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77
제77화. 거대 보스 발락(2)
삼척호텔 회의실.
아직도 검제와 크라운 길드의 사람들은 서울로 올라가지 않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5급 던전을 놓치는 것이 아까웠기 때문이다.
검제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신경 쓰는 것보다는 좀 더 현실적이게 행동하였다.
민낯이 드러난 이상, 비난은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보다는 5급 던전에 관심이 더 갔다.
빔프로젝터를 통하여 던전 안쪽, 더 자세하게 말하면 히든 던전의 내부가 비춰지고 있었다.
드론을 통하여 실시간으로 정보가 전달된다.
“히든 보스라니. 저건 발락이 아닌가!?”
“희귀 보스……로군요.”
간부들은 혀를 내둘렀다.
어째서 소환사가 던전을 발견했다 하면 히든 던전도 함께 발견이 된다는 말인가?
물론 소환사는 전 지역을 탐색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단순히 운이 좋은 건가?
으드득!
이가 갈린다.
게다가 실패를 바라고 있었지만, 소환사의 꼴을 보니 클리어를 할 것 같았다.
“저긴 5급 S랭크 던전이지. 발락은 실질적으로 레벨 60에 근접하는 거대 보스인데, 저걸 혼자 탱킹 한다고.”“…….”
말도 되지 않는 일이다.
송출되는 화면이 사기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소환사의 발전 속도는 비정상적이다.
“저놈, 분명히 권속이야.”
“권속……이요?”
“미래를 내다보는 성좌가 있을 거야. 그런 신의 권속이라면 이해가 되지.”
“아아.”
그제야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아니라면 소환사의 모든 행동들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탐색꾼 길드?
그들이라면 검제의 손바닥 안이다.
소환사 역시 탐색꾼 길드를 이용하지만 이렇게 빠른 속도로 신규 던전을 그들이 발견하는 건 불가능한 일.
검제가 악신 계열의 권속이듯, 소환사는 미래를 보는 신의 권속이다.
“빌어먹을.”
“그래도 길드장님. 보스가 광폭 상태에 들어가면 다르지 않을까요?”
“광폭이라.”
“그때가 되면 소환사도 별수 없을 겁니다.”
사무장들의 말에 검제는 떨떠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한 가닥 희망은 품어보지만 그렇게 일이 쉽게 풀리지가 않을 것 같다.
꽈직!
“쿨럭!”
“비켜라! 내가 맡겠다!”
“너는 보조나 잘해!”
피가 울컥 치밀었다.
HP가 50% 이하로 내려가자 바로 엘레스트라가 상급 포션을 먹여 주었다.
지속적인 힐과 더불어 포션과 성수를 입에 달지 않으면 점점 더 버티기가 힘들어진다.
레이드 40분째.
발락의 HP는 이제 20%까지 내려갔다.
놈의 HP가 5% 이하로 내려가면 틀림없이 광폭화 상태로 들어간다.
과연 그래도 막을 수 있을까.
전략이 필요하다.
‘발락 놈도 머리는 있지만 내가 잡캐라는 건 모를 거야.’
지금까지도 어그로를 끌었다.
광폭화 상태에 들어가면 힘도 무지막지하게 강해질 것이니 그때에도 속 편하게 정면으로 막아낼 수는 없었다.
결국에는 빠르게 움직이며 놈의 주의를 분산시켜야 한다.
바바리안도 한 방에 훅 갈 수 있었으니 후방으로 보내야 한다.
마지막에는 나와 발락의 싸움이 될 거다.
그리고 내게는 천사들이 있었다.
어차피 죽어도 상관이 없는 소환수들.
그들이 죽으면 완전히 사망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간다.
그러니 전략은 충분히 세울 수 있다.
콰과과광!
슬슬 힘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었고 빠르게 움직이며 검을 흘려보낸다.
발락의 검도 그에 맞춰서 빨라지고 있었지만, 완벽하게 적응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놈의 피가 6%까지 떨어졌을 때, 바바리안을 후방으로 보낸다.
“돌아가라!”
“큭! 나는 긍지 높은 전사다!”
“명령이니 돌아가라.”
바바리안의 몸도 엉망진창이다.
서 있는 것이 용할 정도.
소환수와 다르게 동료가 죽으면 곤란하므로 후방으로 보내 치료하게 했다.
쿠구구구구!
대지가 흔들린다.
