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Son of the Pentanium Sword Emperor RAW novel - Chapter (225)
펜타니엄 검황가 셋째 도련님-225화(225/275)
다섯 건달은 빅토르를 노려보고 있었다.
상황이 묘하게 굴러가기 시작함을 눈치챈 서리스는 도로시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서리스, 저것도 관여 안 해도 괜찮아?”
“딱 봐도 마을 불량배랑 시비 붙어서 빅토르 선배가 팼겠지. 내버려 둬. 도로시, 뭐 시킬 거냐.”
“으으응, 비룡 숯불구이를 먹을까? 양념을 먹을까?”
“비룡은 양념이 낫더라.”
“그럼 양념!”
“나만 이 상황이 불안해?”
서발광만이 어쩔 줄 몰라 하는 식탁에 앉아 서리스는 점원에게 주문을 넣었다.
원래 구경은 싸움 구경이 제일 재밌는 법이다.
그러니 비룡 구이라도 뜯으며 즐겁게 관람해야 하지 않겠는가.
“족쳐!”
하지만 그것도 한순간이었다.
달려든 이들이 비룡 구이가 나오기도 전에 목 아래까지 모두 얼어붙었기 때문이었다.
“사람이 대화 중인데, 어디서 짐승이 끼어들라고 해.”
오랜만에 보는 엑스널의 싸가지 없는 모습이었다.
그의 눈이 냉소적인 빛을 띠자. 건달들은 순식간에 안색이 창백해지며 두려움에 떨었다.
서리스에게야 편한 선배지 엑스널은 오대가 마키나 가문의 장남이었다.
일반 건달들이 감히 넘볼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이런 것들이랑 엮이고 뭐 하는 짓입니까?”
“어린 애들을 괴롭히고 있길래. 몇 대 쥐어 박아줬던 거뿐이거든? 그것보다 왜 나까지 얼리려고 들고 염병이야!”
“아쉽네요. 같이 얼려졌으면 좋았을 텐데.”
그래도 건달 녀석들 덕분에 싸움은 대충 마무리된 모양이었다.
“엑스널 선배, 그쯤하고 식사나 하시죠.”
서리스가 엑스널을 호출하자 그는 한숨과 함께 건달들을 대충 풀어주었고, 그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빅토르가 투덜거리며 남은 음식을 대충 해치우고 일어나려 하자, 서리스가 그를 붙잡았다.
“선배, 잠깐 이야기 좀 하죠?”
“나, 데려갈 속셈이라면 말아라. 나는 그 아저씨를 꼭 이겨야 해.”
살다 살다 무황을 이겨 먹겠다는 소리를 다 들어 본다.
하지만 서리스는 그것보다도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잘하면 강혼 님을 워너힐 아카데미로 모셔갈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 아저씨를?”
빅토르가 어림도 없는 소리를 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황을 겪어본 그가 말하는 거니 사실이긴 할 거다.
그러나 서리스에게는 다른 카드가 있었다.
용제의 형인 제라드가 그의 스승이라는 점이었다.
예부터 학연, 지연, 혈연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니 적어도 이야기 정도는 들어줄 것이었다.
“제가 허튼소리는 잘 안 하지 않습니까?”
“늘 허튼소리만 하던데?”
빅토르랑은 조만간 한 번 더 결판을 내줘야 할 듯싶었다.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빅토르는 알겠다는 듯 자리에 앉았다.
“그 아저씨한테 갈 때, 같이 가면 되는 거지?”
“예, 그거면 됩니다.”
그는 강혼의 위치를 아는 듯하니 역시 빅토르를 찾는 게 정답이었던 모양이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라도 천상사성을 두 눈으로 봐두고 싶기도 하고.’
서리스는 지금까지 검황 펜타니엄 락로드와 영황 마키나 드페리널을 만났다.
그 두 사람은 서리스가 지금까지 본 인물 중 가장 괴물 같은 이들이었다.
별을 넘어서 별을 집어삼킬 괴물들.
그런 괴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혼은 서리스에게도 궁금한 인물이었다.
“썩 볼 것도 없는 양반이던데.”
“볼 것 없는 양반에게 그렇게나 쥐어 터지십니까.”
빅토르는 엑스널의 비아냥에도 콧방귀를 내쉬었다.
맷집 하나는 좋은 그인데도 아직도 저렇게 붕대를 두르고 있는 걸 보면 역시 무황은 무황인 모양이었다.
“쥐어 터지지 않았다. 한 방이었으니까.”
그리고 엑스널의 도발을 정정하는 빅토르의 말은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저래 보여도 빅토르는 월하십인인 드웨이진의 주먹을 맞고도 견뎠었는데.’
