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7
제7화. 등급심사(1)
플레이어 권한.
나는 서울로 올라가면서 이 플레이어 권한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찰했다.
차량은 자율주행으로 맞춰 놓은 상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수많은 창들이었다.
[지옥마경]아바타를 이용하여 장비와 경험치, 마석을 획득한다.
하루 30분 제한.
[스테이지 던전]아바타를 이용하여 스테이지 던전에 진입한다.
클리어 시, 일정 보상을 획득한다.
[보물 뽑기]1일 1회 무료.
뽑기권은 캐쉬상점을 통해 획득할 수 있다.
[펫 소환 LV. 30 개방] [탈것 시스템 LV. 50 개방] [……]그밖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시스템들.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내 힘을 그대로 간직한 아바타를 마치 게임의 캐릭터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거였다.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게임 캐릭터가 현실과 연동이 되는 느낌?
아직 개방되지 않은 시스템들이 꽤 있었기에 꾸준히 플레이어 권한을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초월자의 권한이라 여겨지는 캐쉬상점을 확인한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캐쉬상점에서 판매를 하는 아이템들이나 플레이어 권한을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소환권, 뽑기권, 특권, 지옥마경 시간이용권 등의 가격이 꽤 나갔기 때문이다.
그 외 아이템들의 가격도 상상초월이다.
유저를 유혹하는 게임사처럼, 대놓고 과금을 유도하고 있었다.
캐쉬상점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코인이다.
코인을 충전하기 위해서는 금과 보석이 필요했다.
[금 1kg: 10코인] [보석류: 당일 시가]“…….”
나는 휴대폰으로 금 시세를 검색했다.
[당일 금 1kg: 8,000만 원]“와, 이런 씨발.”
코인 10개에 8천만 원이라고?
뭐 이런 돈 먹는 하마가 다 있다는 말인가.
미친 듯이 금과 보석에 집착을 했던 검성.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검성을 이해하지 못하였는데, 이제 나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검성을 그 자리에 올려놓은 것은 다름 아닌 막대한 금과 보석이었다.
이쯤 되니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어디 돈 많은 성좌 없나?’
경부고속도로 휴게소.
한 이틀 고생을 했더니 전투식량이 아닌 뜨끈한 국밥이 먹고 싶었다.
입으로는 육개장의 얼큰한 맛을 음미하며 눈앞에 나타난 홀로그램을 응시한다.
제3자가 되어 나를 관조하는 느낌.
플레이어 권한을 습득하였으니 바로 확인에 들어갔다.
지옥마경은 아바타를 사용하여 하루에 30분 장비와 경험치, 마석 등을 얻을 수 있게 설계되었다.
홀로그램 안에서는 정확하게 나와 같은 생김새를 가진 아바타가 몬스터를 사냥하고 있었다.
검게 물들어 있는 대지를 정처 없이 떠돌다가 각종 몬스터를 잡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몬스터의 등급이 캐릭터의 레벨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지금 내 레벨은 20이다.
자연스럽게 몬스터의 레벨도 20에 머물고 있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사기적인 결함이 발견된다.
레벨에 비례하여 나는 꽤나 강한 힘을 가진 편이었다.
소환을 하지 않은 상태로도 가볍게 레벨 30대 몬스터는 학살할 수 있었는데 마력까지 얻었고 거대한 늑대 한 마리가 학살에 동참하고 있었다.
대충 봐도 사냥속도가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맛있게 국밥을 음미하며 스킬 창을 띄웠다.
소환(신화)
인연의 끈 LV. 1
소환수 강화 LV. 1
……
지금 가지고 있는 스킬 포인트는 총 19개.
우선은 인연의 끈과 소환수 강화에 각각 5포인트씩 투자를 해 봤다.
이렇게 과감하게 투자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상점 아이템에 ‘스킬 초기화’ 아이템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더럽게 비싸다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신화 급 스킬을 얻은 이상 분명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예를 들면 소환수만 사냥을 시킨다거나, 플레이어 권한을 이용하여 돈벌이를 한다거나.
그러니 우선은 스킬을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했다.
레벨 50에 2차 전직이라는 것이 존재했고 퀘스트를 통과하면 스킬이 초기화되니 보험도 들어 놓은 것이나 진배없다.
인연의 끈 LV. 5
인연의 고리가 3개로 늘어난다.
최대 소환 시간이 120분으로 늘어난다.
소환수 강화 LV. 5
소환수의 모든 스탯이 5% 증가한다.
“음.”
