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78
제78화. 창과 방패(1)
[오늘은 운이 좋지 않군요.] [매직 급 스킬 메디테이션을 획득하였습니다.]마인 백부장의 몸이 무너진다.
그 이후에 내게 주어진 스킬 하나.
히든 던전에서 운을 모두 사용하였기 때문일까. 던전 자체를 클리어 하고 얻은 보상은 보잘 것이 없었다.
이 와중에 레어 아이템이나 스킬을 얻은 사람들도 있었으니 아까 운을 모조리 사용하였다는 내 예상이 맞는 것 같다.
메디테이션.
이건 내게 계륵과 같은 마법서다.
메디테이션(매직)
소모 HP 10
60초 동안 서서히 마력을 회복한다.
초당 마력 +5 회복
즉, 1분 동안 움직이지 않은 채로 서 있으면 총 300의 마력을 회복한다는 뜻이었다.
만약 이걸 전투 도중에 사용할 수 있었다면 매직으로 분류될 리가 없었다.
또한 상점에서 마나 포션을 팔지 않았다면 아주 유용하게 쓰였을 수도 있겠다.
무엇보다 자연적으로 MP가 회복되기도 하였으니 내게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스킬.
이 때문에 내가 계륵이라고 생각하는 거였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
헌터계에 들어왔다면 언제나 최악을 가정해야 하는 법이다.
던전을 공략하다가 돈과 물약이 떨어지면 언젠가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
“오늘은 운이 좋지 않은데.”
“하하하! 형님께서 운이 좋지 않다고 말할 때도 있었군요?”
“너는 기분이 꽤 좋아 보인다?”
“레어 스킬을 하나 얻었습니다! 아이언 스킨이라는 건데, 10%나 방어력을 올려 준다고요!”
“축하한다.”
“살다보니 이런 날도 다 있군요!”
희비가 엇갈리는 현장.
히든 던전을 클리어 하는 것이 다소 어려웠기 때문인지 본 던전의 보스는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짝! 짝!
손뼉을 쳐서 사람들의 이목을 모은다.
가능하다면 던전을 좀 더 탐색하며 숨겨진 보물을 찾겠지만 내게는 그럴 시간이 없었다.
“오늘 고생 많으셨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던전 탐색을 더 했으면 좋겠지만 다들 지쳤으니 이만 나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조금 아쉽기는 한데.”
“그래도 히든 던전까지 찾았으니 숨겨진 아이템까지 바라는 건 욕심이겠지. 애초에 그게 쉽지도 않은 일이고.”
다행히도 다들 납득을 해주었다.
말은 하지 않고 있지만 굉장히 피곤한 것이다.
히든 던전에서 만난 보스는 우리에게 엄청난 데미지를 주었다.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말이다.
그 때문에 내 의견은 무리 없이 받아들여졌다.
막상 공략이 끝났다고 여기자 어마어마한 피로가 몰려온다.
“아이고, 죽겠다. 나가서 쉬어야겠어.”
“가자마자 그냥 잠이나 자야겠다.”
우리는 터덜터덜 던전을 나온다.
그래도 어느 정도 걸어 나오자 대기하고 있던 카트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덜컹 덜컹.
카트는 매우 빠른 속도로 던전을 빠져 나간다.
우리는 이틀이나 던전에 있었지만, 카트는 두 시간 만에 던전 입구에 도착한다.
사체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사체 처리반이 달려들어 죽어 있는 마인들의 사체를 헤집어 마석을 적출하고 있었다.
나와 이하나는 물끄러미 그 광경을 눈에 담는다.
“만감이 교차하네요.”
“그러게 말입니다.”
“불과 몇 달 전에는 우리도 저런 모습이었을 텐데.”
“그래도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나은 편이죠. 최소한 길드의 텃세는 없으니까.”
“그건 그래요.”
레몽 길드는 우리 길드와 제휴를 맺었다.
타 업체가 들어올 이유도 없었기에 업체들 간의 갈등도 없다.
그렇다고 약자 출신인 우리가 사체 청소부들을 괴롭힐 이유도 없었으니 이들의 처우는 나와 이하나가 일을 할 때보다는 상당히 좋았다.
