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llain Bought the Female Lead RAW novel - Chapter (317)
악역이 여주인공을 구입했다-317화(317/350)
쿠광! 콰아아앙—!
전장이 굉음으로 가득 찼다.
살육과 광기가 난무하는 이곳의 중앙에서 가장 거대한 울림을 내뻗는 건 바르간과 헤일리온. 두 사람이다.
헤일리온 제3 고유 술식.
착마(着魔).
마법사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사역마를 입은 헤일리온은 고속으로 이동하며 바르간의 틈새를 노렸다.
바르간은 이를 피하거나 직접 맞부딪혔다.
주먹 한 번, 발길질 한 번에 바위는 물론 산마저 갈라질 듯한 파괴력을 지녔으나 마찬가지로 착마 마법을 두른 바르간은 상쇄가 가능했다.
콰강—!
본래 헤일리온만의 독특한 마법이었던 비기가 바르간에게 전수되고, 시간이 지나 각자만의 개량을 거쳤다.
헤일리온은 두 사역마를 동시에 착마할 수 있었으며.
바르간은 이중융합을 한 사역마를 착마할 수 있었다.
—굉장하네요, 바르간 학생. 이중융합을 한 사역마를 착마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격전을 이어 가는 와중에도.
헤일리온은 마나의 선을 통해 바르간에게 종종 말을 건넸다.
사역마 두 마리의 총 파워보다 두 마리의 사역마를 융합시킨 개체의 힘 배수가 더 높다.
때문에 헤일리온도 과거부터 이중융합 한 사역마의 착마를 시도했었으나 실패를 거듭했고.
결국에는 그 대안책으로 두 마리의 사역마를 착마하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원작을 읽었던 바르간은 헤일리온이 남긴 가능성을 버리지 않았다.
집요하게 연구를 이어 가 기존 주인인 헤일리온보다 앞선 성취를 이끌어 냈다.
—사역마 분야는 이제 저 이상이군요.
콰가강—!
상냥해 보이는 말투와는 달리 전혀 상냥하지 않은 헤일리온의 위력.
그가 손을 뻗을 때마다 극도로 압축된 대기가 칼날이 되어 바르간에게 쇄도했고.
바르간은 프로텍터를 둘러싼 채 이를 막아 냈다.
현재 바르간이 착마한 사역마는 형태가 자유자재로 변환 가능한 어둑이와, 극도로 단단한 뼈로 이루어진 강골이의 융합체.
바르간의 끝을 모르는 마나 총량은 그 단단함을 유지케 하는 든든한 뿌리와도 같다.
콰앙—!
헤일리온이 신성 마법을 담긴 정권을 내꽂았으나 팔목으로 막아 내는 바르간.
오히려 바르간과 닿는 부위에 부패의 불꽃이 피어오른다.
화르륵!
지금, 바르간의 전신은 극강의 무인 그레이든을 연상시킬 정도로 강인하다.
—헤일리온 님, 제가 당신에게 받은 주된 가르침은 먼저 맷집을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남을 해하려고 하는 자의 몸뚱이가 시원치 않아서야 될 일도 그르치게 되고 말 테니까요.
즈그그긍—!
비가시화를 푼 바르간의 지팡이 ‘폭식’이 터질 듯 반응한다.
바르간의 마나를 끊임없이 빨아들이며 대가로 그에 상응하는 힘을 제공한다.
마력포와 아르카네의 능력을 활용.
광선의 다발을 면으로 만들어 낸 술식.
검은 정육면체를 만들어 낸 바르간의 마법이 헤일리온의 상하좌우를 모조리 봉쇄, 압축된다.
‘또 범상치 않은 기술을 만들어 냈군요.’
헤일리온은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해하지 않는다. 곧바로 성스러운 빛이 그의 몸에서 터져 나왔고.
찬란한 빛은 검은 관의 틈새를 강제로 비집고 나온다.
빠자자작—!
결국 강렬한 충격파를 내뱉으며 바르간의 술식은 파괴.
그 안에 갇혀 있던 헤일리온이 모습을 드러내며…….
“……!”
전신을 새하얀 빛의 갑옷으로 덮어 능력치를 대폭 상승시키는 힘.
헤일리온 제4 고유술식.
기백(氣魄).
세상의 모든 악을 꿰뚫어 버릴 검.
헤일리온 제2 고유술식.
정화(淨化).
—이 모습을 보여 주는 건 처음이죠?
악인 바르간을 멸하기 위해 세상에 나타난 영웅 헤일리온.
