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ime-Limited Leader Makes the Raid a Success RAW novel - Chapter (41)
제41화
41. 제발 성공해라.
주세아의 작전은 과감했다.
동쪽 국도를 따라 단숨에 산정호수로 돌입해 고블린 대모를 암살하는 것이었다.
단순하지만 확실한 목적성을 가진 계획이었기에 성공 시 고블린 토벌의 절반은 끝낸 것이나 진배없었다.
“방비가 소홀하다고 가정해도 최소한의 파수꾼들은 있을 겁니다. 대모가 다른 몬스터들을 끌어들였을지도 모르고 말이죠. 로그나 어쌔신 계열 스킬을 가진 딜러들을 먼저 보내 확실히 제거하면서 가야 합니다.”
장득구가 신중론을 펼쳤지만, 주세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 방식으론 늦게 알든, 천천히 알든, 결국 대모에게 알려질 거예요. 조종받는 또 다른 몬스터가 훼방을 놓을 수도 있고요. 차라리 속전속결로, 고블린들이 방비하기 전에 쳐들어가는 게 나을걸요.”
장득구의 의견은 주세아의 안위를 고려한 것이었지만, 정작 본인은 위험한 곳에 뛰어들길 원했다.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고블린이 아무리 함정을 파 놓고 있더라도 뚫을 수 있다는 자신감.
곤란하게 만들 순 있겠지만, 큰 위험은 없으리라 그녀는 판단했다.
물론 S급을 직전에 둔 헌터를 걱정한다는 건 우스운 일이었다.
하지만 장득구는 주세아가 앞장서서 함정을 뚫어야 한다는 사실이 어째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봐 왔기 때문일까?
주세아가 자신보다 강한 걸 알면서도 항상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처럼 신경이 곤두섰다.
“저흰 길마님만큼 단단하진 않습니다. 고블린이라 해도 대모란 변수를 고려하면 섣불리 들어가는 건 반대입니다.”
이런 장득구를 도운 건 뜻밖에도 도경훈이었다.
장득구가 사우나까지 찾아가 위협했을 만큼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그가 위험성을 지적한 건 본인이 이번 작전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었다.
주세아는 소수 정예로 치고 빠지는 작전에 필요한 파티원을 최소 A-랭크로 설정했다.
길드에 몇 없는 수준이었지만, 파티 하나를 만드는 건 충분했다.
졸지에 고블린 대모 척살 파티에 낀 도경훈은 불만 섞인 말투로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쫄리면 빠져요. 나도 무섭다는 사람 데려가서 괜히 발목 잡히고 싶진 않으니까.”
설득? 부탁?
주세아에게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다.
그렇다고 명령을 강제한 것도 아니다.
그저 헌터의 자존심을 건드렸을 뿐.
그것만으로도 도경훈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버렸다.
못 가겠다고 뺏다간 겁쟁이 취급당할 테니까.
체면으로 먹고사는 헌터, 그것도 자기 랭크에 확실한 책임을 져야 하는 A랭크 대 헌터였다.
물러서는 순간, 겁쟁이로 불리고 병신 취급당해도 쌌다.
‘다른 놈들은 왜 가만있어? 특히 노송린 저놈. 오늘 뭘 잘못 먹었나? 약아빠진 놈이 왜 조용히 있는 거야?’
여태껏 길마에게 가장 비협조적이었던 노송린은 불만 없이 차분히 헌팅 준비를 하는 모습이었다.
이쯤 되자 몸을 사렸다간 다른 라인들 보기에도 민망하게 생겼다.
어쩔 수 없이 도경훈은 침묵으로 참가 의사를 밝혀야 했다.
“다들 의견이 이렇게 일치하니까 얼마나 좋아요.”
주세아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더는 불만 없는 것으로 알게요. 준비됐으면 움직이죠. 고블린 잡으러 갑시다.”
* * *
주세아가 동쪽으로 이동하는 동안 강무혁도 나머지 길드원들을 준비시켰다.
한주 그룹으로부터 받아 온 앰플킷 세트를 분배하고, 새로운 장비들을 꺼냈다.
“이거 손보느라 개고생했어. 고칠 시간 없어서 그냥 먼지 닦아 내고 기름칠한 게 전부야. 작동되는 건 확인해서 불량품은 걸러 냈지만, 워낙 꽁꽁 싸맨 채 내버려 둬서 사용 중에 고장 나는 게 있을 수도 있어.”
장비팀장 안지일은 C창고에서 꺼내 온 물품들을 길드원들에게 나눠 주고 있었다.
대부분 파티 단위로 세트가 맞춰져 있었기에 분배는 금방이었다.
