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utorial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153
x 153
튜토리얼 26층 (5)
돌무더기 위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기로 하였다.
굳이 쉴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주위에 널린 시체와 피 때문에 돌무더기는 바다 위의 조그마한 섬처럼 보였다.
돌무더기 위에 앉아 가만히 하늘을 보고 있자, 저 멀리서 부스럭거리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나무들 사이로 한 인영이 달빛에 비쳐 보였다.
조용히 기다렸다.
이 근방에 남아 있는 적은 없다.
이 근방에 살아남아 있는 건 나와 세레지아뿐이다.
그녀는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을 피해 돌무더기 쪽으로 걸어… 아니 기어왔다.
“흐억… 헉…….”
그녀의 거친 숨소리만 들어도 그녀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오늘 하루 동안 지나온 거리를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게, 요새에서 기다리고 있으라니까, 왜 따라왔어요.”
“잠깐, 저… 흐억, 숨이, 숨 때문에 후우, 어지러워서.”
“네, 숨 좀 돌리세요.”
세레지아가 돌무더기 위로 올라와 숨을 돌리도록 잠시 기다리기로 하였다.
그녀는 왜 여기까지 따라왔을까.
의문이었다.
요새에 남아 있었어도 되었다.
물론 따라올 수도 있었다.
책임감 때문에 혹은 호기심 때문에.
혹은 내가 모르는 다른 이유로.
하지만 이 수많은 죽음을 눈앞에 둔 채, 그것을 무시하고 다른 누군가를 쫓아온다는 건 정상적인 인간의 행동 양식이 아니다.
보통은 돌아간다. 도망치거나.
세레지아가 조금 진정된 뒤 다시 물어보았다.
왜 쫓아왔는지.
“저도 후회 중입니다.”
그러시겠죠.
머리는 산발이 되어 있고, 흘린 땀으로 옷이고 머리카락이고 들러붙어 찝찝해 보인다.
쌕쌕거리는 숨에는 단내가 묻어나오고, 다리는 후들거린다.
옷과 신발에는 피가 묻어 있고, 얼굴과 손은 흙먼지로 더러웠다.
말을 타고 쫓아왔어도 힘들 거리를 뛰어서 쫓아왔으니, 힘든 것이 당연하다.
심지어 어두운 산속에서.
“후우,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아무리 달려도 거리는 안 좁혀지고, 산세는 계속 험해지고, 발밑에는 시체들이 널려 있고, 냄새는 고약하고, 간혹 덤벼드는 마인족 병사들도 있었고.”
그녀의 말 중에 걸리는 것이 하나 있었다.
“마인족들이요? 살아 있는 녀석은 없었을 텐데요.”
나는 분명 이 지역 내에 있는 모든 적들을 내 앞으로 불러 모으며 전진했다.
그리고 내가 지나온 경로에 살아 있는 적은 없었다.
“네. 그건 거짓말이었습니다.”
세레지아는 특유의 시원시원하고 당당한 말투로 대답했다.
그 당당함에 다시 어처구니가 없어졌다.
“왜 굳이 거짓말을?”
“그냥 허풍 좀 부려 보고 싶었습니다. 불만 있으십니까?”
“…아뇨, 뭐.”
떨떠름하게 대답하자, 세레지아가 곧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습관이라서요.”
“습관이요?”
“예. 제가 만나서 이야기하는 사람은 다 제 말에 알았다고 수긍하기만 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인지 언젠가부터 습관처럼 허풍을 덧붙이게 되었습니다.”
“아… 그러셨군요. 그래도 그러지 마세요.”
“예, 알겠습니다.”
그래도 그 와중에 솔직해서 좋았다.
어쩐지 그녀의 처지를 알 것 같기도 했다.
경험해 보았던 종류의 고충이니까.
지위의 격차는 보통 소통의 방해가 된다.
그녀는 황실 기사단 내에서 소외당하고 있다.
아마 주위의 많은 사람이 그녀를 무시하고 따돌리고 있을 터이다.
그러니 그녀가 대화할 수 있는 상대는 보다 낮은 지위의 사람들일 것이다.
보통이라면 황실 직속의 기사와는 똑바로 눈을 마주치고 이야기할 수조차 없는.
그런 상황인 것 같았다.
사람들 사이에 혼자 고립된.
가족이나 친구는 없는 걸까.
보통 저런 경우에는 친한 친구나, 친지가 큰 도움이 된다.
