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263
제263화. 레드 드래곤 카이너스(1)
드래곤 레어 보스의 방 안전구역.
안전구역에 들어오자마자 느껴지는 열기는 지금까지 느껴왔던 그 어떤 기온보다 높았다.
그러나 저 안은 이보다 기온이 높다.
일반인이 이곳에 들어왔다면 그냥 서 있는 것만으로도 견딜 수가 없었을 것이다.
붉은 기운이 넘실거리고 있는 가운데, 에이션츠 드래곤이 웅크리고 있었다.
유년기에 들어간 드래곤의 머리에서 꼬리까지 길이가 15미터라면 저 녀석은 150미터가 넘어간다.
게다가 덩치도 커서 웬만한 아파트가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악마 속성이 아니었기에 많은 부분에 제약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내게는 정령왕이 있다.
유년기에 접어든 드래곤과 수천에 달하는 군단도 함께한다.
벌써 오늘만 해도 많이 발전을 하였기에 패할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놈은 지상에서도, 공중에서도 공격을 했고, 마법이 주력이었기에 전천후 소환수인 천사들을 대거 뽑아냈다.
각종 버프를 뿌린 후에 한 발 나아간다.
[화염의 저주가 깃듭니다.] [공격속도가 30% 감소합니다.] [이동속도가 30% 감소합니다.] [모든 스탯이 30% 감소합니다.]……
[카이너스가 당신에게 낙인을 찍었습니다.] [1초당 HP가 1% 감소합니다.] [카이너스의 공격력이 30% 상승합니다.]……
지금까지의 보스들이 다 그러하듯 내게 디버프를 걸었으며 자신에게는 버프를 걸었다.
물론 이 정도는 늘 있던 일이다.
게다가 데미갓의 축복으로 디버프를 어느 정도 상쇄하기까지 하였다.
이만하면 싸우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았다.
바로 신성한 권역을 선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데 위엄 있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살아 있는 인간인가. 흥미롭군.
웅크리고 있던 카이너스가 몸을 일으켰다.
실로 어마어마한 덩치다.
신룡의 대지를 격파하였을 때가 기억난다.
펄럭!
날개를 펴자 더 위협적이다.
예상대로 놈은 공중으로 움직였다.
신룡의 대지를 클리어 할 때에 이미 드래곤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는 파악을 해두었다.
그때에도 스카이 프롭 마법이 있었기에 당당하게 싸울 수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바로 마법을 시전한다.
스카이 프롭 LV. 80
일정 시간 하늘을 걸을 수 있다.
지속 시간: 60분
MP 소모: 1,000
비록 허공에서 충격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는 지지를 해주지 않았지만,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곧바로 레이드가 시작된다.
사방에서 신성 마법이 쏟아진다.
유년기 드래곤과 정령왕도 거리를 벌리고 마법을 쏟아 부었다.
메인 탱커는 나다.
온갖 아이템으로 무장하고 있지 않는 이상 저 무식한 드래곤의 일격을 받아낼 수는 없었다.
콰아앙!
우선 한 번 방패로 공격을 받아낸다.
꼬리로 한 번 후려쳤을 뿐임에도 불구하고 아쿠아 실드가 일부 깨져 나간다.
쩌저정!
그리고 대미지가 들어온다.
뼈가 부서질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대미지의 300%를 반사했다.
카이너스는 튕겨져 나가며 포효했다.
-재미있는 물건을 가지고 있구나! 내 수집품이 되리라!
쿠아아앙!
수없이 많은 마법이 쏟아졌다.
과연 드래곤.
예전부터 느끼는 것이었지만 드래곤이란 종족 자체가 사기였다.
육탄돌격만 해도 그 레벨에 맞는 보스다웠고 마법에 브레스까지 쓴다.
무지막지한 충격이 들어오기는 했지만.
스아아!
사방에서 힐링이 쏟아진다.
광역 힐은 물론이고 단일 힐도 이제는 수백, 심하면 수천 명이 집어 넣어주었다.
한 방에 즉사가 되지 않는 이상은 늘 HP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게다가 마법 대미지가 생각보다는 높지 않았다.
‘대미지 반사 때문인가.’