다만 사용법을 알려 주는 게 문제였다.
다행히 장비를 손보면서 팀원들을 교육한 데다가 사용법 자체가 어렵진 않았다.
팀원들이 손짓, 발짓해 가며 헌터들에게 장비 사용법을 알려 주느라 베이스캠프 곳곳이 떠들썩했다.
강무혁은 안지일이 꺼내 놓은 장비들을 찬찬히 살폈다. 오랜만에 보는 물건들을 보면서 새삼 감회가 새로웠다.
“그 흐리멍덩한 눈은 뭐야?”
“이걸 실전에서 본격적으로 사용하는 날이 올 줄 몰랐습니다.”
“타이탄에선 불가능했겠지. 그 자식들은 내 작품을 고철로만 봤다고.”
“아주 비싼 고철이죠. 그래서 타이탄에서도 조만간 프로젝트를 가동하려 했었습니다. 제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는 바람에 묻혔지만.”
“네가 자릴 비웠다고 엎어질 프로젝트면 말 다 한 거지. 아마 했어도 빛을 보진 못했을 거야. 거긴 시끄러운 입들이 너무 많아졌거든.”
안지일의 말에 반박하지 못했다. 강무혁도 예상했던 결과였다. 다만 미련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입맛이 썼다.
결국, 헌터가 아닌 사람이 길드를 움직이는 건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만 확인한 셈이었다.
‘그래서 아이언윌이 중요한 거다. 주세아 길드장만큼 생각이 트인 헌터는 드물어. 여기서 해내지 못하면 다른 곳은 더욱 힘들겠지.’
강무혁은 아이언윌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단장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이 기회를 망치려는 자들이 사방에 도사리고 있었다.
당장 태진성 회장만 해도 길드의 존망 따위 관심도 없었다.
헌터들 수십 명 죽는 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신의 목적만을 앞세웠다.
‘그런 사람이 길드를 멋대로 하게 둘 순 없어.’
강무혁은 다시 한번 각오를 다지며 중얼거렸다.
“태진성 회장. 길드는 목숨 거는 사람들의 것이야. 당신 뜻대로 되진 않을 거야.”
* * *
강무혁은 산정호수의 남쪽 길목, 387번 국도로 헌터들을 이동시켰다.
100명이 넘는 헌터가 20개 파티를 이룬 대규모 공격대였다.
평소와 다르게 강무혁은 공격대를 직접 지휘하기 위해 현장에 따라갔다.
헌터가 아닌 일반인이 현장에 나오는 건 위험하기 짝이 없는 결정이었다.
용기가 아닌 객기.
짐짝 취급만 받을 뿐이다.
길드 짬밥을 먹을 만큼 먹은 강무혁이 이를 모를 리 없었다.
그럼에도 그가 나선 것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두 가지나.
“고블린 하나 당해 내지 못할 사람이 왜 전방까지 얼굴을 비친대? 그냥 길드 직원들처럼 후방으로 빠지지.”
믿는 구석 중 하나는 표범희였다.
비록 지금은 매니지먼트팀을 맡고 있지만, 티어 길드에서도 원정대에 도전해 볼 법한 A랭크 헌터. 경험도 많은 베테랑이었다.
그녀는 주세아의 작전에 끼지 않고 강무혁을 호위했다.
동시에 본대가 잘못될 경우 수습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오랫동안 현장을 떠나 있었지만, 타이탄에서도 손꼽히는 공격수이자 수석 파티장이었던 표범희였기에 맡을 수 있는 임무였다.
“표 팀장님이 있잖습니까? 적어도 죽을 일은 없겠죠. 그리고 이게 있으니까 위험할 때 목숨 한 번은 구해 줄 겁니다.”
강무혁은 허리춤에 찬 홀스터를 두드리며 말했다.
그 안엔 권총이 꽂혀 있었다.
“돈 없다면서 그 비싼 걸 차고 나왔어? 총알값 만만치 않을 텐데.”
마나가 가득한 지역에선 전력이나 전파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화약 무기도 전혀 통하지 않는다.
우회해서 사용할 방법이 있긴 했으나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당연히 그 대가는 만만치 않았다.
특히 탄환을 대신하는 마나탄은 어지간한 티어 길드도 난색을 표할 정도로 비용 대비 극악한 효율을 보였다.
한 발 쏘는 데 어지간한 상급 포션 저리 가라 할 금액이었다.
몬스터 중에 마나탄 한 발 맞고 죽는 건 고블린과 같은 낮은 등급의 몬스터뿐.
그것도 빗나가거나 급소에 맞지 않으면 돈만 버리는 짓이었다.
