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260
제260화. 레드 드래곤의 레어(2)
지금까지 많은 화 속성 던전을 돌아다녔다.
특히나 최근에는 화 속성 던전만 도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는 역시 높은 화 속성 저항 때문.
애초에 이곳도 화 속성 던전이 아니었다면 아예 도전을 할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내가 비명횡사하면 세상이 함께 망한다.
그때에는 지구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사라진다.
그러나 이런 화 속성 던전이라면 도전을 해볼 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붉은 용암이 깔려 있는 곳.
아예 땅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니 모든 소환수들이 비행을 해야 한다.
저 안에 끌려 들어가면 어떤 소환수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또한 이놈들의 레벨을 살펴보면.
강화된 화염 골렘 LV. 160
160이다.
단일개체였으나 그 숫자가 수도 없이 많았고, 또 빠르게 움직인다.
거대한 덩치를 가지고 있는 것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민첩하였기에 클리어도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됐다.
그래도 우리는 날아다니고 놈들은 걸어 다니니 좀 수월하지 않을까?
“아니야.”
고개를 흔들어 상념을 털어냈다.
이런 상황에서 희망적인 관측은 오히려 클리어만 어렵게 만들 뿐이었다.
하루에 클리어 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였고, 어쩌면 일주일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봤다.
가능하면 시간을 줄여야 하지만.
지금 세상이 망하더라도 던전을 클리어 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바로 소환부터 실행하였다.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짓습니다.] [얼음여신의 특급천사 x3,000이 소환됐습니다.] [얼음여신의 치유천사 x900이 소환됐습니다.]매우 심플한 구성.
다른 던전 같았으면 군단병이나 마법사 등을 소환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여기서는 안 된다.
무조건 천사 계열들이어야 한다.
천사들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마법이면 마법, 돌격이면 돌격, 치유면 치유, 모든 기능을 수행한다.
스스로 자가 수복 기능을 가지고 있기도 하였기에 강렬한 열기를 어느 정도 견디게 해줄 것이다.
밖으로 나가자마자 화염이 일렁거리며 덮쳤다.
천장은 개방형이 아니다.
마치 화산 아래라도 되는 것처럼 높이는 20미터 정도에 불과하였는데, 어디로 몸을 비틀어도 용암을 얻어맞게 되어 있었다.
그래도 내게 직접 디버프는 크지 않았다.
소환수들이 문제였는데.
[용암의 영향으로 모든 소환수들의 HP가 초당 1%씩 감소합니다.] [용암의 영향으로 모든 소환수들의 움직임이 30% 감소합니다.] [용암의 영향으로…….]기본 능력치가 30% 감소에 가만히 있어도 1초에 HP가 1%씩 감소한다니.
자가 수복과 힐링이 없다면 2분도 채 되지 않아 죄다 사망한다는 뜻이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디버프.
그래도 이들이 얼음여신의 천사들이었기에 이 정도였지, 다른 시리즈 소환수들이었다면 벌써 타죽었을 것이다.
땅이 없었기에 허공에 검을 꽂는다.
사방 5km 범위에 신성한 권역을 설치합니다.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의 몬스터 약화 20%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의 언데드 약화 100%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에서 시전자의 신성력 60%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에서 시전자의 신성 공격력 60%
언데드 속성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신성력과 신성 공격력이 늘어나니 천사들과는 상생이 좋았다.
좀 더 빠르게 천사들의 HP가 회복된다.
그리고 무형의 파동과 버프도 터뜨렸다.
[최상급 버프 코인을 사용합니다.] [모든 스탯 +100%] [HP/MP 회복력 +100%] [방어력 +100] [모든 대미지 +100] [스펠파워 +30] [지속시간: 60분]“이만하면 됐다.”
쿠구구구!
바로 강렬한 화마와 함께 거대한 주먹이 날아왔다.
지금 보니 화염 골렘들은 몸체를 불릴 수 있었다.
그 크기가 15미터까지 커졌고, 거기서 주먹을 휘두르면 어디라도 사정거리에 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콰앙!
