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became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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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이런 식으로 막산 거지?
“가관이다 진짜.”
유연서가 지끈거리는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2018년의 기본 지식이 주입된 강진후를 빼더라도 상식인이면 이렇게 깽판을 칠 생각을 안 하지 않나? 하물며 2207년에도 사회생활 이렇게 하면 욕 오지게 처먹는다.
‘진짜 유연서의 머리통을 열고 싶다.’
어째서 이런 식으로 막산 거지? 재벌이라서? 물론 이 시대의 주성은 그래도 상관없긴 하다. 이미 후계자는 유건민 그리고 그다음은 유은호로 공공연하게 소문이 났으니, 오너 리스크를 짊어질 필요도 없고.
[SNS☆] 유연서, 고급 승용차 앞에서 ‘찰칵’···“세컨드 카도 아니고 피프스 카”유연서, SNS서 공개한 자택 인테리어 화제···소파만 무려 5천만원
오히려 유연서가 이렇게 지옥의 주둥이를 털어댈 때마다 욕을 하면서도 그가 걸친 옷이나 향수, 가구 등 그가 관련된 모든 물건이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부유한 재벌의 삶을 따라 하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가 작용한 거겠지.
그가 찾아본 기사에서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세계에서도 비비는 대한민국 굴지의 기업 주성에서 가장 SNS 활동을 잘하고 그만큼 대중에게 친숙하니 아이돌처럼 숭배하고 씹고 뜯는 심리라는데······.
하긴, 연예인이 아닌 형에게도 홈 마스터가 붙을 정도니 유연서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비단 연기를 못하는 배우라는 이미지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가만,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이미지가 안 좋은 게 꼭 독이지만은 않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이렇게 파급력 있는 ‘스타’ 자체가 있나? 대한민국에서?
베타-9은 2018년의 기본 상식뿐만 아니라 이 나라에 살아가는 일반적인 26세 남성의 전반적인 지식을 주입했다. 연예계 일도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누가 잘 나가는 톱스타인지,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는 알 정도로.
하지만 그들이 뭔 행동을 해도 유연서가 올리는 SNS 게시글만큼 파격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연기는······ 잘하면 돼.”
잘하다가 못 하면 뭇매를 맞지만, 못 하다 잘하면 ‘네가 그래도 노력했구나!’라고 재 평가당할 것이다.
사실 강진후도 배우가 되고 싶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과거로 온 거라 아직 연기에 대한 확신은 없지만, 유연서의 재력이면 괜찮은 연기 선생도 돈으로 데려올 수 있을 거고.
“좋아. 나쁘지 않아.”
유연서가 빙그레 웃었다. 하지만 또 다른 난관이 있었다.
그가 여러 커뮤니티의 글과 동영상을 보고 느낀 건데, 강진후와 유연서는 성격이 좀 다르다. 그리고 그는 지금 유연서의 몸으로 죽을 때까지 살아야 한다.
“막 나가는 거 하나는 자신 있긴 한데······.”
한 사람의 26년 삶 자체를 연기 해야 하니 이거 영 자신 없다. 유연서로 정착하려면 가족을 속일 만큼 정보가 많아야 하는데······.
“베타.”
“나한테 2018년의 기본 정보를 주입한 것처럼 유연서의 기억을 받을 방법은 없나?”
유연서가 황급히 손을 들었다.
“잠깐, 그게 내 몸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지?”
“그만, 그렇게 자세히 말 안 해도 알겠어.”
기억을 내려받다가 죽게 생겼는데? 그건 안 될 말이지. 그러지 않아도 어제 피를 토해 쓰러진 일 때문에 의료진과 수행원들이 호들갑을 떨었다.
의식을 차리자마자 형인 유은호에게서 바로 전화가 올 정도니, 이러다가는 꿈에 그리던 배우 활동을 하기 전에 가족에게 감금당하게 생겼다.
“내 몸에 무리가 안 가는 선에서 기억을 받는 방법은?”
“그거 받으면 또 어떻게 되는데?”
어제? 피를 토하고 쓰러진 정도? 그 정도면 해 볼만 한데······. 적당히 교통사고 후유증이라고 생각해 주겠지.
아냐, 들키다가는 가족이 아니라 병원에 감금당할 수도 있다. 유연서는 시계를 바라봤다. 밤 열한 시, 딱 좋았다. 그는 밖에서 대기하고 있을 사람들에게 잘 테니 깨우지 말라고 단단히 얘기한 뒤에 침대에 앉았다.
“이렇게 계속 피를 토하다가 요절하는 거 아냐?”
