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wordmaster Wants to Live Peacefully RAW novel - Chapter (191)
소드마스터는 평화롭게 살고 싶다-192화(191/390)
소드마스터는 평화롭게 살고 싶다 192화
유현월(8)
유성우는 부름에 응해 도착한 무당파와 화산파를 손쉽게 제압했다.
구파의 장로라고 해도, A급 다이버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저들 딴에는 초절정이라고 부르는 듯하지만, 유성우에게는 전부 별거 아닌 놈들.
장로랑 장문인이 죄다 S급이었으면 이미 천맹성채가 중국 통일을 이뤄냈으리라.
“이런 놈들로 대체 문파를 어떻게 꾸리는 거냐? 몇 대 처맞으면 뼈 부러지고 몸도 못 추스르는 놈들이…….”
“솔직히 A급 다이버 정도면 작은 길드 하나 차려도 문제는 없는 수준이잖아요.”
“그런 수준으로 길드를 차리니까 길드가 망하는 거지 무슨…….”
장로라는 것들이 반항 한번 해보지도 못하고, 유성우의 손에 쓰러졌다.
문파의 장로라기에는 믿을 수 없는 수준.
공장 구역에서 마주쳤던 놈들이 더 잘 싸울 것 같았다.
“그래도 이걸로 최소한의 조건은 갖춰졌군. 무당파랑 화산파의 장로를 잡았으니…….”
“예의 계획을 실행할까요?”
“슬슬 괜찮겠군.”
유성우와 유월은 몇 개의 계획을 세워두었다.
무당과 화산을 먹은 뒤에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를 거친 뒤, 세워놓은 계획이었다.
천맹성채는 강호 무림을 표방하고 있지만, 그 속살은 현대와 다를 게 없었다.
지 구역의 문파들은 사업체를 운영하거나, 어비스를 공략해 돈을 버는 이들.
화산파와 무당파는 그 크기가 다른 중소 문파와는 급이 달랐기 때문에, 소유한 사업체의 숫자만 해도 어마어마했다.
유성우는 공포와 힘으로 종속시킨 무당파와 화산파의 장로를 이용해 놈들의 사업체를 파악한 뒤, 하나둘 손수 개박살을 내주었다.
하루 사이에 파괴된 사업체만 열여섯 곳.
때문에 놈들의 병력이 각지로 파견되었고, 비교적 감시가 허술해진 틈을 타 움직였다.
가장 처음 먹잇감이 된 건 무당파였다.
무당파의 병력이 여러 곳으로 빠진 틈을 타, 무당파의 장로의 권한으로 천 구역에 들어섰다.
해 구역이 지 구역과 천지 차이였던 것처럼, 천 구역 또한 지 구역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더럽게 잘 먹고 잘사는군.”
지 구역의 경계에 있는 성벽보다 더욱 높은 성벽.
그리고 그보다 더욱 높은 천 구역의, 구름에 닿을 것만 같은 높디높은 마천루들.
다른 이들의 고혈을 빨아서 세운 성채인 것인가.
수십 층이 넘는 고층 건물들로 가득 들어찬 천 구역은 눈앞이 핑핑 돌 정도였다.
와중에도 중국식 풍경이 가미되어 있었으니 쌓아 올리는 것 말고도 디자인에도 공을 들인 듯했다.
전부 부숴 버리고 싶게.
“이쪽입니다…….”
힘없는 무당파 장로의 목소리.
유성우에게 습격당했을 당시 격렬하게 저항했으나,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을 느끼고는 굴복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더없는 무인이라 생각하지만, 목숨의 위협에 부닥치면 죽음보다 구차한 삶을 선택하는 자들이었다.
무당파는 천 구역에 커다란 빌딩을 가지고 있었다.
두 개의 쌍둥이 빌딩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정원과 연무장.
무당파의 위용을 보여주려는 듯한 어마어마한 크기의 빌딩에는 무당파를 상징하는 로고가 새겨진 채.
“열어라.”
이미 무당파의 장문인이 건물에 남아 있다는 사실은 확인한 뒤였다.
무당파의 장로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장문인의 방을 열었다.
그 안에 앉아 있던 장문인은 들어온 장로와 유성우를 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무량수불(無量壽佛)… 요즘 움직임이 수상하다 생각했건만, 네놈이 다른 마음을 먹었구나. 무당의 도사라는 놈이!”
“죄, 죄송합니다! 장문인!”
장문인의 말에 장로가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그러나 이내 슬금슬금 고개를 든 장로가 말했다.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표정으로 장문인의 얼굴을 쳐다보며.
“하, 하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장문인. 옆에 계신 분이야말로 진정한, 무신이니…….”
