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120
00120 일상 =========================
새로운 생물이 많이 태어났다.
뮤즈는 신난다는 듯이 양팔을 흔들었고 거북이도 뒷발로 일어선채로 뿌에뿌에하며 양앞발을 흔들었다.
참 어울리는 둘이다.
하지만 운성에게는 그리 희소식은 아니었다.
애초에 어쩔 수 없는 것이 가치판단이 다르다.
뮤즈는 단지 생명이 탄생하고 종의 다양성이 느는 것 만으로 세계의 격이 상승하지만 운성은 그게 실제로 쓸모 있는가 하는 것에 중점을 맞출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오빠오빠!”
“음?”
“우리 이름은 언제 지어?”
“이름? 아, 그렇군.”
만물은 모든 것에 해당하는 이름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그것은 격이 상승할 수록 마찬가지다.
물론 아주 예외적인 경우도 존재하지만, 이름을 가짐으로써 그 능력에 영향을 끼친다.
악영향일 수도 있기에 좋은 이름을 가져야 한다.
어둠이도 대충 지은 것 같지만, 사실 그만큼 어둠의 정령에 적합한 이름이 없다.
오히려 그 이름을 먼저 선정할 수 있었던게 운이다.
이것은 바벨의 특수성과 당시 1층에서 육원에 닿을 수 있었던 것이 컸다.
애초에 육원 중 하나인 시련의 동굴에서 직접 계약한 자만이 작명의 권한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도 한 목 했다.
“슬슬 때가 되긴 했어.”
그 동안은 세계라 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많았다.
일단 생명체가 너무 없었다.
식물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혜진이 키운 것이지 그 세계에서 자생한 것이라 보기는 힘들었다.
뮤즈라해도 변명할거리는 있었다.
일단 최초에 대부분의 힘을 오랜 악몽에 빠져있느라 빈사에 가까운 그랜드 터틀을 회복시키는데 사용했다.
그 뒤로는 힘이 생기는 족족 운성이 세계를 관측하는 피스아이 시스템에 사용했다.
생명의 탄생이란 장대하고도 위대한 것.
사실상 10살도 안된 뮤즈나 그랜드 터틀 중에서도 어린축에 속하는 거북이가 힘을 쓰기에는 난이도가 높았다.
하지만 생명의 정수를 얻고 그를 바탕으로 조금씩 새로운 생명을 번식시킨 결과 어딜가서 당당할 수 있을 정도는 된 것이다.
“이름, 그래 그게 좋겠군.”
“헤헤, 어떤꺼?”
“뿌에에?”
거북이와 뮤즈가 기대감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봤다.
“에덴. 이 세계의 이름은 이제 에덴이다.”***운성 휘하의 일당의 전력을 순위로 매기자면,
가장 우선이 스테인이고 두번째가 천세희, 세번째가 천용화다.
이들은 싸우는 방법이 정말 극단적으로 다르다.
스테인은 초가 몇개나 붙을 정도로 오버테크놀로지를 통해 싸운다.
갑주를 개조한 리빙아머와 골렘의 대군단도 어마어마하고.
본인의 신체를 개조해서 단순 능력치로 따지면 태식보다도 강력한 파워를 낸다.
만약 본진에서 수성을 가정한다면 나머지 용화남매와 트리니티가 전부 던져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란게 운성의 평이었다.
두번째인 세희는 어둠을 부린다.
마법도 주술도 아닌 오직 그녀 자체의 독특한 권능에 가까운 전투방식은 근접전도 원거리전도 가리지 않는다.
어둠으로부터 힘을 받는 특성상 어둠이 깔린 곳에선 지칠 일도 없으며, 전투가 지속되고 죽인 상대를 삼키면 다시 그 것으로 부터 힘을 회복한다.
어둠을 신체에 두르면 근력과 체력등의 수치도 상승하기에 마법사같은 이미지와는 달리 어둠속이라면 용화또한 정면에서 찍어누를 수도 있다.