강무혁 역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게이트 전용 권총을 들고 나왔을 뿐, 쓸 생각은 없었다.
가난한 길드에 인색해진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강무혁이 씁쓸하게 웃었다.
“그런데 이쪽에 신경을 쓰려나? 그 대모 말이야.”
“베이스캠프 쪽에 뿌려 둔 눈이 많을 겁니다. 기록에서도 고블린 대모는 몬스터치고 정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더군요. 전투력이 없는 대신 적의 움직임에 과민 반응을 보인달까요.”
강무혁은 자신이 분석한 고블린 대모에 대해 덧붙여 말했다.
“보통 정신 마법 계열 몹은 전투 중 탱커의 어그로 퍼센티지가 낮은 대신에 전체 전장의 위협 요소를 먼저 제거하려는 경향이 있죠. 대모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부분에서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는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100명의 헌터가 움직이면, 분명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그럼, 우리가 위로 올라가면 바로 대응해 오겠네?”
“아마 좁은 도로 쪽을 틀어막을 겁니다. 산 쪽 길엔 우회하기 어렵게 와투시 스네이크나 다른 몬스터를 배치해 둘 가능성이 높고요. 우리 본대의 역할은 돌파하는 척하면서 시선을 끄는 겁니다. 그 사이 주세아 길드장이 대모를 제거할 겁니다.”
주세아의 작전에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미끼 작전이었다.
이미 서쪽으로 움직인 고블린 병력에 추가해서 남쪽으로 고블린들을 분산시킨다면, 부락은 자연히 빈집이 될 터였다.
표범희는 대모의 행동 패턴까지 파악한 강무혁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세계 기록상 이제 겨우 두 번째 등장한 고블린 대모.
빈약한 정보를 끼워 맞춰 이만큼이나 파악하고 있다는 건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다.
정보를 이용한 세세한 공략보다 헌터의 경험과 자율적인 판단에 맡기는 공략이 일반화된 한국에서 강무혁은 특히 이례적인 스타일이었다.
“힘든 미션이 분명한데. 강 단장 표정 보니 어째 자신 있어 보이네?”
“가장 관건인 건 길드장님의 성공 여부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쪽은 크게 걱정되지 않습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오늘 저녁은 아마 산정호수에서 먹게 될 겁니다.”
아이언윌 길드가 산정호수로 향하는 산어귀에 거의 도착할 무렵, 퇴각 직전의 상황실에서 새로운 소식이 들어왔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인질이라니.”
-서쪽의 고블린들에게 잡힌 사람들이 있답니다.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대략 대여섯 명으로 추정됩니다.
“분명 2주 전부터 출입자 퇴거 조치하고 봉쇄를…. 아, 설마?”
강무혁은 전후 사정을 금세 파악할 수 있었다.
포천시에서 막는다고 해서 말을 들을 헌터들이 아니었다.
게다가 북포천은 정부에서도 손 놓고 있던 지역.
꼼수나 ‘민헌(민간 헌터)’ 유착이 상당할 터였다.
‘작전은 짠 순간부터 어그러진다더니. 이게 딱 그 짝이군.’
강무혁의 머리가 복잡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 * *
도대수는 죽을 맛이었다.
‘아니, 이러다 진짜 죽을지도…….’
처음 사냥터 이동 중에 고블린 라이더를 만났을 때만 해도 이게 웬 떡인가 싶었다.
고블린 라이더는 워리어 계급 중에서도 귀한 녀석이었다.
사냥 후 얻는 부산물이나 가지고 있는 아이템 자체는 별것 없었으나 타고 다니는 늑대는 전혀 달랐다.
게이트를 밥 먹듯 드나드는 대형 길드라면 침을 질질 흘릴 정도.
그도 그럴 것이 라이더의 늑대는 철저하게 길들인 녀석이라 주인이 죽으면 새로운 주인을 섬기기 때문이었다.
이는 고블린이 아닌 인간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됐다.
즉, 인간이 라이더처럼 늑대를 부릴 수 있다는 뜻이었다.
라이더 늑대는 기본적으로 몬스터여서 덩치가 크고 힘이 셌다. 체력도 좋아서 쉽게 지치지 않았다.
현대의 이동 수단을 쓰지 못하는 게이트 안에서 이 늑대를 타면 부가티, 람보르기니가 부럽지 않았다.
실제 가격도 일부 한정판이 아닌 이상 여느 스포츠카보다 비쌌다.
이쯤 되면 관광객이 문제가 아니었다. 대박이 눈앞에 아른거리는데 몇 푼 하지 않는 관광 사업이 대수랴.
도대수는 고블린 라이더를 잡으려 차를 돌렸었다.
