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utorial Is Too Hard RAW novel - Chapter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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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토리얼 15층
[튜토리얼, 헬 난이도 15층을 클리어하셨습니다.] [모든 상태 이상과 부상이 회복됩니다] [클리어 보상으로 3,000 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최초 클리어 보상으로 3,000 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당신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신이 다수 존재합니다. 5,300 포인트를 획득하였습니다] [당신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신이 다수 존재합니다. 700 포인트가 차감됩니다] [플레이 기록을 바탕으로 추가 보상을 지급합니다] [암시 Lv.10 을 획득하였습니다.] [암시 Lv.10 에 암시 Lv.6 이 통합됩니다.] [암시 Lv.11 을 획득하였습니다.]정말로 반가운 클리어 메시지다.
어휴, 길었다.
15층 스테이지는 좁은 폐광산에 출몰하는 괴물들을 모두 처치하는 것이 클리어 조건이었다.
폐광산을 개미굴처럼 복잡한 던전으로 만들어 버린 두더지 같은 괴물들을 모두 사냥하는 데 14일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괴물들의 흔적을 찾아 숨겨진 통로를 찾고, 좁은 통로를 기어 다니다 보니 폐쇄공포증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세상에, 어둡고 좁은 공간에 오래 지내는 것이 이렇게까지 괴로운 일일 줄은 몰랐다.
쉬고 있을 때도, 잘 때도, 음식을 먹을 때도, 옆으로 팔을 쭉 펴는 것조차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 지내다 보니 팔다리, 손발이 뻐근했다.
쭉 펴고, 편하게 있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니, 시도 때도 없이 짜증이 솟구치고 갑갑해졌다.
클리어 난이도 자체는 그리 까다롭지 않았다.
기감이 트이고, 마력의 운용이 한층 발전한 이후, 어둠은 나에게 큰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기감이 아닌 다른 감각도 단련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어 기감을 최대한 배제하고 오감에 의존해 탐색을 시도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물론 성과는 있었다.
보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시각과 청각에 집중해 괴물들을 추적하다 보니, 추적과 은밀, 감각 관련 스킬들이 크게 올랐다.
클리어 보상으로 암시 스킬의 레벨도 크게 올랐고.
덤으로 낮은 자세로 기어 다니는 동작이 아주 익숙해졌다.
다만… 또 하고 싶지는 않은 경험이다.
빨리 키리키리의 들판으로 나가자.
“이동.”
“안녕! 아하하핳핳! 호우재애가 까매! 까만 호우재다!”
환한 공간으로 이동한 기쁨을 마음 편히 즐기기도 전, 키리키리의 놀림이 시작되었다.
우선은 무시하고, 이 아름다운 공간에 감사했다.
상쾌한 바람과 온화한 햇살.
무엇보다 넓고 탁 트인 훌륭한 공간이다.
팔다리를 쭉쭉 펴며, 스트레칭을 하면서 키리키리에게 물었다.
“까맣다고, 내가?”
키리키리는 내 물음에 답해 줄 새도 없이, 바닥에 드러누워 깔깔거리기 시작했다.
몸 이곳저곳을 살펴보니, 갑옷도 많이 시꺼메져 있었다.
좁고 깊은 동굴에서 오랫동안 구르다 보니, 검댕이 많이 묻은 모양이다.
“키리키리, 까만 거 싫어해?”
“응! 싫어! 아하핳핳. 까만 호우재애!”
신났네, 아주.
조용히 상점창을 열고 초콜릿을 구매했다.
“안타깝네, 까만 게 싫다니. 그럼 초콜릿도 싫어하겠지?”
“아니, 좋아해!”
그러시겠지.
대번에 말을 바꾸는 키리키리에게 초콜릿을 넘겨주고, 인벤토리에서 손거울을 꺼냈다.
4층에 올라가기 전, 키리키리가 구매를 권했던 손거울이다.
그러고 보니 이걸 왜 사라고 한 거지?
공략 도중에 이 손거울은 단 한 번도 쓰인 적이 없다.
음… 무언가 공략에 단서가 될 소도구였지만, 내가 활용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키리키리의 조언이 언제나 100퍼센트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증거이다.
손거울에 내 얼굴을 비춰 보니 까맣기는 했다.
작정하고 분장을 한 것처럼, 아주 꼼꼼하게 까만 검댕이 묻어 있었다.
키리키리가 웃을 만하네.
쓰디쓴 카카오 함량 98퍼센트의 초콜릿을 먹고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는 키리키리를 슬쩍 보고 씨익 웃어 주었다.
