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266
제266화. 화염의 비(1)
곧 비가 지상으로 떨어질 것이다.
저게 서울로 떨어져 내리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그때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잿더미가 될 것이다.
바로 펫들을 호출하였다.
가능하면 며칠 정도 레벨 업을 하게 두었으면 했는데 얼마 사냥을 하지도 못하고 돌아와야만 했다.
바로 정령왕의 광역 보호막과 천사 펫의 화염 보호막, 드래곤의 마나 실드 등을 서울 전역에 뿌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권을 전부 지킬 수가 없어 소환수들을 소환하여 방어에 투입해야만 했다.
솨아아아!
화르르륵!
보호막이 하늘에 씌워진다.
다행히 화염의 비는 광역 공격이라 강력한 파괴력을 자랑하지는 않았다.
“후우. 망할.”
그렇다고는 해도.
전 세계에 이런 광역 공격이 들어온다면 막을 수 있는 범위에는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한강이남 지역이었지만 서울권 전체를 막아낸다는 것 자체가 실로 기적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서울마저 이 지경이었는데 다른 지역은 어떨까.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
기껏해야 몬스터들이 공격할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지진이 일어나고 하늘이 붉게 물든 것에 불안감을 느끼기는 하였지만 전 세계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
“지존!”
나는 지금 스카이라운지로 나와 있었고, 길드 간부들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표정은 사색이다.
그들 역시도 서울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다들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어 하는 표정들.
이는 당연한 일이었다.
나조차도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으니까.
서울에 생긴 투명한 막.
그 위로 화염이 튕겨져 나가면서 서울 시내는 대낮처럼 환해졌다.
사람들은 옥상으로 올라와 불 쇼를 감상했다.
“지존. 이렇게 된다면 다른 지역들은.”
“구조요청이 들어오고 있어요!”
뒤늦게 길드 정보부에서 사람들이 올라왔다.
아니나 다를까, 다른 도시들에도 이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면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버티는 것은 헌터 한정이었고 일반인들은 지옥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할까요?”
“각 광역시에서 수송선을 이용해 최대한 탈출하라고 지시하십시오.”
“여기까지 오는 건 불가능할 겁니다.”
“천사들을 이용해 호송할 것이라고 이야기하세요.”
“바로 이행하겠습니다.”
***
프랑스-독일인 거주 지역 전주.
라이젠은 전주 사령관으로 임명되어 있었는데 그렇지 않아도 불안감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무슨 일이 벌어질 것처럼 하늘은 불안하였고 지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새벽 무렵.
무슨 소리가 나가서 보니 하늘에서 불덩어리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화염의 비다.
촤아아!
화르르륵!
순식간에 화염의 비는 도시를 태웠다.
가만히 집 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사람들은 타죽었다.
기온은 계속해서 올라갔으며 매캐한 연기가 사방에 자욱하였다.
그나마 헌터들은 조금 나았다.
하늘에서 화염의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실드 정도만 펼쳐도 막을 수는 있었기 때문이다.
후두두둑!
실드에 화염의 비가 맞아서 튕겨져 나간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이미 도시에는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로 유독가스들이 몰아치고 있었다.
콰과광!
곳곳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나름대로 인프라가 살아 있는 도시에는 도시가스가 공급됐는데, 관이 터지면서 사방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이다.
주유소나 곳곳에 설치된 무기창고도 마찬가지였다.
화약창고가 유폭되기라도 하면 근처에 모든 것이 휩쓸려 나가기도 했다.
“끄아아악!”
“아아아악!”
여기저기서 들리는 비명.
이것이야말로 지옥이다.
“라이젠 님! 지존의 명령입니다!”
“뭐라고 하시나?”
“천사들을 보낼 테니 최대한 시민들을 구조하여 수송기를 타고 서울로 오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
헌터들의 표정이 숙연해진다.
도시는 멸망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나마 성벽 가까운 곳에 집이 있는 사람들은 살았다.
성벽에는 방어를 위한 실드가 형성되어 있었으니까.
그러나 이마저도 완벽한 것은 아니다.
성벽 앞쪽에나 실드가 활성화 된 것이었지 뒷부분까지는 마도구를 설치할 여력이 없었다.
곧 마도구의 마나가 떨어질 것이고 일반인들은 구할 수가 없을 것이었다.
분명 강한성도 이 사실을 알 것이다.
‘헌터들이라도 탈출을 하라는 건가.’
그러한 의도가 엿보인다.
수송기들은 헌터들의 거주지 곳곳에 있었다.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수송기를 타고 이동해야 했기 때문이다.
잠시 후, 빛이 번쩍이며 천사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천사들은 헌터 거주지에 실드를 쳤다.
화르르륵!
지옥도가 펼쳐져 있는 가운데, 라이젠은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헌터들이라도 구할 것인지, 아니면 다 죽을 건지.
언젠가 강한성이 했던 말이 기억났다.
‘지구가 멸망한다고 해도 마지막 페이지를 클리어 하게 된다면 지구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위험한 상황이 온다면 과감하게 시민들을 포기하십시오.’
라이젠도 회귀자였기에 신들의 게임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다만 클리어를 하고 나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는 몰랐는데 강한성이 확실하게 정의를 해주었다.
강한성의 말이 확실한 것이라면.
시민들을 구하다가 죽는 것보다는 헌터들이라도 온전하게 피신을 하는 편이 나았다.
화염의 비는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분명히 몬스터들도 곧 생성이 될 것이었는데 구조 활동을 펼칠 수는 없었다.
“라이젠 님!”
“시민들은 포기한다.”
“진심이십니까?”
“거의 다 죽었을 거야.”