솔직하게 말해 서리스가 진심으로 공격을 날려도 빅토르를 한 방에 넉다운 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그는 바퀴벌레조차 질려 도망갈 질긴 생명력과 회복력을 지니고 있으니까.
강혼이 그를 전력으로 한 대 쥐어팼을 리는 없고.
그렇다면 귀찮아서 한 대 친 거로 저 꼴이 되었다는 소리였다.
‘저것만 봐도.’
강혼이 얼마나 강한지 서리스는 체감할 수 있었다.
“그것보다 서리스, 너 뭐냐? 월하십인에다가 별호까지 받았다면서?”
그러는 순간 빅토르가 들은 게 있다는 양 이쪽을 쳐다봤다.
빅토르는 서리스가 월하십인이 되었을 당시에 이미 워너힐 아카데미 밖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학년이 바뀌어 4학년이 되었음에도 아직 워너힐 아카데미로 한 번도 복귀하지 않은 게 그답다면 그다웠다.
“뭐랬냐? 별호가.”
“검룡!”
그의 질문에 대신 대답해준 것은 다름 아닌 서발광이었다.
그는 반짝거리는 얼굴로 서리스 쪽으로 고개를 돌리곤 자랑스럽다는 듯이 다시금 말했다.
“검룡이에요!”
낯간지럽긴 하지만 서리스도 고개를 끄덕였다.
“카하핫, 검룡인가? 꽤 거창한 게 붙었네.”
“거창하긴 하죠. 그래도 조만간 천상사성이 아니라 천룡일성으로 불릴 테니 기억해 두십쇼.”
“저놈, 저거 거만한 거 보게.”
그런 말을 하면서도 빅토르는 축하해주는 눈치였다.
그와 서리스도 같은 단원에서 먹고 자고 하다 보니 이래저래 미운 정이 들어 있기 때문이었다.
“다 먹었냐? 그럼 가보자고.”
모두가 식사를 마치자 빅토르가 의자에서 펄쩍 뛰어 일어났다.
붕대를 칭칭 감고 있긴 하지만 몸이 근질거려 죽겠다는 얼굴이었다.
그런 빅토르와 함께 도착한 곳은 달리드 마을에서 좀 떨어진 절벽 근처였다.
하늘에는 여러 비룡들이 날아다니고 있었고, 서리스가 그런 비룡들을 올려다보는 사이 빅토르의 발걸음이 절벽 끝에 멈췄다.
깎아지르는 절벽 끝에 선 그는 고개를 아래로 내밀어 외쳤다.
“어이! 아저씨! 한 판 더 붙으러 왔다고!”
그의 목소리가 절벽 사이로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그 밑에는 절벽에 불쑥 튀어나온 나무뿌리 하나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남성이 있었다.
갈색의 머리카락에 진한 구릿빛 피부를 지닌 남성은 금색 자수가 새겨진 흑색 무도복을 입고 있었다.
나무뿌리는 여기서 가장 가벼운 도로시가 올라타도 똑 부러질 것만큼 얇았는데.
그는 엄청난 거구임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흔들림 없이 거기에 앉아 있었다.
천상사성(天上四星)
무황(武皇)
강혼
저자가 바로 일인전승 무투신의 후계자였다.
“자나?”
그런 그를 보고 빅토르는 혀를 차더니 절벽을 기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서슴없는 행동을 모두가 가만히 보고 있으려니 빅토르는 절벽을 도약함과 함께 강혼을 상대로 다리를 내질렀다.
그야말로 미친개였다.
“끄엑!”
그 순간 빅토르가 반대편 절벽으로 다시 튕겨 나갔다.
서리스조차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제대로 못 봤기에 두 눈을 커다랗게 뜨고 있자.
가부좌를 틀고 있던 강혼이 딱밤을 날린 듯한 손을 들고 있는 게 보였다.
빅토르는 그 딱밤에 맞아 절벽을 반쯤 부수고 처박혀 있었다.
“어린놈아, 내가 한 번만 더 귀찮게 굴면 꿀밤 먹인다고 했지.”
“그으윽.”
그 꿀밤이 얼마나 강했는지 빅토르는 신음만 내뱉을 뿐, 절벽 속에서 빠져나오지도 못했다.
서리스가 그걸 보고 있으려니 그의 시선이 이쪽으로 휙 하니 올라왔다.
그 순간, 서리스는 무심코 뒷걸음질 칠 뻔했다.
마치 거대한 사자가 눈앞에 있는 듯했다.
마수들조차 겁에 질려 도망칠 법한 사자는 이쪽을 바라보다 이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묘한 게 찾아왔군.”
그리고 그 목소리가 들려 온 것은 다름 아닌 뒤편이었다.
흠칫한 서리스가 고개를 돌린 순간, 거기에는 자신보다도 머리가 하나 더 큰 괴물이 있었다.
