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57
제57화. 소환사, 독왕에게 도전장을 내밀다!
이곳에 모인 수많은 언론인들은 소환사를 취재하기 위해 왔었다.
이번 레이드에 성공하게 된다면 분명히 을들의 반란은 A급 길드로 올라서게 될 것이다.
길드의 규모, 자금력, 레이드 이력, 길드원의 실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길드 등급이다.
길드의 등급이 올라가면 정부에서 내려오는 의뢰는 물론이고 검제의 크라운 길드처럼 해외에서 의뢰를 받아 파병되기도 한다.
해외 파병은 해당국에서 짭짤하게 자금을 지원하기에 가능하면 가는 편이 좋았고 클리어 보상을 얻는 것은 덤이다.
또한 해외 파병의 의뢰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면 길드의 등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오늘 레이드는 분명 을들의 반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슬슬 해외에서도 소환사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니 그에 대한 정보는 무조건적으로 다루어야 했다.
그러던 도중에 흥미로운 기삿거리가 발견됐다.
일명 ‘스토커’로 불리는 독왕이 소환사를 찍은 것.
레드 문 길드 내에서는 ‘총애를 입었다’고 표현하지만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여간 곤욕스러운 일이 아니다.
긴 생머리에 녹색 안광을 가진 독왕이 불쑥불쑥 나타나 신경쇠약에 걸린 사람도 있을 지경이다.
분명히 앞으로 스토킹이 시작될 거라 모두가 생각했다.
그러던 도중 놀랍게도 소환사가 독왕을 불렀다.
레이드가 진행되는 도중이었으나 이미 안정적이었고 굳이 소환사가 더 나설 필요도 없었다.
천사들로 이루어진 소환수가 싸우고 있었으니 더욱 여유롭다.
“분위기가 무슨.”
“너무 화기애애한데?”
웅성웅성.
강소라뿐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그리 생각했다.
너무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 소리까지는 들을 수 없었지만, 만족스러워 하는 독왕의 표정이 고스란히 보였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독왕이 돌아온다!”
이야기를 마치고 레드 문 진영으로 복귀한 독왕.
우르르 기자들이 몰려갔다.
개인 BJ들까지 몰려가면서 레드 문 진영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소환사가 휘하로 들어오기로 했어!”
“와아아!”
환호하는 길드원들.
그러나 언론인들과 공무원들, 그리고 구경꾼들의 생각은 좀 달랐다.
소환사가 그냥 독왕의 휘하로 들어온다? 말이 되지 않는 일이다.
그 때문에 강소라가 총대를 메고 물었다.
“아무런 조건 없이 말인가요!?”
“사소한 조건이 있기는 한데 그거야 문제도 아니죠.”
“그 사소한 조건이라는 것이 뭔가요?”
“소환사가 대결에서 패한다는 것.”
“허!”
“역시나.”
한마디로 소환사가 독왕의 휘하로 그냥 들어온다는 건 개소리였고 정당하게 대결을 통하여 패했을 경우에만 들어간다는 거였다.
그러다가 문득 사람들은 깨닫는다.
만약 독왕이 패한다면?
“만약 반대의 경우에는 어떻게 되죠?”
“그럴 가능성은 없지만, 만약이라도 그리 된다면 내가 들어가는 거고.”
“…….”
레드 문 길드원들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하지만 독왕이 패할 경우의 수가 있느냐고 생각하면 다들 아니라고 고개를 젓는다.
다시 분위기는 올라가고 기뻐한다.
유유상종이라고 하였던가.
독왕의 휘하에 있더니 다들 돌대가리가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든다.
팔은 안으로 굽는 법.
길드원들이야 그리 생각을 해도 기자들의 생각은 아니다.
“이거 흥미로운데. 만약 소환사가 이기면 어떻게 되는 거지?”
“유래 없는 확장도 가능하겠죠.”
그 자리에서 기사가 작성된다.
[소환사, 독왕에게 도전장을 내밀다!]***
독왕이 소란을 피우는 와중에도 레이드는 그 끝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기가테스는 막대한 뇌전을 쏟아부으며 발광하고 있었지만, 전혀 바바리안을 뚫지 못하고 있었다.
