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59
제59화. 포식의 전령
술자리는 밤 10시까지 계속됐다.
독왕은 어떻게든 나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떼를 썼지만, 길드원들이 그녀를 반 강제로 데리고 돌아갔다.
그러면서도 독왕은 내일 다시 오겠다고 소리쳤고 나는 언제라도 찾아오라고 말했다.
이 정도면 서로를 그리워하는 연인의 행동이라고 보아도 무방했다.
물론 나도 취향이 확실한 사람이라서 처녀귀신 저리 가라 할 정도의 포스를 풍기는 독왕과 교제를 할 생각은 없다.
그녀는 내 휘하로 들어와 길드를 발전시키는데 공헌하게 될 것이다.
공헌에 따라서 직위를 올려준다고 약속을 한다면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까?
이제는 집이 된 사무실로 돌아와 씻고 누군가를 기다린다.
“포식의 전령이라.”
오딘은 내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과연 화끈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오딘답게 강력한 스킬이나 아이템을 줄까? 아니면 엘릭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거구의 덩치를 가진 바바리안이 나타났다.
쿵! 쿵! 쿵!
노크가 아니라 문이 부서져버릴 것 같은 소리다.
벌컥.
다행히 문이 완전히 박살나기 전에 문을 열어 줄 수 있었다.
키는 대략 2미터가량.
덩치로 보건데 150kg은 나가 보였고 그게 죄다 근육이다.
그냥 좀 예쁜 여자를 보냈으면 안 되나?
“하하하! 반갑다! 나는 오딘의 천사 햄프다!”
“천……사?”
“날개도 있다! 보여줄까?”
“괘, 괜찮습니다.”
험상궂은 얼굴에 몸 전체를 덮고 있는 문신, 꿈틀거리는 근육과 깔끔하게 밀린 머리까지.
이게 천사라고?
쿵! 쿵! 쿵!
걸어갈 때마다 바닥이 부서질 것 같다.
전체가 대리석인데 이게 깨지지는 않겠지?
“집이 좋다! 우리가 사는 움막과 비교하면 천국인데!”
“그럼 당신은 천국에 살지 않는다는 겁니까?”
“어? 나는 천국에 사는데.”
“그런데 여기가 천국이라면서요.”
“너는 축복을 받은 것이 틀림없다! 우리 천국보다 좋은 곳에서 산다니!”
‘약간 모자란가?’
도대체 이런 무식한 바바리안이 천사라니.
“으, 배가 고픈데. 먹을 건 없나!”
“아, 여기 있습니다. 드시죠.”
냉장고를 하나 개방해 주었다.
바바리안은 우걱우걱 냉장고에 있는 음식들을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날계란과 양파, 대파, 냉동피자까지 죄다 털어 먹는다.
익히는 일 따위는 하지 않았다.
“꺼억! 잘 먹었다! 그럼 다음에 또!”
“오딘께서 뭔가 주지 않으셨나요?”
“어? 까먹을 뻔했군. 너는 천재구나! 어떻게 알았지?”
“…….”
바바리안은 아공간에서 상자 하나를 꺼내서 주었다.
[포식의 상자 x1]하늘의 별 포식하는 자의 영혼이 자신의 마력을 담아 선물한 상자.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이 새끼 이거 내가 말을 하지 않았다면 오딘의 선물도 깜빡할 뻔했다.
참을 인을 머리에 새긴다.
오딘 자체도 꽤나 무식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이 되었는데 휘하의 천사들이야 말할 것도 없지.
놈은 내게 손을 내밀었다.
“오늘 접대 고맙다!”
“아닙니다. 딱히 접대라고 할 것은.”
“그렇게 맛있는 음식은 처음이었다! 다음에 또 오겠다!”
오딘의 천사는 그렇게 사라졌다.
뭔가 정신이 하나도 없는 방문이었다.
어쨌든.
오딘이 무엇을 선물하였는지 한 번 개봉을 해볼까?
[포식의 상자 x1을 개봉합니까?] [개봉 시 포식하는 자의 영혼과의 친밀도가 5 상승합니다.] [Y/N] [마력단환 x1을 획득하였습니다.]일종의 엘릭서로 영구적으로 힘을 +100만큼 증가시킨다.
“허.”
힘이 ·100이나 증가한다고?
이건 통이 크다 못해 과도한 것 아닌가?
웬만한 유니크 아이템의 단일 스탯이 영구적으로 올라간다.
