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29
제29화. 천재 마법사
다음날 아침.
상쾌하게 일어나 하루를 준비한다.
역시나 하루를 시작함에 있어 가장 기대가 되는 것은 지옥마경과 일일선물이다.
아바타를 지옥마경에 집어넣은 후에 바로 일일선물을 수령했다.
일일선물이 도착했습니다.
일일선물은 레벨에 따라 차등 지급됩니다.
강화석 x20, 경험신단 x15, 코인 x10, 펫 경험물약 x10
어제와 달라진 점은 없다.
레벨의 앞자리가 변할 때마다 선물이 달라지는 모양이다.
지금 내 레벨은 35.
레벨 40을 달성하고 나면 들어오는 일일선물도 달라질 것으로 보였다.
지옥마경에 들어간 캐릭터는 놀라울 정도의 성능을 자랑한다.
어제 뽑았던 엘프 저격병이 지옥마경에서도 활약을 하였으며 어마어마한 속도로 몬스터를 쓸어 나가고 있었다.
그에 따라서 경험치와 마석, 칼츠, 아이템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역소환 되었던 운디네도 돌아와 있었고 몸의 상태도 최상이다.
먼저 운디네에게 경험물약을 먹였다.
[운디네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운디네의 레벨이 올랐습니다!]……
[운디네의 레벨이 올랐습니다!]순식간에 레벨 5까지 수직상승.
나쁘지 않다.
운디네의 레벨이 올라가면서 힐량도 늘어났으니 파티 전체에 상당한 도움이 될 거라고 봤다.
경험신단은 내가 사용하지 않고 아꼈다.
내 레벨이 꽤 높아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코인으로 중급 경험신단을 구매하여 먹는 것이 낫다.
하지만 이하나는?
레벨 1에 불과한 이하나는 순식간에 레벨 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전에 강제 각성이 필요하기는 했다.
[최하급 마력단약: 2코인] [1레벨 마법서: 1코인]내게는 겨우 3코인의 투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인생이 바뀔 수도 있는 선물이 될 것이다.
마력단약을 먹으면 마력이 강제로 각성한다.
이하나 같은 경우에는 앞으로 1년 내에 스스로 각성하고 빠른 속도로 성장하겠지만, 그때까지 기다릴 인내심은 내게 없었다.
박수철이 훌륭하게 보조를 해주고 있었지만, 이하나가 성장하여 보조를 해주게 된다면?
지금까지 공략하지 못하고 있던 던전들을 수월하게 공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대충 빵과 우유로 아침을 해결하고 사냥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으니 박수철과 이하나가 출근했다.
“좋은 아침이에요.”
“형님. 출근 시간을 좀 늦추면 안 됩니까?”
이하나는 원래 부지런한 사람이었기에 별로 피곤한 기색이 없었지만, 박수철은 달랐다.
놈은 축 늘어진 낙지처럼 비적비적 걸어와 커피를 타 마셨다.
그리고 열린 아침회의.
이하나는 오늘의 할 일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길드에 필요한 직원들을 채용할 예정이에요. 전투 인력이 아니라 비전투 인력이죠. 길드장님이라면 능력 있는 직원이 왜 필요한지 아실 거라고 봐요. 그리고 오후에는…….”
“직원 채용은 뒤로 미루죠.”
“네? 하루라도 빨리 길드를 구성해야 하지 않나요?”
“급할 것 없어요. 길드가 힘을 쓰려면 길드원들이 우선 강해져야 하니까.”
“그건 그렇지만요.”
“이것부터 드세요.”
은은하게 마력을 머금고 있는 단약, 마법서와 경험신단까지.
이른바 3종 세트다.
이하나는 잠시 그것을 들여다봤다.
아무래도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마력단약은 강제로 마력 각성을 해주는 약이고 마법서는 마법을 배우게 해주는 스킬 북입니다. 그리고 경험신단은 경험치를 올려주는 것이고……. 아마 레벨 15까지는 수직으로 상승할 거라고 보는데…….”
“네에에에!?”
이하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당연한 반응이다.
마력을 가지고 있지 못한 비운의 각성자들은 항상 마력을 갈구해 왔다.
그건 이 자리에 있는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이하나는 기껏해야 몇 년 정도 마력을 갈구했겠지만 나는 무려 20년 동안 마력 각성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다녔으니까.
비 마력 각성자들에게 있어 마력 각성이란 그런 의미였다.
“일단 먹어 보세요. 속는 셈치고.”
“허얼, 형님. 정말로 그게 가능한 일인가요?”
“가능하지. 내가 거짓말할 이유가 있나. 사람 가지고 노는 것도 아니고.”
“그럼 마력 각성자들을 공장처럼 찍어낼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까!?”
“일반인은 안 되고, 일단 각성을 해야 가능하기는 하지.”
“그래도 그게 어디입니까!?”
박수철은 호들갑을 떨어댔다.
이하나는 의심 없이 마력단환을 삼켰다.
미약하게 마력으로 빛나는 이하나의 몸.
얼마 지나지 않아 이하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으아아앙!”
“왜 그렇게 어린애처럼 울어요?”
“너무……. 너무 기뻐서 그래요. 훌쩍.”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파극은 좀 자제를 해야지. 오늘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만 울고…….”
와락!
이하나는 갑자기 내게 안겨왔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이놈의 인기란…….
그녀는 내게 안긴 채로 말했다.
“지금까지 너무 서러웠어요. 태생이라는 것을 정말 바꿀 수가 없는 건지 항상 비관해 왔었거든요.”
가볍게 그녀의 등을 어루만진다.
“제가 잘 알죠, 그 기분.”
“길드장님 덕분에 마력을 얻을 수 있게 되었네요. 충성을 다할게요.”