아니, 괴물보다는 마치 산맥에 가까웠다.
사람이 정상에 올라간다 한들 그 크기를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광활한 산맥 말이다.
‘이건 뭐, 드웨이진 크기잖아.’
서리스가 경악한 사이 그의 진한 눈썹 아래의 검은색 눈이 빛났다.
“금강잔월을 익혔구나.”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 그가 입을 뗀 순간 서리스는 두 주먹을 쥐었다.
그가 금강잔월을 알고 있다.
그것은 그와 대화를 나눠도 괜찮다는 소리였다.
“그리고 저 어린놈도.”
동시에 서발광 쪽을 보면서 말했다.
서리스와 서발광이 금강잔월을 익힌 걸 그는 한눈에 알아차린 것이다.
“윽.”
그러는 순간 서발광과 도로시가 고개를 떨군 채 옅게 신음을 내뱉었다.
강혼에게서 흘러나오는 기세가 너무 강했기 때문이었다.
마치 그를 중심으로 주변 공기가 왜곡되는 듯하였다.
엑스널마저도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아무런 말도 못 할 정도였다.
이 중에서 서리스만이 그나마 강혼과 마주하며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빅토르는.’
이런 괴물에게 아무렇지 않게 덤빈 건가.
이렇게 보니 빅토르도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보다도 훨씬 약하기에 강혼의 기세에 더 짓눌릴 게 분명한데 말이다.
“흐음, 역시 저놈이 이상한 놈이었군.”
강혼도 빅토르를 이상한 놈 취급하며 손을 한차례 휘저었다.
그 순간 모두를 짓누르던 압박감이 한 번에 없어졌다.
“하악, 학.”
도로시는 주저앉아 숨을 고르기 시작했고, 서발광도 그녀를 따라 엎드려 겨우 숨을 내쉬었다.
“……서리스 후배.”
엑스널은 살짝 걱정스럽게 서리스를 보았고, 이에 그가 등 뒤로 흐르는 식은땀을 느끼며 입을 떼려던 순간이었다.
“아저씨! 나도 말했을 텐데! 다음은 내 손에 쓰러질 거라고!”
부활한 빅토르가 절벽을 기어 올라와 강혼을 향해 외쳤다.
세상 어느 것에도 겁먹지 않는 미친개 성향은 이 정도면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실제로 엑스널이 빅토르를 보며 눈을 까뒤집을 지경이었다.
“그러려면 천년도 힘들 거다. 어린놈아.”
그런 빅토르를 보며 강혼은 익숙한 표정으로 귀찮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이들을 슥 훑어 보였다.
“그래서 혼자가 안 될 거 같으니 친구라도 데려왔냐?”
“뭔, 개소리야. 나 혼자 붙어.”
“깡다구 하나는 인정하겠는데.”
그리 말하던 강혼의 두 눈이 다시금 서리스에게로 향했다.
“그건 나중에 이야기하고. 넌 나랑 이야기 좀 할 게 있을 거 같지?”
강혼은 다른 사람들은 어린놈 취급하면서도 서리스만은 다르게 대했다.
서리스는 아무래도 그가 자신을 통해 무언가 다른 걸 보고 있음을 눈치챘다.
그게 무엇인지는 몰라도 강혼의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는 걸 서리스는 알 수 있었다.
그런 그를 보고 서리스는 서둘러 빅토르 때문에 잠시 끊겼던 인사를 올렸다.
“이번에 월하십인에 오른 검룡, 펜타니엄 서리스라고 합니다.”
“펜타니엄? 검황의 자식이냐?”
“예, 그렇습니다.”
“그놈 자식에게도 난놈이 하나는 있었군.”
그리 말한 강혼은 몸을 돌렸다.
“따라와라.”
앞에서 말했듯 자신과 대화할 게 있다는 건, 사실인 모양이었다.
“나랑 한판 붙자니까!”
그 사이, 빅토르가 또 덤비자 강혼은 그를 뻥 하니 차버렸다.
순식간에 비명도 못 지르고 날아가는 빅토르를 보고 있으려니 강혼이 다시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모두, 빅토르 선배 좀 부탁해.”
서리스가 뒤돌아보며 그리 말하자 셋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천상사성과 달리 강혼이라는 인물은 그리 많이 알려진 인물이 아닌지라.
다들 걱정하는 눈치였지만 서리스는 괜찮다고 웃어주며 그를 따랐다.
그렇게 인적이 드문 공터로 들어선 순간.
강혼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기운이 서리스를 옭아매기 시작했다.
그 기운에 서리스가 조용히 그를 바라보자 강혼에게서 사자 울음소리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래서…… 네놈에게서 왜 열쇠의 기운이 느껴지냐.”
열쇠.
강혼은 용신에 관해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