“우오오오!”
수많은 버프로 둘러싸여 있는 바바리안.
바바리안 고유 스킬은 전사의 함성, 그리고 ‘적대 각인’은 탱커로 활용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적대 각인으로 적들의 시선이 시전자에게 각인됩니다.]일명 어그로를 끈다는 것.
그리하여 바바리안에게 기가테스가 공격을 퍼붓고 있었으며 마법사들이나 사제들은 편리하게 바바리안만 캐리하면 됐다.
보스가 광폭화에 접어드는 지금도 마찬가지.
바바리안은 괴성을 지르며 기가테스를 두드려 팼고 한 치도 밀림이 없었다.
그런 와중에 들려오는 독왕의 목소리.
-소환사가 휘하로 들어오기로 했어!
“하…….”
“저 여자의 정신 상태도 보통은 아니네요.”
“그래도 나쁜 사람은 아니니까. 암제와는 좀 다른 느낌이죠. 휘하로 끌어들이면 쓸 만할 겁니다.”
“독왕을 끌어들이면 기존 길드원들과 마찰이 있지 않을까요?”
“있기야 하겠지만, 우리 길드원들의 성장이 워낙 빨라서.”
어떻게든 융합이 되기는 할 것이다.
다만 레드 문 길드를 흡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레드 문 길드에서 쓸 만한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전략이 필요하다.
“레드 문 길드에도 사체 처리부 출신들이 꽤 있지.”
“그렇다고는 들었어요.”
사실, 을들의 반란이 내가 원조는 아니다.
독왕은 오래 전 사체 처리부였고 각성과 동시에 사람들을 긁어모아 지금의 길드를 만들었다.
바닥부터 시작하여 여기까지 올라온 사람들을 눈여겨보았다가 끈질기게 설득하여 길드원으로 만들기를 5년.
어찌 보면 레드 문 길드야말로 을들의 반란이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보다 탑에서는 소식이 없나요?”
“50층이라네요. 다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50층이라.”
100층까지 존재하는 탑이었지만, 지금의 수준으로 인류는 당연히 탑을 완전히 공략할 수 없었다.
검제가 고전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세상이 멸망한 이후 20년이나 헌터계에서 종사를 해온 내 판단에 의한다면 검제의 레벨은 60으로 추정된다.
검제가 만약 50층을 넘긴다면 스킬 포인트는 최소 500개. 넘기지 못한다면 400개 정도로 하향조정할 수 있었다.
괴물과 같은 놈이었지만 머지않았다.
독왕까지 휘하에 넣고 난다면 크라운 길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 차원의 탑.
50층 보스를 맞이하여 검제와 크라운 길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차원의 탑의 몬스터는 일단 던전과 다르게 모든 몬스터들이 상향된다.
50층 보스 데스 나이트는 5급 S랭크 몬스터였지만 이곳에서는 그보다 몇 배는 강해진다.
일반 데스 나이트라면 고전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지금은.
쿠구구구구!
“어스 퀘이크다! 다들 물러나!”
검제의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온다.
어스 퀘이크?
땅이 좀 흔들리고 마그마가 분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마그마가 위협적이기는 해도 충분히 피하거나 방어가 가능하다.
마그마는 마법사들의 실드와 사제들의 홀리 실드를 겹겹이 치면 어떻게든 막아내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차원의 탑 데스 나이트가 뿜는 마그마는 실드와 홀리 실드를 거침없이 뚫었다.
층 전체를 대부분 뒤덮는 광범위 공격에 자세를 잡기 힘들 정도로 지진이 일어난다.
검제의 외침에 대부분 안전지대로 복귀했지만 몇몇 길드원들이 돌아오지 못했다.
“끄아아악!”
“살려줘!”
마그마가 길드원들을 삼켜버린다.
그대로 즉사.검제는 감히 가까이 갈 생각도 못했다.
마그마가 퍼지는 동시에 데스 나이트의 권속들이 돌아다녔고 검강들이 사방에 난무하는지라 도저히 접근할 수가 없었다.
오진수가 외친다.
“길드장님! 퇴각 명령을!”
“빌어먹을…….”
희생이 크다.