하긴, 피를 토한 거 치고는 회복이 빨랐다. 그러면 다행이고. 유연서는 휴지 뭉치를 입가에 대고 고개를 끄덕였다.
베타-9의 말을 끝으로 시야가 암전됐다.
[그래서, 관두겠다고?] [그래! 더러워서 못 해 먹겠다!] [야! 어디가! 내 집 앞까지 운전은 하고 가야지!]처음부터 강렬한데.
유연서를 길바닥에 버려둔 매니저가 운전석의 문을 열고 차에 탔다. 하지만 출발은 할 수 없었다. 유연서가 문을 잡고 버텼기 때문이다.
매니저는 다시 차에서 내려 유연서의 앞에 위협하듯이 밀착했다. 하지만 유연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야, 내가 동갑으로서 충고 하나 하자.] [뭐? 네가 충고할 주제가 되냐?] [너 그렇게 개같이 살다가 어디서 칼빵 맞는 수가 있다.]눈을 부릅뜬 매니저가 검지를 들어 유연서를 가리켰다. 명백한 삿대질에 유연서가 지지 않고 말했다.
[칼빵 맞으면, 칼빵 넣은 새끼가 무사할 거 같냐? 그리고, 개같이 살아? 너 지금 주성, 우리 집안이 개새끼 훈련소인 줄 알아?] [하! 진짜 끝까지 사람 무시하네. 내세울 게 주성 그룹의 잘난 핏줄밖에 없으면서······.] [그 핏줄로도 태어나지 못한 네가 할 말은 아닌데? 로드 매니저 하면 얼마 받냐? 한 100만 원은 받냐? 거지새끼야, 그거로 먹고살 만하냐?]유연서가 비아냥거리자, 매니저의 얼굴이 새빨개지며 분노를 삼켰다. 그가 크게 심호흡하더니 목소리를 낮게 내리깔았다.
[잘 들어. 너는 네가 능력이 좋아서 주연으로 꽂히고 일거리가 끊이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거 아냐. 착각하지 마.] [뭐?] [네 엄마인 최 부회장, 그리고 네 할아버지인 유 회장! 네가 뭐 하나 들어간다고 하면 투자니 협찬이니 들어가서 지원사격 하는 거 너 모르지? 사람들은 네 뒤에 그거 보고 너 캐스팅하는 거야. 알아?]유연서가 이해 안 된다는 듯 눈을 꿈뻑거렸다. 어머니가 왜? 그리고 할아버지는 더더욱 그럴 사람이 아니다.
집안 모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마주칠 때마다 그놈의 연예인 그만두라고 화를 내고, 유연서는 그거에 발끈해서 맞받아쳤다. 그래서 집안 모임은 항상 유연서와 유창호 회장의 싸움으로 난장판이 됐었다.
그리고 유연서는 자신이 작품에 잘 꽂히고 일이 끊이지 않는 건 내가 잘나서, 재능 있고 능력이 많아서라고 생각하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지금 매니저가 자신을 엿 먹이려고 없는 소리를 지어낸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투자했는데 결과가 너인 거고. 발연기에 서브한테도 밀리는 너.] [하······!] [재능도 없으면서 사람 개무시하지 마. 없어 보여. 다른 재벌 3세처럼 술이나 처먹고, 어? 그 잘난 재력 과시하면서 살아. 되도 안 되는 배우 하겠다고 나대지 말고.] [야! 이 차, 이 차는 우리 회사 거야!] [알아서 반납할 테니까 신경 끄고 네 걱정이나 하시지!]유연서의 손을 뿌리치고 문을 닫은 매니저가 즉각 차를 운전했다. 그는 말로도 부족한지 운전석의 창문을 열어 뒤에 있을 유연서에게 중지 손가락을 내밀었다.
[뭐야?!]덩그러니 남겨진 유연서가 어이없고 분한 숨을 토해냈다. 그가 신경질적으로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꾹 눌렀다.
[어, 한 대표. 나 좀 데리러 와.](설마······ 또 관둔대?)
[관두다 못해 나를 길바닥에 버리고 가셨네? 한 대표 사람 제대로 안 뽑지?](그건 네가 지랄맞게 굴어서······ 하아, 말을 말자)
한준오 대표가 앓는 소리를 냈다. 유연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매니저가 사라진 길 너머를 바라보며 이를 아드득 갈았다.
[감히 날 무시해?](무시는 걔가 아니라 네가 했겠지! 이번이 대체 몇 번째냐? 무려 열두 번째야! 사람 갈아치우는 것도 정도껏 해야지!)
