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273
제273화. 최후의 전투(3)
벌써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었다.
내가 알던 많은 이들이 죽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래도 괜찮다.
어떻게든 눈앞의 마신만 죽여 없애버리면 모두 되살아 날 수 있었으니까.
“라이젠 님!”
“네, 지존!”
바로 근처에 있던 라이젠을 부른다.
역시 그녀의 상태도 좋지는 않았다.
이하나와 마찬가지로 얼굴이 창백하였으며 주변에서 쏟아지는 신성력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것뿐이었다.
“저는 곧 보스를 상대하러 가야 합니다. 이곳을 부탁드립니다.”
“혼자 괜찮으시겠어요?”
“보스만 잡아서 끝이 날지, 놈이 소환한 악마들을 모두 죽여야 끝이 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갈라진 지각의 틈에서 악마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악마의 졸개, 강신체가 아니라 지옥에서 직접 소환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지옥의 악마 LV. 95
지옥의 지휘관 LV. 110
지옥의 데스나이트 LV. 115
……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지옥의 악마들은 졸개를 소환하고 있었는데 그 숫자가 지금까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지경이었다.
지옥 자체를 지구에 옮겨놓은 것 같은 모습.
그 어마어마한 광경에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힘이 들면 바로 호출을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우리들은 각오를 다졌다.
잠시 후, 마신이 눈을 떴다.
-오랜 계획이 이제야 이루어지게 되는구나. 오늘 네놈을 죽이고 후환을 없앨 것이다.
마신이 무슨 개소리를 하는지 따위는 관심이 없었다.
오직 죽여 없앨 뿐.
웅크리고 있던 마신이 몸을 펴자 역시 위압감이 엄청나다.
키가 150미터에 이른다는 것은 덩치도 그만큼 크다는 것이었는데, 과연 내가 상대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신이 활동을 시작하자 바로 디버프가 들어온다.
[마신이 당신에게 낙인을 찍었습니다.] [모든 스탯이 60% 감소합니다.] [움직임이 60% 감소합니다.] [신성 대미지가 50% 감소합니다.]……
“장난이 아닌데.”
이대로 상대를 해도 놈과의 대결에서 승리를 할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 없었는데 이 정도의 디버프라니.
물론 고대 신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고대 신의 분신이 낙인을 분쇄합니다.] [모든 스탯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움직임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신성 대미지가 정상으로 돌아옵니다.]“후우.”
간신히 새어 나오는 한숨.
고대 신이 관여하지 않았다면 전투는 상상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마신의 얼굴이 뒤틀렸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나.
-모두 네놈의 계획이었느냐.
-너는 이 자리에서 죽는다.
무슨 개소리들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다.
대충 들어 보면 고대 신이 지금의 판을 짰고, 이 모든 상황이 마신을 끌어내기 위함이었다고 하는데.
신들도 상황을 인지했다.
[그렇게 된 거였나!?] [고대 신께서 모든 판을 짜셨다니.] [하긴. 신들의 게임이라니. 조금 이상하기는 했지.] [이러한 판을 짜셨다면 고대의 마신 녀석도 힘이 약화된 채로 나올 수밖에 없지.]눈살이 찌푸려진다.
눈앞의 마신은 고대 신과 동급의 고대 마신이라는 뜻이었다.
고대 신과 고대 마신은 오랜 시간 싸워왔고, 양쪽 다 큰 타격을 입었다.
그 결과 고대 마신은 봉인됐고 고대 신은 대부분의 힘을 잃고 은거에 들어가야 했다.
그러나 언제 고대 마신이 부활할지 알 수 없었기에 고대 신은 덫을 놓았다.
그 덫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거대한 판이었다.
봉인에서 풀려나는 것은 불가능하였지만, 이 세계로 영체가 나오는 것은 가능했다.
그것도 상당히 약화된 상태로 말이다.
영체로 육체를 구성하였으며 그것이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마신이다.
이쯤 되자 이것이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 수 있게 되었다.
‘엄청 부담되는데.’
약화된 고대의 마신.
이제야 모든 상황이 이해되었다.
