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405
00405 백운산맥 =========================
인류제국이 합심해 만들어낸 한정세계- 휴먼 엠파이어Human empire는 아슬아슬하게 만들어졌다.
일견하긴 그저 낮은 외벽을 가진 성에 불과했으나 그 넘어를 보는 순간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분명 산맥이 가득한 지형이었던 외벽이 어느샌가 초현실적인 공간으로 변모해있다.
그 모습은 무엇이라고 딱 집어서 말하긴 애매했으나 굳이 말하자면 ‘우주’에 비견될만 했다.
“이 곳에서 보아온 모든 것은 단지 흉내내어진 현실에 불과하네. 어쩌면 바벨자체도 그럴 지 모르지만 백운산맥은 확실히 그런 공간, 운중몽雲中夢이라는 이름의 하나의 꿈과 같네.”
“거 현실은 한바탕 꿈이라더니…”
벽의 망루위에 모여 장 리안의 설명을 들은 이들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 이제 어찌되는 겁니까?”
모두의 의견을 대변하듯 아이오닐이 물었다.
“글쎄, 저 백운의 중앙관제인격의 판단에 따라 다르겠지.”
“저희가 아까 그들의 소속 중 일부를 쓰러트렸기 때문입니까?”
“단순히 쓰러트렸다면 모르겠지만, 내가 한 일은 그들의 공간에서 그들의 일부를 완전히 차단시켜버린 채 소거시킨 걸세. 그저 없애버렸다면 그 기록조차 상대에게 넘어갔겠지만, 내가 한 일에 의해 정보 기록에 공백이 생겼을테고, 이런 일이 흔치 않았던 것이라면 그들은 판단에 시간이 걸리겠지.”
“그게 지금이란 말입니까?”
“맞아.”
마지막 대답은 장 리안이 아닌 뒤 쪽에서 들려왔다.
그 말을 뱉은 이는 굳이 묻지 알아도 한 명.
허운성이었다.
“늦었소.”
“딱 맞춰온거지.”
운성의 말에 아이오닐은 지금 부터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
“상황은 알고 있을 것이오.”
“그 쪽 노인네에게 우리가 뭘 했을 것이란 것은 전해 들었을텐데?”
“그저 확인해본 것 뿐.”
“그럴 수도 있겠네.”
평소처럼 낄낄거리며 웃으며 다가온 운성은 황제의 옆에 섰다.
문득 아이오닐은 그 위치가 아주 익숙하다고 느꼈다.
자신의 옆자리.
자신처럼 전두 지휘하지는 않고, 그렇다고 앞에서 무언가를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분명 그는 많은 것을 한다.
“어찌할 계획은 있소?”
“글쎄, 일단 그러기 위해선 상황을 파악해야지.”
“상황을?”
“저 쪽도 마찬가지잖아.”
저 쪽이라 하는 상대는 백운.
그들은 일반적인 산맥과 같은 자연환경이던 배경을 우주공간으로 바꾸어 놓고 딱히 이렇다 할 행동도 보이고 있지 않았다.
“틀린 말은 아닌데, 솔직히 답이 없어보이는 말이오.”
고개를 들어 머리 위를 바라본다.
발 밑 뿐 아니라 머리 위도 우주공간이다.
한정세계-휴먼 엠파이어Human empire는 유령선단을 코어로 해 공중을 날아다니는 섬처럼 부유하고 있었고, 머리 위에 존재하는 우주에서는 별먼지같은 반짝이는 것들이 부유하고 있었다.
“변화가 없어 관측하기 힘들다면, 변화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도 해볼만한 일이지.”
“선공을 취하자는 말이오?”
“언제나 그러해왔잖아?”
“틀린 말은 아니군.”
틀린 말은 아니다.
우주를 향해 던지는 공격은 참 현실적으로 견젹을 내기 힘들지만, 이 곳이 또 진짜 우주는 아니니까.
‘적이 꼭 눈에 보이기만 하는 친절함은 이제 없을테니까.’
운성은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그저 웃었다.
운성이 그렇게 행동하는 사이 결정을 내린 아이오닐은 바랑마다를 돌아봤다.
“들었으니 알고 부탁하겠네, 솔직히 나로서도 비현실적이고 현실적인 견적을 내기 힘든 일인 것을 알겠지만 그렇기에 자네에게 부탁할 수 밖에 없군. 마법을 보여주게.”
“그러지.”
아이오닐이 선택한 패는 마법魔法.
비현실적인 상황이기에 비현실적인 방법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그것을 이해한 바랑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레나. 네가 먼저한다. 사무엘 네가 다른 이들을 지휘해 두번째다.”
“알았어, 아빠.”
“알겠습니다.”
바랑마다가 선택한첫번째 패는 최약의 마법사 레아 아스티나.
그녀가 두 손을 모으자 작은 불꽃이 두 손 사이에 일었다.
가장 기초적인 마법인 파이어 볼.
바벨에 들어선 인간이 가장 처음 배우는 파이어 볼을 그녀는 원래 꺼지지 않는 수준의 불기둥으로 만들어냈었다.
헌데 지난번 망향군도에서의 일이 있고 난 뒤에는 더욱 발전했다.
“가랏!”
그녀가 만들어낸 불꽃이 성벽을 넘어 날아가자 빠르게 확장되기 시작했다.
