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utorial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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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 5층 (3)
[케륵, 내 이름은 이달타르다. 원한다면 이디라고 불러도 좋다. 인간 그대의 이름을 알려 다오.]흥분 어린 얼굴.
쑥스러움과 설렘이 드러난다.
아까부터 좌우로 씰룩거리는 거대한 꼬리.
저 제스처가 뭘 뜻하는지는 정말 알고 싶지 않지만, 바벨 이전의 지식은 리자드맨 암컷이 짝짓기 전 보이는 구애 행동이라는 상식을 친절히 알려 주었다.
날 따먹으려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한 암컷 도마뱀에게 알려 줄 이름 같은 건 없다.
[전투 집중]느려진 세상 속에서 나의 사고는 가속된다.
저 미친 도마뱀의 망언 때문에 아직도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하지만 저 망언을 현실로 만들지 않으려면, 당장 전투에 집중을 해야 한다.
일단 싸워서 이겨야 혹시 모를 불상사를 피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일단 저 이달타르라는 도마뱀은 평범한 리자드맨과는 확연히 다르다.
기본적인 스펙부터 다르다.
근력과 속도 그리고 창을 다루는 실력까지.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전투의 성향이 완전히 반대라는 점이다.
저돌적인 동족들을 효율적으로 상대하기 위해 발전시킨 스타일인지, 상당히 안정적이고 차분하다.
상대의 공격을 보고 피한다. 그리고 빈틈에 창을 찔러 넣어 반격한다.
꼬리 공격은 대부분 내 접근을 막거나 창으로 반격하기까지의 시간을 벌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매우 수동적이다.
분명 한계가 있는 스타일이지만 안정적이다.
자신의 몸을 검은 연기로 기체화시켜 상대의 물리 공격을 그대로 통과시켜 흘려버리는 스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위협적이다.
거기에 더해 점멸의 도약을 보고 반응한다.
이건 확실히 규격 외의 반응속도다.
단순히 순간적인 반응속도와 사고를 향상시키는 스킬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지만.
저 기체화 스킬 자체에 자동 회피 기능이 부가 효과로 달려 있을 수도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회피 스킬에는 종종 나타나는 특성이다.
하지만 저 사기적인 기체화 스킬에도 약점은 있다.
바로 찰나의 순간에 불과한 짧은 지속 시간이다.
이달타르는 기체화를 사용해 내가 던진 글라디우스를 피해 낸 뒤, 뒤이어진 방패 공격은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얻어맞았다.
점멸처럼 연속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한 모양이다.
해답은 나왔다.
일반 공격으로 저 기체화 스킬을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직후에 점멸-날개의 몸통 박치기 필살 콤보로 끝장낸다.
야만 용사의 외날검을 곧추세우고, 아달타르의 빈틈을 탐색하였다.
내가 다시 전투 자세를 잡자, 이달타르가 역정을 내었다.
[인간! 도대체 왜 나를 거부하는 거냐!]이 멍청한 설전은 당장에라도 그만두고 전투에 집중하고 싶은 것이 내 솔직한 심정이지만.
도저히 저 말에 반론을 하지 않고는 넘어갈 수가 없다.
“내가 거부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단 하나라도 있냐? 이 못생긴 도마뱀아!”
정말로 끔찍하게도 이달타르는 무도한 폭언에 상처받은 가련한 여성의 표정을 내보였다.
오, 세상에. 돌아 버리겠네.
[그… 그렇게까지 말하는 건 너무하다! 케륵] [외견으로 남을 함부로 판단하는 것은 나쁘다! 케륵!]말하는 투로 봐서 저 녀석은 리자드맨 종족 사이에서도 썩 외모가 훌륭한 편은 아닌 듯하다.
[정녕 이런 식으로 나온다면 힘으로라도 내 곁에 두고야 말겠다!]“헛소리하지 마라!”
그 와중에 얀데레 속성도 있는 거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캐릭터성을 욱여넣어야 만족할 거냐!
[캬오오오!]이달타르는 고개를 하늘 높이 치켜들고 괴성을 질러 댔다.
다시 고개를 정면으로 향했을 때, 그녀의 눈동자는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눈을 붉게 물들인 이달타르는 다시 한 번 괴성을 내지르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이 녀석도 빡치니까 다른 보통 리자드맨들이랑 똑같이 달려드네.
이성을 잃고 덤빈다면, 나야 감사할 일이다.
달려오는 속도에 전신의 온 힘을 더해 내찌르는 전력의 일격이 날아왔다.
