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Son of the Pentanium Sword Emperor RAW novel - Chapter (241)
펜타니엄 검황가 셋째 도련님-241화(241/275)
쏟아진 섬광과 함께 작열한 푸른 번개가 주위 모든 걸 집어삼켰다.
그 속에서 빠져나온 서리스는 샬롯을 안아 든 채, 스타리즈 옆에 착지했다.
“서리스!”
“오랜만이야. 스타리즈.”
자신을 반겨오는 스타리즈를 보고 미소 지어 인사한 서리스였지만.
그의 눈은 번개가 작열한 공간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가 이 공격으로 죽지 않았을 거란 걸 말이다.
그러는 순간 샬롯이 희미하게 눈을 떴다.
자기 시야에 서리스가 들어오자 샬롯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올 거면 좀 빨리 오지 그랬어.”
“너라면 더 버틸 수 있을 줄 알았지.”
“그게 다, 친 동생보고 할 소리, 야?”
샬롯은 이 상황에서도 농담을 던지는 그의 모습에 섭섭함을 느끼면서도 어느새 안심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맡길게.”
“그래.”
여동생의 부탁이다.
당연히 들어 줘야지.
샬롯을 스타리즈 옆에 내려 둔 서리스의 두 눈 속에는 어느새 흉흉한 기세가 깃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살룡이 우뚝 서 있었다.
푸른색 번개가 잔류하는 그에게서 새까맣게 타버린 미니 용들이 떨어져 내렸다.
살룡은 그것을 아쉬운 듯 보면서도 그 덕분에 살았다는 걸 잘 알았기에 이내 그 감정을 털어냈다.
“네가 검룡이지?”
살룡이 서리스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에 서리스는 악스판시온을 꺼내 든 채 고개를 까닥거렸다.
“같은 룡을 사용하는 별호를 지닌 이를 만나 기쁘긴 한데.”
붕대 사이로 보이는 살룡의 두 눈이 흉흉하게 일그러졌다.
“이런 꼴을 당하게 해줄 줄이야.”
서리스에게 깔려 있었던 사실을 떠올리며 살룡이 조용히 분노했다.
“누가 더 높은 용인지 알려주마.”
살룡의 주먹이 겨누어지자 서리스는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저쪽이 한껏 열받은 듯 이야기했지만.
이쪽도 꽤 많이 열받은 상태여서 말이지.
자신이 정을 쌓은 워너힐 아카데미를 세계 침식자들이 이 꼴로 만들어 놨기 때문이었다.
“누가 더 높은 용인지 알려 준다고?”
서리스의 얼굴 위로 이죽거리는 웃음이 그려졌다.
그 미소에서 느껴지는 한기는 살룡조차 잠깐 멈칫할 정도로 강렬했다.
“그런 거 알 필요도 없을 거다.”
서리스의 등 뒤로 강렬한 후광이 떠올랐다.
두 눈이 멀어 버릴 정도로 쏟아지는 대량의 별 앞에 살룡의 미간이 살짝 일그러졌다.
그와 동시에 그의 얼굴 위로 기괴한 웃음이 그려졌다.
천성이 강자와 싸우기를 좋아하는 그였기 때문이었다.
“재밌군.”
입버릇처럼 또 한 번 그 말을 내뱉은 살룡과 서리스가 격돌했다.
* * *
살룡과 서리스가 맞부딪치고 있는 시각.
이곳에서는 검은별의 힘에 취한 호라이즌과 이바드라, 뮤리널, 셀링 세 사람의 전투가 한창이었다.
검은별의 힘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게 해주는 이질적인 힘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세 사람은 수적 우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호라이즌을 꺾지 못하고 있었다.
그 순간 호라이즌의 창이 또 한 번 풍차처럼 회전했다.
쩌엉!
“윽!”
호라이즌의 창끝에 닿은 셀링이 허공을 날아 벽에 부딪혔다.
그녀가 통증에 기침을 내뱉는 동안에도 이바드라와 뮤리널은 호라이즌에게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얼음과 불길이 주변을 휘저었지만, 호라이즌의 폭주는 멈출 줄을 몰랐다.
창을 풍차 돌리듯 돌리며 종횡무진으로 활약하는 그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수라였다.
“지금!”
풍차의 틈을 파고든 이바드라가 호라이즌의 창을 멈춰 세우며 외쳤다.
그리고 그 순간을 노린 뮤리널이 얼음으로 세공된 검을 그의 목을 향해 내질렀다.
파직!
하지만 검이 닿기 직전 호라이즌의 목에서 흘러나온 검은색 번개가 뮤리널의 검을 막았다.
그녀는 그 번개마저 얼려 버리고자 별을 쏟아 부었지만.
호라이즌의 번개는 그보다 한층 더 강했다.