“무신?”
“나를 과대평가해 주는군. 하지만 나쁜 기분은 아니야.”
유성우는 씩 웃으며 허리춤의 철검을 빼 들었다.
그러자 장문인이 곧장 앉아 있던 의자에서 펄쩍 뛰어오르더니 검을 빼 들고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날듯이 유성우를 향해 돌진했다.
‘흠.’
그는 장문인의 움직임을 보며 분석했다.
S급 다이버는 확실해 보였고, 지금까지 무공이니 뭐니 하던 잡스러운 놈들보다는 훨씬 나았다.
각성한 능력도 바람 계열인지 돌진만으로 방 안에 있는 물건들이 죄다 날아다녔다.
“어디서 온 놈인지 모르겠지만, 죽어라! 무당의 검이 네놈을 단죄할 것이다!”
“할 수 있나 한번 보지.”
뻗어진 장문인의 검이 호선을 그렸다.
무당파가 대표하는 검은 태극검(太極劍). 부드럽게 상대를 제압하는 검이다.
장문인인 만큼 태극검의 복원에 힘쓴 게 있는지 그 부분이 잘 드러났다.
“그런데 태극검은 후발제인(後發制人)이 아니던가? 성격이 이리도 급한데 신선은 어떻게 되려고.”
대충 무협지에 나오는 검술들은 기억하는 유성우였기에, 그리 비웃듯이 말하곤 철검을 뻗었다.
장문인의 검로에 끼어든 유성우의 검이 휘둘러진 검을 멈춰 세웠다.
힘겨루기가 이어졌으나, 장문인의 오로지 각성으로만 이루어진 근력은 유성우를 넘어설 수 없었다.
“어어, 밀린다, 밀린다…….”
유성우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장문인을 밀어붙였다.
어마어마한 힘에 장문인은 장기인 속도도 내지 못하고 한 발짝, 두 발짝 뒤로 밀려났다.
“어디까지 밀릴 것 같나?”
슬슬 밀던 유성우가 더욱 힘을 주자, 속절없이 뒤로 밀려나기 시작한다.
뒤로 몸을 빼서 도망칠 수도 없었기에 널따란 통창에 등을 딱 붙이게 되었다.
“자, 여기서 더 밀어볼까?”
강화유리가 그렇게 쉽사리 깨지지는 않을 테지만.
이미 장문인의 머릿속에는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차오르고 있었다.
유성우는 한 손으로 구도를 유지하며, 다른 손으로는 장문인의 등 뒤에 있는 유리를 주먹으로 두들겼다.
그러자 쩌엉,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에 크게 거미줄처럼 금이 갔다.
“떨어질까, 말까… 떨어질까, 말까…….”
그리 중얼거리며 유성우가 다시금 주먹으로 유리를 두들기자, 금이 점점 화려하게 가기 시작했다.
장문인은 어떻게든 몸을 빼내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유성우의 압박은 더욱 강해졌다.
밀리다 못해 장문인의 검이 제 목을 짓누르는 지경까지 가자, 선혈이 배어 나오기 시작해 뚝뚝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자, 즐거운 스카이다이빙이다.”
유성우가 다시금 주먹으로 유리창을 두드림과 동시에, 산산이 깨져 나가며 둘이 창밖으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공중으로 떨어지며 드디어 유성우와 떨어진 장문인은 바람을 다루는 능력을 이용해 공중에 떠올랐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이제는 발판으로 쓸 검조차 필요 없다.
허공을 딛고 장문인에게 도달한 그가 검을 휘두른다.
가볍게 휘둘렀으나, 기묘한 각도로 휘어진 그의 검은 장문인의 양 발목의 아킬레스건을 베어 균형을 흐트러뜨렸다.
“크윽!”
“너 같은 놈들을 말코 도사라고 부르던가? 도사라는 놈들이 아주 돈에 미쳤더군. 사업체를 대체 몇 개나 운영하는 거야?”
장문인은 유성우의 조롱에 분노하면서 검을 어떻게든 휘둘러 왔다.
“그래도 S급이라는 건가?”
양쪽 발목이 깊게 베였음에도 상처를 견디면서 싸움을 걸어온다.
검 끝은 두려움에 떨리지만, 물러나지는 않는다.
그래도 장문인이라고 장로보다는 나은 정신력.
그럼에도, 바뀌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유성우는 철검을 뻗었다.
보검은커녕, 명검조차도 아닌 조잡한 철검은 무당파 장문인의 손에 들린 보검과 맞부딪쳐 크게 불꽃을 튀겼다.
뒤쪽으로 튕겨 나간 건 당연하게도 장문인의 검.
