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became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249)
좌석을 꽉 채우던 사람들은 하나둘 퇴장했다. 텅 빈 공연장에는 공연 관계자들만 남아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유연서는 무대에 앉아 공연장 돔 천장을 바라보았다. 관객들의 에너지가 몸에 옮겨붙은 것일까? 아직 벅차오르는데 사람이 없으니 뭔가 허전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벌떡 일어난 유연서는 자신을 둘러싼 공연 관계자들에게 상체를 꾸벅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람들은 웃으며 환호했다. 유연서가 참여하는 현장은 돈도 많이 주고 대우도 좋다는 소문이 나서 공연 스태프를 뽑는 것에도 사람이 몰렸다고 한다.
“매니저님, 준비됐어요?”
“저기 온다!”
덕분에 공연 준비를 하는 동안 불편한 게 없었다. 환호하던 사람들은 유연서의 뒤쪽을 가리켰다.
유연서는 케이크에 초를 꽂고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이태겸과 임승현을 보고 헛웃음을 지었다. 어쩐지 안 보인다 싶더라니 이런 걸 준비하고 있었나.
“생일 축하합니다!”
이태겸의 뒤로 헤일로 미디어의 한 대표와 박 실장까지 따라왔다. 사람들이 크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고, 웃는 얼굴로 유연서가 초에 불을 끄기를 기다렸다.
“아, 뭔데.”
“뭐긴 뭐야. 생일 축하지.”
이태겸이 뻔뻔한 얼굴로 케이크를 내밀었다. 케이크도 어디 빵집에서 사 온 게 아니라 주문 제작한 것이었다. 귀여운 글씨체로 ‘연서야 생일 축하해’라고 쓰인 걸 보니 한 사람밖에 없는데······ 유연서는 한 대표를 쳐다봤다. 이런 섬세한 일을 할 사람은 한 대표밖에 없지.
“안 불어? 다들 기다리고 있는데.”
그 말에 정신 차린 유연서는 초에 붙은 불을 한 번에 껐다. 다시 환호 소리와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임승현과 박 실장이 종이 폭죽을 터뜨리고, 한 대표가 그의 등을 아프지 않게 톡톡 쳤다.
“감사합니다.”
“뒤풀이 가실 분은 바로 가셔도 됩니다! 장소 아시죠?”
이태겸은 알아서 현장을 정리했다. 스태프들은 자정이 넘어 이제 새벽인데도 쌩쌩해 보였다.
“너도 갈 거지?”
“······가야지.”
주인공인데 안 갈 수도 없고. 유연서는 가장 마지막으로 공연장 밖으로 나섰다. 그는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객석을 채운 관객들의 응원봉 물결이 환영처럼 보였다가 사라졌다. 재밌었다. 조금 아쉽기도 하고······ 옅게 웃은 그는 문을 닫았다. 다음에 또 하면 되지. 이제 시간은 많다.
자리를 옮겨 공연장 인근의 음식점으로 향했다. 테이블 가장 중간에 앉은 유연서는 물만 마시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주변에서 무대하느라 힘들지 않냐며 뭐라도 먹으라고 했지만, 고개를 살짝 저었다. 먹어 봤자 좀 있으면 다 토할 거라서 안 먹는 게 나았다.
“야, 이거 받아라.”
“뭐가 이렇게 커요.”
그는 한 대표가 내민 생일 선물을 뜯어보았다. 크기로 봐서 그림일 거라고는 예상하긴 했는데, 그림의 완성도가 제법이었다.
“별 건 아니고. 너는 웬만한 건 다 가지고 있을 거 같아서.”
“오······.”
“내가 잘 아는 작가한테 부탁했지. 어떠냐?”
옆을 보는 유연서의 얼굴을 유화로 색칠한 그림은 다양한 색이 섞여 있었다.
“······고마워요.”
마음에 들었다. 집에다 걸어야지.
“넌 뭐 없냐?”
“난 이거로 퉁쳐줘.”
이태겸은 공연장에서 초를 불었던 레터링 케이크를 가리켰다. 의외인데? 한 대표가 아니었다고?
“······이 케이크를 네가 준비했다고?”
“뭐, 왜. 나는 이런 거 하면 안 되냐.”
이태겸이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도련님, 이건 제가 챙기겠습니다.”
“네.”
“그런데 왜 아직도 도련님이에요? 이사님이라는 호칭이 더 낫지 않나?”
박 실장이 물었다. 그러자, 근처에 있던 사람들의 말소리가 잦아들었다. 임승현이 그를 도련님이라 부르는 건 업계 사람들도 알고 ‘유씨 가문’의 방송을 본 사람들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도 내심 궁금했다.
“이게 익숙해서요. 저는 JSENM 쪽 사람도 아니고.”
“혹시 다른 분들도 그래요?”
“네. 저희 사이에서는 알음알음 그렇게 부르죠.”
유연서의 팬 미팅을 도와줬던 주성 전자의 사람들이 대답했다. 한 대표가 넌지시 물었다.
