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mmoner is doing a quest RAW novel - Chapter 87
제87화. 천사 길드의 움직임
방해꾼이 처리된 이후에는 빠른 속도로 전진했다.
사냥 방식은 이전과 같았으나 점점 용암지대가 사라지고 마기로 변한 지형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2차 안전지대에 도착해서는 소환수를 한 번 교체한 후에 다시 전진을 시작했다.
소환수의 위력을 확인한 길드원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사냥에 임하였고, 고속으로 경험치를 쌓아갔다.
그 모습을 본 천사 길드의 사람들이 혀를 내두를 지경.
“도대체 소환사는 뭐하는 사람일까요? 이렇게 빠르게 강해질 수가 있어요?”
뒤쫓아 가던 천사길드의 사람들이 수군거림은 멈추지 않았다.
아무리 봐도 소환사는 일반적인 클래스로 보이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세실리아 역시 같은 생각이다.
“탱커와 딜러, 사제, 소환까지 두루 겸직을 하고 있죠.”
“그냥 잡탕이 확실한데.”
“하나하나가 괴랄하죠. 특히나 방어 마법에 한해서는…….”
무려 프랑스 지존의 필살기인 데스 블레이드를 막아냈다.
이걸 아무런 피해 없이 막았다는 것은 검제와도 해볼만 하다는 증거와도 같았다.
천사 길드의 사람들은 내심 세실리아의 결정을 반겼다.
“바로 병합을 추진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소환사님은 그다지 강압적인 길드장이 아니니까요.”
“저도 그리 생각하고는 있답니다.”
이미 병합은 기정사실이다.
검제와 승리하는 순간 병합하겠다고 계획을 세우지 않았던가.
그래도 아직 공표하지는 않았다.
천사 길드의 길드원들도 세실리아와 소환사가 그러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사실은 알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금까지 사냥을 함께하면서 을들의 반란 1세대 길드원들은 은근히 본인들의 길드가 얼마나 대단한지 자랑질을 늘어놨다.
“우리가 강해질 수 있었던 방법이요? 전에 알려 드렸잖아요. 스킬과 아이템을 반값에 구매할 수 있다고요. 뿐만 아니라 시중에는 판매하지 않는 물건들도 우리가 쓸 수 있거든요.”
“시중에 판매하지 않는 물건?”
“예를 들면 경험치 신단이라든가.”
“경험치 신단!?”
“이봐. 그거 기밀인데 그리 까발려도 되는 거야?”
“헤헤, 죄송합니다.”
사냥이 아닌 다른 보조수단이 있다?
쉬이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을들의 반란 길드 전체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빈말이 아니라는 사실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천사 길드 내에서 부러움은 커져간다.
“길드장님! 그냥 빨리 합병하면 안 되나요?”
“말만 휘하 길드이지 이 정도면 합병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그래도 절차라는 것이 있잖아요.”
“그 절차를 미리 당길 수는 없습니까? 어쩐지 뒤쳐지는 기분이라…….”
천사 길드 사람들은 공정하게 전리품을 분배하는 을들의 반란과 사냥하며 지금까지 받지 못했던 혜택들에 대해 분개하고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크라운 길드에 대한 분노 표출이다.
지금까지 받았던 불이익들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지경이다.
이런 분위기가 팽배하자 사무장 박하경이 세실리아에게 제안했다.
“언니. 차라리 그 카탈로그라는 것을 우리도 받아 보면 어때요?”
“카탈로그?”
“저쪽에서 계속 말하는 걸 들어 보면 카탈로그를 통해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고 하던데……. 그걸 우리가 받아서 사용할 수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강해질 수 있겠죠. 2주는 긴 시간이에요. 그때 너무 뒤쳐지면 어떻게 해요?”
“음……. 그래야 하나.”
“반드시 필요한 일이에요.”
그들은 전투 중이라는 사실도 잊은 채로 갑론을박을 하기에 바빴다.
이는 워낙에 전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들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 어차피 병합할 것, 카탈로그 정도야.’
이쯤 되자 천사 길드 사람들은 스스로 을들의 반란에 병합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콰과과광!
-끼에에엑!
-아아악!
우리는 거침없이 진격했다.