오딘이 정말 시원하게 질렀다.
“감사합니다, 오딘이여!”
[포식하는 자의 영혼이 크게 웃습니다.] [많은 별들이 포식하는 자의 영혼에게 항의합니다.] [포식하는 자의 영혼이 그들을 무시합니다.] [별들이 경쟁적으로 당신에게 손을 내밀기로 합니다.]‘나쁘지 않네. 성좌들이 경쟁을 해준다면 나야 땡큐지.’
***
이른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다가 튕겨져 나갈 뻔했다.
힘이 100이나 증가했다는 것.
여기에 아이템 증가수치와 각종 버프가 들어가게 된다면 힘으로는 나를 쫓아올 헌터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만큼이나 어마어마한 증가폭이었기에 성좌들은 다소의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충 해석을 하면 이러다가 혼자 무쌍을 찍어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것.
당연히 오딘은 무식한 바바리안들의 신이었으므로 그냥 콧방귀를 뀌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지금까지 만난 성좌들 가운데에서는 가장 시원시원하다고 해야 할까.
살짝 오딘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단순 탱커였다면 바로 오딘의 줄을 잡으려 했을지도.’
현재 나는 잡캐다.
마법과 신성력, 정령술, 검술, 방패술까지 익혔으며 활만 든다면 완전한 잡탕캐릭으로 거듭날 것이다.
다만 다른 잡캐들과 다른 점이라면 팔방미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
일어나자마자 일일선물을 획득하고 지금까지 쌓아온 코인을 확인해 보기로 한다.
[15,000 코인]200억 정도를 털어 넣어야 가능한 금액이다.
요즘 돈도 잘 벌고 있었고 레몽 길드에서도 보석에 40%의 프리미엄을 붙여 주었기에 코인이 쌓이는 속도도 남다르다.
가장 먼저 한 일이 바로 스킬 포인트 점검이다.
스킬
[인연의 끈 LV. 50]인연의 고리가 12개로 늘어난다.
최대 소환 시간이 12시간으로 늘어난다.
[소환수 강화 LV. 50]소환수의 모든 스탯이 50% 증가한다.
[강렬한 인연의 끈 LV. 50]소환 시 50% 확률로 높은 등급의 소환수를 소환한다.
[소환수 스킬 강화 LV. 50]소환수 고유의 스킬을 사용한다.
금강불괴 LV. 100
물리 방어력이 50% 증가한다.
마법 방어력이 25% 증가한다.
[3서클 신성마법 마스터] [4서클 마스터] [초급 신체단련 LV. 50]신체의 모든 기능이 50% 증가한다.
암살숙련
고속 이동 LV. 30
고속 공격 LV. 30
그림자 은신 LV. 30
만독불침 LV. 50
독 면역 +60%
[몬스터 해체 LV. 1]몬스터를 해체하여 부산물을 획득한다.
각종 스킬에 투자를 하고 남은 포인트는 만독불침에 올인했다.
이번 독왕과의 대결은 독 면역이 가장 중요하다.
아직 독 면역은 60% 수준.
여기서 포인트를 50개 정도 더 투자를 하면 독 저항력은 90%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다. 이 정도면 어떤 독에 중독이 되더라도 성수로 치료할 수 있는 수준이다.
어쩌면 간단한 해독 마법인 큐어 포이즌으로 치료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마력이야 이제 넉넉한 상황이었으니 딱히 마력 부족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고.
가지고 있는 스킬을 죄다 100까지 찍는 것이 목표.
머지않은 시간 안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슬슬 신화 스킬 하나를 더 얻었으면 좋겠는데.
“해외 원정을 나가야 하나.”
해외 원정.
길드 랭크 S를 찍으면 해외 원정 자격이 주어진다.
신화 스킬을 얻어 낼 정도의 랭크는 SS였으므로 좀 더 길드원을 늘리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건 이번 주 안에 해결이 된다.
며칠 안에 독왕과 대결을 벌일 것이었으므로 그녀를 길드로 흡수하고 독왕을 따르는 사람들까지 흡수하고 나면 길드 랭크도 SS를 찍지 않을까.
암제의 경우야 완전히 ‘폐기’가 되었으니 사무장이 바로 권력을 잡았지만, 레드 문 길드 같은 경우에는 독왕이 두 눈을 부릅뜨고 살아 있다면 그녀의 성격상 많은 사람들을 물귀신처럼 끌고 올 것이다.