“설마 안 좋은 의미로······?”
“예전에는 그랬던 적도 있는데, 아······ 괜찮죠?”
유연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예전에 친 사건 사고 때문에 여기저기서 말이 나온 것도 안다.
“지금은 ‘우리 도련님’이시죠. 연서 씨나 사장님의 기념일에는 보너스도 주시니까.”
“······아직도 그런다고요?”
“이제 회장님 되셨으니 더 자주 쏘시죠. 아마 오늘도 연서 씨 첫 팬 미팅에 생일 기념으로 특별 보너스를 받을지도 몰라요.”
“허······.”
유연서가 헛웃음을 지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의 얼굴이 밝아 보였구나.
“늦었는데 댁에 안 가봐도 되겠어요?”
“사장님이 특별 휴가를 주셨습니다.”
“형이요?”
“네, 연서 씨 팬 미팅 준비하는 데 집중하라고 하셨죠. 마지막에 허공에 생일 축하한다고 글씨 쓴 것도 사장님 요청이었어요.”
팬들이 카운트 다운을 세고 생일 축하한다고 외친 건 정말 우연히 합이 맞아떨어진 거였지만, 허공에 빛으로 쓰인 문구는 어쩐지 팬 이벤트치고는 거창하더라.
“나도 사실 두 회장님한테 잘 좀 부탁한다고 연락받았었어.”
“······그래?”
이태겸이 손을 살짝 들며 말했다.
“참나, 내가 애도 아니고······.”
아직 이렇게 받는 것은 어색하기만 했다. 한 대표는 쑥스러워하는 유연서의 얼굴을 보고 허허 웃었다. 예전이었더라면 저런 표정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는데, 이제야 제 표정을 찾은 것 같았다.
“그래서, 소감은 어때?”
“좋더라고요. 이래서 공연을 꾸준히 하나 싶고.”
“다음에 또 할까? 이번엔 해외 투어 어때?”
“봐서요. 이게 마지막일 줄 알고 열심히 준비했는데 다음에 또 하면 이것보다는 더 많이 준비해야 하잖아요.”
“하긴, 누가 봐도 네 팬 미팅 본 뒤에 다른 배우 팬 미팅 가면 성에 안 찰 거 같더라.”
한 대표도 생각보다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모습에 점점 공연에 대해 기대를 키웠고, 오늘 본 공연은 기대 이상이었다. 아마 아는 연예계 관계자가 팬 미팅 현장에 있었더라면 너무한 거 아니냐고 우리 애들은 공연 어떻게 하냐고 하소연을 했을 것이다.
유연서는 시계를 흘끔 보고서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정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됐겠지.
“슬슬 가볼게요.”
“벌써 가?”
“피곤해. 재밌게 놀다 가세요.”
짧게 작별 인사를 나눈 유연서가 식당 밖을 나섰다. 가볍고 힘 있는 발걸음이 도저히 큰 무대를 치른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다.
“멀쩡한 거 보니까 건강이 좀 괜찮아졌나 보네?”
“그런 거 같기도······.”
그런 그의 뒷모습을 한 대표와 박 실장이 유심히 관찰했다.
‘이건 또 뭐야.’
그렇게 집에 도착한 유연서는 거실을 가득 장식한 꽃과 선물 상자를 보고 헛웃음을 지었다. 그는 가장 눈에 띄는 상자 위에 놓인 작은 쪽지를 들어 올렸다.
아들 생일 축하해.
간결한 문장으로 보건대, 아마 유건민과 최유진의 합작인 것 같았다. 높게 쌓인 선물은 도저히 뜯어 볼 엄두가 안 나서 미뤄두기로 했다.
(이태겸) 자냐?
(이태겸) 아까 찍은 사진 보낸다
뭐야, 도촬이야? 유연서는 피식 웃으며 이태겸이 보낸 사진을 넘겼다. 많이도 찍었네.
그는 꽃다발을 든 채 가족들 사이에서 웃음을 짓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서 손가락을 멈칫했다. 내가 이런 표정도 지을 줄 알았구나.
[진짜 좋았지. 공연 끝나면 팬들의 그 에너지가 전염돼서 막 아드레날린이 치솟는데······.] [맞아. 몸은 힘든데 정신은 또렷해서 밤새다가 잤다니까.] [너도 공연 한번 해보면 알걸?]안무 연습을 도와주던 김이준과 이한결이 왜 그런 소리를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지금까지 무대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이 와중에도 핸드폰이 계속 울리고 있었는데, 아마 생일 축하 연락이겠지. 그는 잠시 예전이 그리워졌다. 예전이라면 이런 연락도 안 왔을 테고 답장도 일일이 안 해도 됐을 텐데.
“······베타.”
방으로 들어온 유연서는 잠들어 있던 베타를 깨웠다. 팬 미팅을 끝냈으니 중단된 혼의 조정도 다시 박차를 가할 때가 왔다.
“현재 조정률이 어떻게 되지?”