세번째인 용화는 역시 검이다.
타고난 천형天刑인 지병은 용화의 체력을 극도로 약하게 만들고 장기전에 큰 장애를 끼친다. 단순히 숨쉬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저릿한 고통을 참는 것은 그 자신이 가진 어마어마한 인내력덕분이다. 하지만 그런 천형을 가진 대가로 그에게 내려진 검재劍材는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다.
원래라면 모든 검에 통달할 수 있으나 여러가지를 계산한 운성이 용화를 ‘베는 것’에 특화시킴으로써 그에 관한 말도안되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게 됐다.
분명 스테인이 최고의 컨티션에서 싸우자면 99.9퍼센트의 확률로 나머지 인원이 다 합쳐도 못 뚫어내는 방어선을 세울 수 있지만, 0.1퍼센트의 확률로 뚫고 베어내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 것이 용화라는 ‘검’이다.
어찌됬건 그들은 극명할 정도로 전투방식이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으니, 바로 그들은 어지간히도 ‘스킬’을 사용하지 않는다.
당장 마도공학은 기본적으로 제작이 깔려있으나 스테인은 반복이나 단순노동 계열의 스킬, 혹은 율의 권능을 이용한 ‘보는 것’을 제외한 다른 어떠한 스킬도 사용하지 않는다.
세희는 眞어둠 Rank B의 스킬을 가지고 있으나 그것의 본질을 어느정도 깨닫고 스스로의 감각에 의해 스킬을 부린다.
용화는, 애초에 그런게 없다.
그냥 검을 휘두르고 검기를 뽑아내고 끝에는 검강를 발한다.
스킬을 쓰고 안 쓰고의 차이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죽은 지식과 산 지식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이기에 운성은 트리니티를 훈련 시킬 때도 스킬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강조햇다.
그게 지금 반복되는 행위의 목적이었다.
“커억!”
뼛 속가지 아픈 고통에 태식은 참은 숨을 토했다.
“무슨 발경이..!”
내부로 충격을 때려넣는 발경은 이제는 그리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
또한 막는 방법도 여럿존재한다.
내공이라면 내공으로 맞파장을 쏘아보내 해소시키거나 강체라면 해당부위의 신체에 힘을 주어 강화시켜 버티거나 한다.
물론 압도적인 힘이라면 다 필요없다.
하지만 분명 운성은 이 전투에서 자신들과 비슷한 힘을 쓰기로 제약했었다.
“현 인류들은 강체와 내공이 양립할 수 없다고 하지. 하지만 그건 그냥 멍청한 소리야. 효율이 안 좋다고 생각해서 못 쓴다고는 하는데, 그냥 걔들이 효율 좋게 못 쓸뿐이지. 지금처럼 내공과 강체를 동시에 때려넣으면 작은 투자로 큰 위력을 얻을 수 있지.”
컥컥되며 거친 숨을 토하는 태식 앞에 선 운성이 여유로이 말했다.
“헥헥, 아재 참 말은 쉽게 합니다.”
타격의 순간에 주먹에 회전을 주고 동시에 내력을 송곳처럼 압축시켰다 내부에서 폭탄처럼 터트리는 방식의 운용을 동시에 하는 것이 어찌 쉬울까.
그것도 숨쉬는 것 처럼 자유롭게, 지금처럼 12연격을 때려 넣으며 하나하나에 다 그런 방식을 쓰는게.
“애초에 내 머리가 나빠서 그런거 일일이 생각하기는 힘들어요.”
육체의 속도는 빠르게 진화해왔지만 사고의 속도는 그러지 못했다.
역시 운성이 생각하기에 아쉬운 면이긴 했지만 태식에게 바라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생각할 필요 없어. 몸이 인지하면되니까”
“예?”
“맞다보면 된다. 맞다보면 몸이 알아서 반응하게 될 거야.”
아웃사이더시스템의 열화판이라고 할 수있었다.