하늘이 떨며 우는 느낌.
강렬한 마기에 온갖 디버프들이 더욱 강해지고 순간적으로 온몸이 굳어버리는 느낌이었다.
-벌레 같은 놈들! 끝장을 내주마!
땅이 출렁이자 균형을 잡지 못한 몇몇 사람들이 쓰러졌다.
발락의 몸이 15미터까지 커졌고 온 몸이 검은 마기에 휩싸인다.
빠직! 빠지지직!
놈의 트레이드마크인 뇌전은 이제 상시 상태로 접어든다.
그와 동시에 빠르게 움직였고 어마어마한 힘으로 검을 내리긋는다.
콰아앙!
검이 꽂힌 자리에 크레이터가 파였다.
저기에 적중이 되면 아무리 나라고 해도 뼈도 추리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파아앙!
그래도 후방에서 버프들이 한계까지 시전 되었고 힐을 비롯한 정화 마법이 쏟아졌다.
나는 빠르게 움직이며 놈의 몸 여기저기를 타격했다.
쾅! 콰광!
살을 치는데 강철을 때리는 느낌이다.
검이 튕겨져 나가기를 반복한다.
머리 위로 발락의 검이 떨어진다.
“길드장님! 위에!”
누군가의 외침.
나는 바로 1번 천사를 갈아 넣었다.
쿠아아앙!
쩌저정!
천사의 몸이 터져 나가며 빛으로 화했다.
약간의 시간을 벌어 준 덕분에 나는 간신히 화를 면하고 놈의 주위를 빙빙 돌았다.
“모든 화력을 쏟아 부으세요!”
콰과과과!
마법과 화살이 쏟아진다.
신성 마법과 엘레스트라의 마법도 쏟아졌다.
머리 위로 검이 떨어져 피하지 못할 지경이 되면 천사를 하나씩 희생했다.
순식간에 천사 열 명이 희생됐다.
발락의 남은 HP는 이제 2%.
스스스슷!
더욱 빠르게 움직인다.
암살숙련을 이용하니 발락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어디 잔재주를!
빠지지직!
사방으로 흐르던 뇌전이 내게 집중된다.
-아아악!
천사 하나가 날아와 뇌전에 직격됐다.
그대로 천사의 몸이 터져 빛으로 사라졌다.
이제 남은 천사는 셋.
보스의 HP가 1%로 내려갔다.
쾅! 콰과과광!
이제는 무차별 난사가 시작됐다.
놈의 검이 내리 꽂힐 때마다 바닥에서 거대한 바위들이 날아와 내 몸을 타격한다.
[경고! HP가 20% 이하입니다!] [발락의 권속화가 진행됩니다.]마기가 온몸에 스며들기 시작한다.
그러나 내게는 신성력이 있었다.
한순간에 신성력을 터뜨려 마기를 몰아냈다.
마침내.
나는 뛰어 올라 발락의 머리통을 베어 버렸다.
서-걱.
드드드드드!
미친 듯이 요동치는 대지.
번쩍!
검은 마기가 소용돌이치며 바닥에 설치된 마법진으로 빨려 들어간다.
-내가 인간 따위에게…….
쿵!
발락이 무릎을 꿇었다.
나는 그대로 뻗어버렸다.
“허억! 허억!”
“길드장님! 괜찮으세요!?”
“히, 힐을 빨리.”
바로 응급조치가 시작된다.
내 온몸이 상처투성이였으므로 포션이 콸콸 부어졌고 강도 높은 힐이 시전 되었다.
세실리아가 직접 힐을 넣자 어마어마한 힐량으로 몸이 빠르게 회복되는 것이 느껴진다.
그와 동시에.
[업적! 한국 서버에서 세 번째로 5급 S랭크 히든 던전을 클리어 했습니다.] [업적으로 300,000 칼츠를 획득합니다.] [전투평가 집계 중…….] [완벽(SSS)! 보상이 증가합니다.]‘음?’
전투평가에서 완벽을 받았다.
이건 예전에도 겪었던 일이다.
활약도에 따라서 보상이 증가하는 시스템.
물론 나 혼자서 발락을 잡기는 불가능했겠지만 시스템은 내가 가장 큰 기여도를 획득하였다고 평가한 것이다.
“소환사님. 괜찮으세요?”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그럭저럭 살만하다.
