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utorial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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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 6층 (3)
[5회 차 8일, 9시 30분] [6층 스테이지에 입장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6층 관문이 시작됩니다.]굳이 뭐 준비하고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잠에서 깨자마자 스트레칭을 마치고 커뮤니티를 둘러본 뒤 곧장 스테이지로 향했다.
설렁설렁 걸으면서 계속 몸을 풀었다.
해골 병사들이 나타나려면 이렇게 두 시간은 더 걸어야 한다.
음… 이거 버리는 시간이 너무 많은데.
두 시간 동안 내성 작업이나 할까.
아니, 그러면 전투 전에 회복할 시간이 애매하다.
그렇다고 매번 포션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음…
운동이라도 하면서 갈까.
삼보일배처럼 세 걸음 걸을 때마다 버피 체조를 1회씩 하는 거다.
해골 병사들이 나타나기 30분 정도 전까지 운동을 계속하다가, 전투 전에는 호흡을 가다듬고 쉬면 된다.
괜찮은데?
하자.
버피 체조를 수십 분간 계속하자, 호흡이 가빠지고 팔다리의 근육이 당긴다.
와오.
근력을 비롯한 모든 신체 능력은 이미 인간을 초월한 나다.
그런데 이런 단순 운동으로도 이만큼의 효과가 있다니.
최근 기초 운동을 너무 소홀히 한 것 같다.
이제는 내성 스킬의 성장이 지지부진해지고 있으니, 남는 시간에는 이렇게 운동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잠시 숨을 고르며 몸을 가다듬고 있자, 해골 병사들의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자, 오늘도 일 시작하자.
[레벨 업.] [힘이 1 상승합니다. 체력이 3 상승합니다. 마력이 1 상승합니다. 방패술 스킬이 1 상승합니다. 박투술 스킬이 1 상승합니다.] [6층 관문의 공략에 실패하셨습니다.]* * *
어느 인기 RPG 게임의 랭킹 1위 게이머에게 누군가가 물었다.
하루 종일 사냥만 하실 텐데, 안 질리세요?
사는 건 안 질리세요?
인생은 원래 일상의 반복입니다. 그리고 저는 매일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안 질립니다.
명답이었다.
논리는 조금 부실해 보였지만, 게이머로서는 ‘오올!’ 하고 수긍할 정도의 설득력은 있었다.
프로 게임단에서 게임이 질린다고 징징거리는 선수들이나 연습생들에게 코치가 곧잘 해 주던 이야기였다.
실제로 저런 말을 한 게이머가 있는지, 그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별로 관심도 없었고.
사실 내가 프로 게이머가 된 이유는 게임이 좋아서가 아니라, 이기는 것이 좋아서였다.
게임이 좋았으면 그냥 평범한 게이머로 남아도 됐지.
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다양한 게임을 할 수 있으니, 오히려 프로 게이머보다 형편이 낫다.
애초에 프로 게이머 생활의 목적이 특정 게임을 좋아해서가 아니었으니, 같은 게임을 반복하는 데 별로 큰 불편함을 겪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저 RPG게임의 최고수라는 사람에게 달려가 묻고 싶다.
안 질리냐고.
어떻게 하면 안 질리냐고.
알려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질린다.
해골 병사들의 머리통을 깨부수는 것도.
저놈들이 갸아아악거리면서 짖어 대는 소음공해를 참아 내는 것도.
똑같은 동작을 반복해 검과 방패를 휘두르는 것도.
몸 여기저기가 녹슨 칼에 베여서 고통받는 것도.
젠장, 질려도 뭐.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하고 반복하고 있다.
언젠가는 끝나겠지.
좋은 점도 있었다.
검을 휘두르는 동작이 몸에 완전히 익었다.
계속되는 반복 상황에 비슷한 경로로 검을 휘두르다 보니, 내가 대부분의 상황에서 주로 쓰는 익숙한 검로가 생겼다.
그 덕인지 최근 검술 스킬이 많이 올랐다.
검을 다루는 것이 익숙해지니, 방패를 움직이는 것도 한층 자연스러워졌다.
[기초 검술 Lv.10을 획득하였습니다.] [기초 방패술 Lv.7을 획득하였습니다.] [6층 관문의 공략에 실패하셨습니다.]* * *
[전투 집중 Lv.13을 획득하였습니다.]전투 집중의 스킬이 높아지면서 사용 시 가속화되는 사고력의 수준이 향상되었다.
처음엔 날아오는 투사체가 느리게 보이는 정도로 사고를 가속하는 스킬이었는데
이제는 거의 세상을 타임 스톱 수준으로 바라볼 정도가 되었다.
물론 타임 스톱 수준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찰나뿐이었지만, 여전히 내가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도 발전할 여지가 한참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지 Lv.7을 획득하였습니다.]강력해진 전투 집중을 자주 사용하자 의지 스킬이 올랐다.
[기초 검술 Lv.11을 획득하였습니다.] [기초 방패술 Lv.10을 획득하였습니다.]최근 방패술의 성장이 검술을 따라잡고 있다.