태식같은 육체파에게 괜한 생각을 바라기보단 육체가 알아서 반응하길 바랬다.
사고는 무수한 전투를 거닐다보면 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전투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수단을 찾자니 몸이 알아서 반응하게 만드는게 가장 좋았다.
그러기 위해서 굳이 태식은 1대1강의까지 하며 직접 가격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게 나만 줘패는 이유였습니까?”
“물론.”
생각해보면 항상 궁금했다.
왜 트리니티 3명중에 자신만 줘팰까.
혜진이야 여자라고 그렇다 칠 수도 있다.
물론 자신이 아는 운성은 남녀男女는 커녕 노소老少의 차이도, 아니 어떤 구분에도 상관없이 폭력을 행사하고 죽음을 선사하는 것이라고는 안다.
그래도 굳이 이유를 붙이면 여자라서 혜진은 안 팰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왜 천수는 안팰까.
그런 의문의 이유가 드디어 풀렸다.
“너,너무 아픈데요..”
“죽는 것 보단 낫지.”
“꿀꺽.”
침을 삼켰다.
슬픈 것은 틀린 말은 아니라는 것.
운성이 워낙 압도적으로 강해서 그렇지 계속해서 쳐맞다보니까 아지트 밖의 다른 적들과 싸우다 보면 자신의 실력이 쑥쑥 느는 것을 체감할 수는 있었다.
“젠장하겠네!”
부웅!
이를 악문 태식의 주먹이 다시 허공을 갈랐다.
“큭”
‘너의 그 근성이 마음에 든다.’
고통에 쩔쩔매면서도 다가온 현실을 받아들이고 주먹을 뻗는 그 근성이 태식의 장점이다.
생각해보면 처음만남에도 그랬다.
두려움을 알지만 두려움을 극복하는 용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에 맞는 동료가 있었고, 동료를 지키자하는 굳건한 신념이 있었다.
천수는 계산적인면이 있고 혜진의 신념이 약한 것은 아니나 태식만 못 하다.
그렇기에 태식은 운성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운성은 반복적인 행위를 계속했다.
텅!
마주뻗은 운성의 손바닥이 태식의 주먹과 맞닿았다.
마치 빈 쇠파이프를 두드리는 듯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스륵.
닿음과 동시에 운성의 손이 회전하며 안쪽으로 태식을 끌여들였고,
그 반대방향으로 내력이 역회전하며 태식의 팔을 타고 올랏다.
“큭!”
팔이 앞뒤로 쫘악하고 빨래처럼 짜여지며 당겨지는 느낌.
어마어마한 고통이지만 최전방을 지키는 그에게 고통은 익숙한 것.
그대로 이를 악물며 반대팔을 뻗지만,
그보다 더 빠르게 운성이 태식의 몸을 뒤로 밀어버렸다.
“어, 어? 크아악!”
짜릿한 고통이다.
두가지 다른 방향의 회오리가 태식의 내부와 외부를 타고 동시에 흐르며 전신을 다듬었다.
뼈관절이 들썩들썩하고 근육이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니 혈관을 타고 흐르는 혈액이 요동치며 뇌에 공급하는 산소가 부족함을 알려 시야가 암전됬다.
쾅!
그 상황에서 태식이 다시 주먹을 뻗었다.
“크으…어랍쇼?”
분명 사고를 끊는 고통이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신체는 다가오는 위협에 반응했고 주먹을 뻗어 공격해오는 운성의 주먹을 정면으로 막아낸 것이다.
그 모습이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놀랍지만,
“으악, 내 손!”
어안이 벙벙하기 무섭게 맞뻗은 주먹에서 느껴지는 고통이 참 생생하다.
“으아아!”
아프다고 소리치는 태식.
그를 보며 운성은 킥킥하며 웃었다.
“것봐, 하면 되잖아.”
========== 작품 후기 ==========
이제 정리편은 다 끝났네요!
담편부턴 다음 파트를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