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41
제41화. 이계인
대한민국 헌터 관리국.
차원의 균열이 생기고 정체불명의 던전들이 나타났으며 헌터들이 등장했다.
에너지 고갈의 시대에 헌터들이 수급해 오는 마석은 신에너지의 원천이 되었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실드라는 것이 화학무기를 무력화 하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헌터의 전력을 국가의 전력으로 평가를 하는 시대가 왔다.
화학무기가 전혀 소용없다는 건 아니다.
실드는 마력이 들었고 실드를 구사하지 못하는 헌터들도 있었기에 공권력이 살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헌터들이 어느 정도 초법적인 권한을 갖는 것은 암묵적이었고 괜히 제제를 심하게 가했다가는 해외로 헌터들이 유출될 우려가 컸기에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문명화된 사회에서 날붙이를 들고 싸우는 헌터들의 결투를 인정한 것이 그랬고 유혈이 낭자하는 길드전이 그랬다.
헌터 관리국에서는 그들이 저지르는 사건사고를 처리하느라 하루도 쉴 틈이 없을 정도.
고위 공무원들 사이에서 헌터 관리국이 유배지라고 불리는 것은 그 때문이었다.
정부에서는 헌터들에게 책임을 묻기가 어려웠으므로 어떤 일이 발생하면 무조건 헌터 관리국을 쪼아댔다.
임기 3년차의 헌터 관리국장 이세철은 아직 한창 일을 할 나이인 50대 중반이었지만 은퇴를 앞둔 사람처럼 늙었다.
지난 3년 동안 스트레스를 하도 받아 생긴 탈모와 흰머리, 주름들이 노안의 원인이었다.
“국장님. 소환사가…….”
“또 왜? 길드전을 앞당긴다고 하나?”
스트레스에 시달리니 신경이 꽤 날카롭다.
비서는 몸을 움츠리며 보고한다.
“그, 그게 아니라 신규 던전을 발견하였는데 그 안에서 사람을 데리고 왔답니다.”
“길 잃은 헌터를 데려왔나?”
국장은 신경질적으로 물었다.
그런 쓸데없는 보고를 받아야 할 만큼 국장이 한가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지 않아도 청와대에서는 매일같이 이번 대결에서 누군가 은퇴하는 사태를 막으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랭커 급 헌터가 은퇴해버리는 것은 국가전력이 깎이는 일이었으니까.
비서는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소환사가 길드 내에서 이계인을 구출했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이계……인?”
그는 펜을 내려놨다.
이계인이라니?
갑자기 생긴 균열의 틈을 설명할 수 있는 논리는 빈약하다.
평행이론이나 다중우주론과 웜홀 화이트홀 등의 이론들이 뒤섞여 추측만 하고 있을 뿐.
그래도 지금까지 문명인이 발견된 적은 없었다.
죄다 적들이었으며 균열의 틈은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주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거기서 이계인?
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다 줄 것이다.
도대체 균열이 무엇인지, 균열이 다른 세상과 연결된 것인지, 타 차원의 문명 수준은 어떠한지 등.
반대급부로, 온갖 유언비어의 살포도 예상된다.
“허. 소환사 그 인간은 등장부터 요란하더니 아주 파란을 일으키고 있구나.”
“허험. 소환사는 인기절정의 헌터입니다. 그런 발언은 자제를 해주시는 것이.”
“대통령이 없는 자리에서는 대통령 욕도 하는 나라에서 헌터 욕은 못하나? 내 원 참.”
“사회적으로 매장당하실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신소리는 그만하지. 국정원에서는 움직였나?”
“발견 즉시 요원을 급파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들도 어마어마하게 몰려 있고요. 전 세계에서 관심이 폭발 중이에요.”
“이렇게 민감한 문제가 도대체 왜 한국에.”
국장은 머리를 짚었다.
이계인의 등장?
당연히 놀라 자빠질 일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 스트레스를 받아 온 국장의 입장에서 보면 이계인의 등장은 여러 가지 파란을 일으킬 골치 아픈 존재에 불과했다.