세실리아가 아니었다면 그대로 기절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째서 세실리아가 헌터계에서 인기가 많은지 알 수 있는 대목.
그녀가 있었기에 클리어가 가능했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저는 괜찮습니다. 그보다는 이제 보상을 골라야죠?”
“맞습니다! 보상이 떴어요!”
수많은 상자들이 허공에 둥둥 떠 있었다.
정확하게 사람들의 숫자에 맞춰 나타난 상자들은 오늘 레이드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에게 아이템이나 스킬을 줄 것이다.
최소한 칼츠나 마석이라도 나오니 꽝은 없는 셈이다.
“형님. 형님께서 가장 먼저 고르시죠? 고생을 많이 하셨는데.”
“맞습니다. 먼저 고르세요.”
사람들이 내게 선택권을 준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누가 먼저 상자를 선택하건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어차피 이쯤 되면 운에 달려 있으니까.
좋이 좋아야만 좋은 아이템이나 스킬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완벽(SSS)! 보상이 증가합니다.]분명히 보상이 증가한다.
여기에 행운 보정까지.
오늘따라 느낌이 좋다.
“그럼 제가 먼저 고르겠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파이팅!”
이제야 사람들은 여유를 찾았다.
클리어 보상을 받기 위하여 모두가 목숨을 건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죠, 그럼.”
[강렬한 행운이 솟구칩니다!] [보상이 증가합니다!] [신화 급 스킬 앱솔루트 베리어를 획득하였습니다.] [용린갑주(유니크) 획득하였습니다.] [업적! 한국 서버에서 최초로 3번째 신화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업적으로 500,000 칼츠를 획득합니다.]“이런 미친!”
“왜 그러세요?”
상자를 개봉할 때, 강렬한 빛이 나기는 했지만, 사람들은 내가 무엇을 얻었는지 알 수 없었다.
어디까지나 그건 본인의 프라이버시였다.
굳이 숨길 필요는 없었지만, 검제와의 전투 전까지는 숨겨야 한다.
분명히 이건 비장의 카드다.
“조, 좋은 스킬이 나와서 말이죠.”
“유니크 스킬이라도 뜨셨나요!?”
“비슷합니다.”
“와아! 대박!”
“축하드려요!”
짝짝짝짝!
쏟아지는 박수갈채.
“무슨 스킬인지는 검제와의 대결 후에 알려드리죠.”
“네! 당연한 말씀이에요.”
다행히 사람들은 집요하게 캐묻지 않았다.
이건 헌터계의 암묵적인 룰이다.
본인이 스스로 밝히거나 직접 사용하는 바람에 전력이 드러나면 모르겠지만, 굳이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었다.
누군들 자신의 전력을 고스란히 노출시키고 싶을까.
여기저기서 희비가 교차되는 소리가 들렸다.
칼츠나 마석을 얻은 자들도 있었고 레어 아이템이나 레어 스킬을 얻은 사람도 있다.
간만에 박수철이 대박을 낸다.
“오! 유니크 아이템!”
“축하드려요!”
“앗! 레어 스킬!”
이하나는 레어 스킬을 얻었다.
세실리아도 레어 아이템 하나를 얻었다고 하니 손해는 아니다.
그런데 나는?
‘신화 급 스킬 하나에 유니크 아이템이라니. 게다가 용린갑주? 용 비늘로 만들은 것 같은데.’
어마어마한 이익이다.
앱솔루트 베리어.
9단계 마법이었으며 이걸 사용하는 마법사는 20년 헌터 경력을 통틀어 한 명밖에 없었다.
그만큼이나 희귀도가 높은 단일 마법서였다.
배우는 것은 문제없다.
단순히 마법서를 태우는 것으로 끝이니까.
마력만 충분하다면 사용할 수 있다.
앱솔루트 베리어(신화)
소모 MP 300
5초 동안 무적.
베리어 시전 동안 움직이거나 마법을 사용 시, 베리어는 소멸된다.
[귀속 아이템. 양도 불가]9서클 마법이기에 무지막지한 마력이 들었으며 조건도 생각보다는 까다롭다.
5초 동안 무적 상태를 유지한다는 것.
찰나의 순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상대방의 필살기를 막아 낼 수 있다는 것에 더없이 대단한 마법이라 할 수 있었다.
신화 스킬, 그것도 9서클 마법을 얻으면서 검제와의 대결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대폭 상승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