월급도 좋았고 인센티브도 있다.
나쁜 조건이 아니다.
이곳에서 일을 하던 사체 처리반의 반장이 나를 발견하고 헐레벌떡 뛰어 온다.
“길드장님! 저희 지부장님께서 가능하면 빨리 프랑스로 와 달라는 전언을 남기셨습니다.”
“그러겠다고 하세요.”
“가능하면 내일 아침에는 출발하셔야 한다고.”
“그러지요.”
“감사합니다.”
우리가 던전을 클리어 하는 동안 오세춘은 프랑스로 날아갔다.
보스가 죽었으니 장례식에는 필참을 해야 했다.
‘우선 오늘은 좀 쉬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내일 프랑스로 향하게 되면 그곳에서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한다.
던전을 공략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 될 수도 있었으니 가능하면 쉬었다가 가는 것이 좋았다.
던전을 나와 돌아가려는데 수많은 군중들 속에서 검제가 걸어 나왔다.
“저 인간은 여기 또 웬일이지?”
검제는 을들의 반란이 던전 공략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무려 5급 A랭크 던전이 그들의 손에 들어간 것이다.
이로써 을들의 반란이 관리하게 된 던전은 총 13개.
만약 독왕의 레드 문 길드와 완벽하게 합병하게 된다면 순식간에 2위 길드에 올라올 수 있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경계가 되었는데 천사 길드까지 함께하고 있었다.
과연 천사 길드가 그들의 휘하로 들어갔는가?
검제는 그걸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양민 새끼가 운은 좋군.”
“선배님.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서울로 올라가신 줄 알았는데요.”
“선배는 개뿔. 나를 선배로 생각하기는 하나? 정말 웃기는 놈이네.”
“선배만 하겠습니다.”
“크큭.”
검제는 가면을 벗었다.
그나마 예전에는 예의를 가장하며 말해야 했기에 감정을 최대한 절제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너 이 새끼. 성녀와 붙어먹었냐.”
“말씀이 꽤 천박하십니다. 그게 무슨 막말이십니까? 천사 길드와 저희는 어디까지나 협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게 그 말이지. 그러니까 네 말은 천사 길드가 네놈 뒷구멍을 핥고 있다는 뜻이렷다?”
“…….”
소환사는 인상을 구기기만 할 뿐, 더 이상은 상종하기 싫다는 듯이 몸을 돌렸다.
이걸로 확실해졌다.
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 천사 길드와 을들의 반란은 곧 병합한다.
검제가 소환사라고 해도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레드 문 길드와 천사 길드를 을들의 반란이 흡수하면?
바로 턱 밑까지 소환사가 치고 올라온다.
검제의 곁으로 줄줄이 헌터들이 지나간다.
그중 성녀가 잠시 검제의 눈앞에 멈추었다.
“보름의 약속은 꼭 지키세요. 설마 검제라는 이름이 있는데 그 안에 공격을 하거나 하지는 않겠죠.”
“걱정 마라. 내 이름값이 있지 그런 치사한 짓은 하지 않으니까. 그보다 보름 후에는 내게 왔으면 좋겠는데.”
“꿈 깨세요.”
성녀도 지나친다.
검제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웃었다.
“반드시 그렇게 될 걸?”
***
을들의 반란 본부 앞.
여기서 우리는 헤어지기로 했다.
서울로 올라오는 차 안에서는 다들 기절을 했다.
던전에서 수면을 취하기는 했지만, 싸움터 한복판이었기에 제대로 숙면을 취한 사람은 없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고생하셨어요, 길드장님!”
생각 같아서는 오늘을 기념하여 회식이라도 해야 하는데 다들 피로가 머리끝까지 올라와 있었다.
그러니 축하는 나중에 하기로 했다.
서로가 인사를 나누는 가운데 성녀와 악수를 나누었다.
“성녀님도 고생하셨습니다.”
“아니에요. 길드장님이 더 고생하셨죠.”
“앞으로 더 고생하게 될 겁니다. 아시다시피 보름 정도는 빡세게 레벨을 올려야 해서.”
