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wordmaster Wants to Live Peacefully RAW novel - Chapter (290)
소드마스터는 평화롭게 살고 싶다-289화(290/390)
소드마스터는 평화롭게 살고 싶다 289화
타케하야스사노오노미코토(8)
스사노오는 제 힘을 자신하고 있었다.
바다와 폭풍은 거대한 자연이다.
인간은 자신들의 힘으로 대처할 수 없는 자연을 숭배해 왔기에, 스사노오도 마찬가지였다.
인간은 자연을, 신을 넘어설 수 없다.
그런데, 눈앞에 있는 인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신을 향해 몸을 내던진다.
손에 들린 이빨과도 같은 검을 휘두르고, 찌르며 자연과 마주한다.
용아관통해격(龍牙貫通海擊)
오월이 붉은 폭풍을 토해낸다.
검에 휘몰아치는 소용돌이가 허공에 직선을 그리며 세계를 가른다.
스사노오가 일으킨 높다란 파도에 커다란 구멍이 몇 번이고 난다.
용아관통연격(龍牙貫通連擊)
용아관통해격이 연속으로 쏟아진다. 보통이면 몇 번밖에 쓰지 못하는 기술이었으나.
지금은 아니다.
타카마가하라에 올라 신들의 신격을 흡수하고, 야마타노오로치의 신격마저 소화해 내고 있는 지금.
몇 번 연속으로 써대도 부담 없는 몸과 신격이 되었다.
바다에 커다란 구멍이 몇 개고 생겨 비어버린 곳에 바닷물이 들어차 소용돌이를 만든다.
“고작 그것밖에 안 되나?”
유성우가 손에 들린 오월을 다시금 스사노오에게 찔러 넣는다.
스사노오는 팔을 뻗으려 했으나, 아까 한순간의 방심으로 날아간 오른팔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 새끼가!”
그는 오른팔을 회복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황급히 왼손을 뻗는다.
그러나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엉성한 자세로 유성우의 강맹한 검을 막을 수는 없었고, 스사노오의 팔이 엉뚱한 방향으로 꺾이며 뼈가 살을 뚫고 튀어나왔다.
거기에 오월의 끝이 스사노오의 옆구리를 한 뭉텅이 찢어발겼다.
“크아아아악!”
“집중해라. 아직, 아직이다.”
스사노오가 신격을 분출한다.
유성우를 날려 보내고는 빠르게 날아간 피와 살들을 수복해 오른손으로 아메노하바키리를 쥐었다.
그리고는 반대 손으로 새로운 검을 불러들인다.
제 발아래, 바다의 폭풍 속에서 물기둥이 솟구쳐, 그의 손에 자리 잡았다.
“…결국 이것을 꺼내게 만드는가. 아마노무라쿠모츠루기(天叢雲剣).”
스사노오의 양손에 들린 검.
오른손에는 아메노하바키리, 왼손에는 아마노무라쿠모츠루기.
두 자루의 검을 든 그가 유성우를 내려다보며 검을 교차했다.
“이 검은 내가 직접 야마타노오로치의 목을 친 뒤, 그의 신격을 다듬어 완성한 검이다. 네놈이 그놈의 자식이라면, 충분히 효과가 있겠지.”
그러니까.
“네게 죽음을 선고하마. 바다의 이름으로!”
스사노오가 두 자루의 검을 동시에 휘두른다.
검격 한 번에 바다가 출렁이며,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되는 크기의 해일이 몰아친다.
하늘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번개가 바다 위에 꽂히며 사방으로 전류를 퍼트린다.
유성우는 물로 이루어진 용의 머리 위에 선 채 자신을 덮치는 해일을 쳐다보았다.
‘드디어…….’
오래 기다렸다.
스사노오가 천총운검을 꺼내 들기를. 이야기의 종지부는 이러지 않으면 의미가 없지.
야마타노오로치가 바라는 것은 스사노오를 향한 설욕과 죽음이다.
“…후읍.”
숨을 짧게 들이켠 그가 용의 머리를 딛고 도약한다.
어마어마한 각력에 용의 머리가 산산이 흩어져 비산한다.
오월을 찔러넣어 거대한 해일에 구멍을 내고는 그 사이로 파고드니, 반대편 구멍 속에서 스사노오가 날아들었다.
“산산조각을 내주마!”
스사노오가 두 자루의 검을 휘두르며 유성우를 향해 쇄도했다.
각기 다른 검로를 그리는 검은 유성우의 급소만을 노려 짓쳐 들었다.
붙잡아서 이야기를 듣겠다는 생각은 버렸는지 오로지 살의만이 담긴 검이었다.
카가가가가가강─!!
