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ime-Limited Leader Makes the Raid a Success RAW novel - Chapter (519)
제519화
#519. 다칠 예정입니다.
최미란이 파티장이 되려는 건 있어 보여서라는 단순한 이유뿐만이 아니었다.
‘내가 괜히 파티장을 하려는 줄 알아? 이게 다 우리 동우회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백성빈에게 습격당해 피를 본 피해자들의 위로 모임.
실제론 북포천에 갇힌 최미란이 심심해서 자신과 같이 놀아줄 사람들을 모았다는 게 정설에-김성현 피셜에- 가까웠지만, 어쨌든 강무혁에게 길드 내 사조직으로 낙인찍힌 만큼 그녀는 아예 본격적으로 자릴 잡아 성과를 내 인정받는 게 낫다는 계산을 한 것이다.
물론 강무혁이 사조직이라며 탄압하는 건 아니었다. 그는 이미 그 부분은 잊어버리고 있었다. 기억력 좋은 그가 기억에서 지워버렸다는 건 그만큼 쓸데없는 사안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미란의 입장에선 단장에게 찍혔다는 사실만큼 위험한 게 없었다.
강무혁이 예전 태성 길드의 파벌들을 어떻게 찢어버렸는지 봐왔기 때문이었다.
‘노송린 헌터의 공격대 라인은 목숨을 구걸해 단장의 개가 됐고, 내가 있던 원정대 라인은 대장인 도경훈과 잔당을 몰아내 해체시켰지. 나하고 성현이가 빠르게 단장님으로 갈아타지 않았으면, 함께 청소됐을 거야.’
타이탄의 사주를 받아 길드원을 빼돌리던 도경훈은 이후 그의 수하들과 아이언윌에서 쫓겨난 것은 물론이고, 타이탄으로부터도 팽을 당해 국내에선 더는 헌터 활동이 어려워졌다. 소문에는 일본과 중국으로 뿔뿔이 흩어졌다는 말이 있었다.
‘단지 그것뿐이면 내가 벌벌 떨지도 않는다고. 조충현은 또 어떻게 된 거야?’
오크 부족과의 전쟁 때 산정호수에서 강무혁의 작전을 방해했던 전 태성 길드 전략팀장 조충현은 길드에서 쫓겨난 이후 행방이 묘연했다.
태성 그룹으로부터 길드가 완전히 분리 독립한 현재 결과를 봤을 때, 강무혁은 아마도 이때부터 그룹을 배제할 생각이었던 듯싶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계획이지만,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어느 누가 대한민국 굴지의 재벌에게서 길드를 떼어낼 수 있을까?
최미란은 강무혁이 처음부터 단순히 길드 파벌을 치우거나 체질을 개선한 선에서 개혁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 태어나는 수준으로 일을 벌였음을 깨닫곤 절대 단장의 심기를 건드려선 안 된다고 다짐해왔다.
‘단장님은 파벌을 싫어하지만, 성과는 좋아하는 사람이야. 불행히도 이 녀석 중에 그걸 알고 있는 놈들이 없지. 역시 내가 파티장이 되어서 이들을 이끌어야 해. 성과를 내서 우리 동우회를 인정받겠어.’
김성현이 들었으면 ‘그냥 해체하면 되잖아.’라고 어이없어했겠지만, 불행하게도 최미란은 놀아줄 친구들을 포기할 만큼 ‘인싸’가 아니었다.
그녀는 이미 경험에 의한 위기감으로 인해 머리가 굳는 바람에 다른 생각은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알려지지 않은 강무혁으로 인한 희생자라 할 수 있었다.
‘그래도 내가 동우회 사람들한테 지도력-회원을 모았다.-은 인정받았으니 모두 생각이 있으면 날 뽑겠지?’
최미란이 강무혁 PTSD로 당선 의욕을 불태우는 가운데, 김성현은 이 파티에서 유일한 정상인이라는 상식에 근거해 당선을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생각처럼 나머지 유권자들이 정상인이 아니라는 게 문제였다.
구석에서 표를 위조 중인 이숙영이나 머리가 꽃밭이라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최미란은 라이벌이라 치고, 나서지 않은 채 얌전히 있던 나머지 인원은 저마다 딴생각 중이었다.
먼저 김수정.
‘아, 정말 이 길드에서 나가고 싶다. 얘네하고 몬스터 잡으러 가야 한다고? 단장님 너무 하네. 자살하라는 건가?’
김수정은 문득 프리랜서 시절이 그리워졌다. 그날 포천 시청에서 강무혁에게 합류하지만 않았어도. 오크 놈들이 증오스러웠다. 왜 하필 시청을 공격했대? 그녀는 깨닫지 못하고 있었으나 만약 이걸 강무혁이 알았다면 이달의 헌터상을 주었을지도 모를 터였다.