피하거나 막힐 거라고는 생각조차 안 하는 듯, 온몸을 던지는 듯한 찌르기다.
이건 못 흘리겠는데.
창끝이 날아오는 위치가 섣불리 방패로 흘리려다간, 오히려 몸을 찔러 들어올 것이다.
[전투 집중]쓸데없는 설전 때문에 집중이 저하되어 해제되었던 전투 집중 스킬을 다시 사용했다.
젠장, 사용이 늦었다.
방패를 든 왼팔을 움직였다.
날아드는 창을 향해서.
저 창은 명백히 강철 방패도 뚫어 버릴 힘으로 날아들고 있다.
그렇다면 어디 방패뿐만 아니라 팔도 뚫어 봐라.
카강!
예상대로 창은 방패를 그대로 뚫어 버리고, 내 왼쪽 팔뚝마저 관통했다.
그러고도 내 옆구리 옆쪽으로 쭈욱 더 들어왔다.
고통을 무시했다.
지금의 나는 그것이 가능하다.
오른팔이 휘둘러지고 야만 용사의 외날검이 이달타르의 왼팔을 깔끔하게 절단했다.
톱날 같은 이빨이 달려 있는 도마뱀의 주둥이가 눈앞으로 날아든다.
사실 이번 공격을 통해 기체화 스킬을 소모시키고 점멸과 탈라리아의 날개로 마무리할 생각이었지만 이달타르는 끝까지 기체화 스킬을 사용하지 않았다.
[점멸]뒤로 점멸을 사용해 거리를 크게 벌렸다.
[크아아아아악!]아프냐? 나도 아프다.
이달타르의 왼팔을 어깻죽지 부분부터 잘라 내었으나 마찬가지로 내 왼팔 또한 창에 관통되어 꿰뚫렸다.
명백히 나의 이득이다.
상대와 똑같이 고통을 받는다면 무조건 내가 유리하다.
거기에 덤으로 이달타르의 창은 여전히 내 팔뚝에 박혀 있다.
무기까지 뺏었으니 한 팔을 내줄 생각으로 시도한 공격은 확실히 성공이라고 판단해도 되겠다.
[크르르르, 그대는 너무하다.]이달타르는 오른손으로 피가 철철 흐르고 있는 왼쪽 어깨를 감싸 쥐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자신의 왼팔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너무하긴 누가 너무해.
너무한 건 네 돌아 버린 머리겠지.
[그대는 방금 나를 죽이려 했다. 내가 조금만 느렸다면 그대의 검은 내 팔이 아닌 목을 향했을 것이다.]맞는 말이니 딱히 부정하진 않았다.
[그렇다면 나 또한 그대를 인연이 아닌, 죽여야 할 적으로 보겠다!]이달타르의 외침과 함께 그녀의 전신 근육이 부풀어 오르며 그 덩치가 두 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두 번째 페이즈의 시작인가.
[캬오오오오!]쾅!
이달타르가 발을 굴러 바닥을 밟자, ‘쩌저적’하고 거미줄 같은 자국이 석실 바닥 전체에 새겨졌다.
…이건 생각보다 너무 센데?
* * *
쾅!
나를 내려찍는 이달타르의 발을 가까스로 피해, 데굴데굴 굴러 자리를 벗어났다.
아니 세상에.
저게 말이 되냐.
이 석실 보스룸은 그야말로 무너지기 직전의 상태다.
이성을 잃고 폭주하기 시작한 이달타르는 무작정 나를 향해 달려들고 있다.
창도 왼팔도 잃은 상태고 본능적으로 생각 없이 덤벼들고만 있기에, 피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그녀를 피할 때마다 벽이나 바닥이 박살 났다.
십여 분이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이 보스룸은 당장에라도 천장이 무너지지 않을까 싶은 몰골이 되었다.
게임에서 보스 몬스터가 어느 순간 광폭화되면서 신체 능력이 급상승하는 건 흔한 설정이다.
그래서 이달타르가 미쳐 날뛰기 시작했을 때도, ‘정말 게임의 보스몹 같네.’ 정도의 감상밖에 없었다.
하지만…….
쾅!
[콰오오오오!]허억… 허억…….
가까스로 이달타르의 펀치를 피해 냈다.
덜덜 떨리기 시작하는 다리 때문에, 몸이 근처 벽에 자동으로 기대어졌다.
야, 이건 너무 하잖아!
