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ime-Limited Leader Makes the Raid a Success RAW novel - Chapter (40)
제40화
40. 제 스타일이죠.
전쟁은 필연적으로 발발하지만, 전투는 우연히 발생할 수 있다.
고블린들의 움직임도 마찬가지였다.
고블린 대모는 산정호수 남쪽에 베이스캠프를 차린 아이언윌 길드의 존재를 진작 파악하고 있었다.
부족의 규모가 커지면서 언젠가는 인간들과 맞부닥치리라 각오했다.
전쟁의 때가 다가오자 언제 공격해 올지, 어떤 식으로 반격할지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몬스터의 인내심이란 한계가 분명했다.
공격해 오진 않고 염탐만을 계속하며 신경을 긁어 대는 인간들에게 짜증이 폭발했다.
끝내 정신을 지배한 몬스터들을 동원해 전초전을 치르기로 했다.
처음엔 제법 성과가 있었다.
혈다람쥐를 상대하는 인간들은 생각만큼 강하지 않다는 걸 확인했다.
하지만.
와투시 스네이크와 맞붙은 인간은 달랐다.
마치 인간이 아닌 오우거를 보는 듯 전율을 느꼈다. 아니, 애초에 저걸 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 수십 마리의 와투시 스네이크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괴물을? 그건 오우거도 하기 힘든 일이었다.
대모는 저 괴물을 완벽한 함정에 빠트리지 않고선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부족 보금자리로. 속여라.》
부락으로 유인해 함정에 빠트리는 게 필승법이라고 판단한 대모는 저 인간을 닮은 오우거를 어떻게 끌어들일지 궁리했다.
그때 마침 좋은 미끼가 굴러 들어왔다.
무슨 생각인지 자신의 영역에서 따로 노는 인간들.
적지 않은 숫자였다. 이 인간들을 잡아 미끼로 삼아야지.
꾀를 낸 대모가 고블린 부대를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새로운 소식이 들어왔다.
인간들이 감히 부족의 새끼들을 죽이는 만행을 저지른 것이다.
대모는 분노했다.
고블린은 모두 자기 자식이었다.
새끼들은 특히 각별했다.
고블린 부족의 미래.
그 미래가 자신을 더욱 강하게 해 줄 터였다.
대모는 이를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명령을 내렸다.
《인간들을 희생양으로. 피로 복수를.》
고블린의 정예 부대가 부락을 떠났다.
피의 복수를 위해.
* * *
이동수 패거리는 프리랜서 헌터들로 구성된 파티였다.
몇 년간 프리랜서로 뛰면서 손발이 제법 잘 맞는 이들끼리 작정하고 만든 정규 파티였다.
간혹 필요에 따라서 몇 명이 추가되긴 했지만, 대체로 오늘 모인 일곱 명이 주 멤버로 움직였다.
“아이씨, 여긴 몹도 많고 레벨도 적당하니 다 좋은데. 짐 들고 다니기가 빡세다니까. 어후, 걸리적거려.”
“떼어 가는 세금도 높고요. 이건 내 돈 들여서 사냥해 주는 거 같다니까요.”
파티원들의 말마따나 북포천 사냥터가 각광 받지 못하는 이유는 뻔했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한다는 것.
몬스터 종류도 다양하고, 숫자도 많은데도 불구하고, 돈을 벌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짐 때문이었다.
“차라도 마음껏 쓸 수 있으면 모르지만, 배낭이나 등지게 따위로 수확물을 얼마나 나른다고 이 고생인지. 쯧! 파장, 그러게! 내가 DMZ 게이트 알바나 뛰자니까.”
북포천은 특활지 특성상, 마나 농도가 짙은 북부에선 ‘엔진 보호 마나 카트리지’가 장착된 차량이 아니고선 운행할 수 없었다.
대기에 퍼진 마나가 덜한 중부만 돌아도 자동차 보닛에 ‘마나 습윤 방지 커버’ 없인 차량 운행을 오래 유지하지 못했다.
이 모든 건 비용의 문제였고, 효율의 문제였다.
프리랜서가 쓰기엔 과도한 돈 낭비.
돈을 쓰지 않고 돈 되는 몬스터를 잡으려면, 헌터들은 북포천 남단만 돌아다니거나 차량을 주차해 두고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몸으로 때워야 한다는 것인데.
그나마 리어카를 끌고 다니면 짐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평지에서만 통용되는 해결책이었다.
정작 돈이 되는 건 대부분 산세가 험한 곳에 몰려 있으니 리어카도 한계가 있었다.
“아이언윌이 들어오면 좀 나아지려나?”
“나아지긴 뭐가 나아져?”
