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ime-Limited Leader Makes the Raid a Success RAW novel - Chapter (141)
제141화
141. 새로운 오더를 내리겠습니다.
‘샤오잔. A+랭크. 주술사.’
주세아는 강무혁의 오더를 떠올렸다.
S랭크인 것을 들키지 않아야 하며, 누구도 죽여선 안 된다.
이들 뒤에 있는 중국 길드는 단일 세력이 아닌 연합 세력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신의주에 이어 마경까지 신경 써야 할 강무혁으로서는 상대에게 확전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 했다.
싸움이 커지더라도 최소한의 준비가 완료된 이후이기를 바랐다.
‘어려운 주문이긴 한데. 그래도 병신 만드는 건 상관없댔으니까.’
대응 수준을 떠올리자 주세아의 몸이 반응했다.
눈에 보이진 않았지만, 피부 조직부터 단단히 조여졌다. 근육이 오밀조밀하게 뭉치며 최적화됐고, 혈관에 혈액이 흐르는 속도가 빨라졌다. 뼈 조직은 드래곤 본과 같이 응축됐다. 세포 단위까지 모두 전투라는 단 하나의 목적에 맞춰 변했다.
주세아는 S랭크임을 자각한 이후로 신체의 변화를 모두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자타공인 최고의 탱커라는 자신의 물리, 마법 저항력이 어떤 식으로 동작하는지 꿰뚫어 보게 되면서 더욱 자유자재로 컨트롤할 수 있게 됐다.
“마녀. 그쪽 실력은 워낙 유명해서 잘 알고 있지. 몸이 아주 튼튼하다며? 얼마나 튼튼할지 궁금하군.”
샤오잔이 좌우로 손을 뻗었다.
【수룡】
압록강의 푸른 물길에서 두 줄기 물기둥이 솟구쳤다.
용을 닮은 물줄기, 두 마리 수룡이 주세아를 향해 날아갔다. 도중에 가로막는 교각 일부를 부수며 그녀를 직격했다.
수룡의 공격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주세아를 휘감으며 똬리를 틀더니 옴짝달싹 못 하게 옥좼다.
‘고속, 고압의 물줄기다. 숨 막히는 건 덤이지. 얼마만큼 버틸까?’
샤오잔은 재밌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 이빨을 보이며 웃었다.
그때 수룡의 품 안에서 주세아가 움직였다. 그녀는 허리에 차고 있는 검에 손을 가져갔다. 수압에 버거웠는지 움직임은 느리기만 했다.
“하하, 칼로 베겠다고? 물을?”
【고속 베기】
검집에서의 첫 번째 발도.
일순 수룡이 찢기는 듯했으나 이내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애들도 쓰지 않을 그런 기초 스킬로 뭘 어쩌겠다고?”
주세아의 발악에 샤오잔이 비웃었다.
【고속 베기】
재차 이어지는 베기 스킬에 수룡이 흔들렸다.
“쯧쯧. 제대로 된 걸 쓰라고, 주세아. 그런 하찮은 기술로는…….”
【고속 베기】【고속 베기】【고속 베기】【고속 베기】【고속 베기】【고속 베기】【고속 베기】【고속 베기】【고속 베기】【고속 베기】【고속 베기】【고속 베기】
파앗!
수십 번의 베기가 물을 가르고, 가르고, 또 갈랐다. 수룡 한 마리가 버티지 못하고 소멸했다. 나머지 한 마리도 부들거리며 흩어지려 했다.
‘말도 안 되는…. 아무리 기본 검술 스킬이라지만. 힘을 집중하는 단일 스킬인데, 딜레이가 없다고?!’
샤오잔은 이를 악물며 손을 뻗었다.
“제법이긴 하지만, 여긴 강 위라고!”
새로운 물기둥이 솟구쳐 주세아를 찍어눌렀다. 갈가리 찢겼던 수룡이 부활했다.
하지만 주세아에겐 수룡의 압박이 사라졌던 찰나가 기회가 됐다.
