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67
제67화. 대결(1)
오리하르콘 마력 투구
등급: 신화
물리 방어력: 500
마법 방어력: 500
내구도: 200/200
추가 옵션
정신 +100
마법 방어 30% 증가
운석에서 추출한 금속을 재련하여 만든 투구.
전설의 대장장이 불칸을 기억하며.
“허.”
놀람을 감출 수가 없다.
마력 갑옷이라니.
요즘 들어 마법에 관련된 능력치들이 꽤 잘 올라가고 있는 것 같다.
마법 방어와 정신은 캐릭터에 영향을 준다.
즉, 내 본체의 옵션이 올라간다는 뜻이었다.
이걸 강화하면?
오리하르콘 마력 투구 +2
등급: 신화
물리 방어력: 1,000
마법 방어력: 1,000
내구도: 180/180
추가 옵션
정신 +200
마법 방어 40% 증가
운석에서 추출한 금속을 재련하여 만든 투구.
전설의 대장장이 불칸을 기억하며.
엄청나다고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걸 2천에 구했다니.
게다가 탈것의 레벨은 벌써 20이 되었다.
여기부터는 미친 듯한 레벨 업은 기대하기 힘들었지만, 백승후가 준 꿀팁들을 활용하면 어렵지 않게 레벨 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백승후를 찾아가는 건 옳았다.
회귀 전, 백승후는 내게 불가촉천민이라는 말을 달고 살았고 매일 무시하기 일쑤였지만 그게 뭐 어쨌다는 말인가.
복수는 충분히 했고 놈이 가지게 될 모든 것을 빼앗고 감옥에 처박았다.
멸망이 가까워질 때, 놈을 교도소에서 빼주는 것?
즉사만 면하게 해주는 것이지 그때부터 절치부심하여 복수를 준비한다고 해도 내 발 끝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었다.
그때가 되면 이미 나는 세계 랭커가 되어 있을 테니까.
복수를 시도하는 순간 본인이 죽는다는 사실이야 잘 알고 있을 터.
“이거 내일이 기대되는데.”
내일은 다른 섬으로 이동할 작정이다.
그곳에서는 신화 스킬을 얻게 되겠지.
내가 아닌 탈것 스킬이었지만, 분명히 본체에 도움이 된다.
탈것을 강화하는 것은 나를 강화하는 길이기도 했다.
“가능하면 빨리 캐릭터 레벨 60을 찍고 영혼강화까지 열었으면 좋겠는데.”
미래의 검성 백승후의 팁들을 이용하면 더욱 발전이 가속화될 것이다.
놈이 20년 이상 걸려 얻은 정보들을 1년 안에 모조리 빨아들인다. 그 이후에 나는 얼마나 큰 발전을 이룩하게 될까.
생각보다 신들의 시스템은 성장에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었다.
그렇게 미래가 예정되어 있는 지금.
[소리 없는 어둠이 퀘스트를 준비합니다.] [탐욕의 근원이 퀘스트를 준비합니다.] [명멸하는 빛이 퀘스트를 준비합니다.] [지옥의 퀘스트를 준비합니다.]……
성좌들의 관심은 덤이었다.
***
이른 아침부터 길드원들이 모였다.
현재 인원 50명이 전원 회의에 참석하였으며 오늘의 일정에 대해 논했다.
“오전에는 독왕과의 대결이 있습니다. 다들 참석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물론입니다!”
“형님.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죠. 당연히 가야 되는 거 아닙니까?”
“길드의 명운이 걸린 일인데요.”
즉답이다.
오늘의 전투는 박수철의 말대로 길드의 운명을 가르게 될 것이다.
패하게 된다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나 다름없게 된다.
내가 독왕의 밑으로 들어가면 어쩔 수 없이 현재의 길드원들도 쫓아오게 될 것이고 가지고 있던 모든 던전들이 레드 문에 귀속될 가능성이 높았다.
길드원들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성장하는 중이다.
경험치는 물론이고 스킬과 아이템에 이르기까지.
