손으로 눈동자를 가리켰다.
“도, 도대체 저게 뭘까요?”
“저건.”
먼저 정보가 뜨는지 확인을 해보기로 했다.
멸망의 눈 LV. 160
‘미쳤군.’
레벨이 160대라니?
도대체 뭘 어떻게 싸우는지 알 수 없을 정도의 괴물이었고 괜히 건드리기가 겁날 지경이었다.
그만큼이나 멸망의 눈이 가져다주는 위압감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다.
지름이 1km라면 서울 어디에서도 그 모습이 보인다는 뜻이었다.
멸망의 눈은 강남 한복판에 고정되어 있었는데, 막대한 마기를 뿌리며 움직이지 않았다.
길드 본부에서 보면 매우 잘 보이기까지 하였다.
“정확하게는 멸망의 눈 같군요.”
“멸망의 눈!?”
“도대체 그게 뭔가요!?”
“3차 징조죠.”
아무래도 정보가 필요해 보인다.
주구장창 멸망의 눈만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다른 나라들은 도대체 어디에 나타났는지 알아야 했다.
“수철아. TV.”
“네!”
바로 로비에 있는 TV를 틀었다.
TV에서는 계속해서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세계 각국의 뉴스에서도 이 멸망의 눈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다만 뉴스에서는 저 눈을 데몬 아이라고 불렀다.
악마의 눈동자라는 뜻이었으며 저것이 3차 징조라는 것에는 누구도 이견을 달지 않았다.
[데몬 아이가 세계 각국의 도시에 생겨났습니다. 주로 수도권에 나타난 이유가 있을까요?] [아마도 데몬 아이는 인구가 가장 밀집된 도시에 생겨난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인구가 이동한다면.] [데몬 아이도 이동을 하겠지요.] [때가 되면 저곳에서 몬스터가 쏟아져 나온다는 뜻일까요?] [그건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만, 전문가들은 그렇게 예견을 하고 있습니다.]언론에서는 최대한 침착하게 보도를 하려 노력하고 있었지만 한계가 있었다.
저런 괴물이 나타났는데 침착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아마 지금 당장 도망을 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그렇다고 대도시를 빠져 나갈 수 있느냐?
한국의 경우에는 내부가 어느 정도 청소되었기에 서울을 나가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겠지만 타국은 아니었다.
국토 전역에 몬스터들이 깔린 타국에서는 대도시를 나가는 순간 죽음이었다.
TV 어디를 틀어도 데몬 아이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
게다가 데몬 아이는 점점 마기를 불려나가고 있기도 했다.
어느 국가에서는 데몬 아이를 헌터들이 공격하기도 하였는데, 붉은 실드가 모든 공격을 튕겨냈다.
아리안이 그 광경을 보며 말했다.
“무적상태에요.”
“무적!?”
“시스템의 영향으로 무적에 들어갔고 어떤 힘으로도 파괴를 하지 못해요. 그렇게 설계가 되어 있는 시련이니까요.”
웅성웅성.
순식간에 장내가 소란스러워진다.
천사의 모습을 하고 있는 아리안이 그렇게 말을 하니 더욱 신뢰감이 있었다.
내 소환수들은 고대의 계약에 따라 소환이 된다고 알려져 있었고, 아리안도 그런 소환수가 아닌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 신빙성이 더해진다.
나 역시 그녀의 말을 신뢰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시련이 시작도 되지 전에 멸망의 눈에 타격을 입히는 건 불가능하지.’
앞으로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을 하던 중에 강소라가 헬기를 타고 도착했다.
“지존! 저 왔어요!”
“강 부장님. 어서 오세요.”
“지금……. 난리가 났어요!”
“그렇겠죠.”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서울은 지금 폭동이 일어나기 직전이었다.
한국 전역이 불안에 잠겨 있었다.
저런 괴물이 하늘에 떠 있으니 당장 무슨 일이라도 벌일 것 같아서다.
아리안은 다시 정보를 풀어낸다.
“아마 3~4일은 걸릴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에 사람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을 시켜야 합니다.”
“3~4일이라.”
“지존. 방송을 해야 합니다. 지금 서울은 대혼란이고 세계 각국이 마찬가지에요. 이대로라면 많은 사람들이 죽을 거예요.”
사람들은 걱정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대로 세상이 끝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이 게임이 끝나고 나면 과거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안타깝지만 모든 사람을 구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물론.
사람들을 피신시켜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
“방송 준비하세요.”
***
대한민국 청와대.
최근 들어 한국 정부는 군권을 완전히 강한성에게 예속시켰다.
이제 군인은 치안유지를 위해 활동할 뿐이었고 북한을 경계할 필요가 없어져 징집제도 폐지되었다.