막기는 막았지만, 땅을 딛지 못하니 벽에 날아가 처박혔다.
“컥!”
몸이 부서지는 것 같다.
물론 방패로 막았기에 나를 친 화염 골렘도 무사하지는 못했다.
바로 주먹이 박살났으며 무너지기 시작한다.
“크으. 도대체 얼마나 강하게 후려친 거야?”
데미갓에 올랐음에도 이만한 충격이라니.
이 전에 찾아왔으면 죽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것을 시작으로 전투가 벌어졌다.
사방으로 일렁거리는 화마, 그리고 빠르게 움직이는 화염 골렘들.
이들의 주먹에 맞은 천사들이 나가 떨어진다.
아예 손을 뻗어 천사들을 잡고 용암 속으로 잠수하기도 하였다.
그 이후에는 소환수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저 아래 끓고 있는 용암 속으로 들어가면 어떤 소환수도 무사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클레이 월!”
콰과과!
용암 속에서 거대한 흙벽이 솟아난다.
혹시라도 흙벽이 버틸 수 있을지 실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가능하지 않은 일이었다.
바로 흙벽이 녹아서 사라졌다.
콰광!
다시 들어오는 충격.
나는 방패를 들고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정확하게는 스카이 프롭을 이용하여 공기를 밟는 것이었지만, 이건 땅을 딛는 것보다 훨씬 지지력이 약했다.
고작해야 내 체중을 버틸 수 있게 하는 것일 뿐.
퍼억!
HP가 뭉텅이로 빠져 나간다.
천사들은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신성력과 빙결을 섞어 공격하였다.
그러나 일반적인 수단이 먹히지 않는다.
결국 천사들을 희생시켜 뼈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나 역시 물약과 성수를 입에 달고 정면으로 놈들과 맞서야 했다.
화염 골렘들은 천사들을 붙잡아 집어 던지거나 용암 속으로 가라앉기도 하였지만 그대로 찢어버리기도 하였다.
그 때마다 천사들은 비명을 지르며 역소환되었다.
광휘와 화염, 얼음이 날아다니는 공간.
빠르게 천사들의 숫자가 줄어간다.
천사들이 천 명 정도 희생이 되었을 때 놈들은 고작 백 마리도 죽지 않았으니 교환비가 상당히 좋지 않았다.
‘어떻게 안 되나?’
쾅! 쾅!
방패로 막으며 검을 휘두른다.
뒤로 물러났다가 화살로 공격을 했다가 다시 앞으로 나가기를 수차례.
소환수는 천 명 이상으로 줄어들었을 때, 천사 펫이 스킬 북 하나를 집어 들고 왔다.
“이, 이건!?”
분홍색으로 빛나는 스킬 북이었다.
잡템이 떨어지기도 하였지만 대부분은 쓸모가 없는 것이었기에 수거를 담당하는 펫에게는 레어 이상만 들고 오라고 했다.
정확하게는 유니크 스킬.
정령수 진화
정령수를 다음 단계로 진화시킨다.
MP 소모 불필요.
“진짜로 나온 건가.”
콰과광!
소환수들이 죽어 나가는 가운데에서도 나는 놀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정령수 진화?
정확하게는 엘라임을 말하는 것이었다.
워낙에 피해가 극심하였고 뭔가 생각을 할 시간도 없이 전투가 흘러가고 있었는데 진화 관련 스킬 북이 떨어진 것이다.
엘라임은 최상급 정령이다.
여기서 한 단계 진화를 하면 정령왕이 되는 것이었는데.
정령으로는 최종 테크트리가 되는 것이었다.
운디네 시절부터 진화를 거듭하여 정령왕이라니.
감회가 새롭다.
게다가 지금 상황에서는 돌파구가 되어 줄 수 있었다.
땅을 딛을 수가 없는 용암지형이라 고생을 하고 있었는데, 엘라임이 정령왕으로 진화를 한다면 충분히 얼음으로 이루어진 땅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바로 스킬 북을 태운다.