[아 됐고! 데리러 오라고!](하······ 너 뒤치다꺼리 하다가 내가 먼저 돌아가시겠다. 위치 어딘데? 박 실장 보낼 테니까 제발 사고 치지 말고 얌전히 있어.)
기억의 단편은 여기서 끊겼다. 잠시 검은색 시야 속에서 몇 초간 유영하다가 다른 기억을 향해 나아갔다.
[저기, 유연서씨!]복도 끝에서 한 여성이 크게 외쳤다. 스케쥴을 마치고 차로 돌아가려던 유연서가 뒤를 돌아보았다.
[누구시죠?] [저, 저는 드라마 작가 정다희라고 해요.]정다희라 소개한 여성은 품 안의 대본집을 소중히 끌어안고 있었다.
[정다희? 못 들어본 이름인데······ 대표작이 뭐죠?] [그, 그게······.]드라마 작가긴 하다. 나름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한 기록이 있었고, 유명 작가의 보조 작가 제안도 많이 받았지만, 아직 자신의 작품이 제작되지 않아서 지망생이나 마찬가지였다.
정다희가 우물쭈물하니 바로 눈치챈 유연서는 쯧, 혀를 찼다.
[됐고, 용건이나 들어봅시다.] [저, 이 대본 좀 봐 주시겠어요?]정다희가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유연서에게 대본을 내밀었다. 유연서는 짜증이 나서 인상을 팍 찌푸렸다.
[하······. 요즘 들어 왜 이런 사람들이 많지?]정다희가 움찔 몸을 떨었다. 사실 그녀는 유연서가 한다고만 하면 제작부터 편성까지 탄탄대로인 것을 업계 소문을 듣고 알았다. 그래서 절박한 심정으로 그를 찾은 것이다.
[이럴 시간에 시놉이나 한 줄 더 쓰시죠? 대본은 됐습니다.]하지만 이런 요청이 지긋지긋했던 유연서는 대본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제 갈 길을 향해 갔다. 남겨진 정다희가 울상을 지었다.
그리고 또 시야가 암전됐다.
어릴 적의 기억인 듯 시야가 유난히 낮았다. 밖은 분홍빛 벚꽃이 흩날리고 열린 문 사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이 기분 좋았다.
설레는 마음을 간직한 그가 종종걸음을 했다. 누군가를 부르려 복도 끝 방에 들어선 어린 유연서는 방 내부를 살피다가 크게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악!]마치 카메라에 노이즈가 낀 듯 시야가 지직거렸다. 유연서는 정신없는 와중에도 문을 쾅 닫고 잠그기까지 했다.
[무슨 일이야? 야! 유연서!]닫힌 문 너머 앳된 목소리가 그를 불렀다. 형인 유은호였다. 그는 유연서의 비명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왔지만, 잠긴 문은 미동도 안 했다.
[연서야! 문 열어!]봄바람에 맞춰 하얀 커튼이 살랑거린다. 아니, 커튼이 아니었다.
[야! 유연서!] [도련님? 무슨 일이시죠?] [아줌마, 문 열쇠 좀 주세요!]커튼으로 착각한 치마 사이로 누군가의 다리가 묵직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도 허공에서.
유연서가 고개를 점점 위로 들었다. 또 시야가 지직거린다. 아마 큰 충격을 받아서 이때의 기억을 온전히 떠올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연서야, 아줌마가 열쇠 가지러 갔으니까 강제로 열기 전에 문 열어.] [열지 마!] [뭐?]유연서가 울먹였다. 문 너머에서 흐느끼는 소리를 들은 유은호가 문을 쾅쾅 두드렸다.
[보지 말라고!] [뭘 보지 말라는 건데! 야!]유연서가 호흡을 가파르게 쉬면서 허공 위 누군가를 바라봤다. 지직거리는 시야 사이로 보이는 생기 없는 눈동자······.
[흐어, 어······ 어······.]공황에 빠진 유연서가 숨을 가쁘게 쉬었다. 그의 눈에서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한참을 말을 더듬던 그가 입을 벌렸다.
[······엄마.]“허억······!”
머리가 불에 타는 듯 뜨겁고 지끈거렸다. 엄마? 무슨 소리야? 그럼 매니저가 말했던 최 부회장은?
‘이건 또 뭐야······.’
하나 해결할 만하니 다른 문제가 고개를 빼꼼 들이밀었다. 하지만 자세히 생각할 겨를도 없이 울컥 피를 뱉어낸 그가 침대에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