이제 거의 절반 왔다. 남은 기간도 8개월 정도. 꾸준히 하다 보면 시간 내에 다 끝낼 수 있겠지. 유연서는 숨을 후, 후 불며 몸의 긴장을 풀었다. 저절로 이가 악 다물린다.
“그럼 이제 다시 시작하자.”
찌이잉, 기계음이 흐르면서 마치 벼락같은 것이 그의 몸을 관통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비틀거린 유연서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꺽꺽, 힘겨운 숨을 내쉬던 그의 입가에서 피가 주르륵 나와 바닥을 적셨다.
결과가 개선된 영혼 조정은 생각보다 더 많은 고통을 수반했다. 전에도 버텼으니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유연서는 생각보다 더 센 강도에 처음에는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
[······나 버리고 가라.] [안 돼······!] [다음 임무는 1시간 04분 12초에 있습니다.]몸의 고통도 고통인데 더 심각한 건 정신이었다. 강진후의 전성기 시절의 20%를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서라는데, 커다란 쇠꼬챙이 같은 것으로 뇌를 휘젓는 느낌이었다.
“끄흑······.”
시야가 하얘졌다가 다시 초점을 찾아갔다가를 반복했다. 바닥은 그가 흘린 피로 축축했다. 누가 봐도 심각한 모습인데도 정작 당사자는 오늘은 조금 버틸 만하다고 생각했다.
***
유연서가 지쳐서 정신을 잃었을 때, 인터넷 커뮤니티는 새벽 시간임에도 게시글이 쏟아져 나왔다.
-유연서 팬미팅 후기
1. 갑자기 이태오 나와서 깜짝 놀랐어 큰 화면으로 오랜만이라고 자기 안 보고 싶었냐고 할때 기절하는줄ㅠㅠ 근데 무대에 갑자기 괴물같은거 있어서 깜짝 놀랐음ㅠㅠ 근데 찾아보니까 무슨 증강현실 어쩌고더라? 무대 위에서 액션 연기하는데 진짜 이건 현장에서 직접 봐야돼 진심 개잘함ㅠㅠ
2. 주변에서 다들 잘생겼다고 하니까 자기도 안다고 새침하게 말하는거 넘 귀여웠음ㅠㅠ
3. 라이브 무대 미쳤어 진짜 공연장 쩌렁쩌렁하게 울리는데 음색 개좋고 즐기는거 보니까 내가 다 신나더라ㅠㅠㅠ
.
.
.
42. 다같이 생일 카운트다운하고 생일축하한다고 말했는데 감동해서 말 제대로 못하는거 뭔가 맴찢이었어ㅠㅠㅠㅠ
일단 생각나는 건 여기까지ㅠ 공연 진짜 개존잼이었어 진짜 내배우 뽕찬다ㅠㅠㅠ
+) 아 그리고 중간 휴식시간에 사장님 봤음 실물 진짜 미침
└진짜 존잼이었음 또했으면 좋겠다
└솔직히 팬미팅의 유일한 단점은 얼굴이 너무 작아서 앞자리였는데도 전광판봐야했던 거 빼고? 없는듯
└진짜 실물이 더ㅓㅓㅓㅓ더더 미쳤더라 알고있었지만큐ㅜㅠㅜㅠ
-유연서 팬미팅에서 부른 곡 총 12곡
앨범 수록곡 전곡에 커버곡까지 합쳐서ㅇㅇ
└뭐야 가수야?
└아니 무슨 콘서트야?
└늦게 끝난 이유가 있었다
└노래 진짜 잘하고 목소리도 좋더라ㅠㅠ
└플뷰 보니까 어지간한 배우보다 무대 잘하더라ㅋㅋㅋ
└└당연함 데뷔를 아이돌로 함 그때도 능력치 좋다고 소문났으니까
-한준오 트윗 떴어! 팬미팅에 틀어준 영상 이따 정오에 풀버전 올라온대!
팬뿐만이 아니라 드라마 팬을 위해서래!
└크으으으 소속사 일 잘하네
└지금 자면 딱 열두시에 깨겠다
└아 빨리 보고싶다ㅠㅠㅠㅠ
-너네 이 기사 봤어?
유연서 팬 미팅 수 억원 적자···누굴 위한 팬미팅인가
└ㅋㅋㅋㅋㅋ팬미팅을 팬을 위해서 하지 누굴 위해서 함?
└대단하다 이 새벽에 견제 기사도 올리고 누구 지시인지는 모르겠지만ㅋ
└아니 그렇게 신기술을 빵빵 터뜨렸는데 당연히 적자지ㅋㅋ
└진짜 타격도 없다ㅋㅋㅋㅋ
└총 공연 시간 6시간 8분에 노래 12곡에 미니 드라마까지 다 해서 티켓값 10만원도 안 했는데 대혜자아님?
└와 근데 팬 서비스에 진짜 진심이었구나 몇십억을 태우는거 보면
팬들은 밤새 팬 미팅 떡밥을 달리느라 바빴고, 다행히 유연서가 응급실을 찾았다는 기사는 한 줄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