“젠장! 그냥 욕심부리지 않는 건데…….”
고블린 라이더가 도망치지 않고 서성일 때 눈치챘어야 했다.
이건 함정이라고.
가까이 다가갔을 때 수십 마리의 라이더들이 언덕 뒷자락에 숨어 있다가 튀어나왔다.
매복이었다.
라이더들은 모습을 드러내기 무섭게 자동차 바퀴를 노렸다.
발을 묶고 사냥하려 한다는 걸 깨달은 도대수는 곧바로 속도가 느린 미니버스를 버리고 SUV로 옮겨 탔다.
미니버스 안에서 비명과 울음이 터져 나오는 걸 외면하고 몸을 뺐다.
실력은 부족하지만, 눈치 하나로 헌터 판에서 구른 도대수의 판단은 정확했다.
미니버스 안의 고객들을 제물로 삼아 도대수 일당은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
아니, 성공했다고 믿었었다.
“대장, 엔진이 맛탱이가 갔나 봐. 시동이 안 걸려!”
“X발, 대가리에 창대가 박혔는데. 그럼, 움직이겠냐?”
도대수는 발작적으로 소리 질렀다.
자동차 보닛에 박혀 있는 여러 대 창 중에서 한 발이 엔진에 직격한 듯했다.
완전히 퍼져 버린 차량 주위엔 라이더들이 원을 그리며 포위망을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어째 얌전하네? 덤비질 않잖아?”
“피 말라 죽겠는데요.”
공격하지 않고 서서히 포위망을 좁혀 오는 라이더들.
도대수가 파티원들에게 말했다.
“신호 주면 가장 앞 열에 있는 라이더를 죽여. 늑대를 뺏어서 도망친다.”
대담한 작전이었다. 처한 상황에 맞아떨어지는.
하지만 작전과 행동은 하늘땅만큼 차이가 있었다.
도대수의 작전은 고블린 라이더를 손쉽게 제압할 수 있을 때 의미가 있었다.
워리어 계급의 고블린 라이더는 도대수가 일대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몬스터가 분명했다.
문제는 라이더가 부대 단위로 있다는 점이었다.
그 부분에 대해선 배운 적도, 경험해 본 적도 없었기에 도대수는 얄팍한 지식에 의지해 작전을 짠 것이다.
그는 어긋난 작전의 대가를 바로 치러야 했다.
‘뚜, 뚫을 수가 없어.’
라이더가 끊임없이 원을 돌며 움직이는 탓에 도대수 일행은 포위망에서 한 걸음도 벗어날 수 없었다.
그 포위망을 억지로 뚫으려다가 헌터 하나가 갈기갈기 찢겼다.
그 모습을 보고서 함부로 탈출을 시도할 헌터는 없었다.
도대수도 고깃덩어리가 된 헌터를 보곤 투지가 사그라들었다.
‘한 가지 이상한 건 달려들지 않는다는 거다. 왜 포위만 하고 공격하질 않지? 우릴 죽이려면 진작 죽였을 놈들이.’
도대수가 의문을 가졌을 때였다.
포위망 한편이 열리더니 고블린들이 무엇인가를 끌고 왔다.
“저, 저건…….”
밧줄로 굴비 엮듯 줄줄이 끌려 나오는 것은 도대수가 데려왔던 관광객들이었다.
도대수는 그들이 아직 숨이 붙어 있는 걸 눈치챘다.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져 있었지만, 호흡 때마다 가슴만 부풀어 오르는 게 기절한 듯싶었다.
여섯 명 중 둘이 보이지 않는 걸 보니 나머진 죽은 모양이었다. 살아서 도망쳤어도 특활지에선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였다.
“대장, 저거 우리한테 항복하라는 것 같은데요?”
“역시 그런 것 같지?”
고블린이 포로를 잡는다?
말도 안 되는 소리이지만, 상황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어차피 이대론 죽는 길밖에 없어. 한번 미친 척하고 항복해 볼까?’
도대수는 조심스레 무기를 바닥에 내려놓고 손을 들었다.
“너희도 죽기 싫으면 무기 내려놔.”
대장이 결정하자 나머지 헌터들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전의를 상실했기에 싸워 봤자 개죽음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다행히 도대수의 도박은 먹혔다.
고블린들은 공격하지 않고 그들을 밧줄로 묶었다.
당장 목숨은 건졌으나 고블린의 포로가 된 상황.
암울한 미래에 도대수는 머리를 들지 못하고 끌려갔다.
그나마 마지막 희망이 있다면.
‘아이언윌 길드를 믿어볼 수밖에…. 제발 고블린 토벌에 성공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