제3안전구역에서 하루를 보낸 후에 보스의 방을 향하여 내달리고 있었다.
이제 용암의 대지는 완전히 사라지고 화 속성을 가진 악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우나처럼 찜통이 아니었기에 주변의 열을 식힐 사제나 마법사 전력이 공격으로 투입되었고 더욱 빠르게 나아갈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안정권에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
이번에 뽑은 소환수는 유니크 급의 대형 마수다.
자이언트 스콜피온은 훌륭하게 탱커와 딜러의 역할을 했다. 여기에 원거리 지원만 조금 해줘도 쉽게 진영이 뚫리지 않았다.
혹시나 진영이 뚫리면 기존의 탱커들이 나서서 막으면서 안정적인 사냥이 가능해졌다.
이틀 동안 끊임없이 달려왔으니 쉰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진격을 했다.
그동안 천사 길드에서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들이 카탈로그를 보았으면 한다고요?”
“네. 사실상 합병을 한 것이 아니냐고.”
“이거 전략이 제대로 먹혔는데요?”
“수철이가 바람잡이를 잘해서 말이에요.”
“흐흐. 제 전문입죠.”
박수철은 실실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여하튼.
박수철 덕분에 좀 더 빠르게 병합이 가능해질 것 같다.
내부적으로는 병합을 마무리 하고 내가 검제를 꺾는 순간 발표를 하면 될 것 같았다.
“하나 씨. 카탈로그 있죠?”
“네. 그들이 혹할 만한 물건들을 뽑아봤죠.”
한 번은 이하나에게 중저가 상품들을 쭉 복사해서 넘겨 준 적이 있었다.
그 이후부터는 알아서 카탈로그 물품들이 갱신하여 나왔고 사전에 천사 길드를 공략하기 위하여 물품들을 집어넣었었다.
그걸 지금 쓰게 될 줄은 몰랐지만, 갈등하고 있는 천사 길드원들에게는 즉효약일 것이다.
이미 전방은 안정되어 있었기에 거침없이 세실리아를 불렀다.
“길드장님. 찾으셨어요?”
“하나 씨에게 이야기를 듣기는 했어요. 우리 길드의 카탈로그 물건들을 구매하길 원하신다고요.”
“휴. 도저히 소문을 막을 수가 없더라고요. 어떻게 을들의 반란 길드가 이렇게 빨리 강해질 수 있었냐는 말들이 나돌아서 조사에 들어갔고……. 1세대 길드원 분들이 증언을 해주셨어요. 그러다보니 저희 길드 내에서도 말들이 많았죠.”
“차라리 잘된 일 아닐까요?”
“그렇겠죠?”
“내부적으로는 병합을 하고 발표는 이후에 하면 될 것 같은데.”
“그래 주실 수 있나요?”
“안 될 것 있나요.”
나는 씩 미소를 지었다.
사제들의 집단인 천사 길드를 완전히 병합한다.
한국으로 돌아가 독왕의 길드까지 병합하고 나면 크라운 길드를 턱 밑까지 추격할 수 있다.
여기서 검제를 은퇴시켜 버린다면?
크라운 길드도 무너지면서 우리 길드로 흡수될 것이고 한국 최고의 길드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세실리아는 미안한 표정이다.
“저 때문에 계획이 어그러진 것은 아닌지.”
“그럴 리가요? 기왕 할 거, 미리 하면 좋죠.”
“원래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내부적으로 슬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어제 그 일이 벌어진 거죠.”
프랑스 지존과의 전투를 말하는 것이다.
그녀와 싸우는 것을 본 길드원들은 내가 검제와 싸워도 전혀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였고 완전병합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졌다.
이쯤 되니 검제와의 전투 전에 완전병합을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완전병합을 발표하는 건 시기상조입니다.”
“네. 알아요.”
만약이라도 내가 패하면?
천사 길드는 갈 곳이 없어진다.
무엇보다 벌써부터 병합을 운운하면 크라운 길드를 자극할 우려가 있었다.
가면을 벗어 던진 검제가 무슨 짓을 할지 전혀 알 수 없었기에 가능하면 대결 이후로 모든 일을 미루는 것이 좋았다.