물어보고 싶었지만, 정말 없다면 굉장히 실례되는 질문이 될 것이다.
“이렇게 누군가와 평범하게 대화하는 건 익숙지 않은 일입니다. 전 가족도, 친구도 없거든요.”
아, 그러세요…….
잠시 침묵이 내려앉았다.
허풍이라.
세레지아는 허풍이 습관이라 했다.
혹시 그녀가 내게 다른 허풍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나 생각해 보았다.
“아, 혹시 그럼, 제 검에 대해 맞췄던 것도 허풍이었나요?”
“부분적으로는요. 저는 용사님이 검을 다룰 것이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요?”
“성검을 다루려면 검사여야 하니까요.”
아… 그랬구나.
보통 25명으로 구성되는 용사단이지만, 내 경우에는 나 혼자 소환되었다.
혼자 소환된 용사는 당연히 검사일 가능성이 높겠지.
성검을 다루어야 하니까.
“하지만 간격에 관한 이야기는 거짓말이 아니었습니다.”
알고 있다.
그녀는 내게서 정확한 간격을 유지하는 것으로 그것을 이미 증명했으니.
유추의 순서가 조금 바뀌게 되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한 재능이다.
내 감상을 말해 주고,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대단하다고 말해 주었다.
세레지아는 그 말에 조금 어색하게 웃었다.
“감사합니다.”
숙소에서 그녀를 칭찬했을 때도, 그녀는 이렇게 어색한 얼굴로 웃었다.
어지간한 일로는 얼굴 표정이 바뀌지 않는 그녀이기에 이런 모습은 이색적으로 보였다.
“기쁘네요.”
세레지아가 덧붙였다.
그녀는 아직 진정되지 않아 쌕쌕거리는 숨을 고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어떻게 들으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용사님은 제가 눈으로 본 사람 중 가장 강합니다.”
“예, 그렇겠죠.”
내 입에서 세레지아의 평소 말투 같은 대답이 나왔다.
당연하다.
나보다 강한 사람을 봤을 리가.
“그래서인지 제 지난 시간들을 보상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저번에 절 보고 대단하다 말해 주셨을 때도 말입니다. 정말 기뻤고, 뭔가… 감동을 받았습니다.”
세레지아의 말이 길다.
그녀답지 않다.
일전에 그녀를 칭찬했을 때와는 다른 반응이다.
이유는 쉽게 알 수 있었다.
오랫동안 계속된 격한 운동으로 분비된 호르몬 때문이다.
이 시점에 뇌는 마치 적당히 술을 마신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다시 말해, 그녀의 말은 취중 고백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나쁘지 않았다.
나도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 보고 싶었으니까.
세레지아는 내 짧은 칭찬에 생각보다 크게 기뻐했던 모양이다.
아무렇지 않게 요새로 데려다준 것에는 그런 이유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지금 여기까지 쫓아온 것 또한.
“그래서 쫓아온 건가요?”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냥 이유를 묻고 싶었다.
“처음에는 길을 잃으실까 봐 걱정되어 따라왔습니다. 그때는 용사님이 한두 시간 근처에서 싸우다 돌아오실 줄 알았으니까요. 그다음으로는 위험해서 말리려 했습니다. 제 걸음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었습니다만.”
어쨌거나 걱정되어 따라왔다는 말이다.
생각보다 고마운 이유였다.
“설마 용사님이 여기까지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정말로 마왕이 소환되고 있는 산까지 가실 작정이십니까?”
“네, 그러려고 왔으니까요.”
“성검도 없이요?”
“네.”
“무모하십니다. 성검은 보통 검이 아닙니다. 물론 용사님이 대단하시다는 건 저도 봐서 압니다. 오늘 하루 동안 베어 넘긴 마인족이 족히 만은 넘겠지요. 하지만 성검의 힘은 그냥 좋은 보검 정도가 아닙니다. 그리고 마왕 또한 성검의 힘이 없다면 물리칠 수 없는 존재입니다. 무모하십니다.”
“제가 세레지아 경에게 하고 싶은 말이에요. 자, 어쩌실래요? 저는 다시 움직일 건데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돌아가시는 건 어떻습니까?”
“그럴 거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겠죠.”
“돌아가서 성검이라도 가져오시지요. 용사님이라면 충분히 성검의 주인이 되실 수 있습니다.”
“남자 목소리로 뀽뀽거리는 성검은 싫습니다.”
“예?”
바지에 묻은 흙먼지들을 털어 냈다.
