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wordmaster Wants to Live Peacefully RAW novel - Chapter (248)
소드마스터는 평화롭게 살고 싶다-247화(248/390)
소드마스터는 평화롭게 살고 싶다 247화
유해(3)
이탈리아와 미국의 협조를 받아낸 유성우는 가장 먼저 미국으로 향했다.
일단 미국의 1급 어비스를 공략한 뒤, 허수차원으로 향해 성인의 유해를 회수할 요량.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유성우가 옆을 흘긋 보며 말했다.
“너희들끼리 1급 한 번 할 때도 됐지. 안 그러냐?”
미국의 1급 어비스를 공략하게 된 인원은 총 여섯 명이다.
혹시 몰라 보험 베로니카 한 명을 끼워 넣고, 유지우와 백우현.
잔느와 바토리, 슈아넬.
슈아넬은 이번에 의외로 순순히 미국행을 결정했다.
미국에서 무슨 게임 대회가 열린다나 뭐라나. 거기만 참가하게 해준다면 괜찮다고 해서 일정이 끝나면 보내주기로 했다.
유월과 최아연, 그리고 나머지 인원들은 미국의 다른 2급 어비스를 공략하기로 했다.
이제 막 S급에 오른 이들이 자신의 힘을 시험하기 딱 좋은 곳이 있다기에.
“무슨 1급 어비스를 자격증 따듯이…….”
“언젠가는 특급도 제패해야 하니, 1급 정도는 밥 먹듯이 드나들 수 있어야지.”
사람들은 유성우의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딴청을 부렸다.
순식간에 잠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유성우가 뭐라고 하면 기압 차로 인한 실신이라고 주장할 생각이었다.
초인들이 이 정도의 기압으로 실신하는 일은 절대로 없겠지만…….
“특급을 나중에 제패해야 한다고? 그게 무슨 소리야?”
유지우가 뾰로통한 얼굴로 말했다. 유성우가 무언가, 저 멀리 있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는 건 알고는 있지만…….
그가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이루기를 소망하는지는 들어본 적은 없었다.
그 계획 속에 특급 어비스의 제패가 포함되는 것인가?
“…넘어서야만 하는 산이니까.”
유성우는 그리 한 마디를 남기고는 그대로 눈을 감았다.
더는 말하지 않겠다는 분위기에 유지우도 입을 다물었다.
미국에 도착할 때까지, 그들은 조용히 머릿속을 정리하며 침묵을 유지했다.
***
“오늘 공략하시게 될 어비스는 1급으로, ‘투사의 무덤’이라는 이름입니다.”
미국에 도착한 뒤, 미국 정부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어비스 인근의 호텔의 커다란 룸에서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아주 끝내주는 국빈 대접을 해주려는 건지 호텔 전체를 빌렸다고 했다.
‘이런 대접은 처음입니다. 적응이 안 되는데…….’
‘그냥 대충 받아들여요.’
백우현과 잔느가 쑥덕거렸다.
이후에는 미국 대통령이 호텔에 방문할 일정도 있었기에, 유성우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잔뜩 긴장했다.
아니, 한 명 더 늘어진 사람이 있기는 했다. 바로 베로니카가 그러했다.
“대장은 왕국의 왕들 앞에서도 당당하게 중지를 들어 올리는 사람이었지.”
“날조하지 마라.”
“진짜잖아? 근데 아무도 그 의미를 몰라서 그냥 넘어갔잖아.”
듣고 보니까 기억이 나는 것 같기도 했다.
잠시 그때를 떠올리고 있자, 베로니카가 한마디를 덧붙였다.
“그때 왕이 그게 무슨 의미냐고 물었고, 대장은 그랬지. ‘반드시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표식이다.’라고. 그때 모두가 함께 왕한테 중지를 들어 올렸었지…….”
베로니카의 말에 백우현이 웃음을 참지를 못해 풉, 하고 소리 내어 웃었다.
아직 브리핑은 끝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하지만 상상해 보아라. 용병단원들이 왕의 앞에서 하나같이 중지를 내미는 광경을.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만. 브리핑이나 듣지.”
베로니카가 뭔가를 더 말하려고 할 때, 유성우가 적당히 끊었다.
흥미진진한 유성우의 이계썰은 나중으로 미뤄졌다.
미국 정부에서 나온 분석가가 말을 이었다.
“커흠, 투사의 무덤은 특이점이 존재하는 어비스입니다. 콜로세움처럼 생긴 지형에서 시작하는데.”