성스러움으로 무장한 기사가 바르간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바르간이 그를 눈으로 좇는 데 성공했을 때.
이미 바르간의 심장에는 헤일리온의 검이 깊이 박혀 있었다.
***
—이 모습을 보여 주는 건 처음이죠?
악인 바르간을 멸하기 위해 세상에 나타난 영웅 헤일리온.
성스러움으로 무장한 기사가 바르간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바르간이 그를 눈으로 좇는 데 성공했을 때.
이미 바르간의 심장에는 헤일리온의 검이 깊이 박혀 있었다.
…츠즈즈즉.
‘또 범상치 않은 기술을 만들어 냈군요.’
헤일리온은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해하지 않는다. 곧바로 성스러운 빛이 그의 몸에서 터져 나왔고.
찬란한 빛은 검은 관의 틈새를 강제로 비집고 나온다.
빠자자작—!
결국 강렬한 충격파를 내뱉으며 바르간의 술식은 파괴.
그 안에 갇혀 있던 헤일리온이 모습을 드러내며…….
……츠즈즈즈즉.
바르간 제2 고유술식.
우로보로스.
발동 완료.
즈그그긍—!
비가시화를 푼 바르간의 지팡이 ‘폭식’이 터질 듯 반응한다.
바르간의 마나를 끊임없이 빨아들이며 대가로 그에 상응하는 힘을 제공한다.
뜨겁게 달아오른 폭식은 바르간의 술식이 얼마나 대량의 마나를 소모했는지를 나타낸다.
우로보로스를 통해 불과 몇 초 이후에 있을 ‘경우의 수’를 보고 온 바르간.
그는 마력포로 만들어진 사면체를 생성하는 대신, 입고 있던 착마를 해치곤 재킷 앞주머니에서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있는 요정 하울리스크의 힘을 빌렸다.
십이신수의 착마.
아직 어리기는 해도 그 힘이 가지고 있는 위력은 대단하다.
즈으으응—!!
순식간에 고유술식 두 개를 동시에 발현한 헤일리온.
찬란한 빛을 머금고 있는 영웅의 검이 바르간의 심장에 내리꽂혀지는 듯했으나, 알 수 없는 투명한 막에 의해 소실되었다.
‘설마, 이 수를 예상했던 건가요…?’
헤일리온은 마치 자신의 행동을 미리 예측이라도 한 듯한 바르간의 반응에 다소 놀란다.
바르간은 그 찰나를 놓치지 않는다.
현재 바르간이 동시에 사용 가능한 마력포의 최대 개수는 103개.
그 모든 힘을 하나의 점으로 압축시켜 부패의 저주까지 담아 낸 마력의 정수를 쏜다.
번쩍—!
별다른 소리도 없이 일순간 전장의 불을 껐다 켠 광선.
헤일리온은 그 힘이 담고 있는 위험성을 짐작하고 재빠르게 한 겹의 방어를 더 펼친 채 뒤로 몸을 날려 보지만.
그의 방어막과 갑옷은 물론, 어깨에 작은 구멍을 내며 광선이 뚫고 지나갔다.
“예전 규칙이었으면 벌써 제 승리입니다, 헤일리온 님.”
바르간은 피가 흘러나오는 헤일리온의 왼 어깨를 바라보며 슬쩍 미소 지었다.
일부러 신성 마법에 취약한 부패의 불은 담지 않았다.
순수하게 마력이 담고 있는 물리력.
100개를 넘어가는 엄청난 수의 마력포 총합은 완전 무장한 영웅의 몸을 꿰뚫을 수 있다.
그 사실을 확인했기에 절로 입가가 올라갔다.
한편, 헤일리온은 침착하게 상황을 되짚었다.
“……조금 전, 대기의 흐름이 한순간 바뀌면서 마나의 방대한 양이 소실되었어요. 바르간 학생의 두 번째 고유술식의 영향인가 보죠?”
“글쎄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전혀 모르겠군요.”
“…바르간 학생의 앞에서 한 번도 보인 적이 없는 모습이 간파당한 것도 모자라 그 시기 역시 간파 당했죠. 예전부터 점쟁이 같은 면모를 보여 주더니 이젠 완전히 점의 대가가 된 건가요? 아무튼 재밌는 고유술식이네요.”
“높이 평가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장난스럽게 받아 주는 바르간.
하지만, 그도 여유가 넘치는 건 아니었다.
‘이 짧은 전투만으로 내 마나의 10분의 1이 날아갔다. 역시 등외품 세 개를 사용하면서 우로보로스까지 사용하는 건 무리가 가는군.’