이계인 이루나의 존재.
히든 던전에서 나온 후에는 본 던전을 공략하였다.
이루나는 본 던전을 공략하는데 있어 어마어마한 실력을 선보였는데 홀로 보스전이 가능할 정도였다.
마법은 4서클 마스터.
중급 정령 소환.
마나를 실은 궁술과 A랭크 헌터에 비견될 수 있을 만큼의 검술.
아주 팔방미인이 따로 없었고, 이루나의 존재 자체가 성좌의 선물이라는 것을 이해했다.
더불어 동료 시스템도 일찍 오픈되었다.
동료 [강제 오픈]
이루나 LV. 25 [동료 희귀도 S]
직업: 정령사(B) 마법(B) 검술(A) 궁술(A)
HP 350/MP 200/정령력 100
[스탯: 힘 20, 체력 25(+100), 민첩 30, 지혜 15, 정신 10, 카리스마 5]물리 공격력: 20
마법 공격력: 15
물리 방어력: 20
마법 방어력: 35
스킬
[마법 LV. 4] [정령술 LV. 10] [검술 LV. 15] [궁술 LV. 15]특수능력
파티 시 파티원 전원 정령력 10% 증가
아이템
[허름한 대궁] [여행자의 로브] [여행자의 장검]……
옵션이 전혀 없는 아이템으로 무장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전체적인 총평은 A랭크 정도는 되었다.
동료 시스템에 대해서는 들어 본 적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3년 후에나 열리게 되는 이 시스템은 동료가 절대 배신할 수 없는 강제력을 가지고 있었다.
동료의 전력이 상승하는 것은 곧 자신의 전력이 상승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었기에 이계인 동료를 영입하기 위해 쟁탈이 벌어지고는 했다.
시작부터 A랭크라면 능히 유니크 급 이상의 동료라고 보아도 무방했다.
헌터 랭크야 A였지만 잠재력까지 생각하면 최상급 티어에 있다고 봐야 한다.
모든 것이 가능한 팔방미인.
성좌의 개입이 아니었다면 이만한 동료를 영입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애초에 이계인 동료를 구하기가 쉬운 것도 아니었고 영입을 그들이 거절할 수도 있었다.
그러니 오늘은 운이 억세게 좋았다고 보아도 좋았다.
이루나에 힘입어 본 던전은 간단하게 클리어가 되었고 길드원들은 최소한 매직 등급에서 레어 등급의 스킬이나 아이템을 따로 얻었다.
내게도 아이템 하나가 떨어지기는 했다.
[정령사의 부적]소지 시 정령력이 20% 증가한다.
작은 부적 한 장.
내구도는 따로 없었고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능력치를 제공한다.
하필이면 정령력이 증가한다는 것이 문제기는 했지만, 히든 던전에서 얻은 스킬이 꽤나 좋았으니 위로는 됐다.
그렇게 던전을 클리어 하였고 이곳 유성구 던전은 을들의 반란이 소유하게 되었다.
앞으로 이곳 던전에서 나오는 수익도 50%를 제외하고는 모두 길드 수입으로 들어올 것이다.
어차피 수억대로 돈을 벌게 되면 50%는 세금으로 떼어가게 되어 있으니 그리 억울할 일도 아니다.
최소한 던전에 관련된 세금은 더 이상 걷지 않으니까.
들어갈 때에는 초보 헌터였지만 나올 때에는 초보 티를 완연하게 벗은 길드원들이다.
평균 레벨 20.
죽을 고생을 한 덕분에 레벨이 빠르게 올랐지만 여전히 그들은 목말라 있었다.
매일같이 던전에 들어가 사냥하고 싶어 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했다.
오늘은 체력이 고갈되었기에 돌아가는 것뿐이다.
“소환사다!”
던전 입구.
이계인이 발견됐고 드론의 영상이 전 세계로 송출되었을 것이니 예상은 하고 있었다.
실로 어마어마한 인파가 모여 있었다.