아무래도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는 공격보다는 방어를 우선해서일까.
[철벽 Lv.1을 획득하였습니다.] [피부 경강화 Lv.4 스킬이 철벽 Lv.1 스킬에 통합됩니다.] [6층 관문의 공략에 실패하셨습니다.]* * *
“으아아아!”
[전투의 외침 Lv.2을 획득하였습니다.]전투의 외침은 일종의 버프형 스킬이었다.
보통 게임에서는 바바리안이나 탱커 전사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스킬이다.
전투 능력이 소폭 상승한다는데,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다.
해골 병사들이 매일 ‘갸아아악’거리는 소리 때문에 신경질이 날 때마다 맞상대를 해 주겠다고 소리를 지르다 보니 생겼다.
덕분에 목이 잔뜩 쉰 채로 대기실로 소환되는 일이 잦아졌다.
대기실은 쉬어버린 목 상태도 말끔히 회복시켜 주었다.
[6층 관문의 공략에 실패하셨습니다.]* * *
[그대에게 죽음이 있으라! 나 죽음의 기사 아스데가 그대에게 위대한 안식을 주겠노라!]중간 보스가 등장했다.
잠시나마 저 죽음의 기사가 끝판왕인 줄 알고 설레였다.
썩을 자식.
아니 이미 반쯤 썩어 가고 있는 놈이지만.
“이 자식, 날 설레게 하다니. 가만두지 않겠다!”
내가 생각해도 나사가 풀린 것 같은 대사와 함께 죽음의 기사에게 달려들었다.
[6층 관문의 공략에 실패하셨습니다.]* * *
젠장, 또 진행이 막혔다.
갈림길이 문제였다.
일직선으로 이어지던 직선 통로가 끝나고, 양 갈래의 갈림길이 연속해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쪽을 선택해 돌파하더라도, 다른 쪽에서 나온 해골 병사들이 석문을 열어 버린다.
이걸 어쩐다.
첫 번째 방법은 그냥 돌파를 깔끔하게 포기하고, 성기사단이 도착할 때까지 직선 통로를 틀어막는 것이다.
이건 아무래도 현실성이 없다.
성기사단이 너무 안 온다.
스테이지가 시작되고 13일이 지난 시점에도 성기사단은 오지 않았다.
어쩌면 저것들 30일을 꽉 채우고 나서야 도착할지도 모른다.
13일간 버텼을 때도 정말 우격다짐으로 꾸역꾸역 막아낸 것이다.
그때 포션을 다 써버리는 통에, 더 이상 그렇게 막지도 못한다.
힘이 모자란다기보다는, 지구력의 한계가 심각하다.
두 번째 방법은 다른 통로에서 나온 해골 병사들이 석문에 도달하기 전에 돌파를 마치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것이다.
이쪽이 더 현실성 없어 보이지만, 왠지 더 끌리는 방법이다.
두 가지 방법 모두 성공을 위해선 내가 더 성장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어 있다.
다시 성장에 집중하자.
[출혈 내성 Lv.8을 획득하였습니다.] [관통 내성 Lv.4을 획득하였습니다.] [마비 내성 Lv.9을 획득하였습니다.]그새 내성 스킬도 많이 올랐다.
녹슨 무기에 베이는 일이 잦아지면서 마비 내성 스킬이 가장 많이 올랐다.
고통 내성은 오르지 않았다.
고통 내성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자상 등의 상처로는 성장하지 않는 것 같다.
[6층 관문의 공략에 실패하셨습니다.]* * *
[거짓된 신의 가호를 받고 있는 인간이여! 그대에게 죽음이 있으리라!] [레벨업] [힘이 1 상승합니다. 민첩이 1 상승합니다. 기초 검술 스킬이 1 상승합니다.] [기초 검술 Lv.15을 획득하였습니다.] [기초 검술 Lv.15 스킬이 중급 검술 Lv.1 스킬로 변경됩니다.] [마력 회로 Lv.1을 획득하였습니다.]마력 회로 스킬을 얻고, 체내에 잠들어 있던 마력을 운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아직 활용이 서툴지만 시간이 나는 대로 마력을 몸속에서 순환시키고 있다.
마력의 순환은 동일한 경로를 통해서만 이루어졌다.
이 경로를 외우고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다.
[마력 회로 Lv.4을 획득하였습니다.]손에 얇게나마 마력을 두르는 것이 가능해졌다.
굳이 몸의 표면에 마력을 두르지 않더라도, 마력을 몸속에서 순환시키는 것만으로도 신체 능력이 향상되었다.
필요한 순간에 근육에 마력을 보내면서 폭발적인 힘을 순간적으로 발휘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직 연습이 더 필요하다.
[마력 회로 Lv.7을 획득하였습니다.] [중급 검술 Lv.2을 획득하였습니다.]광선검이다!
내가 조선의 소드마스터다!
마력을 검에 두르는 것이 가능해졌다.
마력을 활용하는 것이 차츰 익숙해지자 이제는 마력 자체가 부족해졌다.