오히려 보스이기에 레이드가 쉬운 걸까?
보스의 방에는 다른 몬스터들이 들어올 수 없다.
지금까지 보스가 권속을 소환하는 경우는 드물었고, 대부분이 혼자서 공격을 하였는데 개체수가 없다는 것은 자신이 죽으면 던전도 클리어가 된다는 것을 뜻했다.
개체수가 많은 외부에서는 오히려 목숨을 등한시하고 공격이 들어왔기에 버티는데 힘이 들었지만, 똑똑한 드래곤은 내가 대미지를 반사시킨다는 것을 알아내고 일부러 화력을 조정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놈의 패착이다.
꽈직!
-크윽!
방패를 믿고 돌진한다.
각종 아이템의 옵션으로 떡칠이 되어 있는 신검 이디스로 놈의 비늘을 하나 찢어냈다.
-하! 내가 이까짓 인간에게?
동시에 4천 명에 달하는 천사들이 카이너스를 타격했다.
놈의 몸은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였다.
오히려 보스의 덩치가 작으면 내게는 불리했다.
덩치가 작다는 것은 표적도 작다는 뜻이었으며. 이 많은 소환수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는데 제약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였다.
잘못해서 내가 맞으면 그 대미지가 고스란히 들어온다.
하지만 지금은?
모든 공격이 제대로 먹혀 들어가고 있었다.
카이너스는 일순 불리함을 느낀 듯 했다.
-죽여주마!
콰과과과!
주변의 마나가 드래곤 하트로 빨려 들어간다.
그것은 마치 공기가 압축되어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레드 드래곤이었기에 당연히 화염 브레스를 사용할 것이다.
던전의 명칭 자체도 레드 드래곤의 레어 아니던가.
‘브레스는 속성 대미지지.’
지금 브레스를 사용하는 것은 놈의 치명적인 실수였다.
만약 내 속성 저항력이 99%였다면 반드시 피하거나 다른 수로 막았어야 한다.
속성 저항력이 100%라면?
속성 대미지 자체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그걸 카이너스는 모르는 모양이었고.
쿠아아앙!
잠시 후, 브레스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예전 같았으면 절대방어주문을 썼을 것이다.
그만큼이나 브레스는 위협적이었으니까.
모든 것을 녹여버릴 것처럼 쏟아지고 있는 브레스는 실로 무지막지한 위압감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웬만한 헌터라면 스쳐도 사망이다.
그건 소환수들도 마찬가지.
소환수들은 일제히 날아올랐고 브레스는 온전히 나 혼자 감당한다.
얼마나 무지막지한 고온인지 브레스가 백색이다.
화염 브레스라면 보통은 붉은색을 떠올리기 마련이겠지만 온도가 너무 극악하게 올라가면 백색을 보이기도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상태였다.
‘따듯한데.’
이것이 화염 저항력 100%의 위엄이다.
절대방어주문이라도 썼다면 나는 움직이지 못했을 것이지만, 지금은 아니다.
브레스를 뚫고 검을 내지른다.
카이너스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설마하니 브레스를 사용하는 도중에 내가 움직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브레스를 쓰는 도중에 멈출 수는 없었다.
바로 카이너스의 목을 뚫고 나간다.
[카이너스가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카이너스의 HP가 50% 감소합니다.]-끄아아아악!
브레스가 사방으로 뿌려진다.
안타깝게도 드래곤 하트를 직격하지는 못하였지만, 입 안을 뚫고 목 뒤까지 그대로 뚫어버렸다.
메아리치는 비명.
여기에 더하여 브레스가 쏟아지는 내내 방패로 막았기에 대미지는 반사시켰다.
그걸 카이너스도 알았겠지만 자신의 방어력을 믿었을 것이다.
대단히 착각을 한 것이었고 그 대가는 혹독했다.
-감히 인간 따위가!
모든 보스들이 하는 레퍼토리가 이제야 등장했다.
처음에는 나를 가지고 놀겠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이야기를 했었지만, 지금은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 틀림없었다.
‘보스전은 내게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 방에 내가 죽어 버리지 않는 이상은 지속적으로 힐이 들어왔고, 내게는 천사의 축복 주문이 있기도 했다.