“연고지로 삼는다면서요. 소문에 듣자 하니 몬스터 부산물이나 채집물 수매도 해 준다던데요. 그것도 지금 특활지 세율보다 낮게요. 좋은 가격에 사 주면 저희야 땡큐죠.”
“연고지가 뭐 만능열쇠야?”
“세금 관련해선 다른 연고지야 별 영양가 없는 혜택이지만, 특활지는 다르잖아요.”
“어? 듣고 보니 그러네.”
납득했다며 고개를 끄덕이던 파티원의 목이 뼈가 빠진 듯 바닥으로 푹 고꾸라졌다.
이동수는 파티원이 느낀 것보다 빠르게 그의 목에 박힌 화살을 발견했다.
“습격이닷!”
그의 외침과 함께 파티원들이 몸을 날렸다. 각각 엄폐물을 찾아 나무와 바위 뒤로 숨었다.
이동수는 바닥에 납작 엎드려 숨이 꺽꺽 넘어가려는 동료의 뒷덜미를 잡아끌었다.
낮은 등급 포션이라도 사용하려 허리춤의 앰플을 꺼냈지만, 때를 놓치지 않고 수십 발의 화살이 날아들었다.
“꺽……!”
“크헙!”
치명상을 당해 무방비 상태였던 파티원은 끝내 화살을 피하지 못하고 절명했다.
그를 구하려던 이동수는 어깨에 화살 한 대를 허용하고 말았다.
파티원이 죽자 그는 동료의 시신을 방패 삼았다.
비정하다고 할 수 있는 선택이었지만, 생존을 위한 최선의 판단이었다.
아직 동료가 살아 있었으면 모르겠으나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에서 시신을 이용하는 건, 헌팅에선 비난거리에도 들지 못했다.
화살은 쉬지 않고 파티원들을 노렸다.
엄폐물 뒤에 웅크린 채 얼굴조차 내밀지 못한 파티원들을 향해 이동수가 외쳤다.
“X발! 적은?”
“전방 50에서 60미터 사이에 다수요!”
“다수가 몇이야?!”
“대충 스물은 넘어요!”
감지 스킬을 쓴 서포터가 대답했다.
숙련도가 낮아 탐지 범위와 정확도는 떨어졌지만, 최소한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귀중한 전력이었다.
이동수는 좌우를 살폈다. 후퇴할 방향을 찾는 것이었다.
그러다 바위틈으로 전방을 확인하고 있던 파티원을 발견하곤 물었다.
“그쪽에선 상대가 보여?”
“수풀에 숨어서 정체는 모르겠고. 아마 인간형 몹 같아.”
“그걸 누가 몰라? 화살 쏘는 거 보면 당연히 인간형이겠지. 그럼, 드래곤이겠냐?”
답답한 소리에 부아가 치민 이동수는 파티원이고 나발이고 다 내팽개치고 도망칠까 고민했다.
이 중에서 가장 랭크가 높은 자신이라면 파티원들을 미끼로 삼아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으리라.
‘활 든 몹 스물이면 혼자 도망쳐도 되잖아? …젠장, 그랬다가 하나라도 무사히 빠져나가면 나만 평판 X되는 거지. 소문 퍼지면 프리랜서 생활도 쫑이니까.’
프리랜서는 무엇보다 평판에 신경을 썼다. 자칫 양아치로 몰리면 받아 주는 파티가 없을 테니까.
혼자 돌 수 있는 헌팅은 기껏해야 길드앱에서 발주하는 퀘스트에 끼는 방법뿐이었다. 그건 그리 돈이 되지 않았다. 대신 눈에 띄면 길드에 스카웃 되는 정도?
그래서 프리랜서들은 도망을 치더라도 누가 봐도 고개를 끄덕일 만한 상황이 아니고선 함부로 발을 빼서 안 됐다.
물론 그 시기를 잘못 판단해 죽는 헌터들도 많긴 했지만.
덕분에 치고 빠질 때를 명확히 판단하는 헌터는 프리랜서들 사이에서도 나름 네임드로 불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나저나 이 화살 공격은 언제 끝나는 거야? 이대로 발이 묶여선…….’
순간 이동수는 냉수를 뒤집어쓴 듯 전신에 오한이 들었다.
접근하지 않고 견제만 하는 화살 공격.
도망치지 못하게 단단히 붙잡고 있으려는 목적이라면!
“야! 후방! 뒤쪽 확인해 봐!”
서포터는 이동수의 탐지 오더를 수행할 수 없었다.
입이 막힌 채 심장에 박힌 단검 손잡이를 움켜쥐고 발버둥 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이동수가 경고했다.
“고, 고블린 어쌔신이다!”