뭐가 어찌 되었건 나는 그저 앞만 보고 달리면 된다.
고대 신과 고대 마신의 다툼은 알 필요가 없는 일이기도 했고.
팟!
바로 검을 쥐고 앞으로 튀어 나간다.
총알과 같은 속도.
내 스탯은 어마어마한 수준이었고, 주변의 모든 소환수들이 날아와 보조를 하고 있었다.
콰아앙!
고대 마신이 고대 신과 대화를 나누는 틈에 기습을 감행했다.
어마어마한 충격이 퍼져 나간다.
-이런 맹랑한 놈을 보았나?
마신은 자신의 대검을 이용하여 막았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사실은, 마신의 속성 자체가 화 속성이라는 것이다.
내가 근처에 가는 것만으로도 원래는 엄청난 화염 대미지를 입었어야 했다.
[레벨 차이가 현격한 보스와 마주하였습니다. 30초당 HP가 1% 감소합니다.] [화염 저항력이 MAX입니다. 화염 디버프를 무력화 시킵니다.]그러거나 말거나, 공격을 이어간다.
동시에 모든 소환수들이 주변에서 공격을 쏟아 넣었다.
소환한 천사들과 드래곤, 정령왕, 천사 펫 등이 빠져나오자 서울은 순식간에 밀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서울이 버티고 있었던 것은 모두 내 소환수들 때문이었다.
신성력이 몰아치고 지속적으로 회복을 하였기에 버틸 수 있었던 것이지, 그러한 작용들이 모두 사라지자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오히려 서울이 마신의 권속들을 붙잡고 있어 주어야 한다.
서울 전체가 무너져 멸망을 맞더라도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이다.
콰과과광!
사방에서 공격이 쏟아져 마신의 몸에 틀어박혔다.
마신의 덩치는 상당했다.
키만 150미터에 드래곤보다 덩치가 컸기에 움직이는 표적이다.
아무리 빠르게 움직인다고 해도 표적이 크다는 것은 절대적인 진리.
천사들은 신성 마법을 골라서 사용했다.
악마 계열에게는 큰 타격을 주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는 것들로 말이다.
마법을 난사하다보면 나도 휩쓸릴 수 있었기에 신성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내 권속 천사들도 모두 투입되었으며 드래곤과 정령왕도 마법을 꽂아 넣기에 여념이 없었다.
마신의 HP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 보였다.
시스템 자체를 고대 신이 만들었기에 마신의 체력도 HP로 표시가 되어 내게 보이는 것이다.
대미지가 들어가긴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주변을 휘감은 광휘.
마신은 분노하였고 공격을 감행하였다.
놈의 입장에서는 안타깝게도 나를 죽이지 못하면 주변의 소환수들도 걷어낼 수 없었다.
마신이 검을 휘둘러도 소환수들은 저 멀리 떨어져 있어 사정거리가 닿지 않았다.
이것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마신의 마법들이 상당히 제약되어 있다는 것이다.
봉인을 풀기 위하여 어마어마한 심력을 쏟았고 간신히 영체만 빠져 나왔다. 이 상태에서 육체를 재구성하였으니 수백 배는 약화된 상태라고 보아도 무방하였다.
콰광!
마신의 검이 작렬한다.
마이우스의 방패는 막아낸 공격의 대미지를 그대로 반사시킨다.
-큭! 이런 장난감 따위로!
어마어마한 충격이기는 했다.
순간적으로 내 HP가 반으로 확 줄었으니까.
엄청나게 늘어난 스탯과 사방에서 쏟아지는 힐이 아니었다면 단 두 방에 사망을 했을 만큼이나 강력한 파괴력이었다.
물론 그러한 대미지는 그대로 반사됐다.
그것도 300%나 되돌려 주었다.
강력한 보스일수록 큰 타격을 입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장비들은 모두 시스템의 작용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300%의 수치는 절대적이다.
마신은 뒤로 밀려났다.
그리고 다시 공격을 하였는데, 사방에서 불길이 일며 내 몸을 집어 삼켰다.
다만 속성 대미지는 들어오지 않는다.
마신의 화염조차 무력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시스템의 위력은 대단했다.