인파의 통제를 위하여 군경이 합동으로 막아야 할 정도.
이번에는 기자들이 문제가 아니다.
경험상 첫 이계인의 등장에는 정보부가 움직였다.
인터뷰는 물론이고 국가정보원에서 보낸 요원들에 의해 심문을 받아야 하는 절차도 남아 있었다.
이계인의 존재에 일반인들의 관심도 폭발하였다.
특히 관심을 받게 된 부분은 이루나의 외모다.
인간에게선 볼 수 없는 완벽한 아름다움이다. 흡사 게임을 찢고 튀어나온 듯했고 그녀의 종족은 실제로도 엘프.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이어지는 간단한 인터뷰에서 그녀를 구하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저도 믿어지지는 않습니다만……. 히든 던전에서 그녀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구출을 해서 나왔죠. 언어가 달라 아직은 저도 알고 있는 것이 없습니다만, 보디랭귀지로 저희 길드에 들어오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정확하게는 제 동료가 되기로 한 거죠.”
“그럼 이계의 문명이 존재한다는 건 확인을 못하셨나요?”
“그렇죠.”
“던전의 몬스터들은 끊임없이 리스폰 되는데 그 안에 생존자가 있었다니. 도대체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요?”
“그건 저도 알 도리가 없죠.”
이루나는 내 요청에 따라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계의 존재이기에 언어가 다르다.
조사를 하려고 해도 외계어를 아는 이가 따로 없었기에 도저히 수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귀찮음을 피하기 위한 내 나름대로의 술책이다.
이루나는 사람들에게 엘프어로 말했다.
“%!x$^@x$.”
“…….”
당연히 알아먹을 수 없다.
아름다운 음률이었지만 이 세상 그 어떤 언어와도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정원 요원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래서야 조사가 힘들다고 그들끼리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여기에 뒤늦게 찾아온 헌터 관리국장까지.
“허어. 진정 외계어를 사용하는군요.”
“그렇죠.”
“마법으로 통역을 할 수도 없나요?”
“그런 마법이 있을 리가.”
정부 사람들은 아쉬움을 토로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조사는 필요했는지 국정원에서 사람이 찾아왔다.
“국정원 제2차장 강만식이라고 합니다. 잠시 저기서 대화를 좀 나눌 수 있을까요?”
한눈에 보아도 고압적으로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이제는 나도 꿀릴 것이 없다.
“보다시피 사냥을 하루 종일 했더니 피로해서.”
“5분이면 됩니다.”
“그 정도라면야.”
벤을 개조하여 만든 차량 안.
마치 취조실처럼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국정원 차장이면 원장의 직무를 대리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직위다.
사실상 국정원을 이끌어가는 존재.
제2차장은 국내 정보 수집의 분석도 담당을 하고 있었기에 이계인이 나타나자 부랴부랴 직접 방문한 것이다.
어쩌면 균열의 비밀을 풀 수도 있을 존재의 등장.
하지만 어떤 정보도 알아낼 수는 없을 것이다.
“소환사님. 영상은 보았습니다. 히든 보스 방에 갇혀 있던 저 여성의 영상도 봤지요. 정말 어떻게 정보를 뽑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그의 표정은 심각했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외계인과 대화가 가능하겠습니까?”
“그거야.”
강만식은 한숨을 내쉬었다.
뭔가 어마어마한 건수가 들어왔는데 상대가 외계인이라 어떤 정보도 뽑아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나마 외계인 엘프가 나에게는 협조적이었기에 미래를 기약하는 수밖에 없었다.
“약속드리죠. 엘프와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는 날이 오면 바로 국정원에 연락을 취한다고.”
“정말입니까?”
“물론이죠. 저도 궁금해 죽겠습니다. 도대체 이계에 문명이 있는지 말이죠. 어쩌면 이 망할 사태의 원인을 찾아낼 수도 있는 일이고.”
“그래 주신다면 상당한 포상금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약속하죠.”
어차피 몇 년 있으면 전 세계가 망하게 될 텐데 약속이야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