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271
제271화. 최후의 전투(1)
콰과과과광!
지구 전체가 뒤흔들린다.
운석이 서울을 강타하기 전, 대방어 마법진을 가동하였다.
[대방어 마법진을 가동합니다.] [24시간 이후 소멸합니다.] [10급 마법까지 방어합니다.]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이 소멸하고 있었다.
화마가 지구를 집어 삼킨다.
지각이 뒤틀리고 용암지대가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순식간에 한강 물이 증발하였다. 그것도 모자라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한강이 채워졌다.
서울의 젖줄이라고도 불리던 한강은 이제 그 흔적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폐허로 남아 있던 도시의 일부도 녹아서 사라졌다.
꿀꺽!
사람들은 침을 삼켰다.
나 역시 마찬가지.
4차 시련에서 이미 지구가 멸망했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 생각은 틀렸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멸망.
4차 시련 이후에는 그래도 여기저기 쏘다니며 원자재라도 건질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럴 수도 없어졌다.
지각 전체가 용해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우도의 상황을 살필 수밖에 없었다.
“우도는?”
“아쿠아 실드로 막아내고 있습니다.”
“그거 다행스러운 일이군.”
이곳에는 대방어 마법진이 깔려 있었기에 정령왕이 유지되고 있던 실드를 거둘 수 있었다.
드래곤도 마찬가지.
우도의 방어를 맡겼는데 그래도 훌륭하게 방어를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서울과 다르게 우도는 사방 3km 정도의 작은 섬이었다.
이곳과는 스케일이 다르다.
그 덕분에 막아냈다고는 하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지구 전체가 용해가 되어버린 이때에 과연 무슨 괴물들이 튀어나올지는 알 수 없었다.
운이 좋다면 앞으로 24시간은 벌 수 있을 테지만, 그것도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서 수많은 악마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거대한 손이었다.
쿵!
마기가 작렬하자 용해되었던 용암에 지각이 생겼다.
그 땅을 뚫고 수십 미터 크기의 손이 튀어 나왔는데 망원경으로 관찰을 하다가 식겁했다.
“도, 도대체 저건 뭔가요!?”
동시에 용암에서는 수많은 졸개들이 형성되었다.
그들의 지휘관으로 보이는 악마들도 모습을 드러냈는데, 지옥의 군단이 지구로 소환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꽈드드드득!
서서히 거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지금까지의 기록 중에서는 드래곤의 덩치가 가장 컸다.
그러나 이제는 그 기록을 갈아 치워야 할 것 같다.
온몸이 붉은 물질로 뒤덮여 있었으며 거대한 머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10미터는 되어 보이는 뿔과 머리통만 해도 10미터가 넘었다.
도대체 정체가 뭔지 모르겠다.
꽈득! 꽈드드득!
주변의 지각을 부수면서 올라온 악마의 키는 100미터가 넘었다.
키가 150미터 이상이었으며 덩치는 드래곤에 견줄 수 있다.
그리고 뜨는 메시지.
[멸망의 왕이 출현합니다.] [마신의 분신으로 데미갓 이상의 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멸망의 왕 LV. ???
“…….”
멸망의 왕.
마신의 분신체라는 놈이 등장하였다.
이러한 메시지는 나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스아아아!
다행히 악마의 졸개들은 뜨거운 용암에 버틸 수가 없는 것인지 땅을 밟고 이동했다.
주변의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어떤 알 수 없는 작용으로 인하여 지구 전체의 기온이 순식간에 떨어진 것이다.
물론 외부의 기온은 40도 정도로 다소 뜨거웠지만 예전에 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멸망의 시작으로 지구의 유독가스가 제거됩니다.] [대방어 마법진이 힘을 잃습니다.]“뭣이!?”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여겼던 대방어 마법진이 사라졌다.
나는 곧바로 드래곤과 정령왕을 불러들였다.
