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490
00490 에필로그. =========================
태식은 의아해했다.
나는 왜 여기 있을까.
그래서 친구인 천수를 찾아갔다.
“야 천수야!”
“…왜?”
천수는 쾡한 얼굴로 자신을 돌아봤다.
“내가 진짜 이상한 꿈 같은 걸 꿨다.”
“..뭐?”
“막 세상이 다 박살나고 내는 이상한 탑에 끌려가서 억수로 힘들게 올라가는데…”
“너, 너도 그 꿈을 꿨다고?”
“엉?”
천수의 말에 태식은 녀석 또한 자신과 다를 바 없는 상황임을 이해했다.
“혹시, 너 그 아재 아냐?”
“허운성, 그 남자를 말하냐?”
“허.”
태식은 이제 깨달았다.
이게 꿈이 아니구나.
“환상인가?”
“아니, 설마.”
“야, 그럼 그 가시나를 찾아가보자.”
“누구. 혜진이?”
“맞다. 걔도 있으면 꿈이 아니겠지.”
천수는 생각하다가 그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였다.
셋은 트리니티라 불릴정도로 친한관계였기에 어지간해서는 예기하지 않는 지구 시절의 이야기도 하였고, 서로가 어디 사는지 알고 있었다.
둘은 그 기억을 거슬러 태식의 장사가 쉬는 날에 혜진이 사는 곳 까지 찾아갔고, 그 곳에서 만난 혜진도 서로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세상에 이게 뭔 일이지.”
셋은 받아들이기 힘든 이 상황에 멍하니 있었다.
그 때,
끼이익.
그들이 모여 앉아있는 카페로 고급 리무진이 정차했고, 그 카페의 문을 열며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모여들었다.
“태식씨, 천수씨, 혜진양 맞습니까?’
올백으로 머리를 정돈하고 썬글라스를 낀 사내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물었다.
“누구신교?’
태식이 나서서 물었다.
“어르신께서 정중히 모셔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르신?”
“국검國劍, 츠바사 씨 입니다.”
“엥? 그 할배요?”
꿈틀.
태식의 말에 사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말을 삼가주셨으면 합니다.”
“아 죄송.”
자신이야 친해질 만큼 친해졌지만, 상대는 다르다.
그에 빠르게 고개를 숙인 태식에게 사내는 다시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모셔도 되겠습니까?”
태식은 고개를 돌려 천수와 혜진을 돌아봤고, 그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다시 앞을 돌아보며 답했다.
“예.”
그 후 그들은 비행기를 탔다.
놀랍게도 가까운 공항에는 개인용 비행기가 있어 그대로 일본으로 직행했고, 거기서 또 리무진을 타고 깊은 산으로 들어갔다.
왠지 그 할아버지랑 어울리는 곳이다 싶은 곳이엇다.
그렇게 좀 더 들어가니 산 속에 정자가 있엇고, 정자의 앞에는 신발들이 여럿이었다.
혹시나, 혹시나 하며 들어가니 과연 그 곳에는 에덴의 일행이 모여있었다.
“와! 다들 여기 모여있었네!”
용화도, 세희도 다 여기 모여있었다.
스테인도 앨리스 레인도 소피아도 멀랭 아더도 전부 다 있었다.
그러다가 상석에서 미약하게 웃고 있는 츠바사를 발견하고는 태식은 반갑게 손을 흔들다 말고 물었다.
“아니, 근데 할배요. 왜 우리가 바로 옆동네인데 제일 늦게 불렀어요?”
심지어 태식이 사는 동네는 부산이다.
일본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따지면 바로 자신들이 아닌가?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서야 자신들을 찾다니?
“후후, 그대들이 그나마 가장 여유로운 이들 아닌가.”
“아…”
그제서야 여기 있는 이들의 지구시절의 상황이 기억이 났다.
그러더니 태식은 가만히 앉아 자신을 보며 웃고 있는 용화를 보고는 오! 하고 빠르게 걸어갔다.
“마! 몸은 좀 괘안나!’
지구 시절에 불치병을 안고 살았던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 그를 봤을 때는 그리 나쁘지 않은 안색이었다.
“그래. 나도 믿기지 않지만 병이 다 완쾌해 있더군.”
“허허. 그럼 설마.”
“아무래도 그 남자가 뭔 가를 한 거겠지.”
“그 남자? 맞네. 글고보니 할배요. 그 아재는 어딨어요?’
태식은 주변을 둘러봐도 보이지 않은 그의 모습에 츠바사를 돌아보며 물었으나 그는 그저 고개를 저었다.
“안 보였네.”
“예?”
“전 세계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해서 봤는데도 그 남자의 기록은 없더군.”
스테인이 거들었고,
“뒷 세계의 네트워크를 전부 뒤져봐도 마찬가지었어요.”
소피아 역시 확답했다.
“허, 그럼…그 아재는 대체…”
어이가 없어서 태식은 허탈한 한숨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명확한 답을 내릴 수는 없었다.
어째서 이 세계가 다시 부활한 것인지는 몰라도, 이 세계에 더 이상 허운성은 없었다.
***
“길었군.”
유영하는 감각속에서 운성은 과거를 훑었다.
-하지만 찰나였지.
“그러게.”
그런 자신과 대화하는 자는 묵시자 율.
그를 보며 운성은 씨익 웃었다.
“네 놈이 누군가 했더니.”
-이제 알았나.
“네 놈은 ‘나’였구나.’
-그렇다.
참 늦게도 안다는 듯이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네 놈이 어떻게 날 아는지도 의심스러웠지. 시간에 대한 간섭은 악마들도 바벨도 할 수 없는 것인데.”
시간에 대한 간섭은 악마도 바벨도 할 수 없다.
그럼 누가 했을까?
그 답은 간단하다.
바로 자신이다.
“…그럼 나는 결국 인간이 아니구나.”
때 늦은 자각에 현성은 허허, 하고 웃었다.
“허虛 운殞 성成. 공허한 죽음으로 이룬다. 그래, 나는 처음부터 허무 그 자체였구나.”
처음 본 스테이터스에 허무라는 것이 들어날 때부터 알았어야 했었는데.
사람은 욕망으로 움직이고, 욕망이 없는 사람은 사람이 아니다.
욕망이 없는 자신이 그 긴시간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욕망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슬픈가?
“아니, 그냥 그래.”
끌끌끌, 운성은 웃엇다.
“나 이제 허 는 때고 운성만 하련다.”
공허는 때버리고 죽음으로 이룬 것만 남기련다.
왜냐면, 이제 운성은 허무하지 않으니까.
느껴진다.
누군가 자신을 찾는 모습이.
아마도 그것은 자신과 함께한 그 녀석들이겠지.
-그들에게 함께하고 싶은가?
“좆까. 해줄 만큼 해줬어.”
불치병에 걸린 이는 낮게 해줬고, 불운한 운명을 가진 이들을 조작해 함께 했던 이들이 서로 만날 수 있게 해줬다.
신으로써 해줄만큼은 해줬다.
“그럼, 가자고.”
인간은 인세에 머무니, 신은 닥치고 떠나주면 된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안녕?”
누군가가 인사했다.
“넌 누구냐?”
“나? 탐貪. 넌 누구야?”
“나?”
누군가의 물음에 운성은 고민했다.
그러다 웃으며 대답했다.
“인간의 신. 운성殞成이다.”
바벨의 탑과 독생자 The End
========== 작품 후기 ==========
완전히 끝났습니다.
흑흑.
에필로그도 끝났어요.
드디어 완결이네요.
한 번 더 쓰는 것이지만 함께 해준 독자님들께 압도적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