그러나 유성우는 검 한 자루로 스사노오가 휘두르는 두 자루의 검을 모조리 받아냈다.
쌍검술이라고 해도 어차피 노리는 부위가 한정적이라면 받아내기는 그리 어렵지 않으니.
“흡!”
격하게 몰아치던 유성우가 검을 찔러넣었다.
그곳은 두 개의 검이 동시에 지나던 자리.
한 수로 두 개의 검을 쳐낸 유성우가 이를 꽉 깨물며 한 걸음을 더 내디디며 검을 뻗는다.
오검(五劍)
개벽(開闢)
오월이 스사노오의 머리를 향해 뻗어졌으나, 스사노오는 간발의 차로 검의 궤도에서 벗어났다.
귀 끝이 잘려 나간다.
공격을 피한 스사노오가 비어있는 유성우의 옆구리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어딜!”
그러나, 이미 그 자리에는 어느새 불러들인 일생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튕겨내지는 못해, 스사노오는 일생 채로 유성우를 날려 버려 파도 속으로 처박았다.
그리고는 파도를 조작해 사방에서 파도를 일으켜 그를 심해 속에 매장하려 들었다.
검을 공중에 띄운 뒤 순식간에 몇 개의 수인(手印)을 맺어 술법을 완성한다.
격파랑청뢰(激波浪靑雷)
살을 찢어발기는 파도가 몰아치고, 수백 줄기의 푸른 번개가 바다에 꽂혔다.
신격이 담긴 신뢰(神雷)가 세상을 뒤덮는다.
쿠르르르르─
바다에 거대한 소용돌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스사노오는 공중에 떠 있던 두 개의 검을 겹쳐서 잡고는 소용돌이의 가운데에 칼날과도 같은 벼락을 떨구었다.
그걸로 끝이 아니라, 연속해서 수십 개의 벼락을 내리꽂았다.
“죽어어어어어─!!”
바다의 모든 생물이 죽는다.
강력한 전류는 바닷속에 있던 모든 생물을 통구이로 만들어 버리고, 그 무엇도 살 수 없는 바다로 만들어 버린다.
스사노오가 두 자루의 검을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
그러자 검에 폭풍이 깃들었다.
바다를 가르고 태산마저 뽑아버릴 폭풍을 검에 두르고, 휘두른다.
“죽으란 말이다─!!”
폭풍이 세계를 뒤덮는다.
바다를 갈기갈기 찢어버리며 나아간 폭풍은 해저를 모조리 드러낼 기세였다.
그러나, 다음 순간.
바닷속에서 붉은빛이 번뜩인다.
번뜩인 빛 속에서 한 줄기의 빛이 솟구친다.
심해를 가르고, 공간을 가르고, 폭풍을 가르고, 번개마저 가르며 스사노오의 앞에 도달한다.
한 손에는 일생을, 반대 손에는 오월을 쥔 유성우가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숨을 토해내며 손을 움직였다.
일검ㆍ극점(一劍ㆍ極點)
관천신적격(貫天神赤擊)
오검ㆍ극(五劍ㆍ極)
용아단절해격(龍牙斷絶海擊)
양손으로 펼치는 두 개의 절기.
극한의 꿰뚫기가 스사노오를 향해 뻗어지고, 스사노오는 자신의 검으로 응수한다.
스사노오의 양손이 뒤로 밀려나 가슴팍이 활짝 열린다.
유성우보다 체구가 두 배는 더 크기에 벨 곳이 너무나도 많은 도화지와 같다.
“크아아아아아아아─!!”
유성우가 포효를 토해내며 세 번째 검을 꺼내 들었다.
일생과 오월, 그리고 삼정.
대검인 삼정이 스사노오의 가슴팍에 박히고, 녹색 불꽃이 피어오른다.
삼검ㆍ극화(三劍ㆍ極火)
신소정화(神燒淨火)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걸 아낌없이 쏟아붓는다.
이곳은 이야기의 종지부.
하나의 에피소드가 끝나는 기승전결 중 하나다.
“크아아아아아아─!!”
가슴팍이 검에 뚫리고 더군다나 그 안에서 불꽃이 피어오른다.
신을 불태우는 정화의 불꽃.
유성우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검을 더 꽂아 넣는다.
이계(二界)가, 흑사(黑四)가, 오월을 빠르게 박아넣고 육망(六望)을 꺼내 들어 옆구리에 꽂아 넣는다.
그리고 발로 스사노오를 밀어 차 거리를 벌리고는 자세를 잡았다.
심장의 고동과 함께 오러를 전신 곳곳으로 퍼트리고, 신격을 그러모은다.
