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utorial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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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 31층 (6)
전방을 가득 메우는 갖가지 마법의 향연.
이걸 뚫어 내고, 아직 온전히 회복하지 못한 악마들에게 최대한의 피해를 입히는 것이 관건이었다.
전방의 마법을 크게 빙 돌아간 성검이 사이드 쪽의 약졸들을 처리해 줄 테니, 내가 신경 써야 할 건 중앙의 악마들.
가장 강하고, 또 폭발의 여파에서 빠르게 회복해 지금 눈앞에 펼쳐진 마법을 시전한 장본인들이다.
오러를 한껏 머금은 영혼검을 휘둘러 코앞으로 날아온 불덩어리를 쳐 내었다.
불덩어리는 소멸되기 전, 당연하다는 듯이 폭발했다.
예상하고 있던 만큼 빠르게 상체를 낮추며 그것을 피해 앞으로 계속 내달렸다.
나를 향해 날아오는 마법은 한두 개가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 수십여 개.
다른 마법에 가려 보이지 않는 마법도 있을 것이고, 시야에 드러나지 않는 특수한 마법도 있을 것이다.
오랜만이다.
1층과 2층에서의 기억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그때는 정말 죽는 줄 알았지.
물론 당시의 나와 지금의 나는 굳이 비교할 필요도 없이, 압도적인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그곳의 화살과 이곳의 마법 탄막에도 그만한 격차가 있다.
제대로 맞으면 무조건 죽는다.
맞더라도 비껴 맞든가, 쓸모없는 부위를 희생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그렇게 마법들을 피해 내는 와중에도 한시라도 빨리 악마들에게 접근해야 된다는 제약이 있다.
집중력을 끌어 올렸다.
시간 정지에 가까운 느림 신의 권능, 시간 유폐 스킬만큼은 아니었지만, 나는 항시 발휘할 수 있는 집중력만으로 비슷한 걸 해낼 수 있다.
느리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세상 속에서 눈에 보이는 마법과 숨겨진 마법들을 하나하나 찾아내어 세었다.
그리고 그것들의 속도와 경로를 확인했다.
다행인 점이라면, 이 마법들은 여러 악마가 불시에 펼쳐 낸 것이다.
마법들 사이의 틈을 파헤치는 와중에 생로로 둔갑한 사로를 만날 리는 없다.
저들이 그 짧은 순간에 합동으로 수준 이상의 함정을 파 둘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적의 지능에 대한 과소평가가 아니다.
저들이 이 전투 전 나에게 보이던 태도에 대한 평가다.
그리고 난 내가 내린 평가를 신뢰한다.
집중을 끝내자마자 다시 마법들이 내 앞으로 쏟아졌다.
몸을 한껏 숙이며, 앞으로 몸을 날렸다.
마법들이 아슬아슬하게 몸을 스쳐 지나간다.
그중 날카로운 얼음창이 팔을 스쳤지만, 무시했다.
감수할 만한 공격이었다.
다음 순간, 적들에게 쇄도하던 와중 한 걸음 앞에 점멸을 사용했다.
고작 한 걸음을 이동한 점멸이었지만, 그 효용 가치는 확실했다.
고속으로 움직이던 와중, 점멸을 사용하자마자 나는 제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눈앞에 피해 나갈 틈 없이 빼곡히 마법들이 펼쳐져 보였다.
하지만 마법들은 아슬아슬하게 내 몸에 닿지 않고 사선으로 지나갔다.
경로상 내가 서 있는 이 지점은 일시적으로 주변 모든 마법이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간다.
탄막 게임을 할 때는 이런 포인트를 찾아내고, 그 포인트들까지 안전하게 이동하는 것이 관건이다.
다시 앞으로 움직였다.
벽과 같이 빼곡하던 마법이 한 차례 흩어지며 틈이 생겼다.
여기가 문제다.
이미 시작점에서 악마들까지 절반 정도의 거리를 이동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악마들은 멈추지 않고 마법을 사용하고 있다.
더 가까이 가면 갈수록 마법의 탄막이 빽빽해진다.
안전한 경로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더 멀리 돌아가는 길이었다.
맞는 길이라면, 그것이 위험하고 고통스러울지라도 걸어야 할 필요가 있는 법이다.
정면에서 바람 계열로 보이는 마법 하나가 고속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바람 마법 하나 외에는 정면으로 날아오는 마법이 없었다.
다른 마법들은 모두 바람 마법을 피해 도망칠 구석을 노리고 있다.
바람 마법 하나만을 강행 돌파하면 뻥 뚫린 길이 열린다.
그게 쉽지 않아서 문제지.
어떤 빌어먹을 악마가 시전했는지는 몰라도, 저건 겁나게 고위 마법이다.