소환수들도 뽑았으며 바닥에 검을 꽂아 신성한 권역부터 선포한다.
사방 5km 범위에 신성한 권역을 설치합니다.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의 몬스터 약화 20%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의 언데드 약화 100%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에서 시전자의 신성력 60%
신성한 권역으로 선포된 지역에서 시전자의 신성 공격력 60%
사방 5km.
비록 서울 전역은 아니었지만 최전방 지역을 커버할 정도는 됐다.
다행히도 적들은 전방에서만 몰려오고 있었다.
이만하면 제대로 된 농성을 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바로 전투 시작이군요.”
“조심하세요.”
“지존께서도 조심하세요!”
나는 바로 보스를 공략하려 하였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하여 보스를 공략하고 나면 졸개들이 힘을 잃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 저 멸망의 왕이라는 놈을 죽이려는 것이다.
버프까지 적용한다.
과연 서울 시민 모두에게 버프가 적용될 수 있을까?
[최상급 버프 코인을 사용합니다.] [모든 스탯 +100%] [HP/MP 회복력 +100%] [방어력 +100] [모든 대미지 +100] [스펠파워 +30] [지속시간: 60분]“오오오!”
버프는 서울 전역으로 퍼졌다.
다행스럽게도 적들과 싸우기로 마음을 먹은 모두를 아군으로 인식했다.
버프를 받고 싸우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하늘과 땅 차이.
이만하면 그래도 파죽지세로 밀리지는 않을 것이다.
달려오고 있는 졸개들의 레벨을 살핀다.
멸망의 권속 LV. 80
다소 레벨은 높았다.
그러나 그보다 낮은 레벨의 권속들도 즐비하였다.
멸망의 졸개 LV. 50
생각보다 5차 난이도가 낮은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건 내 착각이었다.
드론을 날려 전방을 확인하였는데 최소한 수백만.
아직도 끊임없이 적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중간보스 격인 악마들의 레벨은 높았다.
멸망의 지휘관 LV. 100
지휘관의 레벨은 100에서 120 정도의 분포를 보인다.
문제라면 저기 보이는 최종보스였다.
바로 몸을 날리려 하는데 멸망의 왕이 거대한 대검을 바닥에 꽂았다.
쿵!
[멸망의 왕이 무적상태에 들어갑니다.] [무적상태에 들어간 왕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스테이지 주변의 공기가 정화됩니다.] [남은 시간: 24시간]최종보스인 멸망의 왕을 죽일 수가 없었다.
무형의 장막이 가동되었는데, 저건 시스템 상 적용이 된 것이었고, 모든 법칙을 무시한다.
어떤 식으로도 깰 수가 없다는 뜻이었으니 24시간 동안 이들을 막아내며 버텨야 한다는 뜻이었다.
‘이렇게 힘을 빼겠다는 건가.’
서울 시민 모두를 무장시키지 않았다면 큰 곤란을 겪을 뻔했다.
꾸에에엑!
드드드드드!
대지가 울린다.
미약하게 지진이 일어나고 있었는데, 수백만에 이르는 몬스터들이 한꺼번에 달려오고 있기에 생기는 현상이었다.
그리고 눈앞에 뜨는 메시지.
[2차 공격까지 120분 남았습니다.]식은땀이 흘렀다.
쉽지 않을 거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게 1차 공격이라니.
2차 공격에는 이보다 많은 숫자의 괴물들이 몰려 올 것이라는 말이었다.
놈들은 전방뿐만이 아니라 서울 전체를 포위할 듯이 밀려오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전방에서만 적들이 생겨났는데, 서울 주변 전체에서 졸개들이 밀려왔다.
게다가 대방어 마법진이 사라진 상황.
비록 운석을 막아내는 것만으로도 대방어 마법진의 역할은 끝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었지만.
‘좋지 않아.’
절로 신음이 흘러나온다.
“막아봅시다!”
“오오오!”