물론 우리만 알도록 내부적으로 병합하는 것은 문제가 없었다.
“저는 환영입니다.”
“네, 아. 감사해요!”
“가서 알려 주도록 하세요. 카탈로그의 아이템을 마음껏 구매하시라고 말이지요.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내부적으로 병합을 하자고.”
“네!”
세실리아는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하여 천사 길드 진영으로 달려갔다.
그 모습을 본 이하나는 엄지를 척 올렸다.
“계획은 성공하신 거죠?”
“저들이 이렇게까지 잘 낚여 줄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말입니다.”
“시간문제일 뿐이었죠.”
나와 이하나, 박수철은 서로를 바라보며 씩 웃었다.
사실 천사 길드를 낚는 계획은 의도한 것이었다는 것을 순진한 사람들이 알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
프랑스 1위 길드 파이어 스틸.
이곳의 길드장은 화염의 기사로 불리는 프랑스의 지존이다.
일국의 지존이 패했고, 병원에 입원을 해 있다가 오늘 퇴원했다.
그 덕분에 프랑스 언론은 난리가 난 상태였다.
어떻게 한국의 랭커 3위에게 박살이 날 수가 있었느냐고.
일각에서는 소환사가 랭킹 3위가 아니라 검제까지 박살을 낼 수 있다고 보았다.
프랑스와 한국은 대표적인 헌터 약소국이었으나 검제와 화염의 기사를 놓고 보면 검제가 우위에 있었다.
2주 후, 소환사가 검제를 격파한다면?
프랑스 헌터계의 면도 산다.
이러니 이상하게도 프랑스 내부에서는 소환사를 응원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런저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지만 오세춘과는 관계가 없는 일이다.
프랑스 언론이 이상하게 소환사에게 호의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
그건 보상과 전혀 관련이 없었다.
파이어 스틸 길드에서 보상 문제를 묻어버리려 이런 소식을 퍼뜨리는 건지, 그게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건지는 알지 못한다.
오세춘은 그저 자신이 할 일을 다 할 뿐.
똑똑.
“들어오세요.”
길드장의 집무실.
오늘 퇴원한 마리아의 이는 온전했다.
이가 새로 난 것은 아니었고 죄다 임플란트로 새로 박아 넣었다.
자만의 결과.
‘오히려 잘됐지.’
프랑스에서 활동하며 그녀의 눈치를 보지 않았다는 건 거짓말이다.
수도 없이 비굴하게 굴어야 했고 오늘에서야 복수를 할 수 있게 됐다.
오세춘은 서류를 내밀었다.
“귀 길드에서 내놓은 매물은 저희 레몽에서 매입하기로 했습니다. 가격은 기재가 되어 있으니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잘 읽어 보시고 사인하시면 됩니다.”
“끄응.”
프랑스 1위 길드라고 해도 당장 90억 달러나 되는 거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도가 없었다.
그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던 던전 몇 개를 매각해야 했다.
이 매각까지 레몽 길드가 맡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레몽 길드는 프랑스 최고의 보조길드였으니까.
“그래도 후하게 쳐 주셨군요.”
“잘 보셨습니다.”
그녀는 힘없이 사인을 끝마친다.
이걸로 오세춘의 역할은 끝이다.
레몽에서 자금을 보석으로 바꾸어 강한성에게 전달하면 된다.
다만 이 보석을 어떤 식으로 조달해야 할지는 생각을 해볼 문제.
‘보석 자산들을 다 털어야겠는데. 지하세계에서 보석이 남아나질 않겠군.’
오세춘은 몸을 돌려 나가려고 했다.
“잠깐만요.”
“계약서에 문제가 있으신지…….”
“그건 아니에요. 혹시 을들의 반란 길드와 다리를 놔 주실 수 있나요?”
“예?”
오세춘은 이해할 수가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봤다.
이번 건으로 인하여 마리아가 입은 피해는 상상이상.
그런데 무슨 다리를 놓는단 말인가?
마리아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분명히 소환사는 세계적인 헌터가 될 테니까요. 을들의 반란도 마찬가지고. 그러니 협력 길드로 시작하고 싶은데.”
“음……. 의사는 전달해 드릴 수 있지만 그렇다고 보상금 DC는 불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