정중앙에 보이는 마력체를 중심으로 바람 칼날이 맹렬히 회전하고 있다.
바람의 날을 가진 드릴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저걸 부수고 나아가야 한다.
돌아간다면 너무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
여기까지 접근한 걸 도로 물리고, 뒷걸음질을 치게 될 것이다.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아까 둔 점멸 스킬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저걸 부숴야 한다.
제대로 된 기술을 사용하는 건 불가능하다.
기술을 사용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몸을 비틀어 가며, 급속 전진과 정지를 반복하며 나아가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마력 회로를 혹사시키는 건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자세가 불안정하다.
제대로 된 힘을 낼 수 있을 거라 장담할 수 없다.
방금 전까지 마법의 탄막을 피했듯, 이 기술을 뚫어 내고 나면 다시 탄막을 피해야 한다.
그것을 대비해야 한다.
그리고 그다음 또한.
결국 방법은 하나다.
[철벽] [탈라리아의 날개]일시적으로 신체의 방어력을 높여 주는 철벽을 사용하고 탈라리아의 날개로 몸을 감쌌다.
이거 진짜 오랜만에 하네.
앞으로 다시 사용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한 기술이었는데 말이지.
탈라리아의 날개가 빈틈없이 감싼 몸을 한껏 웅크렸다.
팔로는 머리와 가슴께를, 무릎을 굽혀 세운 다리로는 복부를 가렸다.
그리고.
[점멸]앞으로 점멸을 사용해 바람 마법과 충돌했다.
고속으로 회전하고 있는 바람 칼날에 충돌해서는 승산이 없었다.
마법의 회전축인 중심 마력체에 점멸 몸통 박치기 기술로 몸을 들이받았다.
충돌 직후, 분명 굉음과 함께 굉장한 충격파가 발생했겠지만, 내게는 그저 덜컥, 하는 충격만이 인식되었다.
들리지도, 느껴지지도 않았다.
순간적으로 의식이 흔들렸다.
시야는 술에 취한 것처럼 불안정했고, 청각은 완전히 죽어 버렸다.
균형 감각 또한 위험하다.
파악되지 않는 피해가 얼마나 될지 지금 당장 알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내 발이 다시 바닥을 딛고 섰고, 눈앞엔 바람 마법이 소멸하며 만들어진 뻥 뚫린 앞길이 있었다.
그 길을 따라 달렸다.
일시적으로 마비된 감각들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청각, 복부, 오른쪽 어깨, 오른쪽 무릎 밑, 마력 회로의 전반, 그 외에 내가 확인하지 못한 수많은 감각이 내게 정보를 전해 주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남은 얼마 안 되는 감각들은 내게 거짓된 정보를 속삭였다.
흔들리는 시야와 균형 감각, 방향 감각.
당장에라도 헛발질하며 바닥에 고꾸라질 것 같았다.
누구라도 자신의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고꾸라지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나보다 강한 이일지라도, 나보다 레벨이 높고, 검술이 뛰어나고, 별 잡다한 스킬을 가지고 있더라도.
누구나 이 상황에서는 똑바로 앞을 향해 달리지 못한다.
하지만 나는 한다.
익숙하니까.
이 고통과 혼란을 몇 번이고 겪어 보았으니까.
그리고 그 전진의 끝에서 다음 수를 준비한다.
나와 악마들 사이의 거리는 한껏 좁혀졌다.
지금부터 내 앞을 막아서는 건, 탄막을 이루는 마법들이 아니다.
보호막과 결계, 그리고 트랩 마법들.
하나하나 저걸 파훼할 생각은 없다.
그럴 실력도 없고.
그저 단번에 모두 터뜨릴 뿐이다.
마법들 너머의 악마들까지, 한 세트로.
달리던 속도를 유지하며 영혼검을 사선으로 내리 베었다.
몸이 정상이 아니든, 마력 회로를 타고 흐르는 마력의 흐름을 감지할 수 없든, 무슨 상관인가.
숙달된 검사는 눈 감고도 정확히 검을 휘두를 줄 알아야 하는 법이다.
나 또한 마력 회로에서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기술을 완성시킬 수 있다.
“다 불타 뒈져라, 이 새끼들아!”
광검(光劍), 제2형-베기.
[빛의 신이 환호합니다!]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위력이 악마들의 바로 앞에서 펼쳐졌다.
제아무리 마법 보호막과 결계를 깔아 놓았다고 하나, 나는 분명 그것을 뛰어넘을 파괴력을 퍼부었다.
불길한 검붉은 색채로 가득하던 공간이 내가 일으킨 빛에 의해 하얗게 물들었다.
* * *
광검의 두 번째 단계, 베기.
간단해 보이지만, 파고들어 보면 절대로 간단하지 않은 기술이다.