수룡의 구속이 풀리는 짧은 순간, 회전을 시작하더니 새로운 수룡들이 덮치기 직전.
【회전 베기】
검이 360도 원을 그렸다. 사방을 단번에 베는 일검과 함께 주세아가 뛰어올랐다.
수룡들은 그녀의 검이 그리는 궤적을 따라 사방으로 휘돌았다. 하늘을 향해 뻗어 올라가는 수룡들의 상승은 마치 용이 등천하는 모습과 같았다.
‘어이가 없군. 단일 스킬을 연발하는 것도 놀라운데, 고속 베기에서 이어지는 연계 스킬에 점프 동작을 더한다고? 억지로 스킬의 경로를 틀어버리는 건 아무리 헌터라도 몸이 버티질 못…….’
문득 샤오잔은 주세아의 특성이 떠올랐다.
정확히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밝혀진 바로는 모든 힘에 대한 저항, 신체를 극도로 강화하는 특성.
그제야 깨달았다. 주세아가 왜 한국 최강의 헌터인지.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에서 왜 그렇게 그녀를 경계하는지. 서양의 헌터 강국들이 왜 주목하는지를.
‘단순히 몸 단단한 탱커가 아니었던 거구나.’
스킬 발동의 기본 법칙을 능가하는 움직임이 가능한 헌터.
설명은 간단하지만, 실제로 해내는 헌터가 거의 없는, 미지의 가능성을 체득할 수 있는 헌터였던 것이다.
“이게 다야?”
검이 만든 용권풍에 수룡이 승천했다. 비산한 물방울이 햇볕에 반짝였다. 그녀 뒤로 무지개가 떴다 사라지고 있었다.
주세아가 그에게 다가갔다.
“바람은 그쪽만 다루는 게 아니야!”
샤오잔은 발작적으로 외치며 허리에 찬 무기를 꺼냈다. 짧은 지휘봉처럼 생긴 금속 재질, 주세아를 겨눈 머리 부위엔 ‘발틱 해(Baltic sea)’ 게이트산 호박 보석이 박혀 있는 지팡이였다.
노란 투명 보석 안엔 작은 해골이 들어 있었는데,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었다.
마법을 부리는 골칫덩이 몬스터 ‘블랙 페어리’의 두개골을 특수 처리한 주술적 심볼이었다.
“좋은 거 쓰네?”
주세아는 지팡이의 정체를 알아채고 대비했다. 모든 원소 저항력을 최대로 끌어올렸다.
주세아의 대비를 눈치챈 샤오잔이 소리쳤다.
“누굴 바보로 알아?!”
샤오잔은 마법사 킬러라 불리는 주세아의 별명을 익히 알고 있었다.
주술도 넓은 범위에서 마법의 일종. 직접 공격은 아무런 효과가 없을 터.
그렇다면 공격보다는 전술적 우위를 취하는 방식을 택해야 했다.
【풍룡】
바람이 휘몰아치며 주세아를 밀어냈다.
작은 폭풍이 강타하자 주세아는 철교 콘크리트에 발을 박아넣고 버텼다.
상대가 요지부동하자 샤오잔은 지팡이 끝을 바닥에 찍었다. 지팡이로부터 시작된 요동에 다리가 출렁였다. 파동이 주세아가 있는 곳까지 미쳤다. 철교 상판이 들리더니 주세아가 버팀목으로 삼았던 콘크리트가 통째로 뜯겼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풍룡이 주세아를 날려버렸다. 단숨에 압록강철교를 넘어 강변까지.
금빛 모래사장에 착지한 주세아는 멀찍이 떨어져서 제법이라는 듯 샤오잔을 쳐다봤다.
“가자! 얘들아!”
샤오잔의 외침을 따라 공격대원들이 최대 속도로 철교를 넘었다.
주세아는 그들이 모두 자리 잡을 때까지 기다렸다. 그녀의 여유로운 모습을 샤오잔이 비웃었다.