다시 움직이기 전,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었다.
“이제 다시 출발해야겠네요.”
“…조금만 더 쉬고 움직이시지 않겠습니까? 이왕이면 아침 해가 밝은 뒤에 출발하시지요.”
“저는 쉴 만큼 쉬었습니다.”
“과자라도 드시고 가시는 게 어떻습니까?”
세레지아는 그렇게 말하며 등에 메고 있던 가방에서 과자를 꺼내 보였다.
과자는 죄다 으스러져 있었다.
허망한 표정을 짓는 세레지아를 보면서 킥킥거렸다.
“안타깝게도 먹을 과자가 없네요.”
“용사님.”
세레지아는 조그맣게 한숨을 내쉬고, 체념한 듯한 얼굴로 물었다.
“예.”
“어디까지 가십니까?’
“말씀드렸다시피, 마왕이 소환되고 있는 산 정상까지요.”
“아니요, 제 말은 그게 아니라… 내일은 어디서 쉬실 생각이십니까?”
사실 내 계획은 마왕이 소환되고 있는 곳까지 안 쉬고 가는 것이었다.
체력이 부족할 리도 없고, 불면증 때문에 수면을 취하지도 못한다.
하지만 세레지아라는 짐이 붙어 버렸다.
“음… 그럼 저기 보이는 요새에서 한번 쉴까요, 지금처럼?”
“…저 요새까지는 이틀 거리입니다만.”
“에이, 빨리 가면 내일 오후 안에 도착할 겁니다.”
ݴ용할 수 없습니다.
도 득시글할 겁니다.”
“바라는 바입니다.”
그 말을 끝으로 앞으로 달려 나갔다.
말이 달려 나가는 것이지, 낮게 발사된 화살이 곧게 날아가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휑 하니 가 버리는 내 뒤에서 세레지아는 어떤 선택을 할까.
저 뒤에서 세레지아가 일어서는 것을 느꼈다.
이번에도 쫓아올 생각인 걸까.
짧은 휴식이었다.
그녀에게는 식사도, 수면도 필요할 것이다.
정말 쫓아올 생각인 걸까.
적진 깊숙이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더 많은 마인족이 나타날 것이다.
내 스킬 범위 안에 들어오지 않았던 마인족들이 그녀를 습격할 수도 있다.
굳이 앞뒤 재지 않아도, 앞으로의 여정이 그녀에게 얼마나 위험할지는 명백하다.
저 뒤편에서 세레지아의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 * *
“이유가 뭡니까?”
물수건을 얼굴 위에 얹고, 흙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세레지아에게 물었다.
그녀는 정말 죽을 듯한 모습으로 내 뒤를 쫓아왔다.
오버페이스로 심장에 무리가 온 듯한 마라토너의 얼굴을 하고.
그렇게 해가 지기 전, 목적지로 했던 요새에 도착했다.
“…예?”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여기까지 오신 이유가 뭔가요?”
“…실로 용사님께 묻고 싶은 말입니다. 먼저 대답해 주시죠.”
질문한 것은 내가 먼저라고 우겨 볼까 했지만, 잠시 고민한 뒤 생각을 바꾸었다.
대답해 주기로.
“마왕을 처치하기 위해서죠.”
세레지아의 얼굴이 조금 움찔하고 움직였다.
물수건 때문에 그녀의 표정을 보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그럼 저는 용사님이 마왕을 처치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녀의 말에 조금 고민해야 했다.
그리고 인정했다.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그러길 원하는 이유가 있나요?”
“용사님을 보필하는 건, 제가 처음으로 받은 임무입니다. 가능하면 제대로 완수해 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만약 용사님이 혼자 마왕을 처치해 낸다면, 저 하나쯤은 그 위업을 옆에서 지켜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책임감이 느껴지는 이유였다.
한 가지 결여된 것을 무시한다면.
세레지아의 말에는 세레지아 본인의 안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위험합니다. 죽을 수도 있고요.”
“용사님께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 아닙니까?”
아니다.
내게는 위험하지 않았다.
죽지도 않을 것이다.
“만약 아니라면 저도 똑같이 죽지 않겠지요.”
여전히 이해는 할 수 없었지만, 그녀를 말리는 것을 포기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15분 후, 출발하기로 했던 예정을 수정했다.
이 속도를 유지했다가는 그녀가 탈진이나 심장마비 등으로 죽을 것이다.
“이것 좀 마셔 보세요. 포션입니다.”