광검의 찌르기는 오러의 마찰을 통해 빛과 열을 발생시키며 그 에너지를 일 점 찌르기와 함께 전방으로 폭사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베기는 에너지의 유지다.
한순간 점멸해 폭발하고 사라지는 찌르기와는 달리, 극에 달한 에너지를 베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유지해야 한다.
점이 아닌 선으로 확장된 공격은 그만큼 더 넓은 범위를 향해 에너지를 폭사시킨다.
더 넓게 퍼뜨려지지만, 검날의 빠른 이동과 일정 시간 에너지를 터뜨리지 않고 묶어 둔다는 것 때문에 위력은 오히려 더 강력해진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정말 굉장한 기술이다.
실제로 사용해 보면 더 굉장한 기술이고.
올폰이고, 그 옆에 바짝 붙어 있던 악마고, 공평하게 저세상으로 보내 버린 것만 봐도 베기의 위력은 충분히 설명된다.
다만 사용의 난이도가 너무 높다.
에너지를 극점까지 끌어 올린 채 유지하는 것도 힘든데, 그걸 휘둘러야 한다.
그 과정에서 미쳐 날뛰며 오히려 더 증폭되는 에너지를 다스려야 한다.
에너지를 붙들고 있는 와중에 전면으로 그 여파를 쏟아 내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 난방향으로 튕겨져 나가는 오러 입자들이 베기의 과정에서 온전히 전면을 향하게 하는 것 또한.
정말 미친 난이도다.
어찌 되었건 나는 이번에도 성공해 냈다.
그 결과로, 내 앞에는 거대한 크레이터와 수십만 개가 넘는 증표가 있었다.
올폰과 그 휘하 악마들이 습득해 온 증표들이다.
산처럼 쌓여 있는 증표들을 보니, 저들이 얼마나 많은 악마를 착취하고 죽여 왔는지 알 수 있었다.
나야 고맙지.
덕분에 증표를 모으러 더 떠돌아다닐 것 없이, 이곳에서 필요한 증표를 모두 모을 수 있게 되었다.
[튜토리얼, 헬 난이도 31층을 클리어하셨습니다.] [모든 상태 이상과 부상이 회복됩니다.] [클리어 보상으로 6,0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최초 클리어 보상으로 6,0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당신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신이 다수 존재합니다. 7,2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당신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신이 다수 존재합니다. 1,300포인트가 차감됩니다.] [백신전의 모든 신이 당신을 주시합니다.] [소수의 신이 추가 보상을 대신해 특정 스킬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투표 현황 : 찬성 1표. 반대 0표.] [오러 마스터리 Lv.3을 획득하였습니다.] [오러 마스터리 Lv.2가 오러 마스터리 Lv.3에 통합되었습니다.]클리어 메시지가 나타났다.
전투를 마치고, 올폰을 비롯한 악마들이 죽으며 떨어뜨린 증표들을 하나씩, 하나씩 주머니에 넣다 보니 어느 순간 불쑥, 메시지가 나타났다.
발밑에 이동 포탈이 나타났다.
우선 추가 보상을 확인했다.
오랜만에 추가 보상으로 스킬을 받았다.
요 근래에는 추가 보상으로 포인트나 쓸모없는 아이템들을 받아 왔기에 좀 의외였다.
오러 마스터리 Lv.3.
마력 회로 스킬이 스킬 레벨 30을 넘으면서 오러 마스터리 Lv.1로 변환되었다.
얼마 전, 오러 마스터리 스킬을 2레벨까지 올려 둔 상태였다.
그리고 이번에 3레벨 스킬을 선물 받은 것이다.
…고작 한 단계 높은 스킬을 선물하다니.
뭐야, 이게.
쪼잔하게시리.
선물할 거면 좀 통 크게 할 것이지.
추가 보상을 위한 투표 결과는 찬성 한 표에 반대 영 표였다.
다시 말해, 하나의 신이 추가 보상을 선물하고자 했고, 혼자 그것에 찬성했다.
그리고 아무도 반대하지 않아 통과되었다.
그래서 누구야, 찬성?
[빛의 신이 자신임을 알립니다!]빛의 신이었다.
26층을 클리어하고 빛의 신에게서 사도의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다.
아직 빛의 신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키리키리의 조언을 듣기 전까지는 결정을 미뤄 두었다.
[빛의 신이 자신임을 알립니다!]아무래도 그것 때문에 다시 어필해 보려고 추가 보상으로 스킬을 선물한 모양이다.
이왕 선물할 거면 통 크게 권능이라도 선물해 보지.
[빛의 신이 자신임을 알립니다!]아, 알았어, 알았다고.
봤어, 메시지 봤다아아아아!
이제 그만 좀 해라!
[빛의 신이 자신임을 알립니다!] [빛의 신이 자신임을 알립니다!] [모험의 신이 언짢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