버는 족족 투자를 하고 있었는데 내가 없으면 성장이 더뎌질 것이 확실하였으므로 우리 길드는 통째로 레드 문에 넘어간다고 보아도 좋았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다들 걱정이 많으실 텐데요. 제가 패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으니 걱정 마세요.”
“정말인가요?”
이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을 드러냈다.
길드의 사무장으로 있는 이상, 그 누구보다 크게 걱정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이하나였다.
그녀는 내가 패하는 순간 연쇄작용을 일으킬 거라는 사실을 잘 알았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럼요. 암제를 팰 때보다도 상황은 더 나으니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소환수를 조금 뽑기는 해야겠지만 주력은 사용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니.”
“그 정도로 발전하셨나요?”
“여러분들이 발전하는 것보다 제 발전은 더 빠르죠.”
“오오, 과연.”
“그렇다면 이해할 수 있죠.”
벌써 길드원들은 웬만한 중견 길드의 정예만큼이나 발전했다.
그건 내 지원이 있었기 때문.
강해지고자 하는 독기 어린 마음이 죽기 직전까지 자신을 한계로 몰아넣었고 전 재산을 투자하여 강해지기를 반복하고 있는 중이었다.
지금부터는 성장이 더뎌질 테지만 지금까지만 놓고 보면 세상에 유래가 없을 정도로 빠른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보다 내가 더 빠른 발전을 이룩했다면?
천무살제나 검제와의 전투라면 모르겠지만 독왕 정도는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었다.
“오후에는 신규 던전을 획득할 것이니 가능하면 후딱 처리하도록 하죠.”
“길드장님을 뒤따르겠습니다!”
이미 길드본부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중이다.
우리는 모두 일어나 발길을 옮겼다.
최근 엄청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인물이 한국에 있었다.
갑자기 나타나 신화 급 스킬을 습득하고 랭커가 된 입지전적의 남자.
특히나 최근 들어 암제가 패하면서 소환사의 이름은 더욱 값이 높아지게 되었다.
한국 길드 랭킹 4위, 헌터 랭킹 4위의 세실리아는 강한성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사실 암제나 독왕에 비하여 덜 조명이 되었지만, 세실리아 역시 ‘성녀’라는 호칭으로 종종 대서특필이 되고 있었으며 길드 역시 조직력에서는 한국 제일이라 평가 된다.
천사 길드는 그 이름에 걸맞게 기부도 많이 하였고 헌터계와 국가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었다.
강한성은 암제를 꺾었고 오늘은 독왕에게 도전한다.
만약 강한성이 독왕에게 패하면 세실리아에게 도전을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세실리아는 영국계 한국인으로 어린 시절에 한국으로 귀화했다.
한국식 이름은 양슬기.
하지만 대중들에게는 세실리아로 더 많이 알려져 있었다.
“소환사와는 싸우기 싫은데.”
“굳이 도전을 할까요? 길드장님은 사제인데요.”
“그건 모르는 일이잖아요. 암제처럼 끈질기게 치근덕거릴지도 모르고, 특히나 독왕 저 여자는.”
길드원 모두가 독왕이라는 이름에 몸서리를 쳤다.
독왕의 스토킹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
뛰어난 인재라고 판단되면 끈질기게 스토킹을 하였고 그건 세실리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그녀가 직접 온 이유.
그건 바로 강한성과 싸우기 싫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몬스터가 아닌 인간과 싸운다니.
세실리아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소환사다!”웅성웅성.
버스에서 대기하고 있던 세실리아는 소환사가 여러 길드원들을 이끌고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
일견 보기에는 평범한 외모다.
겸손해 보이고 예의도 바르다.
“딱히 위험해 보이지는 않는데요?”
사무장이 강한성을 평가했다.
저런 인상의 남자가 굳이 성녀에게 도전을 할까?
그랬다가는 평판이 떨어질 것이 확실하다.
암제와 독왕이야 더 이상 떨어질 평판이 없어 끈덕지게 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소환사가 그랬다가는 어느 정도 정치적인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강한성이 정치에 신경을 쓰는 남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소환사님! 오늘 대결, 자신 있으신가요?”