처음 손을 떠났을 때는 주먹 정도되는 크기였으나 고작 몇 미터 앞의 성벽을 넘는 순간 이미 집채만한 불덩이가 되었고 더 나아가는 순간 도저히 그 불덩이가 맞는지 의심스러운 크기가 되어있었다.
유성meteor.
그녀의 불꽃은 타오르는 별과 같은 형상이 되어 우주공간을 가로질러 날아갔다.
유성은 전진할 수록 커져갔다.
부딪치는 곳이 없기에 점점 커져가는 유성을 본 다른 이들은 마음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더 심해졌군.’
다른 것은 둘째치고 위력하나만은 괴물같던 그녀의 마법이 더욱이 심해졌다.
정확한 위력은 측정해봐야 겠지만 지금 보이는 것만으로도 지구 수준의 별은 부딪치는 것만으로 반파시킬 위력이다.
인외人外.
이제서는 크게 의미도 없을 단어지만 그게 더욱이 와닿았다.
날아가던 유성은 분명히 더 커졌을터이지만서도 아주 멀리 날아가 점 수준으로 변하는 정도의 거리까지 가버렸다.
그리고, 그 곳에서 폭발했다.
순식간에 시야의 일부를 가득이 매우며 터져나가는 폭발.
“우리 차례다.”
그것을 사무엘 체리안이 이어받았다.
그의 지휘아래 모든 바랑마다의 아이들이 동시에 주문을 외웠다.
동시간대에 이루어지는 특정한 파장으로 위력을 확장시키는 방법, 공명共鳴.
최약의 마법사 레아 아스티나가 눈에 보이는 판타지에 나올 것 같은 마법을 보였다면, 최고의 마법사 사무엘 체리안은 현실의 마법을 준비했다.
레아 아스티나가 날린 유성이 폭발하며 일어난 거대한 작용에 의해 일어나는 반작용.
힘의 팽창에 의해 반대되는 작용.
거대한 수축의 힘을 인위적으로 잡아끌었다.
하지만 벡터란 것은 그렇게 일방적이고 단순하지가 않았다.
공간마저 일그러뜨릴 정도로 발생하는 힘에 의한 수 많은 벡터를 홀로 계산하기에 부족한 연산력을 함께하는 바랑마다의 아이들이 도왔다.
그렇게 만들어진 거대한 암흑의 구체.
유성이 뒤흔든 공간을 거대한 블랙홀이 일어나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한정세계 – 휴먼 엠파이어Human empire에서 바라본 그 파멸의 광경은 역설적이게도 한 편의 장관이었다.
“이 타이밍에 말하면 좀 그렇긴 하지만, 정말 장관이군.”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며 일그러뜨리는 광경을 보고 스타이너는 순간적으로 찬탄했다.
무언가의 명멸은 그것이 끝을 맞이하는 행위라도 일대의 장관을 연출했다.
그것을 옆에서 있던 운성이 받았다.
“별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자는 그 별에 살지 않는 존재거든.”
“그건 또 무슨 우주적인 말이야?”
“무슨 뜻일 것 같나?”
“글쎄. 하지만 별을 사랑하는 자는 그 별에 사는 존재라는 것은 알겠군.”
큭큭.
운성은 낮게 웃었다.
다른 이들은 모르겠지만 지금 운성의 눈에는 보였다.
바랑마다의 아이들이 펼친 마법에 의해 온 주변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
공간을 가득 매우는 맹렬한 진동이 펼쳐졌다.
“왔군.”
시야를 물들이는 아름다운 오로라가 일었다.
비록 별의 대기에서 보는 광경은 아니지만, 그것을 보자면 절로 천상의 커튼이란 말이 와 닿았다.
“우리가 만들어낸 변화를 맞이할 시간이다.”
시야를 매운 오로라가 일렁이자 부유하는 하나의 형상이 되었다.
우주의 모래 먼지가 뭉친 것 같은 그것은 정확히 무언가라 칭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으나 오감에 가득히 느껴지는 무언가가 그것이 어떠한 것은 존재임을 확신시켰다.
그 존재가 몇 번씩이나 그 형상을 일그러뜨리듯이 요동칠 때 마다 거대한 울림이 퍼져나가는 것 같았다.
그 행위가 의미하는 것은 알 수 없으나 왠지 말을 하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들어라.
마침내 그것을 의지가 되어 인류제국의 일원에게 전해졌다.
-‘우리’가 ‘그대들’에게 묻는다.
하나이되 하나이지 않은 존재가 입을 열었다.
-‘그대들’은 ‘무엇’인가?
그 형상이 나타나 처음한 행위는 질의.
당장의 전쟁이 아닌 대화.
황제, 아이오닐이 당장의 대답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운성을 바라보았을 때, 운성은 그저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마치 이것은 자신의 역할이 아니라고 하는 것 같았다.
‘내 역할이란 것인가.’
이리저리 멋대로 참견하기는 좋아하면서 이런 부분에서 선긋기는 확실하다.
‘그렇군.’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을 정한 아이오닐이 앞으로 나섰다.
인류제국의 모든 이들이 비켜서며 그가 나아갈 길을 만들어주었다.
인간의 황제는, 아니, 인간의 대표가 앞으로 나섰다.
그들을 대변하는 인간의 의지가 말했다.
“우리는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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