‘내 팔자에 아이언윌 같은 인기 길드에 들어온 것도 감지덕지긴 한데, 그래도 얘들은 좀 아니지 않나?’
김수정은 그냥 얘도 쟤도 다 싫어서 다른 놈한테 표를 던졌다.
한편 김수정과 페어를 이루는 유성주는 눈치를 보다가 김수정의 이름을 썼다.
‘나중에 자기 이름 안 썼다고 걸리면 잠도 자지 않고 괴롭히겠지?’
나름 김수정에 대해서 잘 아는 유성주였기에 오랜 시간 함께 사냥해온 동료에게 표를 더했다. 그녀가 파티장이 되고 싶어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추궁했을 때 면피할 이유가 필요할 뿐.
그리고 마지막 남은 한가람은,
‘학교 다닐 때 학급회장도 해본 적 없는데. 이거 내 이름 써도 되나?’
아주 작은 욕심에 눈치를 보며 자기 이름을 써서 냈다.
* * *
한가람 2
최미란 1
김성현 1
김수정 1
유성주 0
이숙영 X
“이숙영 헌터가 부정 선거를 저질렀으나 나머지 표는 유효하므로 한가람 헌터가 파티장을 맡도록 하겠습니다.”
강무혁이 의사봉을 두드리듯 테이블을 가볍게 두드렸다.
최미란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강무혁이 개표한 표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하지만 이숙영의 조작 외에 몇 장 없는 표를 잘못 셀 리 없었다.
“이, 이럴 리가 없어. 다 거짓말이야. 쌩초짜 신입이 파티장이라고?!”
충격을 받기는 김성현도 마찬가지였다.
“다들 상식이 없는 줄은 알았지만… 이건 상상 이상이네. 내가 아무리 파티장에 눈이 멀었기로서니 이런 파티를 맡을 생각을 했었다니.”
얼떨결에 파티장이 된 한가람은 헛기침을 하며 앞으로 나왔다.
강무혁이 의아해하며 물끄러미 쳐다보자 그는 헛기침하며 말했다.
“당선됐으니 파티장으로서 포부를 밝히려고요.”
“뭐, 이 자식아?!”
최미란이 발끈 화를 냈다. 신입이 선배님들 앞에서 건방지게. 그녀는 이 후배 놈이 감투 믿고 도발한다고 여겼다.
가까스로 부정 선거의 여파에서 벗어난 이숙영도 최미란의 편에 합류했다. 조금 전까지 적으로 눈을 부라리던 모습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른 태세 전환이었다.
“후배 동무는 길드 법도도 모릅네까?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여야지, 으데서 건방을 떠는 겁네까?”
두 사람이 삿대질까지 하며 압박했지만, 한가람은 강무혁의 눈치를 살피더니 제 할 말을 시작했다.
“절 파티장으로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몬스터 목 잘 따는 파티장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네가 몬스터 목을 잘 따면 얼마나 잘 따? 나보다 잘 따?”
“아무렴요. 최미란 동무가 훨씬 낫습네다. 내래 그보다 더 낫지만 말입네다.”
두 선배 헌터의 비난과 한 후배 헌터의 포부가 뒤섞여 엉망이 됐지만, 강무혁은 말리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흐뭇하게 웃었다.
‘그래, 헌터가 겨우 이 정도로 쫄아선 안되지. 헌팅에 선후배가 어딨나? 볼수록 마음에 드는군.’
여담이지만, 이후 한가람이 몬스터를 잡는 모습을 본 두 선배 헌터는 자신들이 했던 말을 정정해야만 했다.
“나보다 잘 잡네? 오크가 저렇게 쉽게 죽는 애들이었어?”
“이야, 몬스터 백정이 따로 없구나야!”
* * *
“뿌오오오오!”
해마를 닮은 몬스터가 뱃고동 비슷한 울음을 토해내며 수면 위로 솟구쳤다. 몬스터는 플라잉 씨홀스. 글로리아 길드의 탑승 몬스터였다.
“으억!”
플라잉 씨홀스의 등에서 헌터가 떨어져 나갔다. 힘을 주어 버티려면 버틸 수 있었으나 결코 힘으로 제압해서 안 된다는 주의를 받은 터라 저항 없이 나가떨어진 것이다.
트레이닝 수조의 물을 한껏 마신 헌터는 불만을 토해내며 헤엄쳐 나왔다.
“X발! 이놈의 해마 새끼는 뭐가 이렇게 까다로운 거야?”
헌터가 욕설을 입에 담기 무섭게 경고가 들어왔다.
“야, 너 탈락! 집에 가!”
“뭐? 이 양코 계집이 지금 뭐라는 거야? 이름이 요한나라고 했던가? 너 내가 어디 길드인지 몰… 쿠헉!”
