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became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72)
-공식 입장 아직 없지?
-나 이정도로 덕질롤코탄거 처음임..
-아ㅠㅠ 진짜 별일 아니었으면 좋겠다ㅠㅠ
-근데 유연서 진짜 뭐 있는거 같지 않음?
전에 응급실 간 사진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ㅇㅇ
매24에서 과하게 건강보조제 챙겨주는 것도 그렇고 매니저님 회의하는거 보면 심상치 않던데
작성자는 몇 개의 클립 영상을 첨부했다.
‘매니저 24시’에서 이태겸이 박 실장을 따라 ‘스네이크’ 미팅하러 갔던 영상이었다.
(로케 일정은 이거로 끝인가요? 추가되는 건 없고요?)
(네, 이게 다에요.)
박 실장과 이태겸이 진지한 얼굴로 화면 속 스케쥴을 살폈다. 녹음기로도 부족해서 가끔 종이에 휘갈기기도 했다.
(그럼 몇 박 하나요? 숙소는?)
(촬영 시간은 반나절 넘지는 않을 거 같은데······ 혹시 몰라서 하루 정도는 호텔에서 머무를 수 있게 준비해 놓을 거고요. 그리고 액션 장면 말인데요······.)
(우선 액션은 대역 없이 갈 거고, 액션 감독님 먼저 컨택해서 연습 중입니다.)
(어우, 기대해봐도 되나요? 유연서 씨 액션은 믿고 보죠.)
유연서가 탑 배우 반열에 올라서면서 제작사 미팅도 유연서 위주로 돌아갔다. 유연서가 이런저런 조율을 마치면, 그다음 투톱 주연인 정현식과 다른 조연들을 조율한다.
게다가 유연서의 주연 소식으로 붙은 투자자가 꽤 많아서 유연서가 직접 제작 투자하지 않아도 발언권이 셌다.
(아, 혹시 모르니까 몸 쓰는 장면 찍을 때 의료진은 대기해야 할 것 같아요.)
의료진? 전에는 없어도 된다고 하더니? 박 실장은 의아했지만, 유연서와 있는 시간이 긴 건 이태겸이다. 뭔가 컨디션의 변화가 생겼나?
(그럼요, 배우는 몸이 자산이시니까.)
(아 그리고요······.)
작성자가 주목한 건 이태겸의 몇몇 발언이었다. 방송에서는 지나가듯 한 말이었지만, 이를 놓치지 않는 시청자도 있었다.
(혹시 상대 여성 배우나 단역 배우가 흰 치마를 입으면 안 되는 것도 조항에 있나요?)
제작사 직원은 의아했지만,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워낙 특이한 요구를 하는 배우들도 많아서 이 정도쯤이야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하루 평균 촬영 시간이 얼마나 될까요?)
(주 52시간은 지켜야 해서 아마 배우님이 무리할 상황은 없을 거 같아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조금 여유로웠으면 하는데요.)
(하지만, 아시잖아요. 드라마 촬영장은 영화보다 빽빽한 거.)
(어차피 반 사전 제작 드라마니까 괜찮지 않나요? 시간 좀 여유롭게 조율해 주세요.)
(다른 배우들 스케쥴도 한 번 봐야 알 텐데······ 일단 알겠습니다.)
이태겸의 요구 사항은 전부 유연서의 건강 이상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었다. 사실 이태겸은 ‘스네이크’를 준비하는 와중에 유연서가 기억 동기화에 박차를 가해서 가끔 기침하는 것을 목격했었다. 그래서 더욱 그의 건강에 예민하게 반응했다.
박 실장은 눈을 가늘게 뜨고 이태겸을 쳐다봤다. 그 사이에 유연서한테 무슨 일이 생겼나? 하지만 미팅 자리에서 티 낼 수는 없어서 일단 의견 조율에 집중했다.
-그리고 게스트하우스 나온거 보면 진수호가 유연서 이끌고 어디 가는데 유연서 얼굴색 봐봐 어디 불편한거 같음 게다가 여기서 잘 들어보면 오디오에 기침소리 들림
무슨 지병있는 거 아님?
└그런데 저건 매니저라면 누구나 요구할수 있는거 아냐?
└└근데 흰 치마는 왜 나와?
└기침 소리는 너무 궁예같음
└건강 챙기는것도 뭐 그냥 부둥부둥받는거 같은데
└촬영 여유있는거 요구하는게 건강이상까지 나올 일이냐 우리도 야근하는거 싫잖아
└아 헐 이희서 죽었을때 흰 원피스 입고있지 않았음?
└└헐
└└아 미친 설마
└└에바야;;
인터넷 커뮤니티는 유연서의 건강 이상을 두고 토론이 이어졌다.