분석가가 그리 말하며 손에 들린 리모컨을 누르자 사람들의 앞에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어비스 내부의 지형을 스캔해서 3D 모델링으로 구축한 것이었다.
투사의 무덤은 콜로세움과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모든 다이버는 여기서 ‘도전’을 시작합니다.”
“도전?”
“예. 그게 바로 투사의 무덤의 특이점. 첫 번째 도전에 성공하면 두 번째 도전을 시작할지 말지 고를 수가 있습니다. 이것을 반복하여 공략하는 어비스입니다.”
“확실히 특이하기는 하군.”
“몇 단계까지 도전하느냐에 따라 도전을 끝내고 난 뒤 얻을 수 있는 보상이 달라집니다.”
“얘기만 들어서는 이게 왜 1급인지 모르겠는데.”
유성우가 툭 내뱉자, 분석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까지만 들어서는 그냥 특이한 어비스 정도로밖에 생각되지 않았으니까.
분석가가 말을 이었다.
“1단계라고 한들 B급 이상의 다이버가 상대하기 어려운 난적이기 때문입니다. 최소 B급 다섯 명, A급 한 명이 있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화력입니다.”
“흠.”
“그리고, 도전을 끝내는 방법 또한 난이도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방법은 두 가지인데, 도전을 통과하고 난 뒤 도전을 종료하는 것이 첫 번째. 두 번째는 목숨을 잃는 것입니다.”
“중간 탈주가 불가능하다는 말인가요? 그렇다면 그럴 만하군요.”
분석가가 다시금 리모컨을 누르자 수치표가 떠올랐다.
다이버들의 등급과 몇 단계의 도전까지 성공했는지 표로 나타낸 것이었다.
S급 다이버들은 평균 13단계, 최고는 16단계였다.
A급 다이버들은 평균 8단계, 최고 10단계.
유성우는 S급 다이버, 그것도 최고 단계 부분에 쓰인 비고란을 읽어보았다.
[비고 : 16단계에서 동료들이 모두 죽고 혼자 살아남아서 성공.]누군가가 죽는다고 한들 도전은 계속할 수 있는 구조인가.
유지우가 물었다.
“몇 단계까지 있는지 확인되지는 않은 모양이네요?”
“그렇습니다. 차원파의 수치를 보면 최소 20단계까지는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보상 내용은요?”
“매번 달라집니다. 하지만 그 가치가 저단계라도 굉장히 높고, 도전자에게 필요한 물건을 보상으로 내놓는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호오.”
보상이라는 말에 몇몇의 눈동자가 돌아갔다.
유성우도 비슷했다.
16단계를 통과하고 살아남은 S급 다이버는 보상으로 얻은 무기를 애병으로 삼아, 더 강해졌다고 하니.
“재밌겠는데.”
“어비스 입장은 언제쯤 하시겠습니까? 입장 전까지는 저희 쪽에서 모시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해둔 게 있었다.
“일주일 뒤로 하지. 미국에 온 김에 관광도 좀 하고, 마지막 조정도 끝내고 말이야.”
“알겠습니다.”
그렇게 ‘투사의 무덤’에 대한 브리핑이 끝나고 난 뒤, 길드원들은 각자 시간을 보냈다.
투사의 무덤을 대비하기 위한 수련, 혹은 관광.
물론 유성우의 눈치가 보여 관광을 간 사람은 바토리랑 잔느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유월과 최아연 일행도 무사히 다른 포인트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미국, 괜찮은데?”
유성우 눈치를 본 이들이 관광하지 못하고 수련에 매진하는 동안 그는 라스베이거스를 관광했다.
어비스가 있는 포인트는 네바다주에 있는 라스베이거스 근처에 있는 데스 밸리 국립공원.
그래서 라스베이거스에서 일주일간 체류하며 잔뜩 즐길 요량.
게다가 조금만 더 가면 샌프란시스코도 있고, 로스앤젤레스도 있다.
그쪽 관광은 투사의 무덤을 공략하고 난 뒤 갈 생각.
선글라스를 쓰고, 한 손에는 햄버거를 들고 거리를 걷고 있자니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체감이 되었다.
“헤이, 거기 오빠, 같이 안 놀래?”
동네 분위기가 분위기라 그런지, 유성우에게 선뜻 다가오는 사람도 있었다.
보통 길거리에서 그를 보면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았다.