“너무 자기 실력을 과신하는군. 친절하게 기다려주시고 말이야.”
“너희, 국경 넘었어. 불법 입국이야. 남의 나라에서 깽판 치면 중국 정부도 네놈들을 옹호해주지 못해.”
“지금 일부러 물러났다는 건가? 겨우 그따위 말뿐인 명분 때문에? 뭐, 상관없어. 증인만 없애면 되니까.”
“여기까진 우리 단장 속셈이었고. 이다음부턴 내 볼일.”
“볼일?”
“주술사 스킬 중에 가장 봐줄 만한 게 ‘땅의 주술’이라지? 땅 밟게 해줬으니까 어디 한번 실력 발휘해봐. 그래야 나한테 처맞고 물 위에서 싸워서 졌다고 징징대지 않을 거 아냐?”
“흥! 맞으면서 싸우는 건 그쪽 특기 아니었나?”
샤오잔의 지팡이로 마나가 모여들었다. 주세아 역시 마나를 모으는 데 집중했다.
‘주술사에게 시간을 주는 건 바보 같은 일이지만.’
A+랭크 때의 주세아라면, 정규 공격대를 배후에 둔 주술사를 상대로 정면에서 싸우는 걸 약간 망설였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제대로 전력을 갖춘 주술사만큼 싸우기 꺼려지는 상대가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랭크업 조정하는 데 시험해보기 딱 좋은 스파링 상대지.’
【대지의 갑옷】
샤오잔의 주술과 함께 수십 명에 달하는 헌터들 다리로 모래가 거슬러 올라갔다. 모래는 그들의 전신을 감싸며 이내 단단히 굳었다. 점차 전신 갑옷의 형상을 띠더니 모래로 만들어진 갑옷이라곤 생각할 수 없는 광택을 뽐냈다.
“제법이긴 한데. 흙 놀이 정도로 날 이기는 건 힘들 텐데?”
“이게 끝이 아니라고.”
【적토마】
이어서 모래가 모여들며 수십 마리 군마가 되었다.
“완성. 병마용.”
갑옷을 입은 헌터들이 말에 올라탔다. 승마와 동시에 기운이 달라졌다. 따로 있을 때보다 몇 배는 강화된 힘이 느껴졌다.
“오! 조합 스킬.”
스킬 두 가지를 하나로 묶어 강화하는 고도의 기술.
주세아는 샤오잔이 왜 마경에서도 이름을 떨치는지 알 수 있었다.
‘주술사들은 이게 까다롭다니까. 스킬을 익힐 때 자신이 생각한 형태로 설계할 수 있어서. 한국에도 이런 헌터가 있으면 좋을 텐데.’
풀버프를 받은 것과 같은 헌터들의 힘을 생각했을 때, 상대는 그야말로 기마 군단과도 같은 파괴력을 지닌 공격대라 할 수 있었다. 그런 강력한 적에게 맞서면서도 주세아는 아쉽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그녀가 전혀 긴장하지 않는 기색을 느낀 샤오잔이 이를 갈았다.
“언제까지 여유를 부릴지 궁금하군.”
“언제쯤 자기가 조무래기라는 걸 알게 될까?”
“이익, 쳐랏!”
샤오잔의 고함과 동시에 기마 군단이 돌격을 시작했다.
* * *
장중쉰은 고려도연맹 헌터들을 물리면서 몇몇 간부 외에는 알려지지 않은 모처로 이동했다.
그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걸었다. 지하 통로가 성난 발길에 쿵쾅 울렸다.
뒤에 따라붙은 원하오는 상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조심스레 물었다.
“진짜 녀석들을 풉니까? 아직 단둥의 공격대가 있습니다. 샤오잔과 합쳐지면, 지금의 군세는 몇 배로 강해집니다. 아무리 슬레이어라도 겨우 저 숫자로 상대하긴 벅찰 겁니다.”
“샤오잔에게 기대하지 마라.”
“예?”
