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407
00407 백운산맥 =========================
우주의 혼탁한 모래먼지구름이 갈라지고 거대한 괴물들이 내려왔다.
각기 수십, 수백 KM가 넘는 거대한 대륙을 등위에 진 그것들은 그 위에서 또 수 많은 병력을 태우고 날아들었다.
우웅!
그를 향해 인류제국의 본 성에서 빛무리가 쏘아올려졌다.
그에 맞은 적은 그대로 증발하듯 사라져갔다.
집중 포화를 뚫고 내려온 각기 다른 종들은 다양한 스스로의 능력을 발휘해 쳐들어왔고, 본성에 남겨진 이들은 저마다의 무기를 들고 그들과 맞서 싸웠다.
성벽의 맨 앞에 선 아이오닐은 크게 소리쳤다.
“우두머리 된 자여! 이리 나와 나를 맞으라!”
-가소롭구나!
가장 전면에 나선 아이오닐을 향해, 머리 위의 공간이 뒤틀리며 소용돌이 치더니 곧 거대한 손이 내려왔다.
수십KM도 넘는 손은 그대로 성째로 찍어버릴 듯이 다가왔고, 그 때 아이오닐의 뒷편에서 솟구친 녹색빛이 그 거대한 손으로 다가가 단번에 반으로 갈라버렸다.
황제직속특작부대 미스틱 도어의 총수 오그 배리어스, 그가 나타나 하늘에서 떨어지는 손을 갈라버린 것이다.
탁.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와 안착하는 오그 배리어스를 흘깃 보며 아이오닐은 말했다.
“별로 필요없는 도움이었다.”
“어련하실까.”
-이 놈이!
갈라진 손이 꿈틀 거리더니 곧 그것들은 수 많은 촉수로 분화되었다.
하나하나의 크기가 수 KM에 달하는 그것들을 아이오닐은 총을 겨뤄 하나씩 쏘아맞혔다.
탕!탕!탕!
수 KM도 넘는 촉수를 권총 한 자루로 날아드는 대로 격추시키는 아이오닐이었으나, 곧 화력의 부족을 느꼈다.
“브레이커.”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곧 성의 한 부위에서 수 많은 포격이 날아들었다.
폭격.
날아드는 촉수들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촉수가 생성되는 근원까지 화끈히 쓸어버리는 화력이 뿜어져나왔다.
“원하는 모든 것을 이뤄주겠다는 자의 저력이 이 정도뿐인가?”
-이런 건방진 놈! 제 힘으로 이루어내는 것도 없는 놈이!
“우습군. 인간이란 원래 이런 존재다.
-제 잘난 것 하나 없어 남의 도움을 받는 존재를 말하는 것이냐!
“스스로의 부족함을 알고 필요한 것을 구할 줄 아는 존재다.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나약하다는 말을 잘도 둘러대는구나!
브레이커에 의해 쓸려나갔던 소용돌이 속에서 다시 날개 달린 수 많은 존재들이 나타났다.
한 손에는 수KM도 넘는 거대한 검을 쥔 그들이 그것을 일제히 던져왔고, 인류제국 측에서도 마도공학의 주포들이 불을 뿜었다.
서로의 기술과 기술이 그 끝을 겨루었다.***”스타이너!”
“왔냐!”
황혼검을 종횡무진 휘두르며 적진을 쓸고 다니던 스타이너의 곁으로 레이븐이 달려왔다.
“머리를 쳐야된다.”
“그거야 당연히 알지. 문제는 어딨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지만.”
가장 깊숙히 들어와서 닥치는 대로 베고 갈랐지만 적의 헤드는 보이지가 않는다.
그러다보니 이 곳이 가장 깊숙한 곳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너른 평야가 되었지만 좀전까지만 해도 분명 우주나 다름없던 공간이었다.
그 때 였다.
전 공간을 떨쳐울리는 노호성이 터져나왔다.
“입 아프지도 않나.”
한창 싸우며 설전을 벌이는 백운의 헤드로 보이는 존재가 분노해서 소리칠 때 마다 수 많은 병력이 쏟아져내려오고, 주변 환경이 바꼈다.
거대한 폭발로 환경이 변했다는 것이 아니라, 정말 환경 그 자체가 바꼈다.
넓디 넓은 광야가 들끓는 용암이 가득한 화산지대로 변하고 혹한이 몰아치는 빙하지대로 변하기도 했다.
깊은 심해지대로 변하기도 하고 우거진 밀림이 되기도 했으며 온갖 기괴막측한 건축물들이 세워진 공간이 나오기도 했다.
“그 양반은 뭐 따로 해주는 말 없었냐?”
“또 어디론가 사라지셨다.”
“필요없이 한결같군.”
그래도 혹시 몰라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을까 하던 운성에 대한 기대가, 언제나처럼 사라졌다는 말에 스타이너는 피식 하고 웃었다.
헌데,
“나를 찾냐.”
“오우, 깜짝이야.”
어느 순간 사라졌던 운성이 어느 순간 그들의 뒤에서 나타났다.
자신들의 감각을 속이고 나타난 그의 목소리에 스타이너는 혀를 차며 뒤돌아보았고, 그 곳에는 지금까지 와는 다른 꽤 많은 인원이 모여있는 것을 보며 또 한 번 놀랐다.
“왠 일로 많이들 모였네.”
“필요하니까.”
“그것 참 기대되는 말이군.”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는 말에 스타이너와 레이븐은 묘한 흥분을 느꼈다.
“모험을 떠날 준비는 됬나.”
“언제나 완벽하지.”
