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73
제73화. 성녀의 힘
마인의 땅.
역시 B타입의 던전이었고 지금 시점에서는 굳이 A타입의 던전을 늘릴 필요는 없다.
5급 A랭크 던전이었으며 히든 던전은 무려 S랭크다.
만약 성녀와 함께 오지 않았다면 히든 던전까지는 무리였을 것이다.
원래는 사냥을 하다가 힘에 부친다 싶으면 1세대 길드원들도 돌려보낼 계획이기도 했다.
하지만 성녀가 온 이상 그럴 필요는 없다.
성녀는 마인들에게는 상극의 존재.
이 땅 자체가 마찬가지다.
[마인의 땅에 입장합니다.] [추천 레벨: 50] [공략 실패 시 사망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입장하시겠습니까?] [Y/N]살벌한 문구다.
레벨 50대 마인들이 나오기에 레벨이 낮은 파티로 구성된 우리들에게는 시스템이 경고의 메시지를 날릴 수밖에 없었다.
마인의 땅에 입장하자 어두침침한 하늘이 눈이 들어온다.
검게 변색된 땅, 그리고 여기저기 깔려 있는 마기까지.
레벨 50대 던전인 만큼 상당한 위압이 느껴진다.
일단 안전구역에서 어떤 놈들이 돌아다니고 있는지 살폈다.
‘역시 변하지 않았어.’
레벨 50대의 마인들이 출몰하는 곳이다.
마인은 마기에 잠식된 인간들을 말하는데, 좀비와 뱀파이어를 합친 형태라고 보면 된다.
그런 주제에 지능도 있어 무리지어 다녔고, 한 무리에 한 마리는 상급 마인이 존재했다.
상급 마인의 레벨은 52.
마인 전체를 컨트롤 할 수 있었으며 명령을 내리는 우두머리다.
5챕터로 구성되어 있었기에 최소한 이틀은 잡아야 사냥을 끝낼 수 있다. 여기에 더하여 우리는 히든 던전까지 생각하고 있었기에 3일까지는 사냥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살벌하군요.”
“5급 던전에 와 보신 적 없나요?”
“있죠. 랭커들과 함께 나간 적은 있었어요.”
“여긴 어떤 것 같아요?”
“다른 5급 던전보다 강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성녀의 느낌이니 정확할 것이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이 전력으로 보스를 공략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었다.
물론 내가 어느 수준의 소환수를 뽑느냐가 관건이기는 하지만.
“자, 그럼 다들 점검하고 도핑하세요.”
“도핑……이요? 도핑의 뜻이 뭔가요?”
“전투에 도움이 되는 소모품을 먹으라는 뜻이죠.”
“그런 것이 있나요?”
“저희 길드에는 있습니다.”
당연히 도핑 아이템은 캐쉬상점에만 판매한다.
카탈로그에 소모품 란이 있고 길드원들은 자신들의 실력보다 격 높은 몬스터를 잡기 위하여 항상 도핑을 했다.
여기에 이제는 항상 사용하게 된 버프 코인까지.
[버프 코인을 사용합니다.] [모든 스탯 +30%] [HP/MP 회복력 +30%] [방어력+30] [모든 데미지+30] [스펠파워 +8] [지속시간: 30분]“와!”
시스템은 성녀와 천사 길드의 길드원들까지 파티로 인식하였다.
순식간에 능력치가 뻥튀기 된다.
여기에 더하여 사제들과 마법사들의 버프, 그리고 각 클래스들이 가지고 있는 버프까지.
레벨 35 정도의 길드원이라면 약 10레벨 정도 올라간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내게는 비장의 무기가 더 있었다.
[엘레스트라를 소환합니다.] [드래고니안을 소환합니다.]“헛! 소환사셨지. 저 용도 소환수죠?”
“원래는 탈것인데 전투보조도 되죠.”
전투력은 아직까지 엘레스트라가 높았지만, 소환수의 공격력도 만만치는 않았다.
보조하는 것뿐이라면 뒤에서 브레스만 쏴도 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전투에 도움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내 보조전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짓습니다.] [신화 급 소환수 하급 천사 x15를 소환하였습니다.]스아아아!
신성력이 모여든다.
‘신화 급?’
눈알이 튀어 나올 뻔했다.