“그놈은 너무 제멋대로야. 거물인 척하면서 결정적인 순간엔 몸을 사리지. 성격도 지랄맞아서 화가 나면 시야가 좁아져. 나보다 강하지만, 윗분들이 신뢰하지 않는 덴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다.”
“그래도 그와 그의 공격대가 강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특히 대규모 전투에선 더욱더 힘을 발휘하니까요.”
다음 순간 장중쉰은 통로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크게 웃었다. 속이 시원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허탈감이 드는 웃음이었다.
“강무혁. 그자가 단둥을 알고 있었어. 그런데 그쪽에 대한 방비 없이 그냥 뒀을까?”
“설마요. 아무리 그자의 심계가 깊다 하더라도 단둥까지 신경 쓸 여력은 없었습니다.”
“내 기우에 불과하길 바라지만…. 당한 입장에서 이런 말 하긴 좀 그렇지만. 어쩐지 강무혁 손아귀에 놀아난 기분이야. 어쩌면 신의주에 왔던 그때부터 노린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그때 놈을 죽었어야 했는데.”
원하오 역시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분명 이기는 싸움이었다. 누가 봐도 지는 게 병신인 상황. 그런데 결과적으로 후퇴. 전투에서 이겼지만, 전쟁에서 진 것이었다. 가장 기분 나쁜 패배였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가.
슬레이어 길드의 개입 때문인가?
‘아니야. 그 전에 끝낼 수 있는 싸움이었어.’
아니면 아군을 마을 경계 밖으로 날려버린 그 여자 헌터 때문인가?
‘물론 대단한 능력이었지만, 그조차도 종이 한 장 차이의 타이밍이었지.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야.’
가장 큰 원인은 교도소촌 헌터들이 하나로 통합된 것.
그리고 자신들의 속셈을 눈치챈 것.
‘이 모든 게 강무혁, 그자가 주도한 일이다. 그래, 강무혁이 문제였어.’
아무런 힘도 없는 일반인이 수백 명 헌터 부대를, 중국 상위 길드의 계획을, 신의주라는 도시를 차지하는 전쟁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원하오의 불길함은 구체적인 위협으로 변했다.
“그럼, 샤오잔에게 확인 메시지를…….”
“내버려 둬. 그놈도 당해보라지. 시선만 끌어주면 그것으로 족하니까.”
장중쉰은 이어 하려던 말을 잠시 중단했다. 목적지에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지하 중앙에 난 거대한 공동. 그 아래로 수많은 그림자가 우글거렸다. 귀에 거슬리는 울음이 벽에 부딪혀 사방으로 튀었다.
장중쉰은 조금 큰 목소리로 이어 말했다.
“신의주 점령은 실패했다. 이대로 소강상태가 되길 바라지만, 슬레이어가 개입한 이상 아마 여기서 그치지 않을 거다. 그렇다면 상부에서 명령한 최소한의 결과는 내야 하지 않겠나?”
“그래도 이 도시에 꽤 정이 들었는데. 이걸 쓰고 싶진 않았습니다.”
“아까워하지 마라. 샤오잔이 시선을 끄는 동안, 우린 우리 일이나 마저 끝내면 된다.”
장중쉰의 말에 원하오는 마른침을 꼴딱 삼켰다.
지금 저지르려는 일은 효과가 큰 만큼 리스크도 큰 작전이었다. 어지간해선 쓰고 싶지 않았다.
‘다른 나라에 알려지면…. 우리가 저지른 일이라는 게 들키면…. 국제적인 비난이 거세질 거다. 그야말로 최악의 결과가 되겠지만…….’
앞으로 벌일 계획 자체가 남들 시선은 생각지 않은 일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건 새 발의 피라 할 수 있었다.
“테이머들에게 전해라. 목표는 교도소촌. 거길 파괴한 이후엔 제어를 풀어버리라고 해. 마지막 명령을 내리고 본토로 귀환한다. 증거가 될 만한 것들은 모조리 없애라.”
“예.”
일을 처리하기 위해 원하오가 자릴 비웠다.