뮤리널의 얼음을 뚫고 번개가 폭발한 것이다.
콰앙!
“꺄악?!”
비명 소리와 함께 뮤리널이 튕겨 날아가 바닥을 굴렀다.
전장에서 완전히 멀어지기 전에 얼음으로 자신을 묶어 세우려 했지만.
폭발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그녀는 자신이 만든 얼음을 부수고 몇 바퀴나 더 굴렀다.
“흐으.”
입에서 흘러나온 한기와 함께 뮤리널이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 사이 이바드라가 호라이즌에게 혼자 맞서고 있었지만.
그도 역부족인 듯, 점점 열기가 줄어들고 있었다.
안 좋다.
이대로라면 이바드라든 자신이든 누군가 먼저 당할 게 분명했다.
셀링이 있긴 하지만 지금의 그녀 수준으로는 호라이즌과 맞설 수 없었다.
“일곱별이라더니.”
이제는 한 별이 완전하게 타락해 버린 모습을 바라보며 뮤리널은 검을 쥐었다.
몸에서 오는 통증과 자신의 부족한 실력이 그녀를 괜스레 짜증스럽게 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을까.
강자로 살아왔던 그녀가 자기보다 더한 강자를 꺾기 위해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서리스였다.
제로와 호흡을 맞춰 서리스에게 맞섰던 그날.
그는 무자비한 괴물처럼 느껴질 정도로 강했었다.
하지만 서리스는 그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자신들에게 상황을 뒤집을 방법을 떠올리도록 종용했었다.
뮤리널의 두 눈이 빠르게 호라이즌을 훑었다.
검은별을 사용하는 호라이즌은 정말 괴물같이 강했다.
하지만 별이라는 건 본디 한계점이 있는 법이다.
그것이 검은별이라 해도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 순간 호라이즌의 볼에 생긴 실금이 보였다.
저건 자신들이 만든 상처인가?
아니다.
검은별을 사용하고부터 그는 공격을 허용한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저건 검은별의 영향으로 생긴 것이 분명했다.
파직!
또 한 번 터져 나온 검은색 번개와 함께 이번에는 이바드라가 날아올랐다.
그 순간 뮤리널은 호라이즌의 얼굴 위에 생긴 실금이 더 커진 것을 확인했다.
‘검은별을 쓸 때마다 몸이 무너지고 있어.’
호라이즌은 세계 침식자가 아니다.
그는 검은별의 힘을 빌린 조력자에 불과해서.
육체가 검은별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 말은 그 또한 지금 상당히 무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염성.”
“큭, 왜 부르지.”
옆으로 튕겨 날아온 이바드라가 대답하자 뮤리널은 검 위에 냉기를 끌어 올렸다.
“앞으로 전력을 낼 수 있는 게 몇 번이야.”
이바드라의 멸화를 언급하며 뮤리널이 묻자 그는 이쪽으로 걸어오는 호라이즌을 바라보며 답했다.
“……잘해봐야 한 번.”
한 번.
이미 무리를 했던 만큼 그게 최대였다.
“이바드라 님, 제가 돕겠습니다.”
그러는 순간 셀링이 이쪽에 가세하며 말했다.
본래 소가문이었지만 반역을 이유로 멸문당한 셀링 또한 가문비기를 지니고 있었다.
그녀의 비기는 멸천화륜검을 극대화할 수 있게 돕는 풍림승천(風臨昇天)이다.
그녀의 비기가 있다면 이바드라의 멸화는 한층 더 강해질 수 있었다.
“염성, 뇌성 녀석도 이미 한계 같아. 이번 걸 때려 박는 순간 승부가 결정 날 거야.”
이바드라와 뮤리널 그리고 셀링 세 사람이 서로를 잠깐 바라봤다.
“나도 똑같이 때려 박아 줄 테니까. 끝장내.”
“알았다.”
그 말을 한 그 순간 호라이즌의 번개가 다시 몰아쳤다.
이바드라와 뮤리널이 검을 동시에 휘둘러 번개를 갈라 내자마자 둘의 별이 전력으로 몰려들었다.
호라이즌 또한 두 사람이 마지막 결전을 준비하기 시작함을 눈치챘다.
‘뮤리널이 내 쪽도 이미 한계란 걸 눈치챘다.’
그 사실을 알아차린 호라이즌의 창에서 번개가 치솟아 올랐다.
검은별과는 상성이 좋지 못한 자기 몸이 무너져 가고 있다는 것을 호라이즌은 진작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멈추지 않았던 것은 세상을 향한 분노와 은연중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분노는 삶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삶 자체가 너무나 무의미하게 느껴지게 만들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인지 호라이즌은 은연중에 누군가 자신을 끝내줬으면 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그의 눈이 닿은 것은 이바드라였다.