지금까지 무수하게 소환을 했었지만, 신화 급 소환수가 소환된 적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나는 담담하게 표정을 관리했다.
날개를 펴고 날아오는 천사들.
총 15명이었고, 하나하나 강렬한 신성이 느껴졌다.
천사들은 내 앞에 부복했다.
“주인님을 뵙습니다.”
“와! 말도 하네요? 그것도 한국어?”
“허험. 오늘은 운이 좋았군요.”
“와아아!”
터지는 환호성.
성녀에 사제들, 그리고 천사들까지.
마기가 흐르는 땅이지만 신성력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기에 오늘의 신규 던전은 그리 어렵지 않게 클리어가 될 것으로 보였다.
짝! 짝!
나는 손뼉을 쳤다.
내심은 그리 위험할 것 같지 않았지만, 언제나 방심은 금물이다.
“우리는 지금 5급 던전에 들어와 있습니다. 전보다는 수월하게 클리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마인들의 상태를 보면 방심하는 순간 골로 갈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예!”
“그럼 들어갑시다.”
[마인의 땅에 들어오셨습니다.] [마신의 저주가 깃듭니다.] [공격속도가 5% 감소합니다.] [이동속도가 5% 감소합니다.] [모든 스탯이 3% 감소합니다.]……
바로 디버프가 들어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신이 당신에게 낙인을 찍었습니다.] [사신의 추격이 시작됩니다.]중간 보스인 사신이 파티장인 내게 낙인을 찍었다.
예전에도 사신을 한 번 잡은 적이 있었는데 아마 그때의 사신과는 격이 다를 것으로 보였다.
그렇다고 해도 분명히 어렵지 않게 죽일 수 있을 것이다.
[천사의 축복이 이 땅에 깃듭니다.] [디버프가 50% 감소합니다.] [천사의 축복이 이 땅에 깃듭니다.] [디버프가 50% 중첩 감소합니다.]천사들의 축복을 걸었고 세실리아 역시 신성 마법을 시전하면서 우리들에게 걸릴 저주는 미미했다.
오히려 세실리아가 있음으로 인하여 여러 가지 버프들이 들어왔으므로 몸이 예전보다 가벼워진 느낌이다.
[신성의 축복이 몸에 깃듭니다.] [모든 스탯이 10% 증가합니다.] [이동속도가 5% 증가합니다.] [공격속도가 5% 증가합니다.]……
헌터들에게 사제가 환영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온갖 버프를 두르고 전투를 보조한다.
게다가 세실리아는 버프와 전투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었다. 그녀를 랭킹 4위까지 올려놓은 이유다.
“끼에에엑!”
“먹이! 먹이!”
-뭉쳐라!
사방에서 적들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썩어가는 몸통에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을 가진 자들.
원래대로라면 저 썩어가는 몸에도 검이 잘 박히지 않아야 정상이다.
그러나.
서걱!
박수철은 단숨에 적들의 지휘관을 처리한다.
단숨에 목을 자르고 빠르게 움직이며 표적들의 머리에 구멍을 냈다.
[경험치가 2,000 올랐습니다.] [경험치가 2,000 올랐습니다.] [경험치가 2,000 올랐습니다.]……
어마어마한 속도로 경험치가 쌓인다.
마인들은 마석 이외에는 딱히 전리품이 없었지만, 경험치가 다른 것에 비하여 후하다.
레벨 50대에 이른 헌터들의 레벨 업을 위한 성소로 인기가 많았다.
지금이야 상위 헌터들만 드나들겠지만, 전체적으로 헌터들의 수준이 올라가면 이곳 마인의 땅은 레벨 업의 명소가 될 것이다.
꽈직!
세실리아는 거대한 망치를 들고 하나씩 적들의 머리통을 깨부쉈다.
천사들은 장검으로 적들을 베어 넘기며 원거리 딜러들을 보호하였고 각종 신성 마법과 마법, 그리고 화살이 쏟아진다.
“와라!”
길드원들은 자신감을 가졌다.
성녀와 천사의 조합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혹시나 다치더라도 천사들이 신성 마법으로 치료한다.
몸을 사릴 필요가 없었다.
물린다고 해서 전염이 되는 것도 아니었고.
쾅!
꽈직!