“그냥 열심히만 해 주시면 됩니다.”
그녀의 인성이야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절대선의 성향을 가진 이하나가 나를 배신할 가능성은 이제 0%에 수렴하게 되었다.
그녀에게 있어 나는 생명의 은인이나 마찬가지일 테니까.
“이햐, 분위기가 정말 뜨겁습니다. 그런데 형님. 제 선물은…….”
“끙.”
그러고 보니 너무 이하나만 생각했다.
그냥 넘어가도 상관없겠지만 박수철을 무시해 버리면 충성도나 사기가 저하될 것이다.
너무 게임처럼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원래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그렇다.
이하나가 마법을 배우고 경험신단을 섭취하는 동안 잠시 박수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암살자 비슷한 계열에 근접 딜러.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떤 시너지가 있을까.
“설마 네 것을 준비하지 않았을까.”
박수철에게는 최하급 신성단약과 신성마법서를 구매하여 바로 넘겨주었다.
다 해 봐야 3코인.
비록 신성력이 10정도 생성되는 것에 불과하였고 이 이상의 경지는 바랄 수가 없겠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다.
“너도 신성력을 써라. 영구적으로 신성력이 10포인트 올라가기도 하고 신성마법을 익히면 충분히 보조가 가능…….”
“역시 형님이십니다!”
박수철 역시 너무 기쁜 나머지 내게 안겨들려 하였기에 슬쩍 피해버렸다.
콰당!
바닥을 뒹굴면서도 박수철은 기뻐했다.
신성력과는 아무런 연도 없는 사람에게 신성력을 만들어 준다는 것.
이는 생각보다 대단한 의미였다.
나야 별들과도 연관되어 있고 아낌없이 현질을 하는지라 별것이 아닐 수도 있었지만 오직 쾌검술 하나로 버텨온 박수철에게는 비장의 카드가 하나 생긴 셈이었다.
“선물은 여기까지. 앞으로는 돈을 가져와. 금괴를 가져오든지.”
“예! 열심히 하겠습니다!”
박수철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또 다시 미친 듯이 사냥을 하여 쏟아붓겠다는 뜻이다.어쩌면 오늘 저녁엔 전 재산을 털어올지도.
그동안에 이하나는 1서클 마법을 익히고 바로 캐스팅 해보고 있는 중이었다.
사아아아!
바람이 불며 실드가 형성되었다가 사라지기도 했다.
그리고 바로 더블캐스팅.
“…….”
“누님 지금 더블캐스팅을…….”
“응? 그랬어?”
“이햐, 누님 천재셨네. 어떻게 마법을 배우자마자 그렇게 구사를 하신대요?”
이하나는 뒤통수를 긁적였다.
“나도 몰랐는데 마법에 꽤 재능이 있는 것 같아. 마치 마나가 살아 숨 쉬는 것 같은 느낌. 이 세상 모든 곳에 마나가 있었는데 그걸 몰랐네.”
“천재 맞네.”
박수철은 호들갑을 떨었지만 놈이 하나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이하나는 천재 수준을 아늑하게 뛰어넘어 대마도사로 올라설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잠시 소요사태(?)가 있었지만 이하나와 박수철은 빠르게 진정을 찾아갔다.
이하나와 박수철의 눈빛은 어제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말로만 발전할 수 있다고 하는 것과 실제로 체감하는 건 완전히 다른 일이었으니까.
피곤에 절어 있던 박수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하나 역시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마력 각성을 한 이상 보조 딜러로 사냥에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나와 박수철을 쫓아다니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박수철도 기대감에 눈이 번들거리기는 마찬가지다.
돈을 벌면 강해질 수 있다.
헌터 사회에서 강해진다는 것은 곧 더 많은 부와 명예를 의미하였으므로 내 얼굴이 뚫릴 지경이다.
촤악!
나는 지도를 폈다.
단순히 웹상에서 보이는 지도가 아니라 정밀하게 능선 하나까지 표시가 되어 있는 고해상도 위성지도다.
평택 어느 호숫가에 동그라미를 쳤다.
“오늘의 목표입니다.”
“여긴 어딘가요?”
“레벨 3급 A랭크 던전으로,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은 미개척지죠.”
“……!”
그들은 또 다시 놀랐다.
어제 우리 길드는 지옥의 땅을 소유하게 되었다.
지금 한창 절차가 진행 중에 있었다.
완전히 소유권이 이전된 이후에는 다이어 울프 길드로 변호사를 보내 일주일 후에 있을 대결에 대한 공증을 받을 예정이었다.
바로 어제 던전 하나를 소유하게 되었는데 다시 신규 던전을 공략하기 위해 나선다고 하니 그들이 놀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박수철은 식은땀까지 흘렸다.
“정말이요?”
“내가 거짓말을 할 이유가 있나.”
“없죠. 믿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경로로…….”
“신규 던전의 좌표도 구매 가능하거든.”
“헉! 진짜요?”
“그게 정말입니까!?”
아니다.
이번 건은 거짓이다.
그렇다고 내가 회귀자라는 것을 밝힐 수는 없었으니 어쩔 수 없이 거짓과 진실을 반반 섞어야 했다.
기쁨도 잠시.
박수철은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했다.
“제보를 받았다고 둘러대면 신규 던전 발굴이야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지만 어제와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어요.”
“그건 확실히.”
박수철의 말에 이하나도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타당한 의견이다.
나 역시 생각해보지 않은 문제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있나?”
“그건 절대 아니죠. 제 말은 일이 좀 더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암제 녀석이 또 강짜를 부리면 어떻게 해요.”
“응? 그럼 좋은 것 아니야?”
“어째서요?”
“잘 관리되고 있는 던전을 더 강탈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내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