“…….”
도시 전체가 불타오르고 있었다.
단순히 불이 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기도 엄청나게 나고 있었다.
건물이 탈 때에는 단순히 불만 나는 것이 아니라 유독물질도 함께 뿜어낸다.
이 정도 시간이면 다 죽고도 남았다.
“젠장! 갑시다!”
타다다다!
천사들이 실드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수송선이 날아올랐다.
그들은 헬기를 타고 날아오른다.
도시의 광경에 한눈에 들어온다.
완전히 불타서 소멸되고 있다.
몇몇 사람들은 살아남았으나 그마저도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다.
실로 잔혹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잠시 후, 불타오르고 있는 도시에서 용암 인간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용암 인간들은 살아남은 사람들을 죽이기 위하여 빠르게 이동하였다.
실로 엄청난 속도.
조금만 늦었으면 저 괴물들을 상대해야 했을 것이다.
화염의 비에는 용암 인간들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나마 서울은 안전하다고 한다.
광역 실드를 펼쳐 도시 전체가 보호되었다고.
그렇다면 저놈들이 외부에 형성되어 있다는 뜻이었다.
서울은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길드 정보부.
한국의 길드는 모든 위성의 권한을 획득하였다.
말이 정보부였지 한국 길드 정보부는 전 세계의 군권을 장악하였다.
위성을 통하여 속속 소식이 전해져 온다.
“모든 도시들이 불타고 있습니다.”
정보부 요원이 강소라에게 소식을 전해왔다.
“부장님?”
“응?”
“서울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다 죽었다는 거야?”
“…….”
장내가 숙연해졌다.
위성뿐만이 아니라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방염 CCTV들이 있었다.
CCTV들을 통하여 들어오고 있는 정보는 범상치가 않다.
전 세계 모든 지역이 불타올랐고 연기가 자욱하게 발생되고 있는 중이었다.
삼림이 사라지고 모든 도시들이 소각되면서 발생하는 연기들은 지구 전체를 오염시켰다.
또한 평균 기온도 어마어마하게 올라가고 있었다.
서울에는 방어막이 펼쳐지고 정화마법도 함께 사용되었기에 버티고 있었지만, 그것이 풀리는 순간 모든 사람들이 질식해 죽을 것이다.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번 사태를 막아내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다들 들었잖아? 5차까지 막아내면 끝이라고.”
“그 이후에는 어쩝니까?”
“그건.”
강소라는 강한성과 길드 간부들에게 들은 소리가 있었다.
5차까지 마무리가 되면 지구는 과거로 회귀할 것이라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었다.
“평화를 되찾을 수 있지.”
“막지 못하면요?”
거기까지는 강소라도 알지 못했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은 도대체 오늘 이후 어떤 식으로 발표를 할지에 대해서다.
모든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었다.
지금껏 사람들의 불안을 해소시켜 주는 역할을 강소라가 했었는데, 오늘 이후에는 어떻게 활동을 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모든 도시들이 멸망했다.
전 세계 도시들도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기적적으로 버티고 있던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이번 사태에 죽음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지구의 기온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올라가고 있었다.
서울을 빠져 나가기만 해도 타죽을 만큼 말이다.
이만하면 불모지 행성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래도 물자라도 풍부하게 쌓아 놓아서 다행이지.’
서울은 자급자족이 가능한 도시였다.
비록 한강 물은 모두 말라버리겠지만 서울 내에는 많은 저수지와 보가 있었다.
그 물들은 온전하게 저장되어 있을 것이니 당분간은 버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분간 버티다 보면 5차 상황이 온다.
“부, 부장님!”
“또 무슨 일이에요?”
“요, 용암 인간들입니다! 놈들이 몰려오고 있어요!”
서울 외곽에서부터 괴물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용암으로 이루어져 있는 자들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쇄도했다.
***
콰과과광!
성벽에서 일제히 불이 뿜어졌다.
서울 전체에 실드가 펼쳐져 있었고 우선 화염의 비는 막아주고 있었다.
비록 앞으로도 서울 전역에 실드를 유지하고 있어야겠지만 막기는 한 것이다.
정령왕, 드래곤, 천사 펫 세 마리가 이 거대한 실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공격에 가담한다.
그들이 펼친 실드는 외부의 충격을 막아주는 것이었지, 내부에서 외부로 발사되는 공격까지 막지는 않는다.
유용한 기능이었고 이 덕분에 적들은 성벽 가까이 접근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다.
천사들과 펫들이 동원되자 적들이 손쉽게 쓸려 나가고 있었다.
화염의 비가 쏟아질 때만 해도 끝장이라고 생각했다.
전 세계에 걸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도대체 얼마나 강력한 괴물들이 몰려올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용암 인간의 레벨은 그리 높지 않았다.
용암 인간 LV. 80
예전 같았으면 보스 몬스터로 취급이 될 때도 있었지만, 이제 헌터들의 레벨은 100에 근접하거나 넘었다.
저 정도는 드래곤의 광역기 한 방으로 정리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즉, 4차 시련은 강력한 몬스터들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를 확실하게 멸망시키려는 의도였다.
내가 서울에 올인을 하지 않았다면?
이곳에 광역 실드를 펼치지 않았다면 서울도 망했을 것이다.
오늘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극심한 온난화 현상과 유독가스 발생으로 지구는 붉게 타오르며 지옥행성으로 변했을 것이다.
오직 서울만 멀쩡한 상태다.
4차 시련의 목표가 무엇인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4차 시련은 5차 시련을 위한 포석이다.
지옥 같은 행성을 만들어내고 그 안에서 최후의 전투를 진행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