정신없이 도망만 다녔을 뿐인데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저 상태는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되는 거야.
이러다간 내가 먼저 지친다.
이미 속도가 줄어 회피를 위해 점멸을 몇 번 사용했다.
남은 점멸 기회는 두 번.
어떻게든 이 두 번의 기회를 살려야 한다.
얼굴로 날아오는 주먹을 급히 고개를 숙여 피했다.
쾅!!!
포탄 터지는 소리와 함께, 조금 전까지 내 머리가 있던 자리를 넘어 벽면에 이달타르의 주먹이 틀어박혔다.
주먹을 피하자마자 글라디우스를 뽑아 이달타르의 심장을 노렸다.
아슬아슬한 순간에 이달타르의 꼬리가 휘둘러졌다.
탈라리아의 날개로 대응했지만, 이달타르의 꼬리는 내 몸 자체를 공중으로 날려 버렸다.
젠장, 진짜 죽는다.
“이디이이!”
공중을 날고 있는 와중에, 어떻게든 살고자 하는 내 의지가 뇌의 필터를 거치지 않고 말을 뱉어 냈다.
이디?
탈라리아의 날개가 가진 활공 효과로 공중에서 바닥으로 추락하지 않고 무사히 착지할 수 있었다.
사실 내가 무사히 착지한 것은 활공 효과 덕이라기보단 이달타르가 추격을 멈추고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덕이지만.
쟤, 왜 저래.
[케륵. 뭐냐 인간. 이제 와서 생각이 바뀌기라도 한 거냐?]이디.
그래 저 녀석이 아까 자신을 이디라고 부르라 하였다.
무의식중에 살고 싶어서 그녀의 이름을 부르짖은 모양이다.
새삼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하는 나 자신의 강력한 생존 의지를 자각했다.
“…너 너는 정말 강하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젠장.
빨리 다음 대사를 생각해 내야 한다.
“외모와 상관없이, 네 내면은 참으로 훌륭하도다아!”
멍청아 결국 못생겼다는 얘기잖아!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도대체 뭐냐 인간!]젠장. 시계도 없는데 초심이 똑딱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시간을 재촉하는 것만 같다.
전투 집중!
아니 이미 전투 집중을 사용한 상태다.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는 거야!
다음 대사를 생각해야 한다.
저 미친 도마뱀이 언제 또 이성을 잃고 달려들지 모른다.
이젠 정말로 시간이 없다.
“시간! 나에게 시간을 다오!”
나쁘지 않은 대사다.
지금 당장 고백을 거절하기 어려워, 대충 둘러대고 자리를 피할 때 가장 좋은 대사다!
과 후배한테 두 번이나 들어 본 대사다.
[시간? 무슨 시간 말인가]“그, 그대의 갑작스러운 구애 때문에 너무나 혼란스럽다. 내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혹시나 살아서 현실로 돌아가면 과 후배한테 유용한 대사를 알려 줘서 고맙다고 감사를 전해야겠다.
[시간은… 얼마나 필요한가?]이달타르의 목소리가 다소곳이 차분해졌다.
방금 전까지 이성을 잃고 미쳐 날뛰던 헐크 도마뱀이 잠시 생각해보겠다는 한마디에 저렇게 진정하다니.
저 도마뱀은 도대체 얼마나 내가 마음에 든 걸까?
혹시 내 얼굴이 도마뱀들 사이에선 절세미남 정도로 보이는 것이 아닐까?
어쨌든 됐다. 해냈다.
“잠깐… 잠깐이면 된다.”
그렇게 말하곤 여태까지 내 팔뚝에 꽂혀 있던 이달타르의 긴 창을 뽑아냈다.
젠장, 이걸 달고 도망 다니느라 정말 죽는 줄 알았다.
급히 움직일 때마다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
덕분에 출혈 내성 스킬이 1 올랐지만, 지금 당장 위안이 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인벤토리를 열어 체력 회복 포션과 상처 회복 포션을 꺼내 마셨다.
포션을 꿀떡꿀떡 삼키는 와중에도 눈은 이달티르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저 도마뱀이 지금 날 공격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저 도마뱀이 미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친 도마뱀과의 약속은 함부로 믿는 것이 아니다.
포션을 모두 마신 뒤, 빈 병을 대충 인벤토리 안에 넣어 두고 외날검을 집어 들었다.
[이제 다 된 건가? 고민은 끝났나?]“잠깐만. 기다려라. 정신 집중을 위한 인간의 의식이 필요하다.”