그의 가슴팍이 훤히 열리자 유성우는 검을 역수로 잡아 그대로 쑤셔 박았다.
“커허헉─!!”
가슴팍을 깊게 파고든 철검이 등 쪽에서 삐쭉 솟았고, 장문인의 입에서도 피가 솟구쳤다.
심장을 관통당한 장문인의 눈빛이 순식간에 사그라들고, 유성우는 그대로 시체가 된 장문인과 함께 무당파의 정원에 있는 연못에 떨어져 커다란 충격파를 일으켰다.
정원에 있는 나무들이 흔들리다 못해 뽑혀 나가고, 연못 물이 솟구쳐 흩어졌다.
물이 모두 사라진 연못에서 몸을 일으킨 유성우가 귓가에 꽂아둔 통신기에 대고 말했다.
“지금이다.”
유성우가 말함과 동시에 무당파의 문이 활짝 열리더니, 유월이 산무문을 이끌고 들어왔다.
그러고는 빠른 속도로 병력이 얼마 없는 무당파를 점거하기 시작했다.
분파가 본파를 점거하는 이상하기 짝이 없는 상황.
남아 있던 실력자들은 유월과 산무문의 병력들에게 제압되었다.
무당파에도 S급 한 명이 더 있었지만, 사업체에 출장을 갔던 터라 더욱 손쉬웠다.
그렇게 무당파 점거를 끝낸 유성우는 장로를 새로운 장문인으로 세우고, 다른 이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사업체의 보호를 위해 파견을 나갔던 이들이 습격이라는 급한 소식에 돌아왔다.
반발하는 이는 죽이거나 팔다리를 부러뜨려 지하에 처박았고, 받아들인 이들은 살려주었다.
유성우와 유월은 철저히 뒤에 있었다.
둘이 나설 때는 실력자들을 처리할 때뿐.
“이제 계획의 30퍼센트 정도는 완료한 것 같군.”
“내일이나 내일모레면 70퍼센트까지는 끌어올릴 수 있겠군요.”
“화산파는 새벽에 가지.”
무당파에서 벌어진 쿠데타는 금방 알려지리라.
그러나 그 뒤에 유성우와 유월이 있다는 사실은 철저히 숨겨질 터.
미심쩍은 점이 몇 개 있겠지만 외부에는 장로 한 명이 쿠데타를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겠지.
유성우가 원하는 것은 천맹성채의 완전한 붕괴였다.
자신이 전면에 나서서 쳐부수려 들면 놈들은 규합하며 저항할 테니, 내부에서부터 균열을 크게 일으켜야만 한다.
공공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더욱 무서운 법이니.
“그리고…….”
바토리가 말했던 게 조금 걸렸다.
천맹성채 내에 뭔가 이상한 게 있을지도 모른다고.
단순히 인간의 힘만으로 이 많은 이를 규합하고 천맹성채를 세울 수 없었을 거라고 말했다.
유성우도 인정하는 바였다.
“천맹성채 안에 숨어 있을 놈이 튀어나오기 전까지는…….”
문파 서너 개 정도 부수고, 통합하면 무림맹에서도 입질이 올 터.
천맹성채의 거대한 내부 항쟁으로 키우는 것이다.
…절대로 걷잡을 수 없는 불길로.
불을 지르면 안에 있는 놈도 뜨거워서 튀어나올 수밖에 없겠지.
원래 빈대를 잡으려면 초가삼간을 모조리 태워야 하는 법이다.
***
“…무당파의 권력 구도가 뒤집혔다는 말이지.”
“예, 맹주님. 장로 한 명이 쿠데타에 성공해 장문인 자리를 차지했다는 정보입니다.”
“무당파의 현 장문인의 실력은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 그놈이 그렇게 호락호락 당할 놈이 아닐 텐데, 고작 장로한테?”
“정보원들은 이야기로는 장로가 화경의 경지에 이른 낭인 표사를 고용해 쿠데타에 성공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흠.”
“무당파의 장문인은 사망했고, 반발하던 이들도 대거 사망했습니다. 그리고 당분간 봉문(封門)하여 내실을 다질 요량인 듯합니다.”
무림맹주, 천우공은 대군사, 제갈웅주의 보고에 눈을 감았다.
현재의 그는 화산파 장문인의 자리를 내려놓고, 무림맹주로 옹립한 상태였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공명정대함을 보여주기 위함이었기에, 직접 움직이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는 법이었다.
무당파의 개인적인 친분으로 움직이게 되면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도 있을 테니까.
잠시간 침묵하던 그가 입을 열었다.
“…계속 주시하게. 그리고 쥐새끼가 있는지도 조사해 보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