신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하하! 마신 놈이 자기 꾀에 빠졌군! 시스템에 편승하여 빠져 나왔으니 그걸 거스를 수가 없는 것이야.] [이곳에 나왔다면 바로 숨었어야 했는데 시스템의 작용으로 그럴 수가 없었어.] [인간 따위야 죽이면 그만이라고 여겼겠지.]마신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였다.
고대 신이 만든 시스템 정도야 예전의 마신이었다면 다 파훼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봉인되어 있었다.
그리고 시스템을 이용하여 봉인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시스템을 거스르지 못하였고,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장비들이 제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었다.
고대 신의 계획을 파헤치니 소름이 다 돋았다.
이런 계획을 오래 전에 세웠다는 말인가.
그리고 기다렸을 것이다.
자신의 계획을 이루어 줄 수 있는 적당한 후보가 나타나기만을 말이다.
이것을 위한 게임이었다.
‘위험하기는 하다.’
물론 나 역시도 클리어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지, 그 확률이 절대적이라는 뜻은 아니었다.
까딱 잘못하면 사망하는 것은 맞았다.
고대 신이 나를 선택한 것도 어쩌면 도박에 가까운 수에 가까웠다.
그러나 지금까지 자신이 보았던 모든 인간들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여겼기에 이번 일에 모든 승부를 걸었다.
만약 여기서 내가 패한다면?
마신은 풀려난다.
그 이후에는 다시 신계에서 전쟁이 벌어지며 미래는 알 수 없어진다.
가능하면 여기서 죽여 없애는 것이 상책.
콰광!
“쿨럭!”
내장이 부서지는 것 같았다.
말이 고대 신의 공격을 받아 내는 것이지, 한 번 방패로 막을 때마다 몸이 가루가 되는 것 같다.
HP가 반씩 빠지는 동시에 다시 채워진다.
이러니 고통의 연속이었다.
정령왕과 드래곤까지 힐에 관여하고 있었다.
그리고 수천에 달하는 천사들마저 힐을 사용하는데 여념이 없다.
어떻게든 버틸 수 있다면 내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어야 한다.
쾅! 쾅!
마신의 얼굴도 일그러졌다.
처음에는 인간 따위에게 패하는 일은 없다고 여겼을 것이다.
고대 마신의 체면이 있지, 신도 아닌 데미갓, 그것도 약화된 데미갓에게 패한다면 그 이름이 울 일이었다.
그러나 시스템에 편승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다급해졌다.
대미지 반사 때문에 놈의 HP도 빠져 나가고 있었다.
물론 주변에서 쏟아지는 신성 마법도 신경이 쓰이기는 할 것이다.
퍼억!
푸하학!
이번에는 좀 강했다.
마신 녀석도 위급함을 깨닫고 무리를 하여 친 것이다.
마신의 거대한 덩치와 내가 함께 밀린다.
HP가 60% 이상 훅 빠져나갔다.
고통 때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할 무렵.
[고대 신의 가호가 몸에 깃듭니다.] [고통이 완화되는 것을 느낍니다.]고대 신의 가호, 일명 진통제다.
조금씩 내부 장기가 안정되었다.
HP야 어떻게든 채운다고 치고 고통이 문제였는데 고대 신이 가호를 내려 완화시켜 주었다.
정신이 맑아지자 블랭크를 사용하면서 싸우는 것도 문제없게 되었다.
후웅! 후웅!
이리저리 움직이며 놈을 타격한다.
역시 덩치가 크니 표적도 컸고 아무렇게나 검을 휘둘러도 되었다.
나는 오직 어디에서 검이 날아오는지만 신경을 쓰면 된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마신이 대량의 MP를 사용하여 필살기를 사용합니다.] [대폭발에 대비하세요.]-죽어라!
콰과과과광!
사방 몇 킬로미터는 완전히 초토화가 될 만큼의 위력이었다.
나는 절대방어주문을 이용하여 막았지만, 소환수들은 대부분 떨어져 나갔다.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역소환 된 것이다.
“이럴 줄 알았지. 미안한데, 재소환을 하면 그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