요한나의 발끝이 헌터의 관자놀이를 가격했다. 헌터는 A-랭크임에도 무방비하게 맞은 터라 단번에 뻗어 입에 거품을 물었다.
요한나는 뒤에 있던 글로리아의 조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거 치워.”
교관들은 마른침을 삼키며 달려나와 기절한 헌터를 끌고 나갔다.
요한나는 수조 바깥의 스탠드에 앉아 있는 헌터들을 돌아봤다. 그들도 긴장한 채 요한나의 입에 주목했다.
“너희가 어디 길드 놈들인지는 알 필요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내 임무는 너희 땅개들을 물개로 만드는 거다. 플랑이 씨홀스는 너희 도구가 아니야. 너희 친구이자 가족이지. 몬스터라고 네놈들 말을 못 알아들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머리가 좋아서 다 알아들으니까. 앞으로 또 이딴 식으로 구는 놈이 나오면 너희 기수는 모조리 돌려보낼 거다. 알았나?”
요한나가 복명복창을 기대하고 말한 건 아니었다. 모두 고랭크 헌터인 데다가 각기 다른 길드에서 온 만큼 예의를 바랄 순 없었다.
하지만 절대 용납하지 않는 한 가지 원칙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플라잉 씨홀스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경우였다.
그래도 헌터 중 몇 명은 최소한의 교육 태도는 지켜주고 있었던 터라 ‘네’라며 작은 소리로 응답했다.
요한나는 벽에 걸린 시계를 잠시 보더니 손에 들고 있던 채점판을 덮으며 말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오후엔 이론 교육이 있으니 점심 맛있게 먹고 강의실에서 보자. 해산.”
오전 교육을 마치고 교관 집무실로 돌아온 요한나는 피곤함에 눈두덩을 문지르고 어깨를 주물렀다. 헌터가 겨우 이 정도로 피로를 느낄 린 없었다. 그녀의 어깨를 짓누르는 건 정신적 스트레스였다.
‘훈련 시간은 적은데, 성과는 내야하고. 나가의 습격은 점점 교묘해지면서 집요해지고 있어.’
나가 전쟁은 그 양상이 점차 장기전으로 흐르는 모양새였다.
요한나는 이미 지중해에서 겪은 적 있는 흐름이었다. 처음엔 대규모로 공격해 영역을 차지한 뒤 이후로는 해안가를 봉쇄한 채 소규모로 여기저기 들쑤시며 식량을 보충하고 세력을 불리는 것이다.
가만히 내버려 두면 나가는 금세 수만, 수십만으로 늘어났다. 지중해가 한때 몬스터 바다로 불렸던 이유였다.
이후 많은 희생을 치러 지중해를 다시 인간의 영역으로 끌어들였고, 유럽의 헌터들은 나가만 보면 치를 떨며 멸절시키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명맥을 이어온 것도 부족해 다시 한번 왕국을 세우려는 걸 보면, 나가의 끈질김은 몬스터 중 한 손에 꼽을 만했다.
‘오키나와는 이미 먹힌 것 같고. 훗카이도는 원래 몬스터 천국이니 상관없나? 대만은 이러다가 나라 망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홍콩도 마비됐고.’
바다에 접한 인간의 영역이 나가에 의해 점차 잠식되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해결책이 뚜렷하지 않았다.
나가의 위세를 꺾으려면 나가왕을 없애야 하는데, 아직 나가왕의 위치가 명확하지 않았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아직 전면적인 토벌전을 벌이기엔 플라잉 씨홀스 기수들의 숙련도가 한참 낮다는 점이었다.
“기본적인 공감조차 하지 못하는 애들이 태반이니, 원.”
그 기본이 가장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오로지 시간이 해결해줄 뿐. 글로리아 길드의 오랜 노하우에도 단시간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요한나가 한숨을 쉬고 있을 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가 들어오라고 말하기도 전에 문을 연 건 흑발을 허리까지 늘어뜨린 여성이었다.
“미스터 조?”
요한나는 뜻밖의 방문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둘은 이미 모로코에서 위험을 함께하며 동고동락한 덕에 많이 가까워진 사이였다. 그 와중에 미스터 조는 자기 본모습도 노출했었다.
요한나는 미스터 조의 맨 얼굴을 알고 있는 몇 되지 않은 인물이었다.
“여긴 웬일이에요?”
“할 일이 없어서요.”
“정보팀장이 할 일이 없다고요? 하하하, 나 보고 싶어서 왔구나?”
“아니, 진짠데.”
요한나가 농담처럼 말했으나 미스터 조는 진짜 할 일이 없어서 왔다.
정확히는 별 사고가 없어서 한가한 미스터 조가 게으름피우는 꼴을 보지 못한 강무혁이 반강제로 보낸 것이었다.
“단장이 여기 훈련 성과 보고서라도 쓰라고 해서요.”
“아아, 강 단장님이 일 줄 거구나?”