이미 발현되어 이 주변을 감돌고 있는 바르간의 제1 고유술식 호접몽.
게다가 십이신수를 착마한 것도 모자라 103개의 마력포를 한 번에 쏘았다.
헤일리온에게 피해를 입히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는 해도 마나의 계산을 하면서 전투를 지속해야 한다.
‘앞으로를 생각했을 때, 만반을 갖춘 상태에서 우로보로스를 사용할 수 있는 건 이후 3번이 최대. 그 안에 끝내야만 한다.’
호접몽이 발동 중이니 시간이 지날수록 바르간에게 유리해 진다고는 해도.
문제는 헤일리온의 마나 저항력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높아 현실과 환상의 구분을 무너뜨리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성가신 게 더 있지….’
바르간은 구멍이 난 헤일리온의 어깨를 바라봤다.
마치 알티프의 재생력을 지니듯 상처가 빠르게 수복된다.
원작에서도 헤일리온은 성자의 ‘기적’을 사용하는 게 아니냐고 할 정도로 치유마법이 뛰어났다.
즉, 저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성함으로 가득한 남자를 죽이기 위해선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의 피해를 입히거나 특수한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다.
“바르간 학생, 생각이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
실상은 불과 2초 남짓한 시간이 흐른 데 불과했지만, 바르간에 대해서 제법 꿰고 있는 헤일리온은 현재 바르간의 머릿속에서 빠르게 계산이 이어 나가고 있음을 짐작했다.
바르간은 어깨를 으쓱하며 답했다.
“어릴 적부터 제 성향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습니다. 머리를 비우고 감각으로만 임하려 해도 멋대로 계산을 하게 되니 아무 생각 없이 주먹만 휘두르는 무인들을 따라할 수 없지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돼요. 저도 바르간 학생과 같거든요. 마법의 재능과 전투에 대한 재능은 별개죠. 사실 저흰 학습으로 전투의 기술을 키운 사람들이잖아요.”
“영웅이라고 불리는 헤일리온 님께서 그런 말을 하시니 신뢰성은 떨어지지만…. 뭐, 그런 셈이죠.”
“그뿐만이 아니에요. 바르간 학생과 저는 닮은 점이 더 있어요. 가령….”
“헤일리온 님, 언제까지 시간을 끄실 생각이십니까?”
바르간은 헤일리온의 말을 끊었다.
현재 이들이 있는 곳은 전장의 중앙.
대화도 마나를 담지 않으면 서로의 귀에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시끄럽고 혼란스럽다.
…아니, 그래야 할 터.
바르간과 헤일리온은 대화를 하는 데 조금의 마나도 담지 않았다.
굳이 실어서 보내지 않더라도 주변이 고요하여 상대의 목소리가 잘 들렸다.
또한, 바르간과 헤일리온을 중심으로 일정 반경 안에 용사들은 물론이고 알티프들 역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마치 투명한 결계라도 쳐져 있는 듯.
전장의 중심은 두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 되었다.
“…시간을 끌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헤일리온은 옅은 웃음을 걸친 채 말을 이었다.
“저는 점쟁이가 아니지만, 이곳이 바르간 학생과 마지막으로 대면할 수 있는 자리라는 걸 알거든요. 그래도 한때 스승과 제자였던 사이었는데 하고 싶은 말도 다 못 하고 끝나면 아쉽잖아요.”
“제자와 마지막 담소를 나누고 싶었다… 이겁니까.”
헤일리온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그의 어깨에 난 상처는 이미 완전히 회복된 지 오래.
게다가, 현재 이들이 서 있는 장판의 술식은 상처를 입은 동시에 펼쳐졌으며 시간을 끈다고 해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종류도 아니다.
주위를 둘러싼 술식을 흘겨본 바르간은 눈을 날카롭게 좁힌 채 입가를 비집어 올렸다.
“아무래도 죽음을 각오하고 4년의 시간을 버텨 왔던 건 저만이 아니었던 것 같군요.”
“제가 말했잖아요. 어쩌면 저는 바르간 학생을 막으라는 천명을 받았을지 모른다고요.”
“…헛웃음도 안 나오는군요.”
바르간이 이 술식을 처음 봤다.
우로보로스가 보여 준 미래에 나타나지 않았던 헤일리온의 마법.
다시 말해, 원작에 존재하지 않았던 헤일리온의 새로운 술식이라는 소리였다.
“바르간 학생만을 위해 연구해 낸 술식이에요. 스승의 선물이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요.”
헤일리온은 지독하게 무감정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봐도 영웅이라고 부르기에는 결이 많이 달랐다.