“바라던 바다.”
강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두 명의 말에 운성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을 신호로 뒷편에 있던 스테인이 품에서 bb탄으로나 쓰일 것 같은 작은 구슬들을 꺼내던졌고 그것들은 모여 수 많은 병력이 되어 운성과 일행을 둘러싸는 방벽이 되었다.
다음은 세희가 앞으로 나서며 두 눈을 감았다.
으드득.
세희가 두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으자 그녀의 발밑에 생긴 그림자가 주변으로 번져가며 무언가를 으깨는 소리를 냈다.
“내 차례군.”
오랜만의 활약에 즐겁다는 듯이 하얀색 가운을 펄럭이며 다가온 스테인이 한쪽 무릎을 꿇으며 검게 물든 대지를 향해 손을 댔다.
곧 그의 손에 수 많은 문양의 빛이 점멸하더니 손을 댄 곳의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그와 동시에 주변의 존재하는 모든 정보가 스테인의 머리 속으로 빨려 들어왔다.
“빅 브라더.”
시련의 동굴에서 얻은 인공정령.
그것을 진화시켜 얻은 새로운 모습, 인공정령군집체 – 빅브라더가 그의 연산을 보조했다.
드르르르르르륵.
수 많은 수열이 읽혀 들어왔고, 스테인은 뭉쳐있는 시스템을 하나하나 분해시켜나갔다.
그렇게 얼마지나지 않자, 그들이 서 있는 땅이 사라져가더니 스테인에게만 보이던 수열이 다른 이들의 눈에도 보이기 시작했다.
수 많은 의미를 알 수 없는 그것들은 마치 바코드와 같았다.
“옛날에 본 영화랑 비슷한데.”
“인간이랑 기계랑 싸우는 것이라면 나도 본 것 같군.”
무너져 내리는 현실속에서 스타이너는 그 광경을 묘사할 딱히 적합한 표현을 찾지 못했다.
정형화된 모든 것들이 붕괴하며 빛마저 분해되기 시작했다.
일단 이상하다 싶으면 발동시키고 보는 정안正眼덕분에 보이는 세상은 수 많은 것들이 이루어지다 못해 풀리고 헝클어져버린 실타래와 같았다.
“이게 뭐지?”
결국 고개를 저은 스타이너는 자신이 보는 광경에 대해 운성에게 물었다.
“본질이다.”
“본질?”
“이 세계를 만든 자가 이 세계를 가공하기 위해 사용했던 원자재라고 볼 수 있다.”
“나무로 만든 가구를 분해해서 나무랑 못으로 분리시켜놨다고 들리는데.”
“제대로 들었네.”
“정신 나간 소리군. 길이 안 보이니 그냥 다 분해시켜버렸다는 건가?”
“이 경우는 길이 안 보이는 게 아니라 길이 없었다고 여겨야지. 우리가 노릴 자에게 있어 지금 우리가 섰던 장소는 그가 만든 허상에 불과하다.”
“내가 때려 부쉈던게 의미가 없다는 거냐?”
“이 세계에서 그것은 그저 데이터의 단위에 불과하다는 뜻이지. 요타바이트(Yottabyte)에 해당하는 것을 아무리 잘게 때려부숴봤자 이 곳을 만든놈의 입장에서는 비트(Bit)로 돌아가는 것 뿐이니 새로 만들면 그만이지.”
“그럼 어떻게 하는데?”
“이런 시스템적인 영역에서 관리자를 엿 먹이는 것은 크게 2가지.”
“뭔데.”
“크래킹Cracking. 그리고 해킹Hacking.”
“설레이는군. 완전 디지털세계로 여행이라도 온 것 같잖아?”
“틀린 말은 또 아니지.”
둘이 대화를 나누는 동안 스테인의 작업은 차곡차곡 진행되었고, 마침내 블랙홀과 같은 광경이 펼쳐졌다.
그 앞에선 운성이 말했다.
“모든 것을 분해하고 해석해서 모든 것을 알았다고 자부하던 이도 결국 ‘믿음’이란 행위는 가지지 못하지. 결국 모든 정보에 대한 절대적 관측은 존재할 수 없기에 어떠한 경우의 수라도 ‘확신’할 수는 없으니까. 어쩌면 제 발 저렸을 수 도 있고.”
“무슨 소리야?”
“지나가버린 누군가의 흑역사다. 아더. 아무도 이 곳을 지나가지 못하게 막아라.”
묵묵히 정제되지 않은 야만의 기세를 풍기며 다가와 그 앞을 막아서는 멀랭 아더를 보며 스타이너는 휘파람을 불었다.
“이 형씨는 안가?”
“모든 것에는 가장 빛날 수 있는 위치가 따로 있는 법이다. 가자.”
그를 지나친 운성은 가장 먼저 만들어진 블랙홀과 같은 곳으로 들어섰다.
그를 따라 익숙한듯 에덴의 일행은 뒤따라 들어섰고 레이븐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따라갔으며 가장 마지막에 남은 스타이너만이 슬쩍 아더를 보며 고생한다는 듯이 어깨를 두드려 주려다 그의 눈빛에 찔끔해서 다른 이들을 뒤쫓아 뛰어들어갔다.
그들이 모두 블랙홀과 같은 공간으로 사라진 직후 스테인이 구현시켜 놓았던 병력의 방벽이 무너져 내리며 수 많은 적들이 쇄도했다.
그것을 바라보며 멀랭 아더는 언제나와 같이 창을 쥔 손에 힘을 더해갔을 뿐이다.
========== 작품 후기 ==========
밤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