HP를 100%로 채워주는 마법.
그러니 드래곤은 나를 죽이기 매우 까다로울 것이다.
나름 나도 데미갓이었고 드래곤에게 일방적으로 밀리지는 않았으니까.
“마룡도 그렇게 자만하다가 죽었지. 네놈도 같은 꼴일 거야.”
-말도 안 되는 소리!
카이너스의 HP는 굉장히 낮아졌다.
벌써 반 이상 깎여나갔으며 지금도 놈은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거대한 덩치가 오히려 방해가 되는 셈.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안정적인 레이드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다.
***
콰광!
-끄아아악!
비명소리가 난무한다.
카이너스는 매우 고통스럽게 전투를 이어가고 있었다.
HP가 10% 이하로 줄어들면서 비늘이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하였으며 피투성이가 되어갔다.
여유가 생긴 나는 천사 펫을 이용하여 떨어진 비늘을 쓸어 담았다.
놈이 죽어버리면 전리품을 챙길 수가 없어진다. 그 때문에 미리 비늘을 비롯한 전리품을 챙기는 것이다.
드래곤의 피는 매우 훌륭한 마법 시약이다.
피 역시 어떻게든 퍼 담아 아공간에 보관한다.
‘이번에는 뼈를 뽑아낼 수 있으려나?’
시스템과 현실을 적절하게 이용해야 한다.
마룡이 죽었을 때, 전리품이 적어 얼마나 억울했던가.
이번에도 그럴 수는 없었다.
비늘은 갑옷의 매우 훌륭한 재료였다.
상점에서 마도구 설계도를 구매하고 마석을 박아 생산을 할 수 있다면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매우 천천히, 그러나 착실하게 놈의 HP를 깎아간다.
동시에 드래곤은 헐벗고 있는 중이었다.
반쯤 비늘이 벗겨졌고 피가 줄줄 새어 나왔으니 곡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노오오옴!
흥분하는 카이너스.
곧 HP가 5%까지 떨어질 것이다.
인간에게 이렇게까지 당했다는 것에 억울하기도 할 것이고 나를 잡아 죽이고 싶은 분노도 느낄 것이다.
그 때문일까.
막대한 마나가 한곳에 모여든다.
카이너스의 드래곤 레어가 번쩍였고, 시스템은 자동적으로 내게 경고를 해왔다.
[경고!] [카이너스가 즉사 스킬을 사용합니다.] [경고!] [즉각적으로 스킬을 캔슬 시키거나 대피해야 합니다.] [경고!]……
“호오.”
하늘의 문이 열리기 시작한다.
미티어 스트라이크다.
다른 말로는 운석소환, 혹은 메테오.
메테오는 드래곤의 전유물이었나?
지금까지 아무리 상점을 뒤져 보아도 메테오 스킬은 찾을 수가 없었는데, 이놈의 드래곤들은 자연스럽게 사용한다.
어마어마한 열기와 함께 우주공간에서 운석이 떨어지고 있었다.
이것은 최후의 마법일 것이다.
내부를 완전히 박살내버릴 정도의 위력이 확실해 보인다.
나는 소환수들부터 모조리 캔슬하였다.
펫도 마찬가지.
굳이 여기 있어봤자 좋은 꼴을 보지는 못했다.
‘절대방어주문.’
이때를 위해 아끼고 있었다.
놈이 광폭화에 접어들면 나는 강림 스킬을 사용할 것이다.
그 전에 즉사스킬이 발동되면 쓰기 위해 비장의 한 수로 남겨 둔 것이다.
콰과과과!
모든 것이 타오른다.
레어 전체가 통째로 날아가는 느낌.
분명, 메테오는 화염계 마법이었지만 자체적인 충격만으로도 엄청날 것이 틀림없었다.
메테오가 사방을 태우고 난 이후.
카이너스는 숨을 몰아쉬던 중에 살아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이런 미친!
이제 드래곤은 예전만큼 신사적으로 활동하지 않았다.
죽음이 임박하였으니 당연한 일.
나는 놈을 바라보며 웃었다.
“최대한 네놈의 뼈를 뽑아내 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