뭔가 극적인 변화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저 거대한 덩치를 가진 늑대가 3마리가 되자 사냥속도가 좀 더 빨라졌다.
자연스럽게 들어오는 경험치와 아이템, 마석이 증가한다.
[경험치 125를 습득했습니다.] [경험치 125를 습득했습니다.]……
[경험치 125를 습득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녹슨 대검을 습득했습니다.] [여행자의 상의를 습득했습니다.] [초보사냥꾼의 망토를 습득했습니다.……
[행운이 솟구칩니다!] [A급 마석을 습득했습니다.] [D급 마석을 습득했습니다.]……
“미쳤군. 거의 사기나 다름없는 수준이다.”
하루 30분이라는 제한은 좀 아쉽다.
시간이 없는 신들을 위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한 것인지도 몰랐다.
밥을 먹는 동안 레벨이 2개나 상승하였으며 인벤토리는 온갖 잡다한 아이템으로 도배가 되기 시작했다.
시도 때도 없이 행운이 솟구쳤는데, 아마도 이건 베타테스터라는 칭호 때문으로 보인다.
꽤 흥분이 되는 일이다.
A급 마석만 3개.
이게 대체 얼마였더라?
인벤토리를 보니 불순물 하나 존재하지 않는 순수 마석이 들어 있었다.
하긴, 나름 신들이 이용한다는 시스템인데 불순물 따위가 섞여 있으면 그것도 말이 되지 않았다.
밥을 먹다가 환호성을 지를 뻔했지만, 꾹 참아 눌렀다.
앞으로도 평정심은 중요하다.
검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조금 실수가 있었지만 놈은 완전히 보내버렸고, 대외적으로 내가 베타테스터라는 사실이 알려질 일은 없었다.
30분이 흐르고 난 이후에는 정리에 들어갔다.
잡다한 아이템들은 모조리 해체했다.
해체 과정에서 드물게 강화석이나 재련석이 만들어졌다. 그러다 보니 필연적으로 여러 가지 아이템들이 쌓였다.
[강화석 x10] [재련석 x5] [강철주괴 x10] [질긴 가죽 x10]……
제작재료를 비롯한 아이템들은 인벤토리에 고이 모셔둔다.
아주 만족스럽다.
30분 만에 평범한 사람 몇 달 치 월급을 벌어들인 것이다.
마경의 이용시간을 시간을 늘렸으면 좋겠는데.
상점을 뒤져 그런 아이템이 있는지 찾아본다.
지옥마경 시간확장권
지옥마경의 체류시간이 10분 영구적으로 증가한다.
가격: 50코인
“…….”
금이 5kg이나 필요하다는 소리다.
시가로는 4억.
“하……. 역시 돈이 필요해.”
헌터 관리국 앞.
이곳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간신히 주차권을 끊어 주차를 한 이후에 잠시 앉아 앞으로의 전략을 생각해 보았다.
가장 신경 쓰이는 존재들이 베타테스터다.
검성의 케이스를 통하여 나는 더 많은 ‘회귀자’들이 있을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베타테스터가 있을까?
그건 나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가능하면 조용히 능력을 숨기며 기연을 쟁탈하는 것이 정석이겠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음은 명확하다.
던전에 입장하는 것은 허가제였고, 몬스터 해체가로 입장할 수도 있었지만 자유롭게 탐사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땅에 던전이 생기고 각성자들이 생겨난 지 2년.
그동안 체계가 꽤 잡혀가고 있다. 그리고 정부가 놓지 않은 절대적인 권한 하나.
대부분의 던전들은 국가가 관리하고 있다.
길드는 국가 소유의 던전들을 탐사하는 하청업체로 활동하였지만, 최초로 던전을 발견하고 클리어한 길드에게는 해당 던전에 대한 지분 50%가 인정되었다.
해당 던전에 한정하여 입장료를 받을 수 있다는 뜻.
마력 각성자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그리고 적절한 유명세가 조합되지 않는다면 이 쟁탈전에 끼어들 수 없다는 말이 된다.
유명한 헌터가 되고 강력한 길드에 속하고자 하는 것에는 다 그만 한 이유가 있었다.
그렇다면.
유명세를 갖는다.
길드와 헌터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두각을 드러낸다고 해서 그것이 베타테스터라는 뜻은 아니었기에 이런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어차피 등급 심사를 받으면 신화 급 스킬을 얻었다는 사실이 공개될 것이니 처음부터 화려하게 등장을 하는 편이 나았다.
지옥마경에서 얻은 아이템들을 착용한다.
나름 매직 등급으로, 은빛 기사의 강철갑주 세트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다.