-스네이크 메이킹이나 매24에서 액션스쿨 다니는거보면 아픈거 아닌거같은데
이거 봐봐 도저히 아픈사람으로 안보임
동영상은 ‘매니저 24시’에서 유연서가 화보 촬영 도중 일어난 헤프닝이 나왔다.
(어? 우와! 어떻게 한 거예요?)
(그냥 되네요.)
천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더니 날카로운 나무토막 하나가 스태프의 머리 위에 떨어지려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두 발자국 뒤에 있던 유연서는 그걸 재빠른 손놀림으로 잡아챘다. 그 순발력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보였다.
방송은 그 장면을 느린 동작으로 한 번 더 보여줬었고, 이 장면이 방송됐을 때 다들 와 뭐야, 어떻게 한 거임?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스네이크’ 준비를 위해 잠시 액션 스쿨에 들렀던 영상이 이어졌다.
영상 속 유연서는 벽을 박차고 높게 뛰어올라 상대 액션 감독의 뒤를 잡아채거나 와이어 없이 고층에서 뛰어내리면서도 완벽한 자세를 유지했다.
그 외에도 모형총을 든 상대의 손목을 잡더니 상대의 양 무릎을 치고 뒤로 굴렀다. 그의 손엔 어느새 모형총이 들려 있었다.
(여기서 이런 동작 추가하면 어때요? 화면에 예쁘게 나올 거 같은데.)
(오, 다시 한번 보여주세요.)
오히려 액션 감독이 좋아서 유연서의 의견을 구했다. 그 뒤로 유연서의 고난도 액션 동작은 계속됐다.
└다시봐도 놀랍다ㄷㄷ
└하긴 저 모습보고 누가 아프다고 생각하겠냐
└그냥 어디 잘못 넘어져서 다친 거 아님?
└└그럴수도 있지ㅇㅇ
└└근데 그게 벌써 두번째잖아 저렇게 몸 잘쓰는데 집에서 좀 잘못 넘어졌다고 응급실을 감?
└애들아 잊지 말자 유연서는 관종짓 많이했다 오히려 지금이 잠잠했던 거지
└└그렇다고 응급실간걸로 관종짓하겠냐?
└└그럼 뭐 ㅅㅂ 자해라도 했다는거냐
└└대가리가 달려있으면 생각이란 걸 좀 하고 살아 ㅅㅂ 팬들은 피말라가는데 관종짓 ㅇㅈㄹ
└그런데 왜 또 응급실 갔는데? 진짜 뭐 있는거는 맞지않아?
가장 유력한 설은 흰 치마는 안 된다고 방송에 나온 것과, 이희서의 사망을 두고 자세하게 보도되었던 예전 언론 자료를 비교해 혹시 심각한 정신적인 문제 때문이 아니냐는 것으로 흘러갔다.
마침 연예인이 자주 겪는 문제가 바로 정신 질환이었다. 다들 이미 유연서가 심각하게 아프고, 문제가 있는 것처럼 떠들었다.
***
갑자기 피를 쏟는 유연서를 보고 얼어붙었던 사람들은 유은호가 유연서의 어깨를 잡는 순간 정신을 차렸다. 백서준이 제 핸드폰을 들었다.
“구급차 부를게.”
“잠시······.”
유연서는 황급히 손을 내밀었다. 내민 손에서도 피가 묻어있어서, 다들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
“병, 원은······.”
“안 된다고? 야 너 지금 과다출혈이야.”
이 정도 쏟는 양이면 수혈을 받아야 할 정도다. 일단 수건을 가져오긴 했는데, 닦아봤자 소용없었다. 이태겸이 안절부절못하자, 임승현이 말했다.
“태겸, 가서 엘리베이터 잡아 놔.”
“넵!”
이태겸이 밖으로 뛰어가 엘리베이터를 잡았다.
유연서는 지나치게 관심을 많이 받았다. 저번처럼 구급차를 불렀다가 괜히 사진이 찍히는 것은 당사자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짧은 고민 끝에 구급차는 부르지 않고 직접 병원으로 가기로 했다. 임승현이 유연서를 업고, 남은 세 사람이 주차장으로 향했다.
“허억······!”
근본적인 무언가가 뿌리 뽑히는 느낌에 유연서가 숨을 크게 들이켰다. 아픈 것도 아픈 건데, 기분이 이상했다. 마치 거대한 손 같은 게 자신의 내부를 우그러뜨리는 것 같았다.
‘이게 고작 1.42%라고?’
그럼 100%까지 얼마나 이런 상태를 겪어야 하지?