일 년간 눈부시게 성장해온 그는 호라이즌이 가졌던 대가문에 관한 편견을 깨트려 준 이였다.
그런데도 자신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었지만.
적어도 호라이즌은 그때의 시간이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바드라, 너겠지.”
그의 이름을 부름과 함께 호라이즌의 손아귀 속 번개의 창이 이제껏 본 적 없던 크기로 커졌다.
비록 소가문이었을지언정 일렉시즘은 약한 가문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호라이즌은 이 순간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치에 별을 창에 모아 넣었다.
그러한 일렉시즘의 별을 검은별이 휘감았다.
이제는 일렉시즘의 별만을 사용하고 싶어도 자연스럽게 검은별이 따라왔다.
호라이즌은 자신이 더 이상 사람이 아님을 깨달았다.
파직!
튀어 오른 스파크를 따라 호라이즌의 얼굴 위에 생긴 실금이 더욱 많아졌다.
검은별을 쓰면 쓸수록 그의 몸이 파괴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좋다.
그렇다면 오늘 이 순간 하나를 위해 모든 걸 쏟겠다.
거세게 터져 나오는 일렉시즘의 별빛과 검은별의 어둠이 호라이즌의 창에 모조리 담겼다.
그와 동시에 세 사람의 별 또한 이제껏 없을 정도로 가장 강하게 빛났다.
그야말로 별과도 같은 그들을 보며 호라이즌은 별 아래 드리워진 어둠이 된 기분을 느낀 채, 번개의 창을 내질렀다.
새까맣고 푸른 번개의 새가 창공을 날아올랐다.
뇌뢰천성(雷壨天星)
십식(十式)
뇌천조(雷天鳥)
찢어지는 번개의 소리와 함께 대기를 가른 뇌천조가 세 사람에게로 쏟아졌다.
그 순간 별을 한계치까지 머금은 뮤리널의 검이 먼저 내리그어졌다.
그녀의 검에서 시작된 얼음의 폭풍이 뇌천조와 부딪치며 강렬하게 터져나갔다.
그러나 그녀의 힘으로는 뇌천조를 조금 약화시킬 뿐, 완전히 막아 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여기에 있는 건 그녀만이 아니었다.
“이바드라 님.”
자신의 등에 손을 올린 셀링의 목소리를 들으며 이바드라가 붉게 물든 눈을 떴다.
셀링의 풍림승천 덕에 강화된 멸화를 자신의 안에 묶어둔 이바드라의 몸이 마치 불꽃처럼 타올랐다.
멸화 그 자체가 된 이바드라의 입에서 열기가 흘러나왔다.
“마무리해!”
뇌천조에게 결국 화력이 밀린 뮤리널이 커다랗게 외쳤다.
그 목소리를 들은 그 순간 이바드라가 바닥을 박찼다.
멸화를 머금은 이바드라가 검을 들어 올렸다.
화륵!
자신의 앞으로 입을 벌린 채 날아드는 뇌천조.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호라이즌을 보며 이바드라의 검이 아래로 그어졌다.
멸천화륜검(滅天火圇劍)
오의(奧義)
멸화섬(滅火殲)
뇌천조가 반으로 갈라짐과 함께 검로를 따라 시작된 불길이 모든 걸 집어삼켰다.
삼켜진 불길 속에서 이바드라는 뇌천조를 뚫고 달려 나갔다.
그런 그의 시야에 호라이즌이 들어왔다.
얼굴 전체에 금이 가서 이제는 정말로 부서지기 직전인 옛 친구.
어째서인지 호라이즌은 웃고 있었다.
이 순간, 이바드라가 검은별을 삼킨 자신조차도 넘어섰기 때문이었다.
“호라이즌!”
그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이바드라가 전력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이바드라!”
호라이즌도 이에 화답하듯 그의 이름을 외침과 함께 창을 들어 올렸다.
그 순간 이바드라와 호라이즌의 창이 맞부딪쳤다.
그 마지막 일격이 닿은 그 순간 호라이즌의 창이 두 동강 나며 이바드라의 검이 그의 가슴팍을 그대로 갈랐다.
갈라져 나간 호라이즌의 가슴팍에서 핏줄기와 함께 검은별의 기운이 새까맣게 흘러나왔다.
거칠어진 숨결을 토해낸 이바드라가 호라이즌을 바라보았다.
그는 잠시 이바드라를 바라보다가 이내 그 눈을 천천히 감았다.
그의 끝을 알리듯 호라이즌이 무너지자 이바드라는 그 몸을 받았다.
“……썩을 놈.”
친구의 마지막을 받아 낸 이바드라에게서 흘러나온 눈물이 열기에 조용히 타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