각종 매체를 통하여 북한의 수도가 무너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현재도 남쪽에서 올라오는 몬스터들을 막지 못하여 패주하고 있었으며 어마어마한 숫자의 인민들이 더욱 북쪽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이에 중국 정부에서는 북한 주민들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국경을 막았으니 북쪽 국경은 생지옥이나 다름없다고.
이러한 상황이었기에 한국에 적은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한국을 위협할 수 있는 국가는 사라졌으나 몬스터들이 문제였다.
특히나 이번에 생긴 거대한 눈 때문에 시민들은 우왕좌왕했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태연함을 가장하고 있었지만, 그건 이한진 대통령도 마찬가지.
그 역시도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대통령님.”
“후우.”
비서실장이 불렀으나 이한진은 상념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웠다.
국가 행정부를 이끌어야 했으므로 술은 마실 수가 없었지만, 긴장감 때문에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대통령님?”
“아, 비서실장. 무슨 일입니까.”
“지존께서 담화문을 발표하신다고 합니다.”
“그래요? 당장 트세요!”
가뜩이나 심란하던 차였다.
특히나 서울에 떠 있는 거대한 눈을 보고 있다면 당장이라도 서울 전체가 그 눈에 휩쓸릴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세계 각국도 마찬가지.
공통적으로 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눈이 생겨났으며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경우에는 국토가 넓기 때문인지 몇 개의 눈이 생겨났다.
사람들은 이번에야말로 멸망의 때가 도래했다고 여겼다.
도저히 막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쿠르르릉!
점점 마기는 심해지고 있었고 사방으로 검은 빛을 뿌려대고 있었다.
이러니 멸망의 때가 왔다고 여길 수밖에.
TV에서는 긴급방송을 편성하였다.
요즘에는 드라마나 예능 같은 프로그램은 방송하지 않았다.
연기를 할 만큼 여유로운 연기자도 없었고, 기쁘게 예능을 할 사람이 존재하지 않았다.
방송국에서는 그저 뉴스만 편성하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국영 방송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문을 닫고 있는 상태.
라디오에서도 그렇고 인터넷도 온통 멸망에 대한 기사뿐이었다.
무정부 상태가 된 국가들은 폭동과 약탈, 각종 범죄가 끊이지를 않았으니 세기말의 풍경이 이러할 것이다.
그나마 한국이나 몇몇 국가들이 제대로 된 국가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도 언제 그런 절차를 밟을지 알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치안을 경찰과 군인이 함께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력만으로는 예전처럼 안전한 한국을 만들 수가 없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강한성입니다.]“…….”
청와대 모든 사람들이 TV에 집중하고 있었다.
강한성의 방송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로 방송될 것이다.
한국이 전 세계를 지킬 의무는 없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강한성을 따르고 있었다.
한국이 무너지면 세계가 무너진다.
그 중심에는 강한성이 있었고.
[다들 이제는 각국 수도나 인구가 많이 거주하는 도시에 악마의 눈이라고 불리는 괴물이 나타났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이 때문에 걱정도 많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이번에 나타난 괴물은 ‘멸망의 눈’이라고 불리며 다들 짐작을 하시는 대로 멸망 3차 징조입니다. 지금은 무적상태이며 어떤 공격도 먹혀 들어가지 않습니다. 앞으로 3~4일 안에 공격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며, 많은 인구가 다른 지방으로 이동을 한다면 그 지방으로 눈이 옮겨갑니다. 서울은 방어가 잘되어 있는 도시이니 서울 시민들께서는 이틀 후, 지정된 구역으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으음.”
절로 침음이 흘렀다.
강한성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다른 나라의 눈을 치워준다는 말은 없었다.
그건 이번 사태가 강한성이 해결하기에도 굉장히 벅차다는 뜻이었다.
지금은 각자도생의 시대.
한국부터 살고 보아야 타국을 도울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는 이에 대해서도 잠깐 언급했다.
[……저는 이번에 최선을 다하여 멸망의 눈을 막아 낼 생각입니다. 그러나 얼마나 완벽하게 막아낼지는 장담할 수 없으며 가능한 대피소에서 버티라고 권고를 드립니다. 한국의 상황이 정리되는 대로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바랍니다.]이것으로 방송은 종료되었다.
누구도 함부로 입을 열 수 없었다.
이번에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들이 멸망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건 확신이었다.
“대통령님 이건.”
“확실한 멸망의 징조입니다. 지존조차 장담을 할 수가 없는.”
꿀꺽.
긴장이 흐른다.
그래도 한국은 무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한성은 한국인이었으니까.
지이잉!
방송이 끝나는 순간.
각국 수장들로부터 전화가 쇄도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