키리키리는 세상의 악의를 처음 마주한 순진한 아이처럼 큰 충격을 받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인벤토리에서 수건과 물통을 꺼내 얼굴에 묻은 검댕을 쓱쓱 지워 냈다.
잘 안 지워지네.
눈가와 입가의 검댕을 지워 내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나머지는 나중에 마저 지우자. 귀찮다.
키리키리를 보자, 그녀는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서러운 얼굴로 찡찡거리면서도 다크 초콜릿을 야금야금 먹고 있었다.
그 황당한 모습에, 키리키리에게서 다크 초콜릿을 뺏어 들었다.
아니, 그렇게 눈물이 날 정도로 맛이 없으면 먹지 말고, 버려.
준 사람이 미안해지게, 울면서까지 먹고 있어.
“히잉, 뺏지마아……. 히잉.”
그리 서러워하면서도 간식을 포기하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에 묘한 안쓰러움이 느껴졌다.
전생에 단걸 못 먹고 죽은 귀신이 붙었나.
상점창에서 달달한 밀크 초콜릿을 새로 사, 키리키리에게 건네주었다.
* * *
“다음 스테이지에 대해 말해 줄 만한 정보는 없어?”
양손에 다크 초콜릿과 밀크 초콜릿을 하나씩 들고 있는 키리키리에게 물었다.
“응, 없넹.”
그러겠지.
파티 플레이를 요하는 층들을 모두 클리어한 이후, 키리키리는 스테이지 공략에 관한 이렇다 할 정보를 주지 않았다.
굳이 내가 묻는다면 알려 주겠지만, 그녀는 내게 그 정보가 필요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따로 물어볼 것이 뭐가 있더라.
우선 언제나 궁금한, 신, 마력, 경합 등에 대한 정보들이 있다.
워낙 비싼 정보들이라 아직은 조금 더 할당량을 모아야 한다.
그 외에는…
“아, 키리키리, 나 이제 무기를 바꿔 볼까 하는데.”
“무기?”
“응. 아무래도 이제는 조금 더 튼튼하고 좋은 무기가 필요해서.”
정말로.
최근 새로운 무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지금 쓰고 있는 방패, 글라디우스와 외날 검을 구매한 것이 4층을 클리어하고 난 직후이다.
그때 산 무기를 여태 쓰고 있었다.
마력을 무기에 두르고 난 이후로는 굳이 좋은 무기를 찾을 필요가 없었지만, 최근 들어 무기 자체의 성능이 내 수준과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계속 들고 있다.
마력을 조금만 덜 두르고 있으면 부러지기 일쑤에, 내 힘에 비해 너무 가볍고 약하다.
대기실에 입장할 때마다 무기가 자동으로 수리되지 않았다면 진작 폐품이 되었을 것이다.
방패 같은 경우에는 1, 2층에 등장하는 화살에도 관통될 수준이다.
그 덕분에 최대한 충격을 흘려 내는 기술이 발달해 스킬 성장에 도움이 되긴 했지만.
“바꿔야 하긴 하징. 사실 예전에 바꿨어야 하는데. 잠깐만.”
키리키리는 잠시 고민하더니, 조금 의외의 제안을 해 왔다.
“수수께끼의 상자를 열어 보는 건 어때?”
“수수께끼 상자? 경합에서 받은?”
“응!”
인벤토리를 열어 수수께끼 상자를 하나 꺼내 보았다.
[첫 번째 경합의 개인전 부문 우승자를 위한 수수께끼 상자]설명 : 처음으로 개최된 경합, 개인전 부문의 우승자를 위한 보상이다. 상자에서 무엇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나, 분명 우승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경합의 우승 보상으로 받은 아이템이다.
개인전과 단체전, 두 개 부문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기에 나는 총 두 개의 수수께끼 상자를 가지고 있다.
수수께끼 상자에 대해서는 14층을 클리어하자마자 키리키리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 키리키리는 수수께끼의 상자에서 무엇이 나올지는 모르지만,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물건이 나온다는 상자의 설명과 비슷한 말을 했었다.
그러니 지금 당장 사용하는 것보다는 나중에 필요한 것이 생겼을 때 열어 보라고도 했었다.
“솔직히 무기를 위해 열어 보는 건 좀 불안한데, 내가 안 써 본 엉뚱한 무기가 나올 수도 있는 거잖아.”
“아니양. 뭐가 나올지 모른다는 말은 무작위로 아이템이 선택된다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이 매 순간 달라지기 때문이양.”
나에게 필요한 물건이 매 순간 변화한다라.
글쎄, 시간에 관계없이 필요한 물건도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전 스탯을 50씩 올려 주는 사기 아이템이 나온다고 치자.