그게 바로 내가 바라는 일.
스킬을 찍고 나서는 이번 주에 들어온 길드원들의 주문을 처리한다.
길드원들에게는 두 배의 수익을 남기고 판매를 하지만 시중가보다는 반값이나 저렴하다.
새삼 시스템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길드원의 주문을 처리하는데 5천 코인이 지출됐고 나머지는 바바리안을 강화하는데 투자하기로 했다.
“어디 보자.”
먼저 바바리안의 상태 창을 확인해 본다.
리테우스 LV. 25[동료 희귀도 SS]
직업: 방패(A) 대검(B)
HP 2,000/MP 100
[스탯: 힘 150, 체력 200, 민첩 15, 지혜 1 , 정신 10]물리 공격력: 150
마법 공격력: 10
물리 방어력: 400
마법 방어력: 200
스킬
전사의 함성 LV. 15
적대각인 LV. 10
특수능력
파티 시 파티원 전원 생명력 10% 증가
아이템
제1기사단의 방패 +2
제1기사단의 대검 +2
제1기사단의 면갑 +2
……
“흠.”
나름대로 레어 아이템으로 무장하기는 했다.
하지만 레어 중에서는 아랫줄에 위치한 세트 아이템이다.
동료의 아이템을 세트로 구성한 것은 역시 세트 효과 때문이었다.
이제 바꿀 필요가 있지 않을까.
“검술명가 세트?”
과연 2천 코인으로 무엇을 살 수 있을까 고심하다가 눈에 띄는 아이템이 있었다.
[초특가 할인. 최고의 가성비!] [검술명가 세트(대검/방패 포함)] [6000코인->3000코인]“이거야, 이거.”
무려 반값 세일.
원래 가격은 6,000 코인으로 다소 무식하기는 했다.
하지만 레어 세트 중에서도 상위 티어로 보였고 능력치만 보면 유니크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수준.
아직 내 아이템들도 올 유니크로 바꾸지 못한 와중이었고, 유니크 등급부터는 가격이 상상을 초월하였기에 그건 나중에 생각을 해볼 문제다.
무엇보다 아이템이라는 것이 소모품이라는 이유로 막대한 돈을 투자하기에 좀 꺼려졌고.
남아 있던 보석을 탈탈 털어 환전했다.
[1,000코인을 획득했습니다.]이제 고작(?) 3천 코인으로는 손이 떨리지 않는다.
던전을 무려 13개나 운영하고 있었으니까.
그중 독점적으로 운영하는 던전만 해도 12개다.
비록 레몽 길드에 위탁하기는 했지만 우리 측에서도 관리자 한 명을 파견하여 그들이 저지를지 모르는 부정을 단속했다.
하루가 지나면 엄청난 자금이 쌓였으므로 이 정도는 큰 무리도 아니었다.
“나도 새삼 대담해졌는데.”
검술명가 세트
힘 +150
체력 +150
공격력 +80
방어력 +80
이 정도면 레어 아이템들 중에서는 쫓아올 세트가 없어 보인다.
대체 이런 좋은 세트에 왜 할인이 들어가 있을까.
그 이유에 대해서야 영영 알 길이 없지만 나로서는 횡재를 한 셈.
아이템을 모두 구매한 후에는 +2강까지 모조리 강화를 한다.
웬만해서는 +2강까지는 실패하지 않았기에 대부분의 아이템들은 거기까지 강화를 해서 사용했다.
확률로 친다면 20개 중 하나 꼴로 실패하지만 이 정도야 강화로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강화를 마친 후에 바바리안을 호출했다.
“은인! 배고프다!”“밥은 좀 이따가 먹고, 한 번 입어봐라.”
“우오오! 전사를 위한 장비인가!”
“그래.”
“바바리안 전용 아이템이라니! 벌써부터 힘이 난다!”
“응? 바바리안 전용?”
정말 깜짝 놀랐다.
바바리안의 말을 듣고 보니 설명 뒤에 아주 조그맣게 ‘바바리안 전용’이라고 적혀 있다.
“하, 큰일 날 뻔했네.”
지구에 바바리안이 리테우스밖에 더 있나?
동료가 아니었다면 제대로 낚일 뻔했다.
망할 시스템이라고 욕을 할 뻔했지만, 전용 아이템 효과를 보고서는 입을 꾹 다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