요한나는 그제야 강무혁이 개입했음을 알고 미스터 조의 방문을 납득했다.
미스터 조는 세상만사 귀찮은 얼굴을 하다가 갑자기 음흉하게 웃으면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요한나, 내가 재밌는 거 보여줄까요?”
“뭔데요?”
“강 단장 사과 머리 사진.”
“예? 뭔 머리?”
요한나가 머리 위로 물음표를 그리기도 전에 미스터 조가 스마트폰 화면을 내보였다.
“푸흡! 이, 이게 뭐예요? 단장님의 비밀스러운 취미 활동?”
“우리 길마가 묶은 거래요. 사진은 을지가 찍었고. 난 길마가 압수한 스마트폰에서 파일을 빼냈고. 을지한테 얘길 들었을 땐 길마가 사진을 지울 줄 알았는데, 안 지웠더라고요. 아마 약점 잡으려고 한 것 같은데. 뭐, 덕분에 나도 단장 흑역사를 확보할 수 있었죠.”
요한나는 사진을 심각한 얼굴로 쳐다봤다.
“아이언윌 단장 일에는 길마를 웃기는 임무도 포함되어 있나요?”
“그럴 리가요?”
“그런데 왜 이런 귀여… 우스꽝스러운 짓을 하고 있는 거죠?”
“그냥 귀찮아서. 아마도? 몬스터 잡는 일 외에 다른 데는 워낙 무심한 사람이라서. 반항할 체력조차 아끼는 걸 걸요? 예전에 다른 길드에 있을 때는 밥 먹는 걸 까먹어서 병원에 입원한 적도… 어어? 뭐해요? 톡? 톡은 왜?”
“저도 약점 하나 가지고 싶어서…….”
요한나는 메신저 앱으로 미스터 조의 스마트폰에 있는 사진을 전송했다. 그리곤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사진을 다운받았다.
“앗?!”
요한나의 짤막한 비명이 들려오자 미스터 조는 불안함을 느꼈다.
“왜요? 뭔데요?”
“단체 톡방에 보냈어요.”
단체톡. 모로코에서 함께 했던 아이언윌 헌터들과 요한나만 있는 방이었다.
“치, 침착해요. 아직 안 읽은…….”
“앗! 어쩌죠? 읽음 표시가 떴어요.”
“톡방에 누구 있죠?”
“나, 미스터 조, 미스터 현, 토마스. 이렇게요.”
“다행히 단장님은 없네요.”
라는 말을 하는 순간이었다.
미스터 조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미스터 조는 헛바람을 들이켰다. 기밀이 새어나간 출처를 파악한 것이다.
“이익, 이 현 가 놈이…….”
하지만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는 법.
매도 빨리 맞는 게 나았다. 그게 강무혁의 매라면 더더욱.
“여보세요. 단장님?”
-사진 지우는 게 좋을 겁니다. 무슨 말인지 알죠? 나중에 공두리 팀장한테 미스터 조의 모든 보안 루트를 해킹하도록 시킬 거니까, 좋은 말로 할 때 완전히 처분하세요.
“예.”
통화를 끝낸 미스터 조는 요한나에게서 자신의 폰을 받아 반을 쪼갰다. 완전한 처분이란 뜻을 알아들은 탓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요한나의 폰도 마찬가지였다.
“아악! 내 폰! 그거 최신형인데…….”
“이 일로 강 단장 만나고 싶어요?”
도리도리.
“그럼, 이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 될 겁니다.”
끄덕끄덕.
미스터 조는 부서진 스마트폰을 들고 이를 갈았다.
“현정건, 이걸 바로 단장한테 일러바쳐? 어디 두고 보자.”
뿌득!
* * *
인천국제공항.
사람들로 붐비는 입국장에 생소한 외모의 두 사람이 주변의 시선을 모으고 있었다.
백발 남자. 그것도 두 사람.
둘은 같은 백발이지만, 약간 결이 달랐다.
한 사람은 은은한 은빛이 감도는 이 세상 사람답지 않은 백발이었고, 또 다른 한 사람은 거친 야성미가 느껴지는 백발이었다.
은백발의 남자는 앞에 보이는지 과연 의문인 진한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얼굴의 절반을 가릴 정도로 큰 알이라서 고글을 낀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께톡!
“응?”
그는 갑자기 울리는 메신저 알림을 듣곤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이, 이건…….”
“무슨 일입니까?”
또다른 백발이 그에게 말을 걸었다.
“별일은 아니고, 강 단장님이 아셔야 할 일?”
“커맨더가 알아야 한다고요? 엄청 큰일 같은데요?”
“잠시만요. 단장님께 톡 좀 보내고요. ……예. 됐습니다. 갑시다. 오늘 제가 배운 엘프의 치료술이 필요할지도 모르겠군요.”
“누가 다쳤습니까?”
“다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