콰과과과!
파아앙!
바로 엄청난 양의 물이 형성되며 엘라임으로 몰려들었다.
순식간에 용암지형이 잠시 땅으로 변할 정도.
기온도 떨어졌고 엘라임의 몸에서 찬연한 빛이 터지며 광휘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쩌저적!
땅이 형성되자 바로 천사들에게 창을 들게 하였다.
하늘을 날아다니며 공격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을 했으나 그리 되니 힘이 모자라서 속절없이 무너졌었다.
“어떻게든 안전구역까지 길을 뚫는다!”
“예!”
재정비가 시급한 상황.
더욱이 지금은 엘라임까지 승급을 앞두고 있었다.
엘라임은 그대로 두고 달렸다.
변신 중에는 어떤 특별한 힘이 적용되는 것인지 화염 골렘들도 감히 접근을 하지 못했다.
순식간에 식은 대지를 달린다.
콰앙!
확실히 대지가 있으니 힘이 실린다.
클리어는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로 괴팍한 난이도가 어느 정도는 낮아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출렁!
다시 뒤에서부터 대지가 녹기 시작한다.
강렬한 화염으로 인하여 용암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팟!
콰과광!
안전구역으로 세이프.
달려오던 화염 골렘들은 안전구역의 막에 부딪쳐 튕겨져 나간다.
바닥에는 당연히 대지가 있었고 기온도 확 떨어졌다.
마치 용암에 떠 있는 섬처럼 안전구역만 멀쩡했다.
여기까지 살아남은 소환수는 불과 수백.
모두 화염 골렘의 공격을 막기 위하여 희생이 되었기에 이 숫자만 살아남은 것이다.
대지가 형성되었다고 해도 단순히 피하기에 급급했다.
털썩.
나는 그대로 뻗어버렸다.
숨이 거칠게 쉬어진다.
지금의 상태라면 도저히 클리어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건 확실한 일.
그러나 엘라임이 정령왕이 되면 돌파구가 생길지도 모른다.
엘라임의 머리 위에 떠 있는 숫자가 보인다.
[엘라임 진화 중…….] [남은 시간: 3시간 15분]다행스러운 일이다.
정령왕으로 진화를 하는 것이었기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여겼는데 3시간 15분이라니.
안전구역은 한 번 들어올 때마다 10시간 정도를 이용할 수 있었으니 충분한 시간이었다.
엘라임이 정령왕이 되어 돌아오기 전에 다시 밖으로 나가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고작 한 시간을 움직였을 뿐이지만 벌써부터 배가 고픈 것 같다.
모든 소환수를 돌려보내고 아공간을 열었다.
“배부터 채우자.”
푹 쉬면서 MP와 HP를 채웠다.
이 던전은 총 3단계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중간에 안전구역이 2개 배치되어 있다.
각 단계마다 몬스터들이 강해질 것이라고 예상이 되었는데,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그렇다면 최대한 1단계에서 사냥을 하며 스킬과 아이템을 수급해야 한다.
벌써 여기서 정령수 진화 스킬을 얻었으니 1단계 몬스터에서 드래곤 진화 스킬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즉, 보상에서 진화 스킬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냥을 하다가 얻을 수도 있다는 뜻.
내 예상이 맞는다면 몬스터를 모조리 죽이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다.
이는 중요한 문제였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어쩔 수가 없군.”
한 단계에 하루를 잡고 사냥한다.
그리 되면 3일 반나절 정도면 던전을 완료할 수 있지 않을까.
확실한 것은 시간에 쫓기며 사냥을 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3시간이 흘러간다.
“드디어!”
엘라임 시절보다 한층 성숙해진 분위기.
이전에는 완전한 인간의 형상이라고 보기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이목구비가 매우 뚜렷해졌다.
다리 부분이 물로 휘감아져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완전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안녕하세요, 주인님?”
정령왕 엘퀴네스.
거의 본능적으로 그녀의 상태 창을 확인하였는데, 역시 놀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