“자신 있다고 말한다면 오만이겠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역시나.”
“대결은 어디에서 벌이나요?”
“레드 문 길드 연무장에서 벌이기로 했습니다. 딱히 참여에 제한은 없지만,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언론인 분들의 출입은 어느 정도 통제가 될 예정입니다.”
“올림픽경기장에서 대결하는 것 아니었나요?”
“네? 제가 돈에 환장한 놈도 아니고 굳이 그렇게까지 할 이유는 없죠.”
어디를 봐도 좋은 사람같이 보인다.
세실리아는 버스에서 내려 성큼성큼 그에게 다가갔다.
“성녀다!”
“성녀가 어째서 여기에?”
단숨에 그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도대체 왜 그녀가 이곳에 찾아왔는지 모두가 궁금해 할 즈음.
“소환사님?”
“네?”
“처음 뵐게요. 과분하게도 성녀라는 호칭을 받은 세실리아라고 해요.”
“아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저는 강한성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소환사라고 부르죠.”
“혹시 제가 이곳에 왜 왔는지 짐작이 가시나요?”
“글쎄요……. 평소 성녀님의 선행을 존경하기는 했지만 따로 친분이 있지는 않아서.”
소환사는 정말로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앞으로 친하게 지냈으면 해서요.”
“하하! 마다할 이유가 없죠. 성녀께서 함께하신다면 차원의 탑을 클리어하는 것도 가능할지 모르겠는데요?”
‘내가 과민반응을 했나?’
결코 세실리아 본인에게 칼을 겨눌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이런 사람이라면 동맹을 맺어도 되지 않을까?
물론 이제야 이야기를 나눈 것뿐이었으므로 조금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는 있었다.
“그 혹시…….”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저에게 대결을 요청할 생각은 없으신 거죠?”
“제가 왜 그래야 하는데요?”
“아니 지금까지…….”
“하하하! 뭔가 오해가 있으신 모양인데, 제가 먼저 대결을 요청한 적은 없습니다. 암제나 독왕이나 먼저 제게 대결을 요청하여 피하지 않은 것뿐이죠. 제가 왜 성녀님과 대결을 해요.”
“그런 거죠?”
“네. 그런 거예요.”
세실리아의 표정이 단번에 풀렸다.
역시 괜한 걱정이었다.
“와! 앞으로 정말 친하게 지내요!”
“네! 동맹을 고려해도 될 것 같군요!”
그들은 악수를 나누었다.
촤륵! 촤르르륵!
바로 플래시가 쏟아진다.
이곳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이를 역사적인 만남이라고 이야기 하였다.
사회의 저명인사 성녀와 최근 기세를 올리고 있는 소환사는 이 자리에서 동맹을 이야기하기까지 했다.
기자들은 곧 괜찮은 기사 제목을 발굴하여 사용하기 시작했다.
[천사들의 만남]***
레드 문 길드로 향하는 길.
박수철은 성녀와의 만남을 회자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와, 형님. 성녀라니요? 대박인데요?”
“어째서?”
“지금까지 천사 길드는 그 어떤 길드와도 직접적인 동맹을 맺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오늘 동맹을 거론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게 뭐?”
“엄청난 거죠! 동맹을 맺으면 그쪽 전력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건 박수철의 말이 맞다.
천사 길드는 길드명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듯, 사제 전력이 막강했다.
사제들을 지원하고 지원비를 받는 것이 주수입이었는데 동맹을 맺으면 전리품을 함께 분배할 뿐, 굳이 지원비는 내지 않아도 된다.
박수철은 이것만으로도 상당한 이익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박수철의 생각은 틀렸다.
나는 더 큰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
“역시 네 꿈은 너무 작아. 고작 동맹이나 맺자고 내가 그 여자와 친분을 다지겠냐?”
“그럼 아니었습니까?”
“통째로 집어 삼킬 생각을 해야지. 동맹은 그 시작일 뿐이고.”
나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고 박수철도 나를 따라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