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265
제265화. 휴식과 불안
연못에 드리워진 낚싯대.
이곳은 인공으로 조성된 곳이었으며, 그 안에는 귀하디귀한 신계 잉어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잉어들은 특급 천사 지위를 받은 아리아가 구해온 것으로, 특별히 나를 위해 조성되었다.
언젠가는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다.
은퇴를 하여 한가하게 농사나 지으며 낚시를 하며 사는 것이 꿈이었다.
좋은 땅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긴 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도 없어졌다. 그냥 만들어내면 되었으니까.
모든 일을 끝내고서 신위에 오르게 된다면, 적어도 100년 정도는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아가고 싶었다.
“후우.”
몸에서 힘이 쭉 빠진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수많은 일들이 있었고 온전한 휴식을 취한 적이 없었다.
아니, 휴식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여유가 없었다고 보는 게 정확했다.
전생에는 그저 살아남기에 바빴다.
과거로 돌아온 이후에는 눈앞에서 수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강함에는 끝이 없었고 결국에는 데미갓이 되었음에도 위협이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남아 있는 4차, 5차 멸망의 시련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지상계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오지만 잠시 잊기로 했다.
지금까지 이 고생을 하였는데 하루 정도는 편안하게 쉬어도 되는 것이 아닐까.
천사들이 시중을 든다.
천계에서 가져온 과일을 먹었고 생명의 샘에서 물을 떠서 마셨다. 물론 모든 행동들은 천사들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이게 상팔자인데 말이야.”
이 평화로움이 유지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루 종일 연못만 쳐다보고 있었음에도 질리지가 않는다.
그야말로 궁극의 평화로움.
천공의 섬 아래에는 잔잔한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푸른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이 맑았으며 햇볕은 뜨겁지 않았다.
오히려 포근하게 느껴졌으며, 가만히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몸이 정화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하루.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72시간이 흘렀다.
이곳에서야 3일이 지나간 것이었지만 아직 지구에서는 하루의 시간도 흐르지 않았다.
내가 이토록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이하나에게 말했던 현실의 시간 3일 중 이틀을 사용한 후에 천공의 섬에 올라왔다. 그렇게 나는 현실의 하루, 즉 천공의 섬에서는 일주일의 시간을 벌었다.
물론 그렇다고 완전히 지구를 방치한 것은 아니었다.
아리아를 보내 지구를 감시하게 하였으며, 무슨 일이 벌어지면 바로 이곳으로 올라오라고 지시하였다.
만약 4차 시련이 바로 시작될 조짐을 보이면 내려갈 것이다.
가능하면 드래곤의 진화까지는 마쳤으면 좋겠다고 여겼을 뿐이다.
그리고 오늘.
드래곤의 진화가 완료됐다.
[유년기 드래곤의 진화가 완료되었습니다.]“드디어 끝났나.”
진화를 끝낸 드래곤.
광휘에 휩싸여 있었던 드래곤은 거대한 성체로 진화가 끝나 있었는데, 그 길이가 100미터 이상이었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덩치.
붉은 비늘이 온몸을 감싸고 있었으며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닌다.
드래곤을 손에 넣었으니 도시 하나는 충분히 방어할 수 있을 것이다.
드래곤이 감당하지 못할 일이 벌어진다면 또 모르겠지만.
강력한 마력과 함께 육체의 능력도 비약적으로 발전을 하였기에 상태 창을 한 번 확인해 본다.
레드 드래곤 LV. 1
등급: 유물(SSS)
직업: 탑승(SSS) 마법(SSS) 돌격(SSS) 브레스(SSS) 화 속성(SSS) 용언(SSS)
HP 100,000/MP 50,000
[스탯: 힘 8,000, 체력 10,000, 민첩 10,000, 지혜 8,000, 정신 5,000]물리 공격력: 8,000
마법 공격력: 8,000
물리 방어력: 8,000
마법 방어력: 8,000
스킬
파이어볼 LV. 200
파이어 에로우 LV. 200
파이어 블레스터 LV. 200
……
치유 LV. 200
육탄돌격 LV. 200
……
헬 파이어 LV. 200
메테오 스트라이크 LV. 200
특수능력
캐릭터에 모든 스탯 +10,000
캐릭터에게 공격력 +5,000
설명
주인과 정신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성체로 진화하면 직접적으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레벨 10에 투구 아이템 오픈.
레벨 30에 흉갑 아이템 오픈.
……
“허.”
스아아아!
성체 드래곤으로 진화를 한 동시에 내 스탯이 1만 정도 늘어났다.
이로써 내 평균 스탯은 5만에 육박하게 되었다.
그 말은 소환수를 뽑아도 5천 마리는 뽑을 수 있다는 것이었으며, 무지막지한 스탯을 지니게 되었다는 뜻이다.
이만하면 진정한 데미갓의 힘을 낼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마법 부분도 엄청난 진화가 일어났다.
비록 화 속성 마법에 보너스가 있었지만, 다른 속성의 마법도 엄청난 수준이었다.
용언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 부분은 사냥을 하며 시험을 해보아야 할 것 같다.
현재 드래곤의 레벨이 1이었기에 여러 고급 던전들을 돌게 한다면 며칠 안에 레벨 50 정도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드래곤과 정령왕, 천사 펫 콤비라면 어떨까.
드래곤의 진화가 완성됨과 동시에 천사 펫의 진화도 끝났다.
천사 펫의 정식 명칭은 강신의 전령이었다.
생긴 것이 천사와 똑같아 애칭을 붙여 준 것이었는데, 고대 영웅을 강림하게 해준다.