장중쉰은 발아래를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우리가 먹지 못할 거. 차라리 없애버리면 돼. 신의주야 도구에 불과하니까.”
* * *
강무혁은 미스터 조를 비롯해 몸이 성한 발 빠른 헌터들을 대거 신의주 시내로 보냈다.
“포위망을 완전히 풀었단 말이죠?”
“압록강 쪽으로 후퇴하고 있다는데. 이게 무슨 꿍꿍인지. 신의주를 포기하는 건가 봅니다.”
날아드는 메시지를 취합해 전한 노송린은 의아하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곁에 있던 성선제 역시 이상하다며 눈을 빛냈다.
“아무리 우리가 끼어들었다곤 해도 너무 쉽게 내주는 경향이 있군요. 상식적으로 이렇게 공을 들인 계획을, 제대로 붙어보지도 않고 포기한다는 게 마음에 걸립니다. 단둥에 공격대까지 있음에도 말이죠.”
“성 팀장님 말씀처럼 장중쉰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닙니다. 오랜 기간 신의주를 관리하고 때를 기다려온 인물이죠. 게다가 이대로 물러나면, 그 자신도 그리 좋은 꼴을 보지 못할 테고요.”
강무혁의 말에 성선제도 동감을 표했다.
“하긴 중국 상위 길드의 관례를 봐도, 실패자에게 관대하진 않으니까요.”
“그럼, 다음 수는 어떻게 보십니까? 상대가 진짜 이대로 물러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강 단장님 정보대로라면, 이 신의주는 교두보입니다. 한국 헌터계의 혼란을 야기하고, 그 빈틈을 노리기에 아주 적절한 거점이죠. 물러났다가 다시 들어오느니 차라리 여기서 계속 싸우는 게 낫습니다.”
“그러면 방법은 한 가지뿐인데…….”
“역시 그것밖에 없겠죠?”
강무혁과 성선제가 동시에 미간을 찌푸리자 노송린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투덜거렸다.
“아니, 두 분만 알지 마시고. 도대체 뭔 소릴 하는 겁니까? 방법이 한 가지뿐이라니요.”
강무혁이 노송린을 돌아보며 말했다.
“제가 장중쉰이라면, 신의주를 파괴해버릴 겁니다. 방법은 아직 모르겠지만.”
“도시 하나를 없앤다고요?”
“여긴 한반도 방향으로 봤을 때 전진기지이지만, 반대로 보면 방어기지니까요. 침략자 입장에선 없애버리는 편이 낫죠.”
성선제가 덧붙여 말하자 그제야 노송린은 이해했다.
“확실히 문을 부숴두면 들어오긴 편하겠네.”
“예. 그리고 새로 만드는 게 쉽습니다. 돈과 자원은 충분하니까.”
강무혁의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노송린에게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강 단장님, 조 씨 연락인데…….”
“…….”
“대규모 몬스터들이 몰려들고 있답니다. 사방에서…. 이곳으로요.”
노송린이 당황한 것과 다르게 강무혁은 동요하지 않았다.
성선제는 씨익 웃으며 몸을 돌렸다.
“힘도 안 쓰고 여길 챙기나 했는데. 역시 편히 살 팔자는 아닌가 보네요. 나나 강 단장님이나.”
“지휘권. 어쩌시렵니까?”
“몬스터 사냥이라면 여기 동원한 원정대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대신 헌터 숫자가 적죠. 제일 목표는 사람들의 안전입니다. 현재 다친 헌터가 많습니다. 마을 사람들도 노약자가 적지 않고요. 그들을 보호하기엔 원정대만으로 커버하기엔 범위가 지나치게 넓습니다.”
“저는 급한 상황에서 지휘권 가지고 다툴 바보가 아닙니다. 이곳 지리도 모르죠. 그러니 강 단장님이 오더를 내리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군소리 않고 따르겠습니다.”
“빠른 결단 감사합니다.”
강무혁은 순수하게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곤 말했다.
“그럼, 새로운 오더를 내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