방법이 없을까?
* * *
[거짓된 신의 종복이여! 진정으로 위대한 심연의 힘을 보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절대선만이 이 부조리한 세상의 구원자가 될지니!] [용맹하나 미련한 인간이여! 그대는 길을 잘못 들었노라!] [나 케자스가 그대를 죽음으로 인도하겠다!] [명상 Lv.1을 획득하였습니다.]안타깝게도 명상은 마력의 향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스킬이었다.
단어 그대로 명상을 하는 스킬이었다.
별 쓸모가 없어 보였지만, 마력 회로의 활용을 위해 정신을 집중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틈틈히 시간이 나면 자리에 앉아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명상 스킬의 획득은 그간 있었던 일들을 되돌아볼 기회가 되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 튜토리얼에 들어와서…….
…생각해 보니 좋은 일은 하나도 없었다.
명상을 통해 생각을 계속할수록 가슴이 답답해지고 기분이 크게 요동쳤다.
하지만 생각을 그만둘 수 없었다.
마치 무언가에 사로잡힌 것처럼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했다.
부정적인 생각이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고, 부정적인 기분은 의욕의 저하라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정신 오염 면역 Lv.2을 획득하였습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오염 수준이었을 줄은 몰랐다.
하긴 최근 정신이 조금 돌아 버리고 있는 조짐이 보였다.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2층에서 내성 노가다할 때였나.
그때는 혹시 정신병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겁이 났었다.
취미랍시고 뜨개질을 하면서 장갑과 목도리 등을 만들곤 했었는데.
그래도 그때는 언제든 클리어할 자신이 있는 상태에서 단지 성장을 위한 노가다였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6층 관문의 공략에 실패하셨습니다.]* * *
“으오아아아아!”
[영혼의 외침 Lv.1을 획득하였습니다.] [전투의 외침 Lv3 스킬이 영혼의 외침 Lv.1 스킬에 통합됩니다.]전투의 외침을 사용할 때, 마력을 실어 소리를 지르다 보니 새로운 스킬을 얻었다.
영혼의 외침은 전투 능력을 향상시켜 준다는 점에서 전투의 외침과 동일했지만, 한가지 굉장한 부가 효과가 달려 있었다.
[부가 효과 : 수준 이하의 적들은 당신의 외침을 무시하고 도망치거나 피할 수 없습니다.]광역 어그로 스킬이 탄생했다.
내 등 뒤로 지나쳐 석문을 향해 달려가려는 해골 병사들을 손쉽게 묶어 둘 수 있게 되었다.
검술뿐만 아니라 방패술과 박투술도 중급이 되었다.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는 인간이여! 이것이 나 케자스의 진정한 모습이다!] [저주 내성 Lv.6을 획득하였습니다.] [대 마법 내성 Lv.2을 획득하였습니다.]진짜로 죽을 뻔했다.
그동안 위험에 너무 오랜 시간 노출되면서 경각심이 희미해졌었다.
제법 많이 성장시킨 저주 내성을 믿고 안이한 마음가짐으로 덤벼 보았는데, 역시 최종 보스는 최종 보스였다.
놈과 싸우려면 먼저 죽음의 기사와 해골 병사들, 그리고 다른 사제들 모두를 청소해 둔 뒤 마지막에 상대해야 한다.
거의 다 왔다.
조급해하지 말자.
* * *
[거짓된 신들의 비호를 받고 있는…….]“닥치라 좀! 이 해골바가지 새끼야!”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마치 매크로처럼 언제나 비슷비슷한 같은 대사들을 듣고, 듣고, 또 듣다 보니 이제 저 해골 탈을 뒤집어 쓴 사제의 음침한 목소리만 들어도 신물이 난다.
“빨리 오징어로 변신해라. 끝내자, 이제.”
이제는 정말로 끝낼 시간이다.
길고 긴 시간이었다.
무언가 더 장황하게 그동안의 시간을 서술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길었다는 설명보다 더 정확한 것은 없었다.
[튜토리얼 헬 난이도 6층을 클리어하셨습니다.] [모든 상태 이상과 부상이 회복됩니다.] [클리어 보상으로 1,0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최초 클리어 보상으로 1,0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당신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신이 다수 존재합니다. 9,100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당신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신이 다수 존재합니다. 600포인트가 차감됩니다.] [플레이 기록을 바탕으로 추가 보상을 지급합니다.] [다수의 신이 추가 보상을 대신해 특정 스킬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투표 현황 : 찬성 43표. 반대 1표] [수락하시겠습니까?] [영혼 착취 Lv.1 을 획득하였습니다.]*
[느림의 신이 당신에게 사도의 운명을 부여하고자 합니다.] [사도의 자격을 증명하기 위한 시련을 받으시겠습니까?] [모험의 신이 당황합니다.] [모험의 신이 당신에게 사도의 운명을 부여하고자 합니다.] [사도의 자격을 증명하기 위한 시련을 받으시겠습니까?] [느림의 신이 불쾌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