내게는 이런 아이템들이 그다지 쓸모가 없었지만, 시가로는 꽤 나갈 것이다. 이보다 좋은 아이템이 나온다면 바로 팔아 치울 예정이다.
은빛 기사의 강철갑주 세트
힘 +5
체력 +5
공격력 +10
방어력 +10
각각의 부위에 옵션이 붙어 있고 세트옵션도 나쁘지 않았다.
강화나 재련이 되지는 않았다.
강화는 아이템의 자체 등급을 올려주고 재련은 그 아래 붙어 있는 옵션을 조절한다.
다만 강화나 재련을 하게 된다면 내구도가 빠르게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기에 그걸 보완하려면 또 현질이 필수였다.
이러나저러나 돈이 없으면 제대로 힘을 쓸 수가 없는 시스템.
작게 한숨을 내쉰 후에 소환을 사용했다.
강렬한 인연의 끈이 이계의 존재를 소환합니다.
은빛 늑대 3마리를 소환했습니다.
“크르르릉.”
갑자기 빛이 나며 거대한 늑대들이 소환되자 헌터 관리국 앞에 어슬렁거리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눈에 집중됐다.
랜덤소환이었기에 나도 뭐가 튀어나올지는 알 수 없었다. 몬스터나 마수가 소환될 수도 있었지만 시선을 확 끄는 은빛 늑대가 소환되었으니 운이 좋은 편이라 할 수 있겠다.
소환수의 레벨은 22.
소환자의 레벨과 같았고 그 크기는 웬만한 말과 비슷했다.
그중 가장 덩치가 큰 은빛 늑대에 안장을 채웠다.
이 안장도 역시 지옥마경에서 얻은 아이템으로, 나름 능력치를 올려주는 매직 등급이다.
모든 준비를 마치자 위풍도 당당하게 사람들의 사이를 가로질렀다.
워낙에 압도적인 비주얼이었기 때문일까. 모세의 기적처럼 사람들이 좌우로 갈라졌다.
웅성웅성
“소, 소환사?”
“저런 무식한 놈들을 소환했다는 말 들어본 적 있어?”
“내가 알기로는 없는데? 애초에 소환사라는 직업이 대단히 희귀하잖아. 한국에 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어.”
“와, 소환 자체가 레어 등급 이상이라고 들었는데.”
쏟아지는 시선들.
항상 멸시만을 받아왔던 내게 이런 시선은 꽤나 신선하게 느껴진다.
헌터 관리국 앞은 혼란의 도가니 그 자체였는데, 그것은 지금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끄는 분야가 ‘헌터’였기 때문이다.
칼츠로 명명되는 신에너지가 막대한 돈이 되었으므로 기업, 군인, 언론, 길드 국가 등이 헌터를 쟁탈하는 사태가 빈번하게 벌어진다.
언론사가 화려하게 등장한 헌터를 취재하는 것은 당연했다.
국가에서는 길드나 기업에 소속된 헌터들보다 많은 헌터들을 보유하기 위해 발로 뛰었다.
길드와 기업들은 좋은 조건에 헌터들을 모셔가기 위하여 조건을 제시한다.
거대한 늑대 앞에서 군중심리는 위축이 되었으나 꽤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내서 다가온다.
“혹시 새로 각성한 헌터신가요? 저희 크라운 길드에서는 최대한의 조건으로 귀하를 모셔갈 용의가 있습니다.”
“국가 헌터를 추천 드립니다. 군인 헌터가 되신다면 위관 급으로 바로 군 생활을 시작하실 수 있고 빠른 진급이 가능합니다!”
“저희 S그룹으로 오십시오. 낮은 등급의 헌터도 최소한 연봉 2억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웅성웅성.
그밖에도 기자들이 몰려와 질문을 퍼부었다.
나는 담담하게 입을 다문 채로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면서도 내가 대중을 무시한다는 인상은 주지 않도록 노력했다.
굳이 내가 오만함을 드러낼 필요는 없다. 헌터라는 직업은 강하면 장땡이었으나 인성까지 좋으면 꽤나 인기를 끌었으니까.
길드를 창설하려 한다면 길드장의 인성도 중요했다.
그들 앞에서 나는 공손하게 허리를 굽혔다.
“저는 이제 막 각성한 초보 헌터일 뿐입니다. 관심은 감사하게 받겠으나 아직은 해드릴 말씀이 없군요. 그럼 저는 등급심사를 받으러 가보겠습니다.”
“……!”
“초, 초보 헌터라니.”
“늑대가 호랑이도 씹어 먹게 생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