임승현은 자신의 어깨에 느껴지는 뜨거운 액체에 몸을 흠칫 떨었다. 바로 옆에서 그의 상태를 살피던 유은호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이런 거 할 때 먼저 동의 구하고 하랬지?!’
‘지금 다 죽어가는 거 안 보여?’
그래, 지금 정신을 잃지 않은 걸 보니 체력 안배는 잘해놨겠지. 하지만 몸으로 느껴지는 고통은 별개였다.
게다가 귀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그에게 속삭인다. 눈앞에는 하얀색 무언가가 아른거린다. 손이 벌벌 떨리고 심장이 쿵쿵 뛰었다.
‘아······ 진짜. 좀 살만하면 또······.’
요즘 들어 그녀의 환영이나 환청에 몸은 좀 고단해도 정신적으로는 익숙해져 있었다. 알고 보니 혼의 영향으로 몸이 좋아져서 그런 건가. 베타가 영혼의 조정을 시작하자, 다시 그것들이 그의 정신 상태를 오염시켰다.
잠시 계산하던 베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유연서는 제 생각을 정정했다. 베타-9는 역시 깡통이 맞다. 왜 미래의 사람들은 내게 이런 깡통을 붙여 준 건가. 차라리 그냥 환생 절차를 밟게 해달라고 할걸.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 빌어먹을 서버랑 다시 통신해. 지금 당장 조율은 안 돼, 기간을 정하라고.’
일단 급한 불은 껐다. 근데 이렇게 아픈데 2%도 안 되다니······ 정신이 아득해진다. 유연서는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고 작게 중얼거렸다.
“나 좀······.”
“도련님?”
“······쉴게.”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사색이 된 네 사람은 재빨리 차에 올라탔다. 백서준이 유연서를 살폈다.
“빨리 출발해.”
이태겸이 액셀을 밟았다.
“······얘 왜 이래? 전에도 이런 적 있어?”
“전에 한 번.”
“그런데 가만히 냅뒀어?”
“검사상으로는 문제없었어.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유은호는 횡설수설해서 말을 제대로 끝맺지 못했다. 그 모습에 백서준이 입을 다물었다.
괜히 이목을 끌지 않게 구급차에 안 태운 건 정답이었다. 이태겸은 신들린 운전 실력으로 구급차와 비슷한 속도로 주성 병원에 도착했다.
하지만 저번에 응급실에 다녀간 이후로 직원들의 입단속을 하긴 했지만, 지나가면서 목격하는 환자나 보호자의 입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게 문제였다.
“······어?”
이를 목격한 한 사람이 곧바로 SNS에 글을 올렸다.
-나 지금 주성병원 응급실인데 유연서 본듯?
└뭐?
└주작ㄴㄴ
└인증없으면 뭐다? 주작이다
-아니 진짜 봤음ㅇㅇ 이거 방송에 나온 비서 아님?
└헐 맞는듯
└아닌거 같은데
└저기 후드티 매니저 아님?
하필 그걸 영상으로 남겼고, 그걸 베껴 쓸 기자는 넘쳐났다. 헤일로 미디어의 전화는 불탔고, 이태겸은 아예 자신의 전화를 꺼 버렸다.
백서준은 혹시 박경원이 어딘가로 사라질까 봐 다시 병원 밖을 나섰다.
유연서, 한밤 중 응급실 行···건강 적신호?
주성 병원 응급실서 목격된 유연서, 이번엔 무슨 일? 누리꾼 시끌
(은호야, 내가 지금 이상한 기사를 봤는데······ 이게 뭐니?)
(병원장에게 얘기 들었다. 지금 병원으로 가는 중이다.)
가족들이 병원까지 달려오는 건 시간문제였다. 1인실로 유연서를 입원시킨 지 얼마 안 돼서 유은호는 유 회장을 마주했다.
“······할아버지.”
유 회장은 나이답지 않은 재빠른 걸음으로 손자가 누운 침대로 다가섰다.
“안 되겠다. 쟤 출국시켜.”
“할아버지, 일단 여기서 깨는 거 지켜보시고······.”
“언제 깨는 걸 지켜봐! 미국으로 가! 잘 아는 박사 있어.”
그런 유 회장을 말린 건 전략 기획실 본부장, 박상형이었다. 마침 유 회장과 같이 있다가 병원으로 온 것이다.
“주성 병원 의료진도 한국 최고인 거 아시지 않습니까. 일단 전무님 말씀대로 지켜보시죠.”
“연서야!”
유건민과 최유진이 병실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안 되겠어. 얘 활동 그만 시켜야겠다.”
유 회장의 말에 유은호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친모의 범인 잡는 것도 이제야 진척이 보이는데 활동까지 금지하면, 동생이 반기지 않을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