일단 대충 말해 두었다.
외날검을 앞으로 향하게 하고 검도 중단세를 취했다.
원래 양손으로 검을 잡아야 하는 자세인지라 한 손 검인 야만 용사의 외날 검으로 취하기는 조금 불편한 자세다.
심지어 외날, 그것도 검신이 제법 많이 휘어 있는 이 검으로는 제대로 쓰기 어려운 자세이기도 하다.
흐읍.
숨을 들이마시고 집중하였다.
대기실에서 연습할 때도 실패 확률이 90프로를 넘기는 어려운 기술이다.
심지어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그 즉시 반격이 들어올 것이다.
중단세에서 천천히 검을 들어 올려 상단세를 취하였다.
점멸의 공격적인 활용은 언제나 내게 가장 큰 숙제였다.
단 한 번 써 봤던 점멸과 육탄 박치기 공격은 내게 너무 큰 충격을 준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활용법은 탈라리아의 날개를 이용하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활용법이 더 남아 있다.
바로 무기를 이용하는 것.
단지 점멸을 사용해 외날검을 적과 부딪히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럴 거면 차라리 탈라리아의 날개와 연계하는 편이 좋다.
하지만 참격과 결합할 수 있다면.
검이 휘둘러지는 속도와 점멸의 도약력.
점멸이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 직전, 정말 그 직전의 직전, 도약의 운동 에너지가 사라지기 직전의 순간, 그 모든 운동 에너지를 모두 담은 채로 휘둘러진 검이 목표를 베어 낼 수 있다면.
나와 이달타르 사이의 거리, 그리고 점멸의 타이밍을 생각하며 검을 내리쳤다.
그리고.
[점멸]부우웅- 하는 바람 소리와 함께, 외날검이 이달타르의 몸을 갈랐다.
이달타르는 이 내 공격에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검은 연기로 바꾸어 내 검을 피해 냈다.
하지만 이달타르의 얼굴에는 곤혹스러움이 내 얼굴에는 안도감이 서렸다.
이 기술이 가지고 있는 점멸과 탈라리아의 날개 조합에 비해 우월한 단 한 가지의 장점.
육탄으로 몸을 부딪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목표 지점에 도달해 도약이 종료되는 즉시, 운동 에너지가 사라지는 점멸의 특성상.
나는 여유 있게 후속타를 준비할 수 있다.
[탈라리아의 날개]잠시 기다리자 검은 연기로 변하였던 이달타르의 몸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점멸]쾅!!
이달타르의 몸이 원래대로 돌아오자마자, 점멸을 사용해 탈라리아의 날개로 부딪혀 들어갔다.
하지만 점멸을 사용하게 직전, 내 발목을 잡아챈 이달타르의 꼬리 때문에 나는 그녀와 엉켜 데굴데굴 굴러야 했다.
점멸의 충격은 탈라리아의 날개가 받아 내었지만 이달타르에게 발목이 잡힌 채 구르는 와중 바닥에 머리를 몇 번 부딪히고 말았다.
그렇게.
잠시 의식을 잃었다.
* * *
끄으윽.
또 이 패턴인가.
고개를 돌려 이달타르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몸체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녀의 몸은 흥건한 피 웅덩이 한가운데에 있었다.
하긴 저 녀석 왼팔이 잘린 채로 그렇게 날뛰었으니 출혈량이 상당했을 것이다.
또 이 꼴이 되었지만, 어떻게든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느껴진다.
오랜만에 삼도천에서 수영하다 돌아왔네.
음… 여전히 몸이 마음대로 안 움직인다.
일단 몸이 움직이길 기다렸다가 인벤토리에서 포션을 한 병 더 꺼내 마셔야겠다.
아니 그냥 포탈을 타면 되잖아.
몸이 안 움직이니… 점멸을 이용해 포탈까지 가야겠다.
점멸 다섯 번의 기회를 모두 사용했으니 잠시 기다려야겠다.
상태가 좋지 않지만, 점멸의 재사용 대기 시간 동안 출혈로 사망할 수준은 아니다.
여유롭게 기다리… 자?
잠깐.
…원래 보스룸을 클리어하면 자동으로 회복되잖아.
클리어 메시지도 안 나타났다.
[크르르르르]머리카락이 곤두서는 듯한 오싹한 기분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려 이달타르를 다시 바라보았다.
이달타르는 자신의 피로 붉게 물든 얼굴을 치켜들고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인간, 너무하다.] [너무하다. 정말 너무하다… 나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