1레벨에도, 50레벨에도 그 아이템은 도전자에게 반드시 도움이 된다.
따라서 수수께끼 상자에서 나오는 아이템은 반드시 내게 필요한 최고의 아이템이 아니다.
그때그때 내가 필요한 최선의 아이템이라면, 그것이 더 그럴싸하다.
예를 들어, 내가 지금당장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보다 조금 더 좋은 수준의 아이템이라든지.
그런 종류가 아닐까?
그렇다면 키리키리가 상자를 나중에 열어 볼 것을 권한 것도 이해가 간다.
“알았어. 열어 볼게.”
[오픈하시겠습니까?]예.
[첫 번째 경합의 개인전 부문 우승자를 위한 수수께끼 상자가 사라집니다.] [캉투스의 천변기를 획득하였습니다.]느닷없이 더러운 이름의 아이템이 튀어나왔다.
말없이 키리키리를 빤히 쳐다보자, 키리키리는 내 눈을 피해 고개를 돌리고 초콜릿을 베어 물었다.
변기라니.
최근 그 문제로 곤란을 겪은 적이 몇 번 있었지만, 경합의 우승 보상으로 변기를 바랄 정도로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다.
우선 아이템을 확인해 보자.
그다음에 키리키리가 먹고 있는 초콜릿을 뺏어도 늦지 않다.
천변기라는 아이템은 검은색 구체였다.
아주 단단하고 무거웠다.
[캉투스의 천변기]웨폰 마스터 캉투스가 생전에 사용하던 무구이다.
천가지의 형을 가지고 있다.
부피와 중량에 제한이 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고룡급 골드 드래곤이 직접 만든 무구이다.
천변기의 재질과 작동 원리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천변기의 주인인 캉투스가 300살이 넘도록 장수했기 때문에 그가 반인반룡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정신 나간 것처럼 보이던 네이밍 센스와는 달리, 좋은 아이템이었다.
우선은 드래곤의 무구란다.
여기서 대박 확정.
성능은 아직 자세히 모르겠지만, 무기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킨다는 건 큰 메리트가 있었다.
단검과 장도, 창을 돌아 가면서 쓰고 있는 내게 이것은 정말 꿀 같은 옵션이다.
무기 세 개를 살 것을 이거 하나로 퉁 칠 수 있다는 말 아닌가.
우선 시험해 보자.
배구공과 비슷한 크기의 천변기를 손에 올려놓고, 무기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마력을 천변기에 불어넣으며 머릿속으로 무기의 모습을 떠올려 보자, 곧 천변기가 꾸물꾸물거리며 움직이더니 글라디우스의 형태로 변하였다.
다시 마력을 불어넣어 장도의 모습으로 변화시켜 보았다.
장도는 검고 심플한 디자인이었다.
전에 쓰던 외날 검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지만, 휘둘러 보니 그리 어색하지 않았다.
변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5초도 안 걸린다.
이 정도 속도라면, 전투 중에도 무기의 형태를 바꿔 가며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무게와 강도도 상당하다.
무게의 경우에는 크기와 상관없이, 일정 중량을 유지하는 모양이다.
단검의 형태를 취하고 있을 때조차 그 무게가 상당했다.
충분히 단점이 될 만큼 아주 무거웠지만, 내 현재 근력을 생각하면 오히려 무거운 무기가 더 효과적이었다.
강도도 전까지 쓰고 있던 무기들보다 단단한 것 같다.
무엇보다 마력을 잘 받아 낸다.
무기에 마력을 두르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4층에서 이것을 수련하는 데만 2회 차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밥도 거의 안 먹고 잠도 안 자면서 계속한 수련이었다.
워낙 까다로운 기술인 만큼, 제법 숙달이 된 지금도 무기에 마력을 두르는 데는 어느 정도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이 천변기는 마력을 너무나 잘 받아들인다.
응. 대박, 초대박.
아이템 상자깡에서 한 번 대박을 치자, 조금 욕심이 생겼다.
여기서 수수께끼 상자를 하나 더 열어 보면 어떨까?
혹시 천변기를 하나 더 주는 것이 아닐까?
아니더라도 천변기와 비슷한 수준의 아이템을 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환영이다.
지금 하나 더 까 보자. 이런 건 운빨이 좋을 때 해야지.
[오픈하시겠습니까?]예.
[첫 번째 경합의 단체전 부문 우승자를 위한 수수께끼 상자가 사라집니다.] [캉투스의 천변기]웨폰 마스터 캉투스가 생전에 사용하던 무구이다.
천가지의 형을 가지고 있다.
부피와 중량에 제한이 있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고룡급 골드 드래곤이 직접 만든 무구이다.