워리어 계급에서 암살에 특화된 고블린.
정규 과정에서 책으로만 봤던 진화체였다.
“X발!”
이동수는 방패 삼았던 시체를 짊어졌다.
퍽, 퍽!
화살이 박히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시체가 고슴도치가 되는 건 한순간이었다. 이동수가 원한 건 바로 그 시간이었고, 찰나의 여유를 얻은 덕에 서포터가 죽은 위치로 이동해 검을 휘두를 수 있었다.
“난쟁이 새끼, 죽엇!”
고블린 어쌔신은 서포터의 가슴에서 단검을 빼내느라 이동수의 검을 피하지 못했다. 그대로 머리가 쪼개지며 나자빠졌다.
암살자를 제거한 이동수가 뒤돌아보며 오더를 내렸다.
“모두 후퇴한다! 이대로 있다간 다 죽는…….”
공허한 메아리였다.
이동수는 말을 잇지 못했다.
오더를 들을 파티원은 이미 존재하지 않았기에.
파티원들이 있던 엄폐물의 그림자에서 슬그머니 일어서는 고블린 어쌔신들.
“니미, 그냥 정부퀘나 돌걸.”
이동수의 욕설은 마지막 유언이 되었다.
* * *
“확인된 고블린들 표시해 봐요.”
강무혁의 명령에 공두리의 손이 바쁘게 움직였다.
거대한 모니터에 숫자가 적힌 각종 도형이 떠올랐다.
원은 솔저 계급, 사각형은 워리어 계급.
그리고 삼각형은.
‘제너럴 급 고블린이 부락 밖으로?’
그것도 두 개체나 보였다.
정찰이 100퍼센트 성공했다고 볼 순 없을 테니 어딘가에 더 있을 수도 있었다.
그렇게 추측하는 이유는 확인된 고블린의 숫자가 300마리를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보통 제너럴 고블린은 100마리 내외의 고블린 부대와 함께 움직였다.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 필드 어딘가에 있을 게 분명했다.
“홉고블린은? 발견됐습니까?”
“아직 보고 없습니다.”
“단장님, 방금 추가 정보가 들어왔습니다. 화면에 표시하겠습니다.”
각 정찰조와 연락을 주고받던 오퍼레이션의 보고와 함께 화면에 새겨졌던 일부 사각형의 색깔이 바뀌었다.
“녹색, 적색?”
“어쌔신과 라이더네요.”
때마침 상황실에 들어온 주세아가 도형을 확인하며 다가왔다.
미리 약속된 도형 표시였기에 한눈에 알아본 것이다.
“부락을 비우고 워리어급을 저만큼 동원했다는 건 의외입니다. 생각보다 고블린 부족의 세력이 강한 것 같습니다.”
“저라도 따로 움직여서 각개격파에 나서 볼까요?”
“아무리 길드장님이라도 길드원 도움 없이 사방으로 도망치는 고블린들을 다 잡을 순 없을 겁니다. 괜히 힘만 빼고 실속 없는 일이 될 겁니다. 차라리 공격대를 구성하는 게 낫겠죠. 단원들은 준비됐습니까?”
“준비야 됐죠. 준비한 만큼 싸울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주세아답지 않은 굳은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약간 긴장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레드 게이트를 수도 없이 경험한 베테랑이었다. 심지어 블랙 게이트도 들어가 본 헌터였다.
그런 사람이 아무리 진화했다곤 하나 겨우 고블린 따위에 겁먹었을 리 없었다.
‘전형적인 원맨 길드의 문제점이 드러나는군. 단원들이 발목을 잡고 있어. 게다가 마녀라고 불리는 것관 다르게 독하지 못해. 이런 길드장은 처음이라 좋은 일인지 가늠하지 못하겠는걸.’
강무혁은 주세아의 본질을 엿본 기분이 들었다.
몬스터와 빌런은 거리낌 없이 찢어발기지만, 주위 사람들이 다치는 걸 보지 못하는 사람.
그야말로 마녀보다는 영웅이라는 칭호가 더욱 잘 어울리는, 그런 헌터였다.
이것은 강무혁이 그녀 몰래 슬레이어에서 활동했던 지난 10년의 발자취를 조사해 보곤 내린 결론이기도 했다.
어쩌면 슬레이어 길드에서 나온 이유가 주세아 본인의 신념과 맞닿아 있을지도 몰랐다.
“그런데 갑자기 본대를 움직인 이유가 뭘까요? 단장님 예상하고 전혀 다른데.”
강무혁은 주세아가 와투시 스네이크을 사냥한 순간 고블린 대모에게 그녀의 전력이 드러났다고 판단했다.