쿠아아앙!
땅이 흔들리고 화살이 쏟아진다.
굳이 사체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었으므로 뭉개진 시신들이 사방에 널려가고 있었다.
나는 굳이 나설 필요도 없었다.
천사들을 15명이나 소환하였으므로 충분히 15인분은 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
“최대한 많이 죽이고 레벨 업 합시다!”
“오오오!”
***
삼척관광호텔.
검제는 바로 돌아가지 않고 호텔에 방을 잡았다.
이유는 하나다.
오늘과 같은 모욕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5급 A랭크 던전은 탐이 났다.
혹시라도 소환사가 던전 공략에 실패하게 된다면 바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VIP 객실 TV에서는 던전 내부의 상황이 적나라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콰과과과광!
화려하게 허공을 가르는 공격들.
50레벨 던전이라는 것이 무색하게 놈들은 편안하게 사냥을 하고 있었다.
“천사를 소환한다니.”
눈살이 절로 찌푸려진다.
오늘, 소환사는 독왕과의 전투에서 소환을 사용하지 않았다.
만약 소환수를 소환하였다면 독왕은 1분도 버티지 못하였을 것이다.
소환수까지 사용하는 소환사의 전력은?
놀랍게도 검제가 간신히 이길 수 있는 수준이거나 비등비등하다는 판단이었다.
“언제 저렇게 성장했지?”
“…….”
이곳에는 크라운 길드의 간부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완전히 까발려진 검제의 인성.
하지만 검제는 별로 신경 쓰는 눈치가 아니었다.
애초에 검제가 가면을 썼던 것은 그래야만 자리를 잡기 편했기 때문이다.
이 바닥에서 완전히 자리는 잡은 것은 물론이고 랭킹 1위의 입지를 완전히 굳힌 이상, 굳이 코스프레를 유지할 필요는 없었다.
“지존. 저거 위험한 것 아닙니까? 뭔 놈의 천사들이.”
“천사들? 그래봤자 하급이겠지. 아니면 천사의 생김새를 닮았거나.”
“그렇다고 보기에는…….”
“내가 질 것 같나?”
“아, 아닙니다.”
괜히 말을 꺼낸 한 간부가 꼬리를 말았다.
완전히 가면을 깬 이상 굳이 여기저기서 조심할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간부들은 이미 검제의 인성을 다들 알고 있었다.
“차라리 잘됐어. 소환사 새끼, 저대로 두면 분명히 나를 뛰어넘는다.”
“허험.”
“그거야.”
“맞아. 인정할 건 하자.”
“후우.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그 전에 밟아 죽여야지. 전투 중에는 사고가 빈번하잖아?”
앞으로 보름 후다.
검제는 아예 소환사를 죽여 버리겠다고 결심했다.
콰과과광!
안정적인 사냥이 계속 이어진다.
천사들이 완전히 제몫을 하기 시작하자 좀 더 사냥이 편해졌다.
양측 길드원들이 알아서 사냥하고 있었고 가만히 있어도 경험치가 들어왔다.
드래고니안도 제몫을 하고 있었다.
브레스 한 방에 한 무리의 마인들을 처리할 수 있었으니까.
“정말 상성이 좋았네요.”
“마인의 땅이 아니었다면 좀 힘들었을 수도 있지만.”
다들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마인의 땅이기에 어렵지 않게 공략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게 아니었다면 부상자가 속출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되니 간간히 이야기를 나눌 여유도 생겼다.
내 곁에서 함께하고 있던 세실리아가 말했다.
“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무엇을 말인가요?”
“처음으로 온전한 제 편이 생긴 느낌이었거든요. 항상 제가 책임지는 자리였는데, 누군가가 책임을 져 준다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지금 느낌대로라면 당신을 평생 따르고 싶어요.”
“저기요?”
그때, 이하나가 끼어든다.
“네?”
“너무 끈적거리지는 말자고요. 여긴 전쟁터 한복판이잖아요?”
성녀는 그 모습을 보며 잔잔하게 미소를 지었다.
“걱정 마세요. 당신의 경쟁자가 될 생각은 없으니까요.”
그때, 한 타임 사냥을 마치고 돌아온 박수철이 피를 털어내고는 말했다.
“이 분위기 뭔데요? 치정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