야마타노오로치의 것이었던 강대한 신격이 유성우의 것과 하나가 되어 공명한다.
신격을 일생에 밀어 넣은 유성우는 검을 제 쪽으로 당기며 검자루가 부서져라 손에 힘을 주었다.
유성우류 검술 일초식─
이어서 해방하기 위한 준비를 한다. 오러를 달구어 폭발 직전의 상태로 만들고, 신격을 전신의 세맥에 때려 박아 후폭풍을 대비했다.
일생에 담긴 오러와 신격이 한순간 증폭했다가, 압축된다.
발산과 수렴.
극한으로 압축된 오러가 찬란한 빛을 뿌리기 시작했으며, 일생의 검신이 더욱 붉게 빛나며 섬뜩함을 내보였다.
“받아봐라. 내 경험의 집합을.”
등성(登星)
유성우의 손이, 아래에서 위로 움직인다.
그 속도는 빠르지는 않았으나 막을 수는 없었다.
신격과 오러가 회전하며 그리는 무한대의 이중나선.
유성우는 억지로 그것들을 검 끝에서 마주치게 해, 인위적인 힘의 충돌을 일으켰다.
거기서 발생하는 강력한 충격파를 검에 담아 로켓을 쏘아 올리듯 검을 아래에서 위로 끌어올린다.
카아아아아앙─!!
귀를 찢는 소음과 함께 붉은 직선이 하늘로 솟구친다.
고밀도의 에너지로 이루어진 불길한 붉은 별이 지상에서부터 우주에 사선으로 나아간다.
그 궤도에 있던 스사노오의 몸이 갈라진다.
옆구리에서부터 어깨까지.
단면이 보일 정도로 깊게 베여 피 분수가 뿜어졌다.
“크, 크억…….”
스사노오의 입에서 곧 죽을 것 같은 자그마한 신음이 터져 나왔으나, 유성우는 아직 끝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스사노오에게서 흘러나오던 붉은 피가 멈추더니, 바다에서부터 거대한 파도가 몰아치더니 그를 집어삼켰다.
그의 몸에 박아두었던 검들이 파도 속에서 튀어나와 유성우의 곁으로 돌아왔다.
유성우는 검들을 돌려보내고는 빈손인 채로 바닷속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바닷속에서 거대한 모습의 스사노오가 모습을 드러냈다.
드디어 드러난 스사노오의 진정한 모습.
바닷물을 옷처럼 두른 채, 양손에 검을 든 그가 마지막 남은 힘을 그러모아 일격을 준비했다.
-그어아아아아아아아─!!
인간의 언어조차 잃어버린 대신격의 마지막 발악이 시작되었다.
스사노오가 두 자루의 검을 쳐들자 일대의 바다가 모조리 검으로 빨려 들어간다.
금세 울퉁불퉁한 해저의 바닥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닥에 착지한 유성우는 거대한 스사노오를 올려다보았다.
삼귀자, 폭풍과 바다의 신, 군신.
타카마가하라의 가장 높은 곳에 선 세 명 중 한 명인 스사노오는 추악한 모습으로 검을 휘두를 준비를 끝마쳤다.
유성우는 손을 뻗어 마지막, 결말을 맺기 위한 검을 불러들였다.
바다를 닮은 검신을 지닌, 비늘로 엉성한 검자루를 이룬 아름답기 짝이 없는 검.
야마타노오로치(ヤマタノオロチ)
팔성(八星)
검자루를 손에 쥔 유성우가 외쳤다. 둘의 전투에 휘말려 죽었을지도 모르는 슈텐도지에게.
“보아라! 슈텐도지! 내가 매듭짓는 결말을!”
그리 외친 유성우가 자신을 향해 떨어져 내리는 거인의 해검(海劍)을 쳐다보며 팔성에 담긴 이야기를 전개했다.
그에게서 흘러나온 신격이 스사노오의 움직임을 멈추며, 새로운 세계를 구축한다.
원래 펼치고 있던 오월의 이야기가 끝나고, 그 뒤를 팔성의 이야기가 받았다.
유성우를 중심으로 바닷물이 아닌 담수(淡水)가 솟구치며, 여덟 개의 물길을 바다 위에 펼쳐낸다.
물길은 그대로 용의 머리가 되었다. 야마타노오로치의 머리가 된 물길이 몸을 일으켰고, 유성우는 가운데 머리에 위에 서서 자세를 잡았다.
“…후우.”
짧게 숨을 내뱉은 유성우는 팔성을 스사노오를 향해 내밀며 고유세계의 구축을 끝냈다.
이것이야말로, 스사노오의 목을 베어낼 마지막 조각이다.
[고유세계] [해멸팔두룡가(海滅八頭龍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