사람들은 자신들의 목숨 따위는 신경을 쓰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
비록 현재 상황이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막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지는 않았다.
“끼에에엑!”
비명을 지르며 달려오는 놈들.
그래도 주변의 공기가 정화되었기에 굳이 실드를 펼칠 필요는 없었다.
드래곤과 정령왕이 펼치는 광역 실드만으로는 적들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으므로 성벽을 의지하여 적들을 막아내기로 결단했다.
콰르르륵!
쿠아아아아!
드래곤 브레스를 시작으로 사방에서 적들이 밀려온다.
드래곤과 정령왕, 그리고 천사들의 광역 공격에 적들이 끝도 없이 쓸려나가고 있었지만, 그래도 어마어마한 숫자의 적들이 살아남아 성벽을 기어올랐다.
쿠궁!
성벽을 공격하여 구멍을 파내려고도 시도하였으며 순식간에 성벽 위로 올라와 손톱을 휘두른다.
서걱! 서걱!
“와아아!”
“죽여라!”
아직은 할 만하다.
비록 이것이 1차 공격에 불과하다는 것이 걸리기는 하였지만.
‘최종 공격까지만 버티면 된다.’
***
정신없는 전투가 이어지고 있었다.
홍보부장 강소라도 이제는 카메라가 아닌 검을 들었다.
이것은 최후의 전투다.
사람들은 모두 각오를 했다.
지금 죽는다고 해도 과거로 회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기에 목숨을 도외시하였다.
퍽! 퍽!
“커윽!”
“여보!”
“과거에서 보자.”
푸하학!
사람들은 몸에 적들의 손톱이 박혀 찢겨 나가는 순간에도 어떻게든 적들에게 타격을 주려 하였다.
한 가정의 가장이었던 남자는 죽는 순간, 적의 머리통에 검을 박아 넣었다.
남자가 찢겨나가며 졸개도 목숨을 잃어야 했다.
“죽어! 죽어!”
아내였던 여자도 검을 휘두르며 앞으로 나아간다.
퍼억!
그녀는 제 가슴에 손톱이 박히자 단검을 꺼내 적의 눈을 향해 찔렀다.
교육을 받았던 그대로 적들의 급소를 노린 것이다.
푸확!
후두둑.
방금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었던 무언가가 찢어져 버렸다.
참혹한 광경.
그러나 강소라는 모든 광경을 무시하였다.
지금의 죽음은 가짜 죽음이라고 모두 생각하고 있었다.
죽어도 부활을 할 수 있다는 희망.
그러한 희망이 모든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였다.
“한 마리도 더 죽입시다!”
“와아아아!”
오히려 사람들의 사기는 더욱 올라간다.
전방에서만의 전투만 전투가 아니었다.
이미 성벽을 뛰어 넘은 놈들이 쇄도하였고, 서울시내 내부에서도 치열한 전투가 전개되고 있었다.
누구도 물러나지 않았다.
심지어는 노인이나 아이들까지 바닥에 떨어진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광기에 가까운 감정이 이 땅을 지배한다.
전투가 벌어지고 30분.
수십만에 달하는 서울 시민들이 죽어 나갔지만 적들도 그만큼 죽었다.
서걱!
“큭!”
“선배! 괜찮으세요!?”
곁에서 함께 검을 휘두르던 후배가 물었다.
강소라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별것 아니야.”
앞섬이 길게 베었다.
피가 콸콸 쏟아졌지만, 믿는 구석이 있었다.
스아아!
사방에서 광역치유가 쏟아졌다.
즉사를 당하지만 않으면 바로 치유가 됐다.
강한성이 불러낸 소환수들은 물론이고, 사제들이 지속적으로 힐을 뿌리면서 상처는 바로 회복이 되는 편이었다.
그에 비하여 적들은 힐을 뿌릴 때마다 회복이 더뎌졌다.
강소라는 이를 악물었다.
‘어쩌면 승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