천변기의 재질과 작동 원리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천변기의 주인인 캉투스가 300살이 넘도록 장수했기 때문에 그가 반인반룡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대박…….
정말로 하나 더 나왔다.
하나는 보통 왼손에 방패로, 하나는 오른손에 무기로 사용하면 딱이다.
무기뿐만 아니라, 방패의 형태도 다양하게 바꿔 가며 사용할 수 있고, 양손에 무기를 들 수도 있겠다.
정해진 형 외의 다른 모습으로는 변화시킬 수 없는 모양이지만, 그 형의 수가 무려 천 가지이다. 충분하다.
“키리키리.”
“응, 응, 응!”
키리키리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경험상, 내 다음 대사가 무엇일지 알고 있는 모양이다.
“어떤 케이크 사 줄까?”
“아이스크림 케이크!”
* * *
키리키리가 허겁지겁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퍼 먹는 동안 나는 커뮤니티나 살펴보기로 하였다.
커뮤니티에 새로 풀린 정보는 따로 없었다.
최근에는 쓸 만한 주요 정보가 자경단으로 먼저 들어오기 때문에, 커뮤니티에서 모르고 있던 새로운 정보를 얻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냥 커뮤니티에서 사람들 노닥거리는 모습을 보는 것이 주목적이다.
최근 커뮤니티에서 가장 뜨거운 떡밥은 과연 최초의 튜토리얼 클리어에 성공하는 도전자는 누가 될 것인가였다.
얼마 전이었다면, 누구든 최상층 도전자인 이찬용을 꼽았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론이 조금 바뀌고 있다.
이찬용이 벌써 몇 회 차째, 89층을 클리어하지 못하고 있다.
5회 차 째던가, 6회 차 째던가.
심지어 언제쯤 89층을 클리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예상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찬용 본인도 벽에 막혀 무기력해진 듯하고.
이찬용은 오로지 클리어에만 목을 매던 도전자였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 빠르게 층을 올라, 최상층 도전자가 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너무 빠른 진행이 독이 되어 돌아오고 있었다.
그는 나와는 다르게 성장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저 더 빠르게 클리어를 달성하는 것에만 집중했다.
더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있어도, 하루라도, 한 시간이라도 더 빨리 클리어하고 다음 층으로 향하는 방법을 택했다.
솔직히 말해서, 멍청한 행동이었다.
거기에 자경단이 그를 위해 아이템을 지원하고, 정보를 모아 주자 그 속도가 더 가속화되었다.
당장 몇 회 차 안에 튜토리얼을 나갈 수 있을 것처럼 보였던 이찬용은, 본신의 실력을 평가하는 스테이지를 만나자마자 그 자리에 멈춰 서야 했다.
경합에서 보았던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언제나 강박적으로 목표만을 향해 돌진하던 그가, 무기력하고 허탈한 태도를 보였었다.
예전이라면 경합 경기에 참가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관심이 없었으니.
최근 커뮤니티에서는 최초 클리어에 성공할 도전자로 이지 난이도 83층 도전자인 박민을 꼽고 있다.
이찬용보다는 다소 느리지만, 내실을 다지며 올라온 도전자이고, 상대적으로 자경단의 지원이 없었음에도 자신의 힘으로 83층이라는 고층까지 올라온 도전자이다.
자경단 내부에서도 이찬용이 아닌 박민을 지원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종종 나오고 있었다.
문득 김민혁은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가 이 문제를 모르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기 전부터 문제를 인지하고 대비해 왔으니.
연락을 해 볼까?
자연스레 김민혁에 메시지를 보내려다가, 메시지창을 도로 꺼 버렸다.
이왕이면 박정아한테 물어봐야지.
그렇게 생각하고 박정아에게 보낼 메시지를 쓰기 시작했다.
[모험의 신이 당신의 행동을 흐뭇하게 지켜봅니다.]…이 양반이.
경합 이후 박정아와 메시지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머릿속으로 그녀를 떠올리기만 하면 저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얼라들 소꿉놀이를 기껍게 바라보는 백수 삼촌의 반응 같아서 상당히 기분 나쁘다.
특히 박정아와 있었던 밤의 기억을 떠올릴 때면,
이런 반응을 보여, 귀찮은 걸 넘어 조금 꺼림칙하게 느껴진다.
변태 같으니라고.
모험의 신은 언제나 나를 지켜보고 있다.
사실 그동안은 감출 것도 없고, 보고 싶으면 봐라, 하는 심정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박정아와 있었던 이런저런 일까지 지켜보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모험의 신이 민망해하며 얼굴을 붉힙니다.]어휴, 저 답도 없는 중증 관음증 환자 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