벌써·10명이 죽었고 부상자도 15명이나 된다.
모두가 정예라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한 피해라 할 수 있었다.
10분마다 메시지가 울려 퍼지는 곳이다.
지금과 같이.
[공략을 포기하시겠습니까?] [Y/N]지금까지는 ‘N’을 찍으면서 버텼다.
하지만 지금은?
이대로 간다면 길드 자체에 막대한 타격이 있을 수 있었다.
사실 조금만 더 HP를 깎으면 클리어도 가능할 것이다.
데스 나이트는 광폭화에 들어간 상태였고 목숨을 건다면 어찌어찌 죽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문제는 그 이후다.
“어쩔 수 없지. 지금도 피해가 크니……. 도전을 포기한다.”
[차원의 탑 공략을 포기합니다.] [총 49층 돌파!] [보상을 집계합니다.]주르륵 뜨는 보상 메시지.
레어 아이템이 나왔지만,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이 정도의 아이템을 얻고자 차원의 탑에 도전한 것이 아니다.
50층을 클리어 하면 확정적으로 유니크 아이템이나 스킬을 보상으로 준다고 하여 들어왔지만, 결국에는 실패했고 상처만 가득하다.
차원의 탑 앞에는 거지꼴을 하고 있는 길드들도 있었고 도전을 위해 준비하는 길드들도 보였다.
한국 1위 길드 크라운.
하지만 크라운 길드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미 70층을 돌파한 길드가 있다던가.
한국 땅에서야 크라운 길드가 힘을 쓰는 것이지, 세계로 나오자 힘의 차이를 실감했다.
검제도 목숨을 걸었다면 59층까지는 어떻게든 돌파했을 수도 있었다. 그리 되었다면 길드는 어마어마한 타격을 입었겠지.
그는 씁쓸한 미소를 베어 물었다.
“꼴이 말이 아니군요. 그 소환사는 뭐하고 있답니까?”
길드원들이 죽는 것보다는 소환사의 소식이 더 궁금한 검제였다.
어차피 길드원들이야 고기방패가 아니던가.
지금 물러난 것은 그런 고기방패들이 죄다 죽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고.
“아, 예. 독왕에게 물렸다는 소식입니다.”
“독왕에게?”
“예, 예. 그보다 길드장님. 부상자들과 사망자들의 처리는…….”
“해야죠. 움직이도록 합시다.”
이번 공략에 꽤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앞으로도 고기방패들이 검제의 말에 따라 목숨을 걸게 하려면 착한인간 코스프레는 필수적이었다.
***
콰광!
기가테스의 움직임이 현저하게 느려지고 있다.
놈의 힘이 빠지자 바바리안은 미친 듯이 방패로 거대보스를 후려쳤다.
기가테스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몸 전체가 녹색 체액으로 뒤덮여 있었고 눈알은 모조리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을 뿐이다.
거기에 꼬리는 잘리고 그 많던 다리들도 죄다 못쓰게 되었다.
빠지직.
강렬했던 전류도 줄어들었으며 간신히 꿈틀거리고 있는 것에 불과하였다.
이제 보상이 머지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들린 소식.
“길드장님. 검제가 탑을 포기했다고 해요.”
“오호, 그래요?”
“총 클리어 보상은 49층이라고……. 그래서 주목도 받지 못한 모양이에요.”
“쯧. 나라 망신은 다 시키고 있네.”
“그러게 말이에요. 미국 에드몬 길드는 70층에서 전투 중이라고 하던데.”
“70층이라.”
눈살이 살짝 찌푸려진다.
지금 시기에 70층이라니?
60층 정도가 한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회귀자들이 빠르게 발전을 시작하면서 역사도 뒤틀린 것 같다.
이 때문에 멸망의 전조가 가속화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끼에에에엑!
보스가 죽었다.
상념은 지우기로 했다. 검제에 대한 이야기는 레이드가 끝나고 해도 무방하다.
쿠구구궁!
“와아아아!”
길드원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역시 거대보스의 꽃은 보상이다.
나도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있는 가운데.
[포식하는 자의 영혼이 보상에 개입합니다.] [신운이 솟구칩니다!] [만독불침(유니크) 스킬을 획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