아마존 사례에서도 보듯이 대모는 정신 계열 능력으로 지배한 몬스터와 연결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부리는 몬스터가 보고 듣는 걸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예. 전 대모가 길드장님을 봤으니 분명 정면으로 싸우지 않고 저흴 함정에 끌어들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브라질 길드도 그런 식으로 당했거든요. 하지만 이건 전혀 다른 패턴이군요. 아직 이게 함정인지, 또 다른 작전인지 파악되진 않았습니다. 일단 수비를 굳건히 하면서 정보를 더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 때에 따라선 전략적 후퇴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강무혁은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본인이 헌터가 아니었기에 지금 같이 계획을 벗어난 상황에선 돌다리로 두드린단 심정으로 임해야 했다.
하지만 주세아의 생각은 달랐다.
현장에서, 사선에서 싸워 본 헌터는 본인만 알 수 있는 특유의 후각이 있었다.
혹자는 직감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본능이라고 말했다.
그 감각이 어느 쪽이든 간에 주세아는 지금에야말로 움직일 때라고 느꼈다.
“산정호수 동쪽 진입로는 어떻죠?”
“78번 국도 말입니까? 그건 갑자기 왜…….”
“무슨 일인지 몰라도 고블린들은 지금 서쪽에 몰려 있죠. 남쪽은 저희 길드 때문에 신경을 쓰고 있고. 그런데 서쪽은 어떨까요?”
강무혁은 주세아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기습하겠단 겁니까?”
“고블린 대모를 본 적은 없지만, 그런 대단위 정신 마법을 쓰는 몹은 보통 직접적인 전투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맞나요?”
“예. 정신 마법 외엔 별것 없는 몬스터입니다. 대신 부족 통솔에 특화되어 있죠.”
“이번 레이드는 대모만 잡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대모만 없어지면, 통상적인 고블린 토벌이나 마찬가진 것 같은데.”
순간 영감이 뇌리를 번쩍이며 스쳐 갔다.
강무혁은 산정호수가 떠오른 상황실 모니터를 쳐다봤다.
‘호수 주변 면적, 환경을 고려하면 아무리 많이 쳐줘도 1천 마리는 넘지 않을 거야. 식량 문제를 고려하면 그 절반이나 될까? 그것만으로도 대규모라 할 수 있긴 하지만. 대모까지 탄생한 부락이라고 하기엔 작은 편이지. 그렇다고 제너럴 계급 고블린이 최소 둘이나 있는 부족이 약할 린 없을 테고.’
제너럴 급 고블린 두 마리를 바깥으로 내돌릴 정도였다.
대모가 부락 밖으로 그만한 전력을 내돌릴 수 있는 건 안쪽에 그보다 더 높은 계급의 고블린들이 있단 뜻이기도 했다.
대모는 전투력이 없는 만큼 무엇보다 자신의 안위가 우선일 테니까.
식량을 구하는 데 한계가 명확한 곳에서 마구 숫자를 늘릴 순 없었을 거라 가정한다면.
“아무래도 저 고블린 부족은 규모보다 진화에 초점을 둔 부락을 형성하고 있을 것 같군요. 어쩌면 확인된 부락의 규모보다 고블린 수가 더 적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단정 짓진 못하겠지만요.”
강무혁은 고블린 대모가 일부러 부락 규모를 속이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갔다.
지나치게 많은 고블린 정찰병, 거대한 부락을 보곤 자신도 모르게 고블린 부족의 크기가 크다고 착각한 것이 아닐까?
대모는 그만한 지능이 있는 개체였다.
“만약 고블린 숫자가 적다면. 아무리 정예몹이라도 소수 정예로 뚫고 들어가 대모 목을 벨 수 있을 거예요.”
주세아는 단언했다.
최종 판단은 강무혁에게 맡긴다는 듯 그 이상의 주장은 하지 않았다.
한참 고민에 빠졌던 강무혁이 머리를 헝클며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이런 식으로 넘어가는 건 제 스타일이 아닙니다, 길드장님.”
“인정해요. 제 스타일이죠. 이번만큼은.”
강무혁이 반쯤 허락하는 뉘앙스로 말하자 주세아의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길드 마스터로서 나서는 최초의 레이드.
그간 알바 뛰듯 강력한 몬스터를 몇 차례 사냥하긴 했으나 개인이 아닌 길드를 앞세우는 건 처음이었다.
기대감으로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자신의 귓속에 가득 찼다.
“거기에 추가로 약간의 양념을 치도록 하겠습니다.”
“양념?”
“저도 미리 준비해야 할 게 있습니다. 그냥 사냥 성공만으로는 부족하죠.”
강무혁이 입가에 머금은 미소에 주세아는 괜히 불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