“예, 잘 마시겠습니다.”
인벤토리에서 체력 회복 포션을 꺼내 세레지아에게 건넸다.
세레지아는 별 겸양이나 거부 없이 받아 마셨다.
체력 회복 포션을 마신 세레지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혹시 또 바로 출발하십니까?”
“아뇨. 두어 시간쯤 있다가 출발할 생각입니다.”
“두어 시간……. 그나마 다행이라고 봐야겠군요. 용사님, 혹시 식량을 챙겨 오셨습니까? 없으시면 제가 창고에서 먹을 만한 것을 찾아볼까요?”
사실 이제는 식사가 신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되었다.
계속 굶으면 분명 문제가 되겠지만, 그 전에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대기실로 돌아가다 보니 굳이 식사를 안 해도 무방했다.
그런 이유로 최근 음식을 구매하지 않았다.
남은 먹을거리가 뭐 있나 하고 인벤토리를 뒤져 보았다.
육포가 있었다.
육포와 음료수를 꺼내 세레지아와 나눠 먹었다.
“감사합니다. 이것도 나름 운치 있어서 좋군요.”
“시체투성이의 요새에서 먹는 육포가요?”
“예.”
세레지아는 육포를 거칠게 뜯으며 당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누가 용사인지 모르겠다.
“아, 세레지아 경, 혹시 기사단에 유배되시기 전에 대해 물으면 실례일까요.”
“아닙니다. 별 이야기 아닌데요.”
“그럼 들을 수 있을까요?”
“예. 기사단에 입단하기 전, 저는 아카데미의 선생이었습니다. 검술 선생이었죠.”
“선생이요?”
“예. 이것도 사연이 조금 깁니다. 간략히 요약하자면, 아카데미의 졸업생 하나가, 가문이 망해 버리면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대신 아카데미의 선생 자리에 취직한 거였죠.”
너무 많은 것이 간략히 요약된 것 같은데.
별일 아니어서가 아닌, 그녀가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요약한 것임을 알았기에 이야기를 다음으로 넘겼다.
“그럼 기사단에는 어쩌다 유배되셨어요?”
“유배가 아니라 입단된 겁니다, 용사님. 그것도 별일 아니었습니다. 그냥 황실 주최의 검술 대회에서 아카데미의 검술 선생 자격으로 출전한 제가 우승했을 뿐입니다.”
“대회에서 우승을 했는데, 유배되었다고요?”
“예, 이유는 많았습니다. 평민이고, 그나마 있던 가문은 망했고, 여자이고, 기사가 아닌 선생이었고. 몇 가지 사소한 문제들도 있었습니다. 하나하나 짚어 보니 정말 많았네요.”
머릿속에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졌다.
역시 밝은 분위기의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래도 대단하시네요. 기사들이 참여하는 검술 대회에서 우승하시다니.”
세레지아는 잠깐 미소 지으며 쑥스러워하더니, 갑자기 정색을 하고 말했다.
“당연합니다. 검술로는 제가 최고였으니까요.”
본인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도 있는 모양이다.
검술 선생이라, 딱 내게 필요한 사람인데 말이지.
“그럼 제 검은 어떻던가요?”
“용사님의 검 말입니까?”
“예. 멀리서나마 제가 싸우는 모습을 보지 않았습니까. 평이 궁금하네요.”
세레지아는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
“사실 멀리서 보기에는 그냥 뭐가 번쩍번쩍하면 적들이 우르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적들의 시체에 남아 있는 흔적을 통해 볼 수 있는 건 별로 없더군요. 아, 한 가지 떠오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떠오른 거요?”
“예. 이따금 불에 탄 듯이 보이는 시체들 말입니다. 그 시체들에 남은 흔적은 예전에 본 적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전대 기사단장님이 멸망한 왕국의 비전 검술이라며 보여 준 적이 있었습니다.”
왕국의 비전 검술이라.
잠시 그 단어에서 연상되는 얼굴을 떠올려 보았다.
“세레지아 경, 그 전대 기사단장이라는 분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제가 듣기로, 그분은 과거에 저질렀던 잘못 때문에 기사단에 입단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과거의 잘못이요?”
“예. 숨겨 뒀던 자식이 나타난 거겠죠.”
“아, 네……. 세레지아 경, 혹시 그분 굉장히 수다스러운 사람이 아니었나요?”
“아니요. 하루에 한두 마디도 안 하실 정도로 과묵한 분이셨습니다.”
아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