“몸이 부서져도 상관없어요. 검제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세실리아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이번에 내가 패배하면 세실리아는 끔찍한 꼴을 당하게 될 것이다.
천사 길드는 강제로 크라운 길드에 병합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들이 크라운 길드에 병합되면?
가면을 벗은 검제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최선을 다해주세요. 저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으니까요.”
“물론입니다.”“그럼 믿을게요.”
성녀는 내 손을 꽉 쥐었다.
이러면 쉬기도 어려워지는데.
가능하면 오늘은 그냥 쉬려고 했다.
검제가 대놓고 세실리아를 협박하지만 않았어도 바로 씻고 침대에 뻗었을 것이다.
하늘을 바라본다.
아직 오후 4시.
교도소 면회가 가능한 시간이다.
‘이것도 팔자라면 어쩔 수가 없지.’
육군 교도소.
나는 미래의 검성 백승후와 만나기 위하여 면회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정도 돈을 쓴 결과 독방 면회가 가능하였고, 놈에게 줄 현금 다발들을 가지고 찾아왔다.
기다리는 동안 오늘 얻은 유니크 아이템에 대해 고찰했다.
거울의 방패
등급: 유니크
물리 방어력: 100
마법 방어력: 50
내구도: 100/100
추가 옵션
피해의 20%를 반사한다.
힘+30
체력+30
고대 마법으로 재련한 거울.
-누구도 내게 피해를 주려 한다면 그만큼 돌려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이게 뜰지는 몰랐지.’
일명 반사의 방패라고도 불렸다.
유니크 등급이었지만, 강화를 하면 신화 급의 성능을 낸다.
무려 피해를 반사하여 되돌려주는 방패.
+3강화까지 가게 되면 피해의 50%를 돌려준다.
어차피 백승후가 나오려면 시간이 있으니 3강화까지 가보도록 할까?
유니크 등급의 아이템을 그냥 강화하기에는 무리가 좀 있다. 레어라면 모르겠지만.
그 때문에 무려 1,000 코인을 주고 강화 보조제를 구입했다.
행운의 돌
강화 확률을 5% 증가시킨다.
겨우 5%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2강에서 3강으로 가는데 성공확률은 80%다.
5개를 강화하면 하나는 실패를 할 수도 있다는 뜻.
물론 내게는 베타테스터의 행운이 존재하므로 실질적으로 성공확률이 90%에 달한다.
여기에 행운의 돌을 넣으면?
어지간해서는 실패를 하지 않을 것이다.
[행운이 치솟습니다!] [강화에 성공하였습니다!] [거울의 방패+3]거울의 방패+3
등급: 유니크
물리 방어력: 250
마법 방어력: 150
내구도: 70/70
추가 옵션
피해의 50%를 반사한다.
힘+75
체력+75
고대 마법으로 재련한 거울.
-누구도 내게 피해를 주려 한다면 그만큼 돌려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후…….”
절로 식은땀이 흐른다.
혹시라도 아이템이 깨졌으면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
다행히도 거울의 방패는 3강화 아이템이 되었고 무려 피해를 50%나 반사하게 되었다.
여기에 더하여 물리 방어력은 250이나 되었으며 마법 방어력도 만만치가 않다.
과연 강화를 하고 나니 신화 급의 아이템이라 불릴 만했다.
검제는 나와 대련을 하면서 어떤 표정을 짓게 될까.
내친 김에 마법서들도 배웠다.
[앱솔루트 베리어를 습득합니다.] [메디테이션을 습득합니다.]이로 인하여 완벽한 방패를 얻었다.
거울의 방패도 그렇지만, 5초 동안 모든 공격을 막아 낼 수 있는 앱솔루트 베리어는 전투에 있어 여러 가지 전술적인 변화를 줄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스킬이다.
이만하면 방어력은 비약적으로 상승을 한 것이었고.
‘방패를 얻었으니 창을 얻어야 하는데.’
끼이익.
철컥. 철컥
어느새 신수가 훤해진 백승후가 맞은편에 앉았다.
‘미래의 검성을 털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