체구도 그렇고, 풍기는 분위기 자체가 사람이 다가갈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미안하군. 일행이 있어서.”
유성우는 다가온 여성의 플러팅을 가볍게 거절하고는 정처 없이 걷기 시작했다.
그에게 주어진 일주일의 시간.
뭘 할지는 이미 정해두었다.
일단 지금 할 일은 라스베이거스가 가장 시끄러워지는 밤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먹거리를 즐기면서.
***
“하… 이 몸의 실력이 여기서 발휘되는군.”
한 호텔의 카지노.
슈아넬은 그곳에 앉아 도박을 즐기고 있었다.
게임 속의 도박이 아닌, 현실의 도박!
사람들이 그녀의 주위로 몰려들어 탄성을 내뱉었다.
“와, 미쳤다…… 저거 확률이 대체 얼마나 되는 건데 계속 성공하는 거야?”
“몰라… 저게 말이 되냐?”
슈아넬의 군자금은 단 100달러.
그녀는 슬롯머신으로 시작해, 이제는 테이블에 앉아 있다.
잭팟을 몇 번이나 기가 막히게 터트린 결과였다.
블랙잭, 포커, 룰렛… 장르를 가리지 않는 신비로운 소녀의 소문은 금방 퍼졌다.
무슨 속임수를 쓰는 게 아닐까 확인을 위해 몇 번이고 몸수색을 진행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이능도, 마법도 없다.
오로지 머리만을 이용한 심리전과 수 싸움으로 승리를 거머쥔다.
“말도 안 돼, 블랙잭을… 카드를 몇 벌을 쓰는데 저걸 모조리 카운팅하고 있는 거야?”
“장난 아닌데…….”
블랙잭에서도 연전연승.
얼마 안 있어 블랙리스트에 올라갈 정도로 돈을 쓸어 담고 있다.
“여기 있었군.”
그런 슈아넬의 뒤에 한 사람이 섰다. 선글라스를 쓴 장신의 남자.
한 손에는 두툼한 햄버거, 반대 손에는 카지노에서 제공하는 칵테일이 들려 있다.
햄버거를 한 입 크게 깨물고, 칵테일까지 마신 그가 말을 이었다.
“시간이다. 가자.”
“한 판, 딱 한 판만 더!”
유성우의 목소리라는 걸 눈치챈 슈아넬이 빌었다.
하지만 그냥 내버려 뒀다가는 한 판이 두 판이 되고, 두 판이 세 판이 되는 판수가 무한으로 증식할 걸 알기에 강제로 뒷덜미를 잡고 끌어냈다.
슈아넬을 옆구리에 낀 채 발걸음을 옮긴 곳은 근처 호텔의 옥상.
“야심한 밤에 여자애를 어두컴컴한 옥상에 데려와서 대체 뭘 하려고…….”
“당연히 하나밖에 없지 않나.”
잠시 옥상 난간에 서 있자, 그의 옆에 한 명이 더 내려앉았다.
등에 대검을 맨 베로니카였다.
전투 무장을 끝마친 베로니카는 잔뜩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어비스 공략이다!”
“그래, 어비스 공략이지.”
“어비스 공략이군…….”
무한한 도전이 가능할지도 모르는 어비스라니,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는가.
게다가 보상도 준다고 하니, 꼭 사전답사가 필요해 보였다.
이번 공략은 맡기려고 했지만 이런 먹음직스러운 놈이 등장하면 한 입 정도는 해봐야지.
그렇게 세 명은 데스 밸리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
어비스, 투사의 무덤.
수많은 그곳은 이름대로 수많은 투사가 죽어간 곳이다.
자의든 타의든 발을 들여 치열한, 생사를 건 전투를 거쳐서.
살아남은 자는 영광과 황금을, 패배한 자에게는 죽음을.
오랜 세월 수많은 죽음이 쌓여 완성된 그곳에서는 망령들이 관중석에 앉아 다음 도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요즘에 오는 사람이 줄었어. 슬슬 지루한데?
-피를! 피를! 더 많은 죽음과 땀을 원한다!
미국 정부에 의해 통제되는 투사의 무덤에 마지막으로 사람이 온 것도 벌써 두 달 전.
망령들의 지루함이 한계치에 다다를 때쯤, 오랜만에 새로운 도전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군. 몇 단계까지 있으려나…….”
“대장, 대장은 마지막 단계까지 갈 거지?”
“…집에 가고 싶어.”
복장도 통일되지 않는 세 명의 투사가, 강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