지금은 고대 신까지 강림을 하게 해주었는데, 앞으로는 고대 신의 능력을 더 많이 가져올 수 있다는 뜻과도 일맥상통했다.
태초의 전령 LV. 1
직업: 탱커(SSS) 화 속성 공격(SSS) 강신(SSS) 치유(SSS)
HP 10,000/MP 5,000
[스탯: 힘 1,000, 체력 1,000, 민첩 1,000, 지혜 5,000 , 정신 500]물리 공격력: 2,000
마법 공격력: 5,000
물리 방어력: 1,000
마법 방어력: 5,000
스킬
파이어 스톰 LV. 100
파이어 실드 LV. 100
파이어 오러 LV. 100
……
광역치유 LV. 200
강신 LV. 200
특수능력
짐꾼
광역 공격
고대 영웅 강림
펫 설명
주인과 정신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명확하게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강신 사용 시, 고대 영웅 중 한 명으로 변신할 수 있으며 HP가 모두 소진되면 되돌아간다.
펫 사망 시 6시간의 쿨타임을 가진다.
“역시.”
드래곤처럼 어마어마한 효과를 가져다주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기본적인 능력이 높았고, 방어와 치유에 특화되어 있었다.
물론 기본적으로 화 속성이라는데 약간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었지만, 마지막 시련이 물 속성이라면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정령왕과 드래곤, 천사 펫 3종을 모았다.
“너희들은 지상으로 내려가 내가 불러들이기 전까지 레벨을 올려라.”
“네!”
“명령에 따릅니다.”
“걱정 마세요.”
이제 펫들은 단순한 펫이라고 부를 수 없는 수준이었다.
세상에 이만한 능력을 가진 펫이 또 어디에 있을까.
그들은 바로 지상계로 내려갔다.
나와 정신이 연결되어 있었기에 명령을 내리는 즉시 내 앞으로 소환될 것이다.
드래곤의 눈으로 세상을 관조한다.
‘불길한 징조인 것은 맞군.’
평화로워 보이는 이곳과는 심각한 괴리감이 있었다.
언제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광경.
하늘은 붉은 구름으로 덮여 있었고 지진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었다.
태양은 거의 가려져 희미한 빛만 뿜어내고 있었으며 당장 하늘에서 뭔가 쏟아질 것 같았다.
구름 속을 헤집어 보았다.
지독한 마기와 화기가 뒤섞여 있었는데, 화 속성 공격이 시작되지 않을까 싶었다.
매우 불안한 모습이었지만 아직은 괜찮았다.
좀 더 쉴 수도 있었지만, 이제 슬슬 내려가 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었다.
***
콰르르릉!
쩌저적!
하늘이 번개로 갈라진다.
우중충한 하늘에서는 연신 전류가 흘렀는데, 불길하게도 붉은 번개가 쳤다.
길드 본부 스카이라운지에 나와 있던 이하나는 그 광경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세상이 망할 징조야.”
“그런 말씀 마시죠, 누님. 말이 씨가 된다잖아요.”
“지존께서 빨리 오셔야 할 텐데.”
이하나의 불안감은 이것이었다.
만약 강한성이 없는 상태에서 뭔가 일이 터져버린다면 세상이 정말로 망해버릴 수 있었다.
연신 불안한 징조들이 이어진다.
드드드드!
이런 가운데 미약하게 지진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나름대로 내진설계가 되어 있는 건물들이었고 진도도 높지 않아 건물이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아파트 일부에는 금이 가고 여러 건축물들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기도 하였다.
이런 가운데 하늘이 저 지경이었으니 수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꾸역꾸역 성벽이 건설되거나 내부가 정비되고 있기는 했으나 그래봤자 소용이 없다는 인식이 퍼져 나가면서 인류는 패닉 상태였다.
이런 가운데 허공에 드래곤이 나타났다.
“누, 누님!”
“설마 공격이 벌써?”
“정령왕과 천사 펫도 보이는데요?”
“전부 진화했나?”
놀라운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정령왕과 천사 펫이 아니었다면 공격의 시작점으로 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곁에 강한성의 트레이드마크들이 함께하고 있었으니 공격의 시작은 아니었다.
아니나 다를까.
하늘의 문이 열리며 강한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존!”
“저 대신 수고가 많았습니다.”
“아닙니다! 오셔서 다행입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사람들.
강한성이 도착하였으니 무슨 일이 있어도 무사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
콰과과광!
번쩍!
새벽 무렵.
창밖에서는 여전히 요란한 번개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붉은 번개가 거미줄처럼 퍼져 나가는 광경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것만 보아도 4차 시련은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를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위성사진을 보면 전 세계에 걸쳐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
한국뿐만이 아니라 모든 대륙과 바다를 구름이 덮고 있었고, 지진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이 역시 초유의 사태.
모든 사람들이 불안감에 잠을 못 이루고 있었다.
천공의 섬에 올라가 있을 때만 하여도 평화롭기 짝이 없었는데 지상계에 내려오니 이런 지옥이 따로 없었다.
이 때문에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물론 데미갓에 오른 이후부터는 굳이 잠을 자지 않아도 정신을 유지할 수 있게 되긴 했다.
그저 가만히 눈을 감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생각을 할 뿐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쿠르르르릉!
엄청난 하늘의 울부짖음과 함께 구름 속에서 화마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밖으로 나가 보니 벌써 기온이 40도로 치솟았다.
화르르륵!
그리고 화염의 비가 형성되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런 미친!”
지금은 전 세계에 이런 구름이 형성되어 있었다.
촘촘하게 화염 구름이 깔려 있었는데 그곳에서 일제히 화염의 비를 쏟아낸다면.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화